2026-06-22

중국이라는 역설 | 박민희 | 알라딘 2026

중국이라는 역설 | 박민희 | 알라딘

중국이라는 역설 - 역동과 통제, 첨단과 소외가 공존하는 복합 중국 읽기

박민희 (지은이)한겨레출판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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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08~2013년 《한겨레》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고 현재 통일외교팀 선임기자로 있는 저자 박민희는 특유의 통찰력과 균형 잡힌 시각을 통해 다면적 중국, 복합 중국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려 애써 온 한국의 대표 ‘중국통’이다. 《중국이라는 역설》은 지난 20여 년간 그가 직접 발로 뛰며 지켜본 중국의 살아 있는 현재를 오해와 편견 없이 직시하려는 시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국의 대내외적 변화, 그와 얽혀 재편되고 있는 미중 경쟁 양상과 세계 질서의 흐름, 이들과 맞물리며 한반도에 닥쳐오는 거대한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피는 ‘복합 중국 읽기’를 제안한다. 2026년 1월 중국군 서열 2위였던 장유샤 숙청 사건의 전말, 2026년 2월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의 심층적 의미, 2026년 5월 베이징 미중 정상 회담의 함의 등 최신 현안까지 빠짐없이 담아낸, 더없이 시의적절한 ‘중국·미중 관계 안내서’다.


목차


들어가며

1부 안보 국가로 변신하는 중국
거대한 군산 복합체가 된 나라|마오쩌둥은 왜 다시 떠오르나|시진핑 사상의 뿌리와 청사진|중국 청년들이 ‘지하’로 향한 이유|권력은 여전히 총구에서 나온다|최고 권력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독재자의 딜레마|한국은 왜 시진핑 실각설에 빠져들었나|누가 ‘포스트 시진핑’이 될 것인가

2부 미국을 넘어서려는 중국의 대장정
중국은 왜 미국에 도전하는가|트럼프는 중국의 ‘치명적 기회’다|미국이 조급할수록 중국은 느긋해진다|왕 흉내 내는 트럼프, 진짜 ‘황제’가 되어 가는 시진핑|군사력으로 압박하는 미국, 돈으로 길들이는 중국|미국-이란 전쟁과 중국의 ‘두 번째 기회’|미국도 중국도 믿을 수 없는 대만, 그리고 한국|대만 해협의 시간표가 바뀌고 있다|격렬해지는 ‘21세기 맨해튼 프로젝트’|‘천명’은 중국에 있다? 시진핑이 주도하는 G2 시대

3부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중국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 시진핑의 역사 다시 쓰기|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 없다|12·3 내란의 밤, 중국인들도 지켜보고 있었다|도쿄의 중국인들이 ‘5·18 광주’를 말하는 이유|청일 전쟁 이전 ‘중화 질서’는 부활할까|‘친러중립’이라는 복합 방정식, 시진핑의 푸틴 활용법|중국의 대유럽 전략, 천하삼분지계

맺음말: 중국은 ‘21세기 조공 질서’를 넘어설 수 있을까?



책속에서


P. 17 우리는 중국에 대해 너무 쉬운 답을 내놓고 있는 것 아닌가. 항상 ‘중국은 악당인가, 우리 편인가’ 같은 흑백의 답을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중국의 휘황한 발전과 능력을 직시하되, ‘승리 서사’ 아래에 있는 불안과 불만을 함께 살피지 않으면 중국의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중국이 전략적으로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는 사실 이면에는 민생 경제 둔화라는 모순적인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의 복합적 현실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는 위험한 실수를 경계해야 한다. 접기
P. 49 시진핑에게는 문혁이 최고지도자 마오쩌둥과 공산당의 오류였다는 측면보다, 학생과 노동자 등이 주축이었던 ‘조반파 홍위병’들이 당의 통제에서 벗어나 사회를 대혼란에 빠뜨렸다는 기억으로 훨씬 깊이 남아 있는 듯 보인다. 마오쩌둥이 문혁에 대중을 동원하고 당 관료제를 우회하며 급진주의로 치달은 것과 달리, 문혁이 초래한 ‘혼란’을 경계하는 시진핑은 공산당 조직과 중국 사회 곳곳에 대한 통제를 극도로 강화했다. (중략) 현재 중국에서 당과 지도자의 역할에 대한 비판은 ‘역사 허무주의’로 규정되어 검열·처벌의 대상이 된다. 접기
P. 62~63 시진핑 시대 중국에선 노동 운동도, 학생 운동도 모두 죽어 버린 듯 보인다. 그런데, 이들은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중략) 한 청년은 노동자와 직업 학교 학생들이 함께 모여 글을 쓰거나 동영상을 만드는 예술 활동 모임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의 사회 운동은 죽지 않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분투하고 있다. 예술 활동, 독서회, 토론회 등의 형식으로 모여서 현실에 대해 공부하고 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 감시와 통제는 점점 더 삼엄해지지만, 이런 활동까지 당국이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접기
P. 103 한국 사회 전반이 시진핑 실각설에 과몰입했던 것은 위험 신호다. 보고 싶지 않은 중국의 현실을 회피하고, ‘바라는 대로의 중국’으로 도피하는 음모론이 혐중 정서와 맞물려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결국 2026년 1월 시진핑 실각설의 ‘주역’이었던 중국군 2인자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숙청이 발표되면서 한국을 뒤흔든 실각설은 허무하게 끝났다. 하지만 시진핑 실각설을 요란하게 보도했던 한국 언론이나 유튜브의 ‘중국 전문가’들은 그 어떤 반성도 없었다. 접기
P. 125 만약 시진핑 주석에게 2024년 11월 미국 대선 투표권이 있었다면 해리스와 트럼프 가운데 누구를 선택했을까?
P. 140~141 물론 유럽은 중국이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면서 이익을 챙겨 왔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에 드론과 무기용 전자 부품 등을 판매하고 러시아 석유를 대량으로 구매해 제재를 무력화시켰다. 유럽 연합이 우려하는 중국 전기차 과잉 생산 문제 등 여러 이슈가 쉽게 해소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유럽 국가들이 지금 닥쳐 온 가장 큰 도전은 중국이 아닌 ‘트럼프의 미국’이라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접기
P. 152 무역 전쟁에서 중국이 열세를 우세로 바꿔 가는 모습은 중국 국내에서 시진핑 체제의 정당성을 강화한다. 트럼프와의 대결이 없었다면 시진핑의 절대 권력과 장기 집권, 강도 높은 사회 통제는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시진핑 시대’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억압하고 공산당 통치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위기와 불안 위에서 작동한다.
P. 171 보수 성향의 미국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지네브 리브아 연구원이 2026년 3월 1일 공개한 ‘이란 공격은 모두 중국과 관련된 것’이라는 보고서도 큰 주목을 끌었다. 그는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 세력들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중동에 묶여 있는 상황 자체가 미국의 자원을 소모시키고 중국의 전략적 이익이 되어 왔다면서, 트럼프의 이번 이란 공격은 “중국을 겨냥한 더 큰 전략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접기
P. 219 중국 지도부의 집무실과 거주 공간인 중난하이를 함께 산책한 뒤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역사적이고 상징적”이라 평했다. 왕이 외교부장도 이번 회담을 “역사적 회담”이라고 했다. 심지어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팩트 시트에도 ‘역사적 합의’라는 제목이 달렸다. 두 정상이 이번 정상 외교에 담은 ‘역사적’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접기
P. 234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중국의 새로운 역사 만들기의 배경에는 중국의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 만들기가 있다. 오병수 동국대학교 연구교수는 이런 변화를 역사 교육 차원만이 아니라 강대국으로서 부상한 중국이 주변국과의 관계를 제국적 인식으로 바꿔 나가려는 국가 전략의 변화, ‘제국의 재구성 과정’으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접기
P. 247 중국에서 돌아온 지 불과 며칠 뒤인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 그해 봄부터 윤석열과 측근들이 계엄을 정당화하려고 전단과 무인기 등을 동원해 계속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온 나라가 전쟁 문 앞으로 끌려들어 가고 있었다. 나는 한국에서 전쟁이 ... 더보기
P. 299 오드 아르네 베스타 예일대 교수는 저서 《다가오는 폭풍(The Coming Storm)》에서 지금의 국제 정세를 1차 대전이 일어난 1914년 직전의 유럽과 비교하며 위험을 경고한다. 영국 중심의 19세기 패권 질서가 독일·미국·러시아 등이 부상하며 다극 체제로 전환되던 100여 년 전의 상황과, 미국 주도의 질서가 흔들리며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함께 미·중·유럽·인도·러시아 등이 각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현재의 상황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접기
P. 247 중국에서 돌아온 지 불과 며칠 뒤인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 그해 봄부터 윤석열과 측근들이 계엄을 정당화하려고 전단과 무인기 등을 동원해 계속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온 나라가 전쟁 문 앞으로 끌려들어 가고 있었다. 나는 한국에서 전쟁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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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역설(paradox)은 ‘상식과 모순되거나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중요한 진리를 내포한,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르는 진술’을 뜻한다. 거대한 중국, 전환의 중국, 복합 중국에 대한 독해에서 날카롭게, 다르게 묻는 것이 점차 중요해진다. 문제(問題)란 ‘지금 있는 것과 앞으로 있어야 할 것 사이의 간극’을 의미한다. 이 책은 ‘중국 문제’에 대한 잘 준비된 질문지와도 같다. 《중국이라는 역설》의 미덕이 바로 여기에 있다. ‘복합 중국’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용기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권한다.
-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성균중국연구소 소장)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혐중과 찬중 정서가 양극단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금의 한국에 필요한 것은 특정 필터나 방향에 맞춰진 감정적 반응이 아니다. 중국이 가진 힘과 약점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당의 야망과 정부의 불안이 왜 병존하는지를 동시에 읽어 낼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중 패권 경쟁, 양안 문제, 상존하는 북한 이슈, 전 세계적 에너지 안보 위기와 자유 무역주의의 퇴보, 그리고 이 모든 것과 함께 번져 가는 전쟁의 공포로 한반도 질서마저 요동치기 시작한 지금, 《중국이라는 역설》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퍼즐을 한국의 생존 전략과 연결해 읽게 해 주는 생생하면서도 정교한 안내서다.

-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반도체융합공학부.화학공학부, 《반도체 삼국지》 저자)




저자 및 역자소개
박민희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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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통일외교팀 선임기자. 대학과 대학원에서 중국과 중앙아시아 역사를, 2007~2008년 중국 인민대학교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했다. 2009~2013년 베이징 특파원으로 중국 곳곳을 누비며 국내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웠던 중국의 살아 있는 모습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전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현지에서 시진핑의 권력 장악 과정을 생생히 목도하기도 했다. 이후 통일외교팀장, 국제부장,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중국, 미중 관계, 한중 관계를 비롯한 세계와 외교 현안을 활발히 취재하고 있다. 2025년 4월 ‘미국 에너지부의 한국 민감국가 지정’ 보도로 제415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중국 딜레마》 《중국을 인터뷰하다》(공저) 등이 있고, 《보이지 않는 중국》 《롱게임》 등을 번역했다. 접기

최근작 : <중국이라는 역설>,<중국 딜레마>,<중국을 인터뷰하다> … 총 11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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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분야 : 한국사회비평/칼럼 1위 (브랜드 지수 334,570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7위 (브랜드 지수 599,371점), 에세이 9위 (브랜드 지수 793,15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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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국이라는 역설’을 이해해야
위태로운 한반도의 미래가 보인다
정치와 경제, 역사와 사람을 아우르는 ‘복합 중국’ 읽기

최근 KBS 다큐멘터리 〈인재전쟁 2〉 3부작이 큰 화제가 되었다. 한 해 수백만 명의 이공계 인재를 쏟아 내며 첨단 기술에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 중국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AI 반도체 광풍’이 휘몰아치며 전례 없는 속도로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지금, 국가의 전폭적 지원 하에 일어나고 있는 중국 기술 굴기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혐중’ 정서가 날로 심화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한국 사회에 퍼지기 시작한 ‘중국 개입 부정선거’ 음모론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이 일으킨 비상계엄의 핵심 명분 중 하나일 정도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며 내란 사태의 후폭풍이 차츰 정리되고 있지만, 부정선거 음모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2026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어김없이 되살아나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중국을 경쟁 상대 또는 적으로 규정하든, 어쩔 수 없는 동반자이자 필연적 협력 파트너로 여기든 중국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이해해야 함은 마찬가지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깊이 얽혀 온 데다 지리적으로도 무척 가까워, 싫든 좋든 중국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금 한국에는 중국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오해’가 난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파와 이념의 이해관계에 따라 ‘보고 싶지 않은 중국’은 철저히 외면하면서, 눈에 쉽게 보이는 단편적 사건들은 확대·과장해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중국 전문가’라 칭하는 특정 성향 유튜버나 SNS 계정 발 가짜 뉴스들은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을 어지럽히는 데 일조하고 있다.
중국과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중국을 바로 읽고 이해하는 일은 1차적으로 국익과 직결된다. 더 나아가서는 미중 경쟁과 함께 요동치고 있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의 생존 문제와도 연결된다. 2008~2013년 《한겨레》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고 현재 통일외교팀 선임기자로 있는 저자 박민희는 특유의 통찰력과 균형 잡힌 시각을 통해 다면적 중국, 복합 중국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려 애써 온 한국의 대표 ‘중국통’이다. 신간 《중국이라는 역설》은 지난 20여 년간 그가 직접 발로 뛰며 지켜본 중국의 살아 있는 현재를 오해와 편견 없이 직시하려는 시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국의 대내외적 변화, 그와 얽혀 재편되고 있는 미중 경쟁 양상과 세계 질서의 흐름, 이들과 맞물리며 한반도에 닥쳐오는 거대한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피는 ‘복합 중국 읽기’를 제안한다. 2026년 1월 중국군 서열 2위였던 장유샤 숙청 사건의 전말, 2026년 2월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의 심층적 의미, 2026년 5월 베이징 미중 정상 회담의 함의 등 최신 현안까지 빠짐없이 담아낸, 더없이 시의적절한 ‘중국·미중 관계 안내서’다.

역대 최고 수준의 국력, 강력한 1인 지도 체제 하에서
왜 시진핑은 불안에 떠는가?

저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를 “‘경제의 시대’에서 ‘안보의 시대’로의 전환”(25쪽)이라고 요약한다. 중국의 정치·경제·사회 곳곳에서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총동원 체제’가 만들어졌고, 국가의 인재와 자원을 군수 및 첨단 기술 분야에 집중 투입하는 ‘신형거국체제’가 완성되었다. 그 결과 딥시크 쇼크와 화웨이의 첨단 반도체 자립 등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전기차와 배터리 및 로봇 분야에서도 대약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민생 침체, 심각한 사회 불평등, 과잉 생산의 덫,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근원적 불안을 바탕으로 한 끝없는 당내 숙청과 숨 막히는 사회 통제가 있다.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1인 중심 권력 체제, 미국과 맞설 정도의 강력한 국력을 구축한 시진핑은 왜 끊임없이 불안에 떨며 숙청을 반복하고 통제를 강화할까? 1부는 이 질문을 파고들며, “중국의 복합적 현실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는 위험한 실수를 경계”(17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의 모순적 상황, 중국 특유의 정보 통제, 그리고 한국의 혐중 정서가 뒤얽히며 중국에 대한 치명적 오해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2024년 말부터 2025년 중반까지 한국을 휩쓴 ‘시진핑 실각설’이다. 통제와 억압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중국의 현실과 공산당 체제의 작동 원리를 이해했다면 주목받을 수 없었을 주장이, 정작 중국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거의 무시된 채 유독 한국에서만 기승을 부렸다. 저자는 이 ‘허망한 해프닝’을 두고 “한국 사회 전반이 시진핑 실각설에 과몰입했던 것은 위험 신호다. 보고 싶지 않은 중국의 현실을 회피하고, ‘바라는 대로의 중국’으로 도피하는 음모론이 혐중 정서와 맞물려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103쪽)라고 진단한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한 한국은 중국의 객관적 실체를 끝내 알 수 없을 것이며,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 또한 그만큼 커질 것이다.
1부의 또 다른 중요한 대목은 중국 청년들의 이야기다. 한 해 1200만 명이 넘는 대졸자가 쏟아지고 거대한 기술 굴기가 진행되는 나라에서 수많은 청년이 배달 노동으로 생계를 잇는다. 경쟁을 거부하고 ‘드러눕기’를 택한 ‘탕핑족’의 등장은 ‘쉬었음 청년’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청년 문제와도 겹치며 짙은 기시감을 안긴다. 그러나 이들이 체제에 순응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취재한, 자유를 꿈꾸는 중국 청년 ‘지하 운동가’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겨 있다. 중국에도 노동·인권·페미니즘, 심지어는 무정부주의를 고민하며 할 수 있는 일을 이어 가는 청년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비록 억압을 피해 곳곳에 흩어져 있지만, “서로 연결돼 조금씩 사회를 바꿔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67쪽)고 말한다. 이름조차 밝힐 수 없는 이들의 목소리는 분명 실재하는, ‘우리가 몰랐던 중국’의 한 모습이다.

미국이 중국을 거세게 때릴수록
왜 판은 자꾸 중국에 유리해지는가?

2부는 오늘의 세계 질서를 좌우하는 미중 패권 경쟁의 양상을 다각도로 해부한다. 미중 경쟁을 두고 많은 이들이 ‘중국은 미국과 싸워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여전히 금융, 군사력,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우위인데 중국은 왜 자꾸 미국에 도전하려 하나’ 등의 질문을 떠올린다. 저자는 이에 대해 “중국이 처음부터 미국을 대신할 세계의 패권국,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도전장을 던진 것은 아니”(120쪽)었으며, 중국이 공산당 통치 체제와 중국식 제도를 지킬 ‘생존 공간’을 확보하려다 결국 미국 주도 질서를 약화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진단한다.
바로 이 점에서 미중 경쟁을 둘러싼 역설이 드러난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보여 주고 있는 비상식적 행보와 불확실성이 도리어 중국을 자극하며, 미국이 중국을 적대하고 제재할수록 중국에 유리한 판이 깔린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심지어 트럼프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시킬 결정적 기회로까지 본다. 저자는 트럼프와 시진핑 두 정상의 관계를 “적대적 공생 관계”(153쪽)라고 규정한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폭탄으로 촉발된 무역 전쟁에서 중국은 ‘희토류 카드’로 맞섰고, 결국 트럼프가 한발 물러섰다. 이 사건 이후로 “중국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예상보다 약했다며, 트럼프를 ‘상대할 만하다’고 평가”(139쪽)하고 있다. 심지어 2026년 2월 촉발된 미국-이란 전쟁은 중국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 주었다. 미국이 중동 문제에 더 깊이 발을 들이게 되면서 동아시아에 쏟을 여력은 더욱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를 인용하며 저자가 보여 준, 이번 전쟁의 진정한 함의는 ‘석유 대 전기’라는 미국과 중국의 ‘비전 경쟁’이라는 통찰(177~178쪽)은 날카롭다. 나아가 저자는 2026년 5월 트럼프의 방중으로 성사된 미중 정상회담의 숨은 의미 또한 놓치지 않고 파고든다. 이번 회담은 대체로 ‘알맹이 없는’ 회담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저자는 그 안에서 중난하이를 함께 산책한 두 정상의 치밀한 손익 계산, 미중 양국이 한목소리로 이 회담을 '역사적'이라 평가하는 이유, 시진핑 주석의 ‘투키디데스 함정’ 언급에 담긴 함의를 예리하게 분석해 독자에게 한층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미중 경쟁의 역설적 측면은 한국에 무엇을 의미할까? 저자는 한국이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문제를 넘어서야 하며, 특히 “만약 한국이 미국의 부추김에 밀려 중국 견제의 선봉장으로 나섰다가 존망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미국은 결코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분명하게 읽어야 한다”(124쪽)고 강조한다. 미국에 ‘올인’했다가 중국의 체스 말이 되어 버린 대만의 딜레마는 곧 한국이 들여다봐야 할 거울이다.

중국이 새롭게 그리는 ‘천하 질서’
그사이 한국이 파고들 빈틈은?

국력을 폭발적으로 키우던 단계를 넘어, 이제 중국은 ‘G2’로서 기존 미국 주도 질서와는 다른 세계 질서의 새 판을 짜려 한다. 3부는 그 설계를 위해 중국이 한국, 러시아, 북한과 같은 주변국 및 유럽 국가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저자는 우선 한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인 중국의 역사 인식과 관련해,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는 시진핑의 발언이나 한반도를 ‘종번(宗藩) 체제’의 ‘속국’으로 규정하려는 의도의 모순을 날카롭게 짚어 낸다. 현재 중국이 강조하는 ‘속국’ ‘종주권’ 같은 개념이야말로 중국이 그토록 타도하려는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용어를 차용해 ‘재창조’한 결과라는 것이다.(233~234쪽) 이와 함께 저자는 “중국이 외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결국 다시 부강해진 중국이 서구와 일본 제국주의에 빼앗겼던 명·청 시기의 한반도 ‘종주권’을 되찾겠다는, 시대착오적이고 위험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닌지”(237쪽) 우려를 표한다. 중국이 제국적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지금, 그 일환인 역사 왜곡의 의도와 모순을 함께 읽어 내야 한국 또한 적확한 대응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는 ‘혈맹’임을 과시하면서도 속으로는 깊은 불신이 자리한 북중 관계의 모순 또한 한국 안보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은 50년 숙적이고 일본은 500년 숙적인데, 중국은 5000년 숙적”이라던 김일성의 말처럼 양국의 불신은 뿌리 깊다. 그럼에도 저자는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예측한다. 한반도 북부에 적대 세력이 들어서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다. 중국의 최우선 순위는 ‘한반도의 안정 유지’이며, 바로 그 지점을 한중 협력의 교집합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245쪽)는 저자의 제안은 혐중을 넘어 실리적 안보 전략을 고민해야 할 한국에 중요한 실마리를 던진다.
3부에서 특히 인상적인 지점은, 중국이 러시아와 유럽까지 정교한 계산 하에 마치 장기 말처럼 움직이고 있음을 실감 나게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저자는 중국의 대유럽 전략을 “안보에서는 ‘미-중-러’, 경제·기술에서는 ‘미-중-유럽’의 천하삼분지계”라고 설명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러시아는 이미 중국과 대등한 동맹이 아니라 “중국이 움직이는 장기판 위 비중 있는 말”(222쪽) 정도의 위치가 되었음을 짚는다. 또한 “트럼프가 나토와 유럽을 모욕하고 유럽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침해할수록, 유럽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미중 사이에서 헤징(hedging)에 나설 수밖에 없다.”(293쪽) 중국은, 트럼프의 행보에 경악하며 점점 자기 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매우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질서의 주도권을 쥐어 가는 흐름은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중국’의 모습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정세를 객관적으로 읽어 내야만 한국은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고 기회의 공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는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있지만 새 질서는 나타나지 않는, 혼란의 시대로 들어가는 긴 터널의 입구”(306쪽)에 들어서 있다. 터널의 출구가 어디인지, 그 끝에 어떤 세계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한국에 거대한 역설이자 퍼즐 그 자체인 중국을 제대로 직시하면서, 미중 양자택일이라는 단순한 해법을 넘어설 때 비로소 그 터널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희옥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추천사를 빌려, “중국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용기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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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극단적 효율과 구조적 취약성의 이중주

<중국이라는 역설>은 오랜 기간 중국의 내부 모순을 추적해 온 언론인 박민희가 2026년에 출간한 저작이다. 이 책은 시진핑 체제 장기화가 가져온 대내외적 결과물이 완전히 성숙한 현시점에서, 중국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첨단 기술 역량과 그 이면에 가려진 심각한 사회적·구조적 한계를 <역설>이라는 키워드로 파헤친다. 저자는 중국이 세계 시장을 뒤흔드는 파괴력을 유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유례없는 시스템적 경직성에 시달리는 모순적 실체를 진단한다.

책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구조로 요약할 수 있다.

1. 기술 패권의 정점과 청년 세대의 인적 고갈

중국은 인공지능, 첨단 모빌리티, 공급망 장악력을 통해 전 세계 산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 주도형 기술 도약>의 이면에는 철저하게 착취당하는 청년 노동력과 고사 직전의 민간 내수 시장이 존재한다. 저자는 고학력 청년들이 극심한 경쟁과 통제에 지쳐 구직을 포기하는 탕핑<라잉플랫> 문화를 넘어, 사회 시스템과의 연결을 완전히 끊어버리는 현상에 주목한다. 혁신의 원동력이 되어야 할 인적 자원이 국가의 과도한 통제 속에서 급격히 고갈되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2. 안보 경제의 비대화와 자원 배분의 왜곡

시진핑 3기 이후 확고해진 <안보 중심주의>는 경제 정책 전반을 왜곡시켰다. 중국 정부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보다 당의 지배력 유지와 국산화 대체 가속화에 올인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민간 플랫폼 기업과 금융 시장을 철저히 통제한 결과, 겉으로는 첨단 기술 강국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지방정부 부채 위기와 부동산 거품 붕괴의 여파가 금융 시스템 전반을 좀먹고 있다.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한 디지털 전체주의가 도리어 경제적 유연성을 마비시키는 독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3. 디커플링의 한계와 복합적 글로벌 리스크

대외적으로 중국은 서구의 디커플링<공급망 분리> 압박을 자국 중심의 독자적 블록 형성으로 돌파하려 한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중국 역시 글로벌 시장과의 단절을 견뎌낼 수 없다는 딜레마가 작용한다. 저자는 글로벌 경제가 중국과 얽혀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급격한 붕괴나 돌발적인 대외 도발<대만 해협 위기 등> 모두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파국을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고하며, 외교적 완충지대 마련이 시급함을 역설한다.

평론: 냉정한 붕괴론과 맹목적 낙관론을 모두 넘어서는 통찰

1. 현 시점의 중국을 읽는 가장 입체적인 렌즈

이 책은 중국의 힘을 과장하는 <중국 위협론>과 체제의 몰락을 성급하게 예언하는 <중국 붕괴론> 사이에서 가장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는 중국의 첨단 기술 경쟁력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파괴적인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국가의 자원을 강제로 쥐어짜 내어 만든 <위태로운 탑>이라는 사실을 정밀하게 타격한다. 강함과 약함이 한 몸처럼 얽혀 있는 중국의 독특한 구조를 <역설>이라는 개념으로 명쾌하게 규명해 낸 점이 돋보인다.

2. 거대 서사에 짓눌린 개인들의 서사 포착

박민희 저자 특유의 강점인 <인간 중심의 시선>은 이번 저작에서 더욱 성숙해졌다. 당 중앙의 거창한 국책 과제나 수출 지표 뒤에 숨겨진 일반 시민들의 피로감,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극단적 통제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무기력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국가의 지표는 상승하는데 개인의 삶은 황폐해지는 모순을 드러냄으로써, 중국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3. 전작들과의 궤적: 심화된 경고와 실존적 질문

시진핑 초기 체제의 다원성을 보여준 <중국을 인터뷰하다>, 통제의 시작과 신냉전의 서막을 알린 <중국 딜레마>에 이어, 이 책은 권위주의 시스템이 임계점에 달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을 집대성했다.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제 중국은 우리가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취하거나 감정적으로 밀어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의 모순이 깊어질수록 그 위험은 고스란히 이웃 국가들과 글로벌 사회로 전가된다. <중국이라는 역설>은 체제의 모순 속에서도 작동하는 중국의 거대한 관성을 직시하고, 그 폭발력과 취약성이 동시에 초래할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사회가 어떤 생존 체력을 길러야 하는지 묻는 대단히 무겁고 유용한 지침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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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희, 『중국이라는 역설』 요약+평론

박민희의 『중국이라는 역설: 역동과 통제, 첨단과 소외가 공존하는 복합 중국 읽기』는 2026년 6월 25일 한겨레출판에서 출간된 신간이다. 알라딘 서지 기준으로 316쪽, ISBN은 9791172134266이며, 정치학·외교학·중국 정치 분야 도서로 분류되어 있다. 부제 자체가 이 책의 핵심을 압축한다. 중국은 역동적이지만 통제적이고, 첨단 기술국가이지만 내부에는 깊은 소외가 있으며, 세계질서의 중심으로 부상하지만 동시에 불안과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박민희의 앞선 작업들과 연결된다. 『중국을 인터뷰하다』가 중국 내부의 지식인·활동가·영화감독·노동운동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하나가 아닌 중국”을 보여주었다면, 『중국 딜레마』는 시진핑 시대 중국 권력의 구조와 불안을 인물 열전 형식으로 분석한 책이었다. 『중국이라는 역설』은 그 다음 단계로 보인다. 이제 관심은 단순히 중국 내부의 딜레마가 아니라, 그 딜레마가 미중 경쟁, 세계질서, 공급망, 한반도 안보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가로 확장된다. 한겨레출판 소개는 이 책을 “정치와 경제, 역사와 사람을 아우르는 ‘복합 중국’ 읽기”로 설명하며, “중국이라는 역설”을 이해해야 한반도의 미래가 보인다고 강조한다.

책의 첫 번째 문제의식은 중국이 더 이상 단순한 개발도상국도, 사회주의 실험국도, 값싼 노동력의 공장도 아니라는 데 있다. 중국은 이미 첨단 제조, 인공지능,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우주·군사 기술, 디지털 플랫폼에서 세계적 경쟁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 첨단성은 자유로운 시민사회와 결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시, 검열, 국가안보, 당의 통제와 결합한다. 그래서 중국은 현대 세계의 가장 중요한 역설 중 하나가 된다. 경제와 기술은 미래형인데, 정치 질서는 더 폐쇄적이고 안보화되어 간다.

책의 1부 제목은 공개된 검색 정보상 “안보 국가로 변신하는 중국”이며, 그 아래에 “거대한 군산 복합체가 된 …”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이는 이 책이 중국을 경제대국으로만 보지 않고, 안보국가·군사국가·기술국가의 결합체로 보려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시진핑 시대 중국의 특징은 모든 문제를 국가안보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데 있다. 기술도 안보이고, 데이터도 안보이며, 식량도 안보이고, 공급망도 안보다. 심지어 역사 기억과 민족 정체성도 안보의 일부가 된다. 이때 중국의 국가는 단순한 행정기구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조직하고 동원하는 거대한 정치 장치가 된다.

이 책의 두 번째 축은 미중 경쟁이다. 출판 소개는 중국의 대내외 변화, 미중 경쟁의 재편, 세계질서의 흐름, 한반도에 닥쳐오는 변화를 함께 살피는 책이라고 설명한다. 『중국 딜레마』가 중국 내부 권력과 사회를 설명하는 데 더 무게를 두었다면, 『중국이라는 역설』은 중국을 둘러싼 국제정치의 압력이 훨씬 전면에 나오는 책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을 기존 국제질서 안의 경쟁자가 아니라, 질서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전략적 도전자로 본다. 중국은 미국의 견제를 패권국의 봉쇄로 인식한다. 이 양쪽의 인식이 충돌하면서 세계는 경제적으로는 서로 얽혀 있지만 전략적으로는 갈라지는 이상한 상태에 놓인다.

여기서 “역설”은 더욱 선명해진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견제하지만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 반도체, 희토류, 배터리, 전기차, 태양광, 의약품, 해운, 금융, 소비시장까지 양국은 깊이 얽혀 있다. 그러나 이 상호의존은 평화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호의존 자체가 무기가 된다. 공급망은 협력의 통로이면서 동시에 압박의 수단이 된다. 중국은 희토류와 제조망을 지렛대로 삼고, 미국은 반도체 장비와 금융·동맹 네트워크를 지렛대로 삼는다. 이 책이 “복합 중국 읽기”를 제안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을 정치, 경제, 안보, 기술, 역사 중 하나로만 보면 현실을 놓친다.

세 번째 축은 중국 내부 사회의 소외다. 부제의 “첨단과 소외”는 중요하다. 중국은 고속철도, 스마트시티, 전기차, 모바일 결제, 인공지능 감시체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농민공, 농촌 청년, 지방 소도시, 교육 격차, 실업, 부동산 위기, 돌봄 부담, 표현의 자유 제한이 있다. 박민희가 번역한 『보이지 않는 중국』도 중국 농촌 교육과 인적자본의 취약성을 다룬 책이었다. 예스24 저자 소개에 따르면 그는 『보이지 않는 중국』과 『롱 게임』 등을 번역했고, 베이징 특파원과 통일외교팀 선임기자로 중국·미중관계·한중관계를 취재해왔다. 이런 이력은 『중국이라는 역설』이 단순한 국제정치 해설이 아니라 중국 내부의 사회적 불균형까지 보려는 책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이 책에서 시진핑 체제는 아마도 “강한 지도자”의 이야기로만 다뤄지지 않을 것이다. 박민희의 이전 책 『중국 딜레마』는 시진핑 체제의 자신감 뒤에 소련 붕괴에 대한 공포, 공산당 통치 약화에 대한 불안, 군부 충성 문제, 이념 붕괴에 대한 위기감이 있음을 강조했다. 공개 서평도 시진핑이 집권 초기에 “왜 소련이 해체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는 대목을 중요하게 소개한다. 『중국이라는 역설』은 이 문제의식을 2020년대 후반의 중국으로 확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더 강해졌지만, 강해질수록 더 불안해한다. 불안하기 때문에 통제하고, 통제할수록 사회의 활력은 위축된다.

평론적으로 이 책의 강점은 한국 독자가 중국을 보는 두 가지 나쁜 습관을 동시에 비판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하나는 혐중적 단순화다. 중국을 비문명적 독재국가, 위험한 전체주의, 한국을 위협하는 이웃으로만 보는 태도다. 다른 하나는 반미적 친중 낭만화다. 중국을 서구 패권에 맞서는 대안 문명, 다극질서의 선구자, 개발국가의 성공 모델로만 보는 태도다. 박민희의 “역설”이라는 틀은 이 양쪽을 모두 거부한다. 중국은 실제로 억압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단순히 무시할 수 없는 역동성과 성취를 갖고 있다. 중국은 위협적이다. 그러나 그 위협은 중국의 자신감만이 아니라 취약성에서도 나온다.

이 책이 한반도 문제와 연결되는 지점도 중요하다. 한국은 미국 동맹에 기대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깊이 얽혀 있다. 북한 문제에서도 중국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대만해협 긴장, 미중 기술전쟁, 공급망 재편,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북중러 접근은 모두 한반도의 전략 환경을 바꾼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의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국의 내부 논리, 대외전략, 약점, 자신감, 공포를 동시에 읽어야 한다. 이 책의 실용적 가치는 바로 거기에 있다.

다만 한계도 예상된다. 신간 소개와 공개 목차 일부만으로 볼 때, 책은 매우 넓은 범위를 다룬다. 안보국가, 첨단기술, 미중 경쟁, 한반도, 중국 내부 사회까지 모두 포괄하면 깊이보다 폭이 우선될 수 있다. 또 기자적 글쓰기의 장점은 생생함과 균형감이지만, 이론적 분석이나 장기 역사 구조의 설명은 상대적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계급구조, 지방재정, 부동산 체제, 농민공 제도, 소수민족 통치, 디지털 자본주의를 각각 깊이 파고드는 연구서와는 성격이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이라는 역설』은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책이다. 중국을 모르면 한반도의 미래를 읽기 어렵고, 중국을 단순화하면 더 위험하다. 중국은 쇠퇴하는가, 부상하는가. 중국은 사회주의인가, 국가자본주의인가. 중국은 위협인가, 기회인가. 중국은 통제 때문에 강한가, 통제 때문에 약한가. 이 질문들에 하나의 답만 내리려는 순간 중국은 보이지 않는다. 박민희가 말하는 “역설”은 바로 그 복수의 현실을 동시에 보자는 요청이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중국이라는 역설』은 <중국의 힘과 약점, 첨단성과 억압성, 세계적 부상과 내부 불안을 함께 읽어야 한반도의 미래도 보인다>는 책이다. 『중국 딜레마』가 시진핑 시대 중국의 내적 모순을 설명했다면, 『중국이라는 역설』은 그 모순이 세계질서와 한반도에 어떻게 번져가는지를 보여주는 후속 문제의식의 책으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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