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은이),민경욱 (옮긴이)리드비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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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선택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
검사인 히로키에게는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초등학생 아들이 있다. 인간에게는 당연히 걸어야 할 평범한 길이 있다고, 그 길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의외로 많고 그 사람들과 범죄와의 거리는 아주 가까워진다고 믿는 그는 아들이 그 길을 벗어나게 될까 초조하다. 침구 전문점 직원으로 일하는 나쓰키는 인생을 통째로 규정하는 비밀을 안고 있다.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을 최대한 지양하는 삶을 살지만, 늘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태롭다. 대학생 야에코는 남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학교 축제 준비위원으로서 ‘다이버시티 페스티벌’을 기획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과 연대할 방법을 고민하는 와중에, 자신의 트라우마를 건드리지 않는 남자를 만난다.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세 사람의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연결이 드러나는 순간, 소설은 독자를 강렬하게 흔들어놓는다.
2021년 출간 이후 일본을 뒤흔든 문제의 베스트셀러. ‘다양성’이라는 말에도 쉽게 포함되지 못하는, 남들과는 다른 자신을 들키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숨죽이고 살아가는 가운데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잡을 다른 손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책은 정욕(正欲),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지, ‘바르다’는 것, ‘어엿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공격적으로 묻는다. 그리고 바르지 않다고,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욕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고독과 절망, 욕망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나서도 쉽게 입을 때기 어렵게 만드는, 그럼에도 마음속 한구석에 균열을 일으켜 그 사이로 새어 나오는 사념을 주체하지 못하게 만드는 문제작. 카프카가 말했던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같은 책이란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 소설 MD 박동명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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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21년 출간 이후, 일본 최고 문제작이자 화제작으로 떠오른 장편소설 《정욕》이 리드비에서 소개된다. 최연소 남성 나오키상 수상 작가 아사이 료의 데뷔 10주년 기념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성적 욕망을 뜻하는 ‘정욕(情慾)’, 마음속의 욕구를 다룬 ‘정욕(情欲)’이 아닌 ‘바른 욕망’이란 뜻의 ‘正欲’이란 한자를 제목으로 삼고 있다.
《정욕》은 ‘다양성 존중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는 과연 어디까지인지, 과감하고도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다양성’에 대한 일반인의 상식을 뒤엎는 파격적인 전개로 격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킨 《정욕》은 제34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2022년 서점 대상 4위 등 비평적 찬사는 물론, 2021년부터 현재까지 각종 도서 랭킹 상위에 오르며 일본 문학계 최고의 화제작으로 자리 잡았다.
《정욕》은 2023년 이나가키 고로, 아라가키 유이 주연 영화로 제작됐으며, 영화 또한 소설 못지않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제36회 도쿄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 관객상을 수상했다.
책속에서
P. 6~7 (……)
무엇보다 ‘내일, 죽고 싶지 않아.’라는 것은, 어떤 상태일까요?
내일, 나아가 앞으로 이어질 먼 미래, 더 나아가서는 영원히 죽고 싶지 않은 사람들. 가장 전형적인 예는 인생을 함께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겠죠. 파트너나 아이가 있는 사람. 그 밖에도 부모, 형제, 친구, 애인, 반려동물까지 포함해 나 이외... 더보기
P. 329 (……)
어엿한. 평범한. 일반적. 상식적. 자신이 그쪽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째서 반대편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사는 길을 좁히려고 할까. 다수의 인간 쪽에 있다는 자체가 그 사람에게 최대의, 그리고 유일한 정체성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누구나 어제 본 건너편에서 눈뜰 가능성이 있다. 어엿한 쪽에 있던 어제의 자신이... 더보기
P. 386 (……)
내일도 틀림없이, 미래에서 보면 ‘그때’가 된다. 내일 더 늘어난 관계가 틀림없이 또, 나를 이 세상에 묶어 주는 그물 일부가 될 것이다. 요시미치는 시트를 힘껏 움켜쥐었다. 시트에 잡힌 주름이 이 몸에서 세상으로 뻗어 나가기 시작한 뿌리처럼 보였다.
(……)
P. 401~402 (……)
“품어선 안 될 감정은 이 세상에 없으니까.”
그 말은 곧, 있어서는 안 될 사람 역시 이 세상에는 없다는 소리다.
이상하게도 다이야는 말하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까지 자기를 잘못된 생물이라고 생각해 온 다이야에게 이런 놀라운 생각이 찾아오다니, 인생 최초의 경험이었다.
(……)
P. 422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전해 주세요.”
P. 29 ˝학교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에 힘을 얻었다고 생각해. 시대적으로도ㅈ학교에 가서 취직하는 것과는 다른 형태로 살 수 있는 사회가 될지도모르고.˝
스쿨 존을 빠져나오자, 거리의 풍경이 주택가에서 시가지로 확변했다. 히로키는 지하철 입구로 미끄러져 들어가면서 본인의 의식이 데라이 집안의 아버지에서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바뀌는 ... 더보기
P. 28 ˝앞으로는 개인의 시대, 학교에서의 배움은 이제 의미가 없어! 사회는 변했어! 그걸 깨닫지 못한 어른이 많을 뿐!˝ - 현준아사랑해
P. 42 나쓰키는 여전히 자기에게는 딱 맞지 않는 실내 온도 속에서 샌드위치를 입에 쑤셔 넣었다. 잘 생각해 보면 온도가 잘 맞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애당초 나는 이 세상이 설정한 커다란 길에서 벗어나 있으니까. - 직선과 곡선
P. 262 다요시와 어울리다 보면 주류라는 건 어떤 신념을 지닌 집단이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주류로 태어난 탓에 자신과 직면할 기회가 적어 그저 자신이 주류라는 게 유일한 정체성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특별히 신념이 없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형태로 타인을 고치려는 행위‘로 흐르는 일은 오히려 자연의섭리일지도 모른다. - 계란말이
P. 386 ˝내 앞에서 사라지지 마.‘
나쓰키의 목소리가 떨어졌다. 귓가에서 속삭이는데 아주 먼 하늘 저편에서 목소리만 떨어지는 듯하다.
˝내 앞에서 사라지지 마.˝
요시미치도 목소리를 내어 본다. 작디작은 목소리이고 나쓰키의 귀는 바로 옆에 있는데, 두 손을 입에 대고 몸을 젖혀 목이 쉬도록 외친 느낌이다. - 계란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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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올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 직설적인 질문은 독자를 피할 곳 없이 몰아간다. 무엇을 예상하든 그 예상을 시원하게 빗겨 간다. 읽는 것만으로도 문제에 휘말리는 느낌이다. 소설이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문제의식을 당신은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가. 전력으로 직구를 던지는 소설. 도입부를 읽고 판단해 버린 독자들에게 중후반부의 전개는 충격이고 어쩌면 위로일 것이다.”
- 이다혜 (씨네21 기자, 에세이스트, 북칼럼니스트)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고, 에너지가 넘치는 장편소설이다.”
- 도하타 가이토 (임상심리학자)
“원작을 읽고 나름대로 받은 메시지는 ‘타인에 대해 계속 상상하는 것의 중요성’이었다. 내가 모르는 곳에는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각자의 세계가 분명 많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그중 일부를 이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 아라가키 유이 (배우)
“가정환경, 성적 취향, 외모 등 인생의 모든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그린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군상극이기 때문에 작가분이 각 캐릭터의 스토리를 잘 구성해 준 것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 이나가키 고로 (배우)
“이 소설은 페티시즘이나 어떤 성적 취향으로 연결된 사람들을 등장시켜 독자들이 느끼는 혐오감을 과감하게 그려 낸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지금까지 사회의 상식과 전제를 뒤집어엎고 그대로 던져 버린 아사이 료가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물음에 정면으로 답하며 그 너머를 그려 내고 있다는 점이다.”
- 산케이 신문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남는다. 큰 문제를 던져 주는 소설이다. 독자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 사와코 다카오 (기자)
“모두의 비밀이 폭로되어 버렸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 다카하시 겐이치로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의 저자)
“이 소설은, 안이한 도망을 허용하지 않는다.”
- 니시 가나코 (소설가)
“마지막 페이지를 천천히 넘겼다. 책을 덮고 조용히 눈을 감는다. 부드럽게 숨을 내쉬었다. 소설을 보고 충격을 받아 그렇게 연기하고 싶었던 건 처음이었을 것이다. 가슴이 떨렸다는 뻔한 감동이 아니라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 아사기리 사키 (소설가)
“이 책을 읽으면 이데올로기적 신념의 차원이 아니라 욕망의 차원에서 나의 ‘옳음’이 흔들린다.”
- 이토 시타카키 (교수, 문예 평론가)
“이 작품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더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 가와타니 에논 (음악가)
“나는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비난받는 ‘올바른 쪽’에 고정되어 있었다. 책 전반에 걸쳐 등장인물들에게 저주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매우 고통스러운 독서 경험이었다.”
- 니시카와 미와 (영화 감독)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 한겨레 2024년 4월 5일자 문학 새책
한국일보
- 한국일보 2024년 4월 6일자 '새책'
줄거리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 검사 히로키. 큰 비밀을 지키기 위해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을 최대한 멀리하는 침구 전문점 직원 나쓰키.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과 연대하며 살아야 한다고 믿는 대학생 야에코. 서로 아무 관련 없는 세 사람은 한 인물의 죽음으로 서로 연결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의 연결은 세상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으로 이어진다.
저자 및 역자소개
아사이 료 (朝井リョウ)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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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출생. 와세다대학 문화구상학부를 졸업했다. 2009년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로 제22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2013년 《누구》로 제148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최연소 남성 나오키상 수상 작가로 기록됐고, 2014년에는 《세계지도의 초안世界地図の下書き》으로 제29회 쓰보타 조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2021년 출간한 《정욕》은 제34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영화화되기도 했다. 그 외 저서로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 《다시 한번 태어나다》, 《꿈의 무대, 부도칸》, 《시간을 달리는 여유》 등이 있다. 접기
수상 : 2013년 나오키상, 2009년 스바루문학상
최근작 : <생식기>,<누구>,<정욕> … 총 78종 (모두보기)
민경욱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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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치호 미치의 『창궐』, 가와무라 겐키의 『8번 출구』, 아오야마 미치코의 『인어가 도망쳤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미등록자』, 아사이 료의 『정욕』, 『생식기』,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류』, 『죄의 끝』,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 등이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걸작인가, 피하고 싶은 문제작인가?
누적 판매 50만 부 돌파, 화제의 베스트셀러!
2023년 영화 〈정욕〉 일본 개봉
제34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
2022년 서점 대상 4위
오디오 북 대상 2023 무제한 청취 부문 대상
〈다빈치〉 플래티넘 도서 OF THE YEAR 2021
〈다빈치〉 BOOK OF THE YEAR 2023 문고 1위
일본 서평 사이트 북로그 2021년 연간 등록 1위, ‘#최고의책’ 최다 등록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 선정 2022년 베스트셀러 2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걸작인가, 피하고 싶은 문제작인가?
일본을 뒤흔든 화제의 베스트셀러. 드디어 국내 출간!
2021년 출간 이후, 일본 최고의 문제작이자 화제작으로 떠오른 아사이 료의 장편소설, 《정욕正欲》이 드디어 한국에 소개된다. 최연소 남성 나오키상 수상 작가 아사이 료의 데뷔 10주년 기념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다양성’에 대한 일반인의 상식을 뒤엎는 파격적인 전개로 격렬한 찬반 논쟁을 이끌어 내며, ‘정욕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정욕》은 2021년 제34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 2022년 서점 대상 4위 랭크 등 비평적 찬사는 물론, 일본 최고의 도서 잡지 〈다빈치〉 선정 문고 부문 1위, ‘북로그’ ‘#최고의책’ 최다 등록 도서,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는 등 현재까지 각종 도서 랭킹을 휩쓸며 누적 50만 부를 돌파했다.
《정욕》은 기시 요시유키 감독에 의해 이나가키 고로, 아라가키 유이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영화 또한 소설 못지않은 화제를 모아 제36회 도쿄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 관객상을 수상했다. 영화 〈정욕〉은 2024년,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 정답 없는 질문을 던지다
등교 거부 중인 아들을 둔 검사 히로키. 그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인생을 통째로 규정하는 비밀을 안고 그저 살아가는 침구 전문점 직원 나쓰키.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을 최대한 멀리한다. 첫사랑을 느끼지만 트라우마 때문에 잔뜩 움츠러든 야에코.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과 연대하며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이들의 삶은 어떤 사고를 계기로 연결되기 시작한다.
저마다의 욕망이 조금씩 쌓여 만들어진 그 ‘연결’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이 시대’에 몹시 불편한 것이었다.
《정욕》에는 소수자들이 등장한다. ‘다양성’이라는 한없이 근사해 보이는 단어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그런 소수자들. 상상하지도 못하고 존재조차 알 수 없는 소수자들에게 우리는 둔감하고 무례할 수밖에 없다.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정욕》에서, 아사이 료는 ‘레이와(令和)’라는 새로운 시대를 겨냥하며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담아 질문을 던진다. 그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그런 질문이다.
‘내일, 죽고 싶지 않아’라고 희망하며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도대체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하는가?
《정욕》이 성적 욕망을 뜻하는 ‘정욕(情慾)’이나, 마음속의 욕구를 다룬 ‘정욕(情欲)’이 아닌 ‘바른 욕망’이란 뜻의 ‘正欲’이란 한자를 사용하고 있는 건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그간의 가치관을 격하게 흔들어 대는 《정욕》은 독자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추출해 냈다.
‘이런 책이 나온 것을 보고 우리 사회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양성이라는 말의 안이함에 돌을 던지는 작품.’
‘이제 다양성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하겠다.’
‘도저히 공감할 수 없다.’
‘나에게는 무리였다.’
‘뜬구름 잡는 소리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이다.’
‘이 정도까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은 없었다.’
그리고 이 평은 마침내 하나의 감상으로 이어진다.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숱하게 그어서 너무나도 뚜렷한, 다수와 소수의 경계를 나누는 선(線). 《정욕》은 그 무의식적인 선 긋기에 집중한다. 보여 주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없을 그 곳을 굳이 드러내며 ‘다양성’의 안이함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하지만 아사이 료는 ‘그럼 어떡할 건데?’라는 질문에 결코 가볍게 답하지 않는다. 그저, 살아가는 것을 긍정할 따름이다.
어쩌면 《정욕》은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위한 도끼여야 한다’는 카프카의 말에 가까운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벅차고 고약하며, 찔리고 상처받겠지만 어느새 우리 안의 세계를 넓히는 그런 책 말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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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자기만을 파괴하는 욕망을 그 누가 뭐라할까. ‘그’ 페티시즘도 그러려니 싶은 나도 이상한 사람인가(그 페티시는 없음ㅋ) 근데 소아성애는 타자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이런 욕망과 모호하게 섞는 건 위험해 보인다. 다양성이라는 폭력, 연대의 나이브함 또는 불가능
잠자냥 2024-04-14 공감 (24)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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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려고 해도 작품이 멱살을 끌고 달려간다. 다 읽고 소설가는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짓궂고 또 영리한 작가다. 다른 이들의 감상이 너무 궁금하다.
decca 2024-03-27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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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라는 출판사의 과대 광고가 아니었다면 책을 이해하는데 훨씬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중반부까지 너무 지루했는데, 후에 ‘다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글로 멋지게 녹여낸 기술에 감탄을 연발했다.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참 좋은 작품이다.
오늘도 맑음 2024-04-30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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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와세대 대학에 직장인에 너무나 정도만을 걸었을 것 같은데 어디서 어떤 경험을 했기에 이런 절규를 외쳤을까
니니리 2024-05-16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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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도 문제작도 아닌 그저그런 소설...
물 페티쉬가 있는 주인공들이 소아성애자라고 의심받아 세상살기 싫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가 전부.,,이 정도의 소설을 대단하다고 떠들어대는 당신들이 더 대단하다..ㅡㅡ
burn1235 2024-09-07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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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우리 안의 꽁꽁 언 바다를 깨트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카프카의 명언이 떠오르는 묵직한 울림이 있는 작품.
booklove85 2024-04-05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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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드라이브 마이 카‘에 나오는 문장˝칙칙하네요˝ . 결론을 궁금하게 하는 건 인정
가명 2024-05-07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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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아 진짜 엄청 많이 기다렸어요... 읽을 수 있게 돼서 너무 기뻐요 ㅠㅠ~
모비딕 2024-03-21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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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과대 광고다. 그래도 후속작인 민망한 제목보다는 이게 훨 낫긴 함. 솔직히 변태들이 왜 존중받아야 하는가
히버드 2025-10-30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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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그 아사이 료가 아니다.(p)
daytripper 2025-12-10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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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하다
이상성욕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주류 사회에서 자신이 얼마나 배제되는지를 얘기하는 건, 현재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고 성소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거야 뭐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런데 그들이 그토록 힘들다는, 소수자라는, 연대를 말하는 사람들의 안중에도 없는 훨씬 뒤에 숨겨진 사람들이라는 주장에는 수긍이 가지 않는다. 그들이 소수가 아니라는게 아니라, 그들이 가진 이상 성욕이 그렇게나 숨겨야 할 일인가, 그게 그렇게 이 세상에 나 혼자야 할 일인가 싶은거다. 책 속 등장인물들의 주장대로, 어쩌면 내가 ... + 더보기
다락방 2024-04-03 공감(52) 댓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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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욕망이라니!
먹고 싶다. 먹고 싶지 않다. 먹으면 안 된다. 갖고 싶다. 갖고 싶지 않다. 가져도 되는가? 뜬금없는 나열에 이게 뭔가 싶을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욕구에 대한 의심. 그 욕구를 자제하고 절제하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개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 사회의 규범과 시선의 기준에서 벗어난 욕망은 충족되어서는 안 되는가? 아사이 료의 『정욕』을 읽고 든 생각이다. 바른 욕망(正欲)이라니, 도대체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나의 모든 욕망은 바른 것인가? 그것을 정하는 이는 누구인가.
그런 의미에서 아사이 료의 『정욕』은 충분히 성공적이다. 읽기도 전에 궁금증을 불러오고 읽은 후에도 정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니까. 소설적 재미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 소설이 어떤 소설이냐고, 괜찮은 소설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잘 모르겠다. 작가는 소수와 약자에 대한 공감이나 이해, 연대를 이끌려는 의도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성향을 오픈할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을 향한 편협한 시선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소설이라고 할까. 소수의 선택을 존중하고 취향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봐야 할까. 이제 소설을 이야기해 보자.
남들과 다른 성향을 지닌 이들이 있다. 이를테면 소수, 혹은 비주류에서도 다른 범주에 속하는 이들이다. 다수가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그들과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당할 피해나 손실을 알고 있다. 아니,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선뜻 소수를 응원하거나 그들의 편에 설 용기를 내지 못할 때가 많다. 『정욕』은 그들에 관한 이야기로, 그들의 사정과 형편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평범한 초등학생이 아닌 등교 거부를 하고 유튜버가 된 초등학생과 그의 가족, 연애나 결혼 출산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침구 판매 여사원, 남자 친구를 사귀어 본 적 없고 가족 이외의 남자와 접촉해 본 적 없는 여대생, 이성의 모든 관심을 한몸에 받는 외모를 지녔지만 그 시선이 부담스러운 남학생. 그들은 주변에서 건네는 말과 시선이 불편하다. 일일이 자신에 대해 설명할 수도 없고 설령 설명한다 해도 이해받을 수 없다는 걸 안다.
애당초 나는 이 세상이 설정한 커다란 길에서 벗어나 있으니까. (42쪽)
이쯤에서 궁금할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다르고 각자 취향이 다르니까 그럴 수 있고 그게 뭐 어떠냐고 말이다. 침구 판매 여사원, 남학생의 욕망이 사람이 아니라 특정한 사물에 대한 페티시즘이라면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놀랄 것이다. 그러니 자신은 이성이 아닌 사물에 끌린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사실 보통의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큰 관심도 없지만 막상 남다른 취향에 대해 알게 된다면 끊임없이 꼬집고 파고들기 마련이다.
소설은 소수에서도 소수인 그들이 연대하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나아가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삶이 있다고, 내가 알 수 없는 욕망도 존재한다고 말이다. 얼핏 그런 의도는 나쁘지 않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욕망이 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면 달라진다. 도덕성, 인간 존엄성에 위배된다면 용납될 수 없다. 그 지점에 대해 작가는 언급을 회피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물론 소설 속 이런 문장은 우리 사회가 소수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하다는 걸 각인시키기에 훌륭하다.
어엿한. 평범한. 일반적. 상식적. 자신이 그쪽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째서 반대편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사는 길을 좁히려고 할까. 다수의 인간 쪽에 있다는 자체가 그 사람에게 최대의, 그리고 유일한 정체성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누구나 어제 본 건너편에서 눈뜰 가능성이 있다. 어엿한 쪽에 있던 어제의 자신이 금지한 항목에 오늘의 내가 고통받을 가능성이 있다. 나와 다른 사람이 살기 쉬운 세상이란 곧, 내일의 내가 살기 쉬운 세상이기도 한데. (329쪽)
모든 욕망과 다양성을 생각한다. 그 가운데 내가 속한 범주의 욕망과 다양성도 있을 것이다. 나의 그것은 존중받지 못하는가. 존중받고 있는가. 그것은 다수가 아닌 소수에 속한 것인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기에 어떤 욕망은 그 자체로 삭제되거나 존재 자체를 거부당할 수도 있다.
다수의 결정과 선택이 항상 옳은 건 아니다. 어떤 면에서 그건 부당한 힘을 과시하는 행태를 지녔다. 다수와 소수가 균형을 맞춰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건 당연하다. 균형점을 정하는 일은 어렵고 함부로 강요할 수 없다. 그러니 바른 정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우선을 내가 모르는 삶이 있다는 것, 나는 끝내 알 수 없는 삶이 있다는 것, 그것만을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해도 나쁘지 않다.
재미와 함께 질문을 던지고 없던 의문을 끄집어 내는 소설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라는 전략적인 한 줄 광고는 탁월하나 동의할 정도는 아니다. 나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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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4-04-12 공감(34) 댓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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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도 정답이 있을까 : 정욕 - 아사이 료
욕망에 정답이 있을까. 없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그런지는 의문이다. 가까운 예로 식욕에 대해서만 생각해 봐도 어떤 사람은 한 끼에 몇십 인분을 먹어 치우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기껏 먹은 음식을 살찐다고 토한다. 같은 음식을 여러 번 먹어도 질리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맛있어도 한 번 이상은 안 먹는 사람도 있다. 아사이 료의 장편소설 <정욕>은 제목 때문에 성욕과 관련해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성욕보다 훨씬 더 넓은 개념의 욕망을 ... + 더보기
키치 2025-07-30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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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 - 아사이 료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는... 무슨 호들갑이냐 싶다.
정상 범주? 가 아닌 마이너 한 성욕의 부당한? 취급이 그토록 억울한가?
사회생활도 어려워, 난 오해 받고 있고, 고립감에 외로워...라고 징징대는 것만 같다.
이건 페도필리아랑은 다른 거라고 말하는(물론 엄밀히 아동이 주 목적은 아니다만...) 그들의 존재를 숙고해 보자는 건지.. 이 이야기가 뭘 추구하는 건지...
취향을 완성하려면 애들 빼고 자기들끼리 모임을 만들던가 하면 되지 않나 생각하는데, 모르겠네. 대체.
물론 작가가 이상 욕구를 인정하자!라고 말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억울함이 너무 대변되어 있다.
왜 이런 이야기를 읽고 앉았는지.... "또" 낚인 소설이다.
돈도 시간도 좀 아깝다.
뭐 통찰은... 다른데 쓰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징징대지 말고.
누가 안 놔뒀냐고...... 싶은 것.
- 그런데 조금씩 깨달았습니다. 얼핏 보면 독립되어 보이는 메시지가 사실은 그렇지 않음을. 세상에 흘러넘치는 정보는 거의 모든 작은 개울이 모이고 또 모여 커다란 바다를 이루듯, 이 세상 전부는 사람들 몰래 설정된 커다란 목표로 수렴되어 간다는 사실을. - 6
- 다양성, 이 단어 속에는 축복과 비슷한 이미지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과 다른 존재를 인정하자.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더라도 당당하게 가슴을 펴자. 나답다는 데 당당해지자. 타고난 속성을 다른 이가 판단하는 건 틀렸다.
가슴이 상쾌해질 정도로 축복이 반짝이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결국, 소수자 가운데서도 주류에게만 해당하는 말이자 말하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안의 '자신과 다른 것'에만 해당하는 말입니다.
상상을 초월한 나머지 이해하기 힘든, 직시할 수 없을 만큼 혐오스러워 거리를 두고 싶어지는 것에는 단단히 뚜껑을 덮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들이죠. (...) 나라는 인간은 사회로부터 확실히 선을 긋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그냥 놔두길 바랍니다. 그냥 놔두기만 하면 알아서 살 테니까. - 8
- 사회는 날마다 변한다. 가치관, 사고방식, 상식, 어제는 이랬던 게 오늘은 그렇지 않게 된다. 가치관을 재는 눈금이 항상 흔들리는 시대이므로 법 아래의 평등만은 지켜야 한다고 히로키는 생각했다. - 19
- 나쓰키는 슈의 부고를 들었을 때 동창회는 중지될 줄 알았다. 그런 모임은 열 수 없을 줄 알았다. 이런 때일수록 오히려 밝은 모임을 여는 걸 슈도 좋아할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간은 생각이란 걸 놓아 버릴 때 종종 '이런 때일수록'이라고 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157
- "특수한 욕구를 지녔다고 해서 뭐든 해도 된다는 건 아니야."
(...)
"아무리 채우지 못한 욕구를 지녔다고 해도 그것을 사회에 화풀이해서는 안 돼."
히로키는 한 글자 한 글자를 고시카와의 피부에 새기듯 말했다.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야. 어떤 종류의 욕구를 지닌 인간이라도 법률이 정한 선을 넘으면 벌을 받아야 해."
사회정의를 위해. - 359
2025. mar.
#정욕 #아사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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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as 2025-04-09 공감(6)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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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 바른 욕망
편협했던 시야가 확장된 기분이다. 난 나름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참 멀었다는 걸 깨달았다.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말해왔으면서도 사실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폭 내에서만 받아들여왔다는 걸 직시할 때의 충격이란. 소수자 속에 소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그동안은 알지 못했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동안 난 대체 뭘 '다 이해한다'라고 말해왔던 걸까?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카피가 무슨 뜻인지 여실히 느꼈다. 소설이 계속해서 던지고 있는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아직은 명확히 답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과 고찰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누구라도 '체념'과 '포기'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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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2024-03-31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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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바른 욕망은 무엇인가?
이 책의 제목을 보면 당연히 '情慾'(이성의 육체에 대하여 느끼는 성적 욕망)을 뜻하는 거라 착각하기
쉬워 뭔가 야한 얘기가 아닌가 기대(?)를 할 것 같다. 그런데 한자로 '正欲'(바른 욕망)이라고 표지에
떡 하니 적혀 있어 그런 오해를 바로 불식시킨다. 욕망에도 바른 게 있고 그른 게 있다는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지만 왠지 욕망과 바르다는 단어는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든다. 책 띠지에 적혀 있는 화려한
수상 경력들을 보면 상당한 평가를 받은 작품임을 알 수 있는데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정말
궁금했다.
이 책은 세 명의 중심인물들이 먼저 얘기를 이끌어 간다.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유튜브 방송을 하겠다는
아들 때문에 골치 아픈 검사 데라이 히로키와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급적 멀리하려고 하는 침구전문점
직원 기류 나쓰키, 대학교 미스, 미스터 선발대회를 폐지시키고 다양성을 장려하는 새로운 축제를
만들려는 여대생 간베 야에코를 중심으로 이들의 주변 인물들의 얘기들을 번갈아 들려준다. 본인이나
주변 인물들 중에 특이한(?) 인물들이 등장하기는 하는데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이러는 걸까
싶기도 했다. 그러다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주인공 역할을 하던 세 명의 주변에 있던 특이한(?)
인물들이 본격적으로 무대에 등장한다. 사사키 요시미치는 자신과 뭔가 통하는(?) 기류 나쓰키와 계약
결혼을 하고, 간베 야에코가 호감을 갖던 모로하시 다이야는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책을 보면서 과연 '바른 욕망'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일반적인, 다수가 가지는 욕망이
'바른 욕망'이라고 한다면 다수와는 다른 욕망을 가지면 세상에서 배척되기 십상이다. 흔히 LGBT로
표현되는 성적소수자들은 그나마 많이 화제로 언급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특별한(?) 욕망의 소유자들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그들이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게 아니라면 그들의 취향에 대해 굳이 가타부타할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 사회처럼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여전히 배타적인 집단의식이 강한 곳에서는 대다수와
다른 별종(?)이 용납되기 어렵겠지만 사생활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개인의 취향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싶다. 암튼 쉽지 않은 화두를 던진 이 작품은 다양성을 포용하기 어려운
세상에 나름의 생각할 거리를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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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2024-04-28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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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히로키는 생각했다. 다이키가 지금 하는 짓은 살아가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얻고 누릴 여러 사회적 연결 고리를 스스로 끊어 내는 일이나 마찬가지라고. 그리고 곰곰이 생각했다. 사회적 연결 고리란 곧 억제력이다. 법률로 정해진 선을 넘으려 하는 인간을 어떤 형태로든 그 선 안에 머물게 해 주는 힘이라고. 하지만 그 연결 고리는 학교나 회사라는 일상적인 길에서 벗어 나는 순간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그 안에 있으면 마치 석양처럼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연대감을 직접 두 손을 뻗어 움켜쥐고 가야만 한다. p.150~151
이 작품의 제목인 <정욕>은 正欲, 즉 '바른 욕망'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바른 욕망이란 무엇일까. 그다지 긍정적으로 쓰이지 않는 단어인 욕망에 바르다는 표현이 붙으니 어쩐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궁금했다. 올바른 욕망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사이 료는 이 작품에서 바르지 않은, 사회적인 시선으로 볼 때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올바르지 않은 것을 욕망하며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고독과 절망에 대해 보여주면서 '바른 욕망'이라고 정의된 개념 자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검사인 히로키에게는 등교 거부 중인 아들이 있다. 근속 연수와 상관없이 이삼 년마다 계속 전근을 다녀야 하는 업무 적은 특수성 속에 아들이 희망한 사립학교에 합격했다는 이유로 집에서 통근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지켜냈는데, 정작 그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이후 등교 거부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검사 생활을 해오면서 인간이 걸어야 할 평범한 길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기에, 히로키는 아들이 학교로 돌아가길 바랐다. 하지만 아내인 유미는 억지로 학교에 보내는 게 정답인지 모르겠다고, 학교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아이의 생각에 더 힘을 실어주고 싶어 한다. 다이키는 우연히 본 유튜브 동영상 속 소년의 모습에 힘을 얻어 학교에 가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말하지만, 히로키가 보기에는 아들이 정말 바른길로 가고 있는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그렇게 점점 히로키는 아내와 아들과 소통하는 길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이들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세상에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도 정말 많은데."
이름도 모르는 이웃의 생활 소음이 어렴풋이 들려온다.
인간은 결국, 자기밖에 모른다. 사회란 궁극적으로 좁은 시야를 지닌 개인들의 집합이다. 그런 주제에 늘 한 줌의 인간들이 모든 인간에게 다른 형태로 주어진 욕구의 형태를 정한다.
"그 덕분에 우리 같은 사람은 도망 다닐 수 있잖아." p.319
침구 전문점에서 일하는 나쓰키는 타인과의 인간관계에 관심이 없다. 함께 일하는 쇼핑몰의 건너편 매장 직원이 휴식 시간마다 말을 걸어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나쓰키에게는 남들과 다른 욕망이 있었는데,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을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적당히 그들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면서 관계를 유지한다. 마음이 불편하지 않으려면 이 세상의 흔해 빠진 인간 형태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애당초 자신은 세상이 설정한 커다란 길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는 나쓰키의 삶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갈 수 있을까. 한편 대학생인 야에코는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오빠가 보던 동영상으로 인해 남자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남자 친구가 있어 본 적도 없고, 가족 이외의 남성과 어떤 관계를 개인적으로 맺어본 적도 없다. 그런데 시선이 무섭지 않은 남자를 알게 된다. 과연 야에코는 첫사랑에게 자신있게 다가갈 수 있게 될까.
이 작품은 이렇게 검사인 히로키, 침구 전문점 직원 나쓰키, 대학생 야에코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이들의 삶이 연결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그저 살아가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얻고 누릴 여러 사회적 연결 고리를 스스로 끊어 내는 사람들과 학교나 회사라는 일상적인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사회적 연결 고리 안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것이 세상이다. 이 작품은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조차 끌어 안기 힘든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파격적이지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들의 욕망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문제 자체는 분명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 물론 상식을 뒤엎는 욕망에 대해 공감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누구와도 연결될 수 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욕망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도대체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2023년 이나가키 고로, 아라가키 유이 주연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니, 영상 버전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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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2024-05-01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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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울림을 주는 걸작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라는 홍보에 호기심이 동해 구매한 소설. 중반까지는 어떤 내용인지 쉽게 짐작할 수 없었으나 그 뒤로는 순식간에 읽어 버렸고, 책장을 덮은 순간에는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 버린 바다를 깨트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라는 카프카의 말이 떠올랐다.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쉽게 떠들지만, 과연 소설 속 인물들을 누가 너그러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들 또한 결국에는 내일을 무사히 살아가길 바라는 불안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고, 누구에게도 돌을 던질 수 없게 만든다. 논란의 여지가 충분할 수도 있는 소재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간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벼운 힐링물로 가득한 요즘 소설들 속에서 묵직한 울림을 안기는 보기 드문 소설. 이 작품은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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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love85 2024-04-05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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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있었을 뿐인데
2006년 8월,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당했다. 명왕성과 비슷한 조건인 천체가 하나씩 발견되면서, 국제천문연맹이 정한 새로운 규정에 따라 태양계에 소속될 자격을 잃었다. 만화 ‘달의 요정 세일러문’으로 행성과 친해진 나로서는 ‘플루토(Pluto, 명왕성)’가 그 그룹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이 슬프기도 했다. 《정욕(正欲)》에서 아사이 료는 우리 주위에 있을지 모르는 ‘플루토’에 시선을 보낸다. 태양과 까마득하게 멀리 떨어져 다른 행성과는 조금 다른 궤도로 공전하듯이,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공존하려는 ‘명왕성’ 같은 존재에게.
평범한 길에서 벗어난 사람은 범죄와 아주 가까워진다. 이 명제를 가슴에 품은 채 검사의 길을 걸어온 히로키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부터 등교를 거부하는 아들 다이키가 염려스럽다. 우연히 알게 된 친구와 직접 동영상 제작에 나서더니 댓글 요청에 응답하려고 온갖 ‘대결’을 촬영한다. 풍선 빨리 터뜨리기, 수중에서 오래 숨 참기. 도대체 이 대결의 어디가 재미있다는 것인지, 히로키는 이해할 수가 없다. 한편, 침구 판매점 직원 나쓰키는 어느 날 중학교 총동창회에 참석했다가 요시미치를 보게 된다. 교내의 오래된 급수장에서 딱 한 번 단둘이 만났던 같은 반 친구다. 그리고, 학교 축제 진행 위원을 맡은 대학생 야에코. 모두가 평등한 위치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내세워 ‘다이버시티 페스티벌’을 기획한다. 축제를 위해 춤으로 사람들이 연대한다는 의미를 담아 댄스 동아리를 섭외한다. 처음으로, 자신이 위축되지 않고 눈을 마주 본 남자 ‘다이야’가 소속된 동아리다. 각자의 인생에서 큰 접점이 없던 이들이 ‘유일한 안식처가 사라진 사건’을 계기로 얽히게 된다.
“자신과 다른 존재를 인정하자.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더라도 당당하게 가슴을 펴자. 나답다는 데 당당해지자. 타고난 속성을 다른 이가 판단하는 건 틀렸다.
가슴이 상쾌해질 정도로 축복이 반짝이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결국, 소수자 가운데서도 주류에게만 해당하는 말이자 말하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안의 ‘자신과 다른 것’에만 해당하는 말입니다.” (p8)
책장을 넘길수록 우리가 정의하는 다양성이 무엇이고 실제로 받아들이는 다양성이 어디까지인지 새삼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특히 야에코를 포함한 ‘다이버시티 페스티벌’ 진행 위원들이 가슴 벅차게 외치는 다양성으로 진정 모든 사람을 품을 수 있는지, 그리고 연대라는 단어가 지닌 무게감을 제대로 느끼는지 독자 스스로 그에 대해 의심하도록 이끈다. 사람들은 나와 조금 다르거나 평범하지 않은 사람을 이해하는 범위가 넓다고 자신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 범위의 기준을 누가 정하는가.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고 소외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오만하게 비칠지 모른다.
명왕성은 태양계에 포함되든 아니든 갈 길을 간다. 인간의 기준으로 ‘행성’이냐 ‘왜소행성’이냐 구분될 뿐이다. 《정욕》 속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공존을 바라면서도 자신의 조건을 바꾸지 못해 외로운 사람들, 그리고 이 사람들을 진정으로 알지 못하면서 자신의 기준에 따라 받아들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사람들. 이 책을 읽으면서, 행성의 정의는 바꿀 수 없지만 내 안에 있는 다양성의 범위는 과연 어디까지인지 가늠해 볼 기회를 얻었으면 한다.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못할뿐더러, 보고도 믿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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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서 2025-07-24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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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다고 전해주세요
정욕(正欲)이란 단어가 낯설다.
한자의 정(正)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바른 욕망으로 번역했는데 무엇이 바른 욕망일까?
어느 정도를 페티시즘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담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과 다른 욕망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보면서 이런 욕망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사람들을 자신들의 기준으로 재단한다.
이 과정에 그들의 욕망은 왜곡되고, 본질은 흐려진다.
만약 이들이 공공성과 법을 어겼다면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들의 욕망을 제대로 알아야만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하나의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3명의 소아성애자에 대한 기사다.
이 기사를 보고 세상에 이런 나쁜 놈들이 있나? 하는 생각을 먼저 한다.
그리고 소설을 다 읽은 후 이 생각은 완전히 바뀐다.
기사에 실린 것과 다른 사실을 각자의 사연 속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과 다른 욕망을 가진 채 살아야 하는 그들의 고통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 욕망도 다른 소수자의 삶과는 달라 새로운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 소설에서 일어난 사건의 이면을 제대로 들여다본 인물은 검찰청의 조사관 한 명이다.
법과 원칙에 집중할수록 사건의 이면을 보는 것은 더 힘들다.
등교 거부 중인 아들을 둔 검사 히로키,
정확한 이유를 숨긴 채 침구 전문점 직원으로 살아가는 나쓰키.
히키코모리가 된 오빠의 av에 남성 혐오에 걸린 야에코.
처음은 이 세 사람의 이야기가 먼저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아들이 학교로 돌아갔으면 하는 아빠, 아들과 관계가 단절된 아빠.
아내가 조금씩 내민 손길을 자신의 잣대로 거부했던 그.
그와 일하는 조사관을 통해 과거의 특이한 사건 하나를 듣는다.
수도꼭지 절도 사건과 범인의 이상한 마지막 감상 하나.
그런데 이 인물과 사건이 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하지만 이해하려는 노력도 열정도 없다면 그 사실은 그냥 지나갈 뿐이다.
나쓰키의 삶을 보면서 너무나도 정적인 모습에 놀란다.
다른 직원의 이야기를 그냥 듣기만 한다.
그녀에 대한 오해가 퍼졌을 때도 그녀는 그냥 듣고만 있는다.
이 소문을 퍼트린 사람을 만났을 때도 특별히 정정을 요청하지 않는다.
어떤 사연이 있길래 이렇게 수동적이고 사람과의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일까?
그녀를 통해 처음에 나온 세 명의 소아성애자 중 한 명과 이어진다.
바로 사사키인데 그들은 같은 욕망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다.
모두 읽고 다시 첫 기사를 볼 때 만난 그녀의 모습은 마지막에 검찰에게 한 말과 이어진다.
“사라지지 않는다고 전해주세요.”란 말의 의미는 아주 중요하다.
야에코. 그녀가 빠진 남성이 바로 세 명의 소아성애자 중 한 명인 모로하시 다이야다.
오빠의 방에서 본 av 제목과 자신의 외모가 남성 혐오로 이어졌다.
하지만 학교 행사에서 우연히 본 다이야는 그녀의 관심을 독차지한다.
보통이라면 남자를 떠올리자마자 혐오를 느끼겠지만 그는 다르다.
다이야에 대한 관심을 또 다른 방식의 욕망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욕망과 시선이 다이야에게는 부담스럽고 힘들다.
뛰어난 외모는 남자에게 타고난 복일 수 있지만 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세상과 섞여 살아가는데 힘들어 하는데 너무 많은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이런 각자 다른 욕망과 같은 욕망이 섞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묵직하고 파괴적인 이야기는 머릿속에서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나를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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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01 2024-05-01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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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 - 다양성의 탄생 이유
법이 있고 도덕이 있습니다. 안전과 행복을 위해 마련한 기준입니다. 기준을 준수하며 드러내는 욕망에는 취향이라는 이름을 줍니다. 기준과 어긋나는 욕망에는 법적, 도덕적, 사회적 죄목을 줍니다. 그러나 세상은 변화하고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함께 바뀝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한 사람의 의문이 다수의 주장으로 이어지는 현상도 생겨납니다. 세상은 이들에게 ‘다양성’, ‘소수자’라는 이름을 줍니다.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기준과 충돌하지만, 죄로 다스리기에는 ‘자유’라는 선택 안에 속할 여지가 있는 욕망들. 이런 욕망을 지닌 사람들은 평범함이 가장 미덕으로 일컬어지는 세상 속에서 어떤 형태로 자리 잡고 있을까요?
<정욕>은 성(性)적 욕망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입니다. 성(性)적 욕망은 세상이 인간이 본능적으로 타고 났다고 인정하는 유일한 욕망입니다. 올바른 방식으로 드러낸다는 전제 하에 용인되는 욕망입니다. 이 욕망에 대해 이야기할 때, 변하지 않는 기준 하나가 있습니다. 욕망의 대상은 성인이어야 합니다.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간이어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과거에는 이것에 이성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따라다녔지만, 요즘에는 동성, 트랜스젠더 같은 경우를 ‘다양성’이라는 이름 아래 허용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유럽 쪽에는 동성의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사례도 있고요.
이 다양성의 범주는 이름에 걸맞은 관대함을 지니고 있을까요? <정욕>은 성(性)적 욕망의 대상을 물로 통일시킵니다. 그냥 물이 아니라 변화하는 물입니다. 쏟아지는 물, 솟구치는 물, 튀는 물……. 무형(無形)에 성(性)적 욕망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은 그 사람을 어떻게 볼까요? 차라리 각종 미디어의 캐릭터에 성(性)적 욕망을 느끼는 쪽이 더 인간답다고 생각할까요?
소설에는 후반부에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 자신이 무형(無形)에 성(性)적 욕망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면이 나옵니다. 성인이 되어 시간이 꽤 흐른 뒤에야 알게 됩니다. 평범함의 기준 속에서 자란 사람이 사실 평범함·다양성 어떤 기준에도 속하지 못하게 될 때, 세상은 어떤 이름을 붙여줄까요? 태어나면서부터 무형(無形)에 성(性)적 욕망을 지닌 사람은 받아들이고, 성인이 되어 바뀐 사람은 다른 이름을 붙이며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정욕>은 다양성을 하나의 예로 들면서 세상의 기준이 얼마나 모호한지 이야기합니다. 다양성이라는 단어의 탄생은 평범한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자신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구분하며 멀리하기 위한 명칭일 수도 있다고 깨닫게 합니다. 당신은 타인을 ‘다양성’의 범주에 넣어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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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모혼 2024-11-13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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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
다양성이란 이름으로 받아 들이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그 다양성 범주에 관한 범위는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에는 어떤 생각들을 지녀야 하는가?
보기드문 이색적인 소재라서 읽다가 이해하기가 좀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고 그렇다고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고는 할 수 없는 각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서 보인 흐름들은 확실히 타 작품들과는 다르다.
검사로서 사건이 선을 넘었나, 넘지 않았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지니며 사회정의에 대한 직업정신을 갖고 있는 히로키, 침구 전문점 직원으로 일하면서 타인관계나 사회의 연결을 최대한 적게 가지는 나쓰키, 남자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대학생 야에코를 필두로 그들 주변에서 발생한 사건의 여파를 통해 저자는 특정 욕망을 지닌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에 대해 묻는다.
책 제목이 정욕(正欲), 바른 욕망이란 뜻인데 무엇을 바르다고 하는 것인지, 어엿하다고 하는 말에는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묻는듯 하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연결 안에 서로 관계를 이루고 살아가는 것이 보통인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이란 틀에는 보편적이라고 불리는 각인된 사회의 관습과 역할에 따른 유동적인 모습들이 용인된다고 했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성소수자 외에도 그 밖 경계에 보이지 않는 소수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보인 이 작품은 그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영역을 본 기분이라 낯설었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그들이 겪는 고통과 절망, 뜻이 맞는 이들과 연대를 맺으며 지금보다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을 가지려 노력하는 모습들을 모두 이해했다고는 할수 없지만 적어도 그간 우리 사회에서 보인 편견과 시선에서 벗어나 이들의 삶 자체에도 이런 아픔들이 있었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소재의 특성상 이색 성욕에 관한 주제가 타인들이 그렇게 혐오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사건 현장 당시 스스로 자신들의 주장을 밝혔다면 다른 전개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다소 남는다.
물론 여기엔 자신의 취향을 아무리 말해도 이상한 시선으로 본 상처 때문에 포기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말이다.
각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드러낸 파트마다 공감되는 이야기가 들어 있어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보다는 이 세상에는 보기보다 많은 소수자로서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는 것, 그런 그들에게 우리들은 얼마나 솔직하게 '다양성'이란 말 안에 그들의 삶을 함께 포용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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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노마드 2024-04-10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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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원작 일본소설추천 ‘정욕 : 바른욕망‘
제36회 도쿄 국제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관객상 수상!
『 정욕 : 바른욕망 』
아사이 료 / 리드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걸작인가,
피하고 싶은 문제작인가?
무절제한 쾌락을 추구하는 정체없는 욕망이 아닌 바른 욕망의 의미를 담고 있는 '정욕'이라... 그 욕망의 정의를 감히 누가 내릴 것이며 얼마만큼 허용할 것인지... 아사이 료의 <정욕>을 만나기 전에는 나조차도 스스로의 잣대에 비대어 생각의 기준을 세웠던 것 같다. 사람들은 그렇게 제멋대로 자신의 기준을 내세워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나와 다름을 틀리다고 지적하는게 아닐까 싶다.
저는 줄곧 이 별에 유학을 와 있는 느낌입니다.
있어서는 안 될 장소에 있는, 그런 심정입니다.
이미 일본에서 개봉해 제36회 도쿄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영화 <정욕>은 올해 국내에서도 개봉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인간이 버릴 수 없는 욕망... 부와 권력 그리고 가장 원초적 욕구인 쾌감... <정욕>은 서로다른 욕망에 대하여 드러내고자 하였다. 정상과 이상의 사이에서 남들과 다른 욕망을 품은 자들이 경계의 시선을 받지 않기위한 몸부림을... 이 책은 들키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숨죽이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른다.
사회의 벌레는 정말 존재한다는 사실을.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곳에 몸을 던지는 악마가 존재하고
바로 지금 그 피해에 고통받는 사람이 있음을.
검사 데라이 히로키는 사회와의 적응 속에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문제는 자신의 아들 다이키가 학교 부적응자로 집에 있다는 사실... 어떻게든 다른 아이와 같이 생활했으면 하지만 아이는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출구점을 유투버로 삼게 된다.
침구 전문점을 다니는 나쓰키 기류... 타인과의 연결점을 최소화하여 살고 싶은 그녀는 세상에 흔해빠진 인간이란 형태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야 마음이 불편하지 않으니까... 대학생 간베 야에코 또한 어릴적 트라우마로 남자 앞에서 불안을 겪고 있는데 그들과 연대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믿고 노력한다.
문제는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게다가 누군가 용기내어 그들만의 연대를 만들어 공감의 욕망을 추구하려 했지만 사회는 소아성애자들의 파티라는 오명으로 그들을 규탄하게 되는데... 과연 '정욕'에서 말하는 '바른 욕망'이란 무엇일까?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없음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인정하는 그들...
영화원작소설 <정욕>은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던 다른 욕망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떠한 상처와 비난을 받더라고 신이 인간에게 망각의 기능을 마련해 준 듯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니까... 추리소설의 색을 띄며 모순된 사회문제를 지적하는 <정욕>은 길들여지는 인간의 심리를 깊게 꿰뚫는 일본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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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의뜰 2024-04-2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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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정욕
라마르 2024-07-10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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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
《정욕》은 아시이 료 작가의 장편소설이에요.
책을 읽기 전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가늠할 수 없었어요. 인간의 욕망에 대해 '올바름'이라는 수식을 붙일 수 있나?
막상 책을 펼치고 나니 그 욕망의 정체는 성욕이었고, 상상도 못해 본 다양한 성적 욕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 세상을 보게 마련인데, 아시이 료 작가는 정욕을 통해 그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저자는 작가 생활 10주년 만에 쓴 혼신의 작품으로 소설가로서나 한 인간으로서나 자신에게 큰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고 말했다고 해요. 일본에서는 2021년 3월 발매되자마자 파격적인 내용으로 엄청난 이슈를 일으킨 화제작이자 최고의 문제작이 되었고, 제34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기시 요시유키 감독의 동명 영화 <정욕>은 제36회 도쿄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 관객상을 수상했어요. 국내에는 올해 개봉될 예정이고요.
소설은 가정 환경, 성적 취향, 외모 등 제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세 사람의 이야기를 각각 들려주다가 한 인물의 죽음을 기점으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고 있어요. 요코하마 검찰청에 근무하는 검사인 데라이 히로키, 쇼핑몰 침구 전문점에서 일하는 기류 나쓰키, 유독 남성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대학생 간베 야에코 외에도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된 대기업 직원과 대학에서 유명한 준(準) 미스터 미남으로 알려진 대학생이 등장하네요. 사람은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는데 역시나 소설 속 인물들도 각자 내밀한 사정을 몰랐다면 그저 평범한 이웃으로 보였을 거예요. 일본 소설이지만 사는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내용일 것 같아요. 구체적인 사건 내용과 그들의 사연을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전부 욕망 때문이라는 거예요.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은밀한 욕망과 서로 연결되기를 원하는 욕망... 다른 듯 다르지 않은 그 욕망들이 뒤섞여 커다란 소용돌이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맞닥뜨리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소용돌이의 위력을 예측할 수 없을 거예요. 이 책을 읽는 순간 그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아직까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요. 본질은 욕망을 가진 인간들의 관계 안에 있는 그것, 결국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어떻게 해야 잘 맺을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돌아가야 해요. 쉽사리 답할 수 없는 문제를 떠안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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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즐 2024-05-01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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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사람의 가치관마저 바꿔버린다는 문제작이자 온갖 찬사와 수상 경력을 나열하기만 해도 공간이 모자랄 정도로 2022년 일본 전역을 뒤흔들었던 화제작 [정욕]을 드디어 한국어판으로 만나게 되었군요!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그것이 오직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일 때만 그걸 이해하려고 하고, 어디까지나 내가 있는 쪽이 ‘보통‘이고 ‘정상‘이라는 오만함에 빠져 있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 그리고 그동안 출간된 저자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는 독자들이라면 아사이 료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결코 놓쳐셔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darealbeㅣ 2024-04-20
안녕하세요. 세상을 살아갈 때에 다른 사람들과 그리고 사회는 언제나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잖아요? 저도 이 소설책의 검사 히로키처럼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검사 히로키와 직원 나쓰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함께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믿는 대학생 야에코가 서로 연관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그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이 어쩌면 공통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소설속 한 인물의 죽음은 또 다른 믿을 수 없는 어떤 사건으로 이어지게 되고 그 여러 욕망들에서 오는 이야기들은 어떻게 이 문제를 이끌어가고 해결해나갈지 궁금해요. 그리고 올바른 욕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이 아닐까 싶어서 더욱 기대되고 읽고 싶어요. rockㅣ 2024-04-20
다양성을 존중하는 독자에게 소수자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제시하며 바른 욕망이란 무엇이고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물어서 혼란스럽게 하는 책이라고 해서 걸작일지 문제작일지 궁금해서 기대가 됩니다 wlwnsgh3ㅣ 2024-04-20
일본을 뒤흔든 화제의 베스트셀러라니 더욱 궁금해서, 이 책의 책소개를 보았는데요. 내일도 미래에서 보면 그때가 되고, 내일 더 늘어난 관계가 또 세상에 묶어 주는 그물 일부가 된다는 그 구절이 참 인상에 남더라고요. 무엇인가 직선적으로 감정이 요동치는 그런 욕망이 아니라, 무척 탄탄하게 길어 올리면서도 그 욕망의 색깔이 무척 도덕적이고 올바른 욕망의 길로 이끄는 책일 것 같아서 읽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이 책을 연세가 많으신 작가님께서 쓰셨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가님의 나이가 무척 어리셔서 놀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내주셔서 반갑기도 하고 응원하고 싶기도 합니다. 여러 욕망이 다가올 때, 그 가치관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신념을 심어줄 것 같아서 무척 궁금한 책이에요. 정욕! 기대됩니다. 응원할게요^^ 징검다리ㅣ 2024-04-20
‘욕망‘을 주제로 세 사람의 내면과 심리, 공통점을 통해 고독과 절망, 욕망에 관한 메세지를 던지는 <정욕> 무척 기대됩니다. 씨앗ㅣ 2024-04-20
인상적인 작품일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읽고 싶어요. 아리에시아ㅣ 2024-04-20
일본에서 화제작이고 영화화한 원작이라 더 기대되네요 again 20ㅣ 2024-04-20
추천평을 보니 어떤 스토리일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심장이 뛰는 충격적인 소설을 읽고 싶어요. 아루ㅣ 2024-04-20
올바른 욕망에 대한 탐구를 담은 소설 <정욕> 기대됩니다.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 acythanㅣ 2024-04-20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실을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포도ㅣ 2024-04-20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것 같아서 책내용이 너무 기대됩니다 ! 융융iiㅣ 2024-04-20
올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게만드는 정욕이 기대돼요!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을 중요시하는 사람과 연결을 멀리하는 사람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를 존중하며 연대하며 살아야한다고 믿는 사람 이 세 사람이 연결되어 일어나는 사건은 대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것인지 궁금해서 기대돼요! 이 세 인간군상들은 과연 어떤 모습을 담고 있을까? 나는 과연 어떤 사람에 속하는지 돌아보게만들것 같아서 기대돼요 마이령ㅣ 2024-04-20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lilycoffeeㅣ 2024-04-20
많은 기대하고 있어요 paperdoㅣ 2024-04-20
무엇을 예상하든 예상을 시원하게 빗겨나간다는 추천글이 흥미를 불러일으키네요. 문제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읽는 것만으로도 문제에 휘말리는 듯한 내용이라니 너무 기대됩니다. 영화도 나온다니 꼭 보고싶어요. 캇캇ㅣ 2024-04-20
정말 기대되네요 rainy22ㅣ 2024-04-20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됩니다! 인생무상ㅣ 2024-04-20
욕망이라는 주제에 걸맞은 다양한 내용과 이것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에 대하여 많은 부분을 들여다 볼수 있는 내용이 상당히 기대됩니다. ikb0407ㅣ 2024-04-20
세상 모든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욕망 그리고 가치관과 더불어 그들이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에 대하여 많은 내용이 함축적으로 잘 들어가 있어서 기대됩니다. dlarhksqls07ㅣ 2024-04-20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의 내용이 상당히 기대됩니다. sunny55ㅣ 20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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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산책(202404)
4월에는 책을 열심히(?) 사지는 않았다. 기대별점 이벤트로 모은 적립금 쓸 생각에 일주일에 한 권 정도는 사고는 했는데 뭐랄까 열광적으로(?) 사게 되지는 않더라. 읽을 책이 쌓여 있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열 권 왕창 대출해온 책들도 있기도 하고 이래저래 그랬던 듯. 그런데 그 와중에 다락방 너마저 책을 안 사고 있어?! 실망이다..... 그랬더니 다시 책 사기 시작한 다락방! 말도 잘 듣는다. 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그간(?) 산 책을 올려본다. 은오가 왜 요즘 산 책 안 올리냐고... 잔소리하기도 하고.....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세상의 발견>
리스펙토르 이 언니 참 난해한데 계속 읽게 만들게 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이 두꺼운 책, 심지어 가격도 비싸서(정가 43,000원) 선뜻 사지는 못하고 장바구니에 일단 담아뒀었는데 오잉!? 알라딘이 아니 북하우스가 이 책 사라고(엥?) 베리 로페즈 리뷰대회 1등 적립금을 주는 바람에 두 권이나 샀다(엥?) 내 거 사기 전에 은오에게 먼저 보냈다(곰탱아 이 정도면 찐사랑 아니니? ㅋㅋㅋㅋㅋ)- 곰탱이랑 서재 합치면 이 두꺼운 책이 두 권이나 나란히 있을 듯?(그동안 <언니 얼려도 될까요?>에 목마른 알라딘 언니들을 위한 깨알 드라마 방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은오한테 보낼 무렵에는 땡투할 사람이 전무했고, 내 거 살 때는 그사이 공쟝쟝이 페이퍼 쓴 게 있어서 쟝에게 땡투.... 붕대값 0,00000001%에 보태고 다리 얼른 나으쇼!!

맥스 커틀러.케빈 콘리, <컬트- 세상을 경악시킨 집단 광기의 역사>
이 책도 재미날 거 같다. 컬트- 왜 사람들은 컬트에 빠져들까? 컬트 지도자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을까? 20세기 이후 세상을 경악하게 한 집단 광기의 역사를 탐구하는 책. 맨슨 패밀리부터 시작해서 목차만 봐도 흥미진진하다.

샹탈 자케, <몸-하나이고 여럿인 세계에 관하여>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을 읽고 나니 샹탈 자케에게 반해서 이 사람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어졌다. 그런데 현재까지 번역 출간된 책은 <계급횡단자> 제외하고는 이 책이 유일하더라. 이 책도 흥미로워 보인다. 이 책 역시 그린비에서 출판. 그린비 만세. 그나저나 땡투 하려고 보니 공쟝쟝이 사두고 몇 장 펼쳐 읽다만 듯? 아무튼 쟝에게 땡투. 다리도 다쳐서 냥이 두 마리 케어하기 힘들 텐데 츄르값에 보태 ㅋㅋㅋㅋㅋㅋ

스피노자, <에티카>
자케의 <계급횡단자>들을 읽은 사람이라면 분명히 스피노자가 읽고 싶어질 것이다. 스피노자와 에티카, 그동안 이름만 무수하게 들어봤을 뿐인데, 드디어 읽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아아아아아니 그런데 진짜 에티카! 이 정도가 최선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네, 전에 다락방이 스피노자 에티카 읽고 싶다고 페이퍼 쓴 거 보면서도 책 표지들이 참.... 하고 절레절레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내가 책을 사기 위해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이 책보다 더 나은 대안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샀다. 락방아 땡투 나야.... ㅋㅋㅋㅋㅋ 너는 이 책을 고민만 하다 사지는 않은 것 같지만 아무튼 내가 먼저 읽어볼게.

별빛처럼 영롱한 스피노자....ㅋㅋㅋㅋㅋㅋㅋ 아 표지 힘드네...
진짜 별이 쏟아질 거 같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서체?!?!?!?!? 대충격
내지 편집은 이렇습니다. 서체는 계속 보니 적응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ㅋㅋㅋㅋㅋ 나 저 서체 진짜 싫어하는데.... 저 서체를 제목으로 쓰는 패기!
아무튼 그래도 이 책이 <에티카> 중에서는 최선인 듯합니다......

필립 피셔, <열정에 대하여 - 분노, 공포, 애도, 수치 … 감정의 지리학>
저자 필립 피셔는 “강한 감정이나 열정은 어떤 인지 가능한 세계를 만들고, 이 세계는 열정적인 또는 격렬한 상태를 경험하는 순간에만 나타나는 구분선으로 만들어진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열정을 분노/공포/애도/수치의 네 가지 범주로 나누어 살펴본다.

조르주 바타유, <파시즘의 심리구조>
오잉 <에로티시즘>의 바타유가 파시즘도 연구했어? 궁금해서 샀다. 그런데 이 책 대학교재로 자주 사용되는지 “스프링 분철”서비스 해준다는데.......... 네?! 스프링 분철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얇은데요?

우치다 다쓰루,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라는 제목에도 공감했고 우치다 다쓰루 선생의 주장에도 공감하는 편이다. 책은 결국 읽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져야 한다는 말, 이 세상에는 세속적인 공간, 초월적인 공간이자 그런 세계가 있어야 한다는 말, 그리고 그것이 책과 책이 만드는 세계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그리고 전자책은 줄 수 없는 종이책만의 그 세계도.
[eBook]

이현재, <악셀 호네트>
전자책 적립금 모은 거 써야 할 거 같아서 구매. 악셀 호네트 <인정투쟁> 읽기 전에 또는 읽고 난 후 예복습용으로 좋을 것 같아서....

B. 파스칼, <팡세>
이것도 뭔가 최근에 읽은 책 때문에 드디어 읽어야겠다! 생각하게 되어서 구매. 나는 이런 식의 아포리즘에 취약한 편이라(집중하기 어려움) 미루고 미루기만 했는데 이제 마침내 읽겠습니다.
아니 잠자냥, 실망이다! 소설을 안 사다니! 하는 분들을 위해 그동안 이런 소설을 사서 읽고 되팔려고 챙겨두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줄리아 스트레이치,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

샐리 루니,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제시카 앤드루스, <젖니를 뽑다>

아사이 료, <정욕-바른 욕망>
이미 다 읽고 100자평 남김. 다 별 넷. 근데 별 네 개보다는 살짝 부족한 느낌. 별 네 개가 4.0이라고 치면 저 책들은 대부분 3.7정도. 줄리아 스트레이치는 국내 초역 작품과 처음 소개하는 작가 책을 읽어봤다는 데 의의를 두고, 샐리 루니는 역시 나랑은 안 맞는구나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젖니를 뽑다>는 MZ 여성 작가 소설을 읽어봤다는 데 의의를 두고, <정욕>은 소문난 잔치 먹을 거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아무리 생각해도 그 페티시가 그렇게까지 부끄러워 할 페티시인지 모르겠네? 난 내가 그런 페티시 있으면 친구들이나 뭐 가까운 사람한테는 그냥 말할 거 같은데. 난 “000을 보면 흥분해!” 이게 그렇게 부끄러운가?! 아무도 이해 못 할 거라고(아니 그리고 꼭 이해받아야 하나?? <-이건 본인들도 알고 있는 듯) 가드치고 자기들끼리 서로 부둥부둥 쉴드 쳐주는 거 같기만 하다....

스티키 북마크(120매) - 마티스
색깔이 다채롭기를 바라는, 더 예쁜 색깔이 나오길 바란다는 망고 님 100자평을 알라딘이 접수한 듯? 마티스랑, 클림트 버전 두 가지로 나왔다. 난 클림트보다는 마티스 그림을 더 좋아해서 일단 마티스로 구매.
그리고 선물받았다.

실비아 플라스, <낭비 없는 밤들 - 실비아 플라스 작품집>
받고만 있지는 못하는 은곰탱이가 책을 보냈는데, 하필이면 때마침 도서관에서 빌려왔던 <탈코르셋> 이 한 권과 실비아 플라스 <낭비 없는 밤들> 두 권이 아닌가. <탈코르셋>은 취소하라고 협박해서 겨우 취소시키고 이 한 권만 받았다. 실비아 플라스의 국내 초역 단편과 산문 모음집.
그래도 진짜 덜 산 거 같지 않습니까?!
그나저나 곰탱이는 요즘 이렇게 스티커 제작 솜씨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 지하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곰탱이에게 드레스 입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은오는 잘 있습니다.
마무리는 우리 막내.... 아니 여보세요, 지금 어디 들어가 계신 거죠???
아...저녁밥 달라고, 밥창고에 들어가셨네요....나와 아가야 밥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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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4-20 공감 (46)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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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욕망
다수에 속하지 않는 것은 두렵다. 주류에서 배제되는 일은 서럽다. 인종, 직업, 연령. 심지어 어느 연령에 따른 사회적 기대를 충족시키는 일도 그러하다. 졸업, 취업, 결혼, 출산. 산다는 일은 어쩌면 이런 사회적 압력과 기준에 억지로 나를 순응시키고 맞추거나 거부하는 일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거기에 부합해도 벗어나도 매일은 투쟁이다. 그것은 나의 내면이 아닌 외부에서 오는 것이기에 그러하다. 생명과 나름의 주관을 지닌 내가 그런 것에 매순간 들어맞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 틈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스트레스가 자아내는 고립감은 가벼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때로는 무비판적으로 맹목적으로 단지 거기에 그런 기준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걸 정답이라 믿어버리기도 한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자신의 길을 가기보다는 군중을 따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의 뇌에는 무리를 추종하는 습성이 생존 전략의 하나로 녹아들었다.
-<'나'라는 착각> 그레고리 번스
그게 일종의 진화론적 생존 전략이라는 발견은 놀랍다. 즉 인류는 다수의 선택에 기대어 생존해 왔기에 군중논리에 휘말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독자적인 노선은 위험하다. 모두가 따르는 무리의 규칙, 기대를 벗어날 때 생존에는 위기가 온다. 그 무리에서 제거되거나 배제되는 걸 기꺼이 감수할 만한 용기를 지녀야 한다. 설사 그런 용기를 가지고 있다 해도 그 결행의 순간은 어렵다.

아사이 료의 <정욕>에서의 욕망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그 정욕이 아닌,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에 도발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정욕이다. 등교 거부를 하고 유튜버가 된 초등학생, 이성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정작 그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대학생, 식품 영업부와 침구 전문점에서 일하는 중등 동창들이 만나는 지점은 사람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특이한 페티시즘이다. 사회에서 흔히 연상하는 이성애 대신 그들이 집착하는 욕망의 대상은 그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소외시킨다. 다수에 설 수 없는 욕망의 접점에서 그들이 소통하게 되고 연대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정욕>은 분명 힘이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작가의 힘은 이야기의 서사력 자체에 있지 메시지에 있지 않다.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가 반드시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 비틀린 욕망조차 소수자이기에 정당화되어야 한다,는 위험한 사고의 불균형이 언뜻 노출되는 지점이 있다. 사회적 약자는 욕망으로서 분류되는 기준 안에 있지 않다. 그 욕망조차 타고나는 것이라 항변한다면 이 세상 모든 도덕률이 설 지점을 잃는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과 읽게 만드는 흡인력에 작가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대한 숙성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더해진다. 어떤 이야기는 그런 면에서 위험하다. 이야기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저도 모르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스며져 나와야 한다. 서사가 메시지의 방편이 될 때 그건 때로 칼이 된다. 작가는 시종일관 인물들의 이야기에 간섭한다. 이 간섭조차 때로는 작가 자신이 경계했던 일종의 배제가 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삶 속에서 모두가 분투한다. 그걸 존중하는 건 당연하다. 다수의 논리를 강요하는 것도 때로 잔인한 폭력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나의 독특한 욕망이 타인의 몸을 매개로 하는 관계성에서 실현될 때 그것은 어떤 한계와 한도를 상정한 상태에서 기능하여야 한다. 상호 합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상대가 독자적으로 성숙한 판단을 내릴 여건이었는지에 대한 고려도 함께 하여야 한다.
다수는 절대선이 아니다. 소수도 절대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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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4-04-05 공감 (4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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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주말에는 여동생과 남동생 가족들이 오기로 되어있었다.
엄마는 둘째조카가 좋아하는 돼지갈비찜을 해두셨다. 나는 막내조카와 여동생이 좋아하는 치아바타를 굽기로 했다. 흠, 그렇다면 같이 먹을 쪽파크림치즈도 만들어야지. 첫째조카가 좋아하는 토마토스프도 해야겠다. 올케는 감바스를 좋아하지. 그렇게 토요일은 바빴다. 차례차레 동생네 가족들이 도착했을 때, 나는 마지막 빵을 구워내는 중이었다.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타미야, 토마토 스프 먹을래? 물으니 좋다고 했다. 그렇게 좀전에 완성시켜둔 토마토스프를 데우고 있는데 타미는 내 옆에 와 서며 내게 말했다.
"나 온다고 토마토스프 만들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자식 ㅋㅋ 응 ㅋㅋㅋㅋㅋㅋㅋㅋ 타미는 내가 만든 보람이 있게 오자마다 토마토스프 두 그릇을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더니 저녁에 '내가 뭘 먹은게 있다고 배가 부르지?' 한다. ㅋㅋ 치아바타에 버터 바르고 토마토스프까지 발라 먹었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김ㅋㅋㅋㅋ
둘째 조카는 나의 쪽파크림치즈에 도대체 크림치즈에 파를 넣으면 무슨 맛이냐고 맛이 이상할 것 같다는게 아닌가. 하나 발라줄테니까 일단 조금만 먹어볼래?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치아바타를 한 입 크기로 잘라 쪽파크림치즈를 쳐발쳐발해 입에 넣어주었다. 이내 둘째 조카는 두 눈이 커지면서 너무 맛있다고 계속 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요일, 모두가 돌아가고 집을 대청소하는데, 아이고야, 아가조카가 두고 간 장난감이 보인다. 이거 잘 가지고 놀던데. 나는 남동생에게 전화해 이거 월요일에 가져다줄게, 하니 남동생이 그러라고 한다. 그리고 아가조카를 바꿔줬는데 아가조카가 고모 그거 내일 가져다줘~ 한다. 어우 너무 귀여워. 응, 하니 전화 끊으면서 사랑해~ 한다. 귀요미 ㅋㅋㅋㅋ 그 장난감이 바로 이것.
아니 장난감도 귀엽지 않나요? 아가도 귀엽고 장난감도 귀엽다.
그런데 아가라고 부르면 안된다. 울엄마가 토요일에 아가조카에게 아기라고 했더니 아가 조카가 "나 이제 아기 아니야. 네 살이야!" 하면서 손가락 네 개를 펼쳐보이는거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ㅠㅠ 손꾸락도 너무 귀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일요일에, 모두 돌아가고난 뒤, 집 청소를 깨끗이 마치고, 나는 어차피 샤워할 거, 달리고나서 샤워를 하자, 하고는 스맛폰과 (유선)이어폰을 챙겨가지고 나갔다. 동네 초등학교가 오픈되어 있으려나? 만약 안되어있으면 어디로 간다? 걱정하며 갔더니 옳지, 문이 열려있다. 그렇게 나는 동제 초등학교로 들어갔다. 한낮이었고, 나는 며칠전 미리 다운 받아두었던 <런데이> 앱을 실행시켰다. 그리고 앱에서 목소리가 안내하는대로 걷기 시작한다.
5분간 천천히 걷기를 하다가 방송이 안내하는대로 천천히, 옆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이내, 울컥 치밀었다. 내가, 달리고 있다니.
달리기는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내 삶에 있어서 다른 운동을 추가한다면, 그것이 달리기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달리기가 싫었다. 그리고 싫다. 학창시절 체육시간을 싫어했는데, 그 때도 제일 싫은건 달리기였다. 저 앞에서 남자 체육선생님이 달리라고 신호를 보내면 전속력으로 달려야하는데, 나는 남들보다 가슴 사이즈가 컸고, 그걸 저 앞에서 저 사람이 보고 있다는게 너무 싫었다. 느리게 달린다고 덜 흔들리는 것도 아닌데 나는 달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가 없었다. 더 빨리 달리고 싶다는 욕망같은 건 없었고 이 가슴이 제발 출렁이지 않았으면 했고, 어서 이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바라기만 했다. 내게 달리기는 그래서 너무 싫은 행동이었다. 주변에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런데이앱으로 효과를 본다고 말한적이 수두룩한데도 나는 그것은 나와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여동생으로부터도 듣게 됐다. 여동생은 이제 런데이앱으로 달리기 시작한지 3주차가 되었다면서 달릴 때마다 얘기했고 등뒤로 땀이 나는 것의 기쁨을 이야기했다. 그래? 1,2주 정도 들으면서 나도 앱을 깔아보았다. 깔고나서 앱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본 후, 흐음, 나도 한 번 해볼까, 그렇다면 오늘 한 번, 한지가 일주일인데 막상 집에 들어간 후에 뛰려고 다시 나오는 의지가 전혀, 전. 혀. 발현되지 않았다. 그러던 일요일, 샤워하기 전에 한 번 도전해볼까? 했던거다.
앱에서 안내한 대로 5분여 걸은 뒤에 이제 뛰라는 구령에 맞춰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아, 내가 뛰고 있다. 내가 뛰고 있네! 내가 뛰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관련없어 보이는 파리의 센강 이었다. 재작년 파리에 가서 센 강 앞에 섰을 때, 와, 내가 센강에 오게 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인생의 이 시점에 예측하지 못한 곳에 이렇게 와있네, 하며 벅찼던 기억이 떠오른거다. 와, 내가 달리기를 할 줄은 몰랐는데, 달리고 있어!! 내가 달리고 있다!! 비록 앱에서 안내한대로 아주 천천히 달리는거지만, 이, 내가, 달린다고? 달리다니!
1주차 1회에서는 23분동안 운동하게끔 되어있다. 그중에 내가 뛰는 시간은 1분씩 다섯번, 고작 5분이다. 그 전과후는 다 걷기로 구성되어 있다 앱에서는 이것이 인터벌 운동이며 효과가 좋다고 되어있더라. 나는 얼마전 인스타에서 보게된 설현의 짜장면 먹는 방송도 떠올렸다.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나혼자산다>에 나온 설현은 짜장면과 탕수육을 아주 잘 먹고 있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운동을 많이 해서 살이 빠지기 때문에 먹고 싶은건 마음껏 먹는 편이라고 했다. 나는 '마음껏 먹는편'이지만 그 전자, '운동을 많이 해서'와는 상관없었던 사람. 설현과 같은 거라곤 오직 먹고 싶은걸 마음껏 먹는 것에만 그쳤던 사람, 나는 설현의 그 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나도 저렇게 해보자. 많이 먹을 때 '나는 운동을 많이 해서 괜찮아!' 라는 말을 해보자.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그렇게 나는 런데이 1회차를 마쳤다. 두둥-
동네 작은 초등학교라 몇 바퀴를 돌았네 ㅋㅋㅋ 뛸 곳이 동네에 저기 뿐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작 처음, 1회 했을 뿐이고 앞으로 내가 계속할지는 모르겟지만, 현재로는 이 앱에서 안내하는대로 8주를 모두 도전해 완료해보고 싶다. 그 뒤에 마라톤을 나가겠다는 목표 같은 건 없지만, 8주간의 꾸준한 달리기가 내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꾸준히 할 수 있을까? 노력해보아야겠다.
이, 내가, 달린다니!! 꺄울 >.<
책을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요일에 희망도서 찾으러 도서관에 다녀왔는데, 희망도서에 대해 말씀드리니 엄마는 '도서관에서 니가 읽고 싶은 책을 사준다고?' 하시면서, '그러면 너 책 살 필요가 없네, 집도 좁은데!!' 하셨다.
엄마...
이번주엔 적게 샀어요.
장안의 화제 [정욕] 을 사보았다. 정이 바를 정이라, 오호라, 어디 한 번 .. 그런데 한문 정욕은 작고 한글 정욕은 커서 이거 들고 다니면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이 정욕이 그 정욕인줄 알겠지? 그래, 나 정욕 읽는다, 왜, 뭐, 뭐!!
[빨간집] 책 링크 올리려고 검색했는데 내가 산 표지가 안보여서 보니까 얼라리여, 나는 붉은집으로 검색했었네 ㅋㅋㅋ 붉은 집 검색해도 빨간집 나오게 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주엔 두 권 샀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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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4-01 공감 (29)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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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독서 모임 후기를 쓰는가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세속’)는 독자들이 만든 독서 모임이다. <세속>의 현재 나이는 1살이다. 나보다 더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을 만난 덕분에 지금도 <세속>은 살아 있다. <세속>은 여전히 자라는 중이다.
독서 모임 후기는 독자들의 말을 그러모아서 가지런히 정리한 글이다. 독자들의 생각 흔적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이다. 하지만 독자들의 말과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 휘리릭 사라진다. 독자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면서 동시에 쓸만한 내용을 머릿속에 허겁지겁 담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써야 한다. 얼른 쓰지 않으면 조각난 대화가 흐릿해진다. 나는 작년 연말 모임 때 올해 <세속> 후기 쓰기를 미루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3월의 세계 문학, 조약돌 님의 추천 도서]
* 페터 빅셀, 이용숙 옮김, 《책상은 책상이다》 (위즈덤하우스, 2018년)
<세속> 3월의 세계 문학 도서는 스위스의 소설가 페터 빅셀(Peter Bichsel)의 단편 소설집 《책상은 책상이다》이었다. 조약돌 님이 추천한 책이다.
약돌 님이 직접 발제를 만들었고, 모임 진행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모임이 있는 그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내가 9시 30분까지 야근하게 된 것이다. 모임이 시작되는 시간은 8시다. 모임이 마무리되는 시간은 10시부터 10시 30분 사이다. 대화가 길어지면 11시에 마치기도 한다. 일 끝나자마자 바로 모임 장소에 갔지만, 내가 도착할 때 10시 조금 넘었고, 모임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집에 가려고 이제 막 자리를 뜨려는 참석자들과 잠깐 인사하고 헤어졌다. 이날은 모임 참석자가 많았다. 새로 온 참석자들도 있었다. 약돌 님의 모임 진행을 엄청나게 기대했는데, 끝내 보지 못했다. 나는 지각과 불참을 동시에 달성한 모임장이 되었다.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4월의 세계문학, 정유정 님의 추천 도서]
* 오에 겐자부로, 서은혜 옮김 《개인적인 체험》 (을유문화사, 2009년)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5월의 세계문학, 향기 님의 추천 도서]
* 아사이 료, 민경욱 옮김 《정욕(正欲): 바른 욕망》 (리드비, 2024년)
4월과 5월 모임은 나뿐만 아니라 <세속> 독자들 모두가 만족한 모임이었다. 독서 모임 지정 도서가 된 일본 문학 작품을 두 달 연속으로 읽는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6월의 세계 문학, 조약돌 님의 추천 도서]
* 토머스 드 퀸시, 김석희 옮김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시공사, 2010년)
* [품절] 토머스 드 퀸시, 김명복 옮김 《어느 영국인 아편 중독자의 고백》(펭귄클래식코리아, 2011년)


* 토머스 드 퀸시, 유나영 옮김 《심연에서의 탄식 / 영국의 우편 마차》(워크룸프레스, 2019년)
* 토머스 드 퀸시, 유나영 옮김 《예술 분과로서의 살인》(워크룸프레스, 2014년)
6월의 세계 문학 도서는 토머스 드 퀸시(Thomas De Quincey)의 에세이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이었다. 이 책도 약돌 님이 추천했다. 약돌 님이 추천한 번역본은 지금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펭귄클래식코리아’ 판본이었다.



서평을 썼을 정도로 책을 여러 번 재독했다. 드 퀸시가 쓴 다른 글도 읽었다.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의 후속작이 《심연에서의 탄식》이다. 드 퀸시의 글이 세계 문학 고전 작품으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논증하는 글을 쓰려고 준비했으나, 시작도 하지 못했다.




모임 다음 날인 토요일에 <세속> 1주년 모임이 있었다. 1주년 모임 장소는 ‘카페 스톨토크’로 정했다. 이번 달에 시작한 철학 공부 모임을 만든 김 사장님께서 그날 하루 전체 대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다. <세속> 1주년 기념 케이크는 <세속> 모임 장소인 카페 ‘인더가든’ 사장님이 직접 만들었다.
오랜만에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하고 대화했다. 이날 스몰토크 김 사장님도 함께했다. 약돌 님의 취미는 바이올린 연주다. 약돌 님은 자신의 바이올린을 가져와서 연주했다. 김성현 님은 보드게임을 즐긴다. 그분의 가방 안에 책과 보드게임이 든 상자 여러 개가 들어 있다. 그날 늦게 남은 사람은 나를 포함한 네 명이었다. 네 명은 보드게임 몇 판 하고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먹고 노느라 모임 후기 쓰는 것을 미루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5년 7월 도서, 김성현 님의 추천 도서]
* 스티븐 레비츠키 · 대니얼 지블랫 함께 씀, 박세연 옮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 (어크로스, 2018년)
[<읽어서 세계 문학 + 향기의 미스터리 속으로> 2025년 8월 도서, 향기 님의 추천 도서]
* 정해연 《홍학의 자리》 (엘릭시르, 2021년)
7월과 8월 모임 지정 도서는 세계 문학과 살짝 거리가 먼 책들이었다. 7월 도서는 성현 님이 추천했다. 책 이야기보다는 국내의 굵직굵직한 정치적 이슈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정치에 관한 대화를 깔끔하게, 균형 잡히게 쓰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그래서 7월 모임 후기를 과감히 포기했다.


8월 모임의 콘셉트는 <향기의 미스터리 극장>이다. 작년에 서점 ‘일글책’에서 시작된 추리 문학 전문 모임이다. 향기 님은 일 년 만에 두 번째 모임을 진행했다.

* 정해연 《드라이브》 (앤드, 2025년)
모임장 향기 님은 정해연 작가의 작품 세계를 정리한 팸플릿을 직접 만들었다. 그리고 향기 님은 정현정 님에게 정해연 작가의 다른 소설 《드라이브》를 추천했다.
독서 모임 후기는 서평보다 쓰기 어렵다. 서평의 주인공은 책이다. 독서 모임 후기의 주인공은 모임에 참석한 독자들이다. 독서 모임에 참석한 독자들의 다양한 생각을 제대로 정리해서 독서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다른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어렵게 시간 내서 독서 모임에 참석한 주인공들의 생각을 빛나게 해주고 싶은데, 막상 쓰려고 하면 자꾸만 내 생각이 주인공들의 생각을 침범해서 가린다. 그래서 독서 모임 후기를 다 쓰고 나서도 마음이 뿌듯하기보다는 개운치 않다. 완성된 독서 모임 후기를 공개하면 모임에 참석한 분들에게 마음에 안 드는 내용이 있으면 꼭 알려 달라고 부탁한다.


* 버지니아 울프, 최애리 옮김,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열린책들, 2022년)
* 버지니아 울프, 박인용 옮김, 《보통의 독자》 (함께읽는책, 2011년)
독서 모임 후기는 모임의 성격과 참석자들의 취향을 대강 파악할 수 있게끔 해주는 글이다. 그리고 도서 큐레이션 역할도 할 수 있다. 도서 큐레이션은 책방을 꾸리는 책방지기, 북 인플루언서, 북튜버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지 않아도, 전문가가 아니어도,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도서 큐레이션을 할 수 있다.
내가 여태까지 여러 번 강조한 ‘독자’는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가 선호한 ‘보통의 독자’를 뜻한다. ‘보통의 독자’는 특별한 문학 훈련을 받지 않은 독자다. 울프는 「서재에서 보낸 시간」이라는 에세이에서 ‘보통의 독자’ 유형과 비슷한 ‘독서가’의 모습을 제시한다.
진짜 독서가는 본질상 젊다. 그는 호기심이 강하고 아이디어가 풍부하며 사람들과 잘 소통하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이다.
어떤 작품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자기 나름의 이유를 찾아내야만 하며, 이것이 우리를 한층 더 주의 깊게 만드는 동시에 우리가 정말로 고전 작품들을 읽고 이해했다는 최상의 증거가 된다.
(버지니아 울프, 「서재에서 보낸 시간」 중에서,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수록, 12쪽과 17쪽에 있는 문장을 발췌했음)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을 만든 독자들은 정신적으로 젊은 독서가들이다. 이분들은 내가 눈여겨보지 못한 책들이 왜 좋은지, 왜 읽어야 하는지 분명하게 말할 줄 안다. 젊은 독서가들이 추천한 책들이 없었으면 독서 모임은 유지되지 못했을 것이다. 독서 모임이 사라지면, 나는 (울프가 말한) ‘박식하고, 책에 몰두해 있는 외로운 열정가’로 살아가고 있지 싶다. 책을 더 많이 사는 대신에 젊은 독서가들을 많이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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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5-10-10 공감 (26)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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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서 태어난 성
대구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5월의 세계 문학

아사이 료
민경욱 옮김
《정욕(正欲): 바른 욕망》
리드비
2024년

2025년 5월 31일 금요일
저녁 8시~10시 35분
장소: 인더가든
<5월의 세계 문학>을 만든 독자들
[진행, 도서 추천, 발제]
향기
[보조 진행, 북클럽투르기, 윤색, 사진]
최해성
[참여]
조약돌, 김성현, 이우리, 이금재, 이문수
※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記)
독서 모임 후기 엮은이.
‘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 또는 이러한 작업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
‘성(性)’은 항상 우리 곁에 있는 단어입니다. 성은 내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알려줍니다. 대다수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하나의 성을 인식하면서 살고 있어요(cisgender). 하지만 성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다양해요.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특성을 같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intersex). 한 개의 성을 정한 채로 평생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어요(non-binary).
성(性)은 ‘心(마음 심)’과 ‘生(날 생)’이 만나서 생긴 단어입니다. 매력적인 사람을 만났을 때 생기는 성적 끌림과 성욕,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면서 드러나는 성적 취향은 한 사람의 ‘마음(psyche)’에서 생기는 것들입니다. 물론 마음(心)에서 태어난(生) 성(性)이라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천성(天性)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은 살아 있습니다(生). 생생한 성은 호기심(psyche)을 느끼며 변화에 민감합니다. 주변 환경이나 자주 만나는 사람들의 영향을 받으면 미처 알지 못했던 성적 취향을 발견하고, 어떻게 하면 성적 만족을 느낄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성욕은 ‘두 개의 뜻을 가진’ 정욕입니다. 정욕(情欲)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욕구를 뜻한다면, 정욕(情慾)은 성적 욕망을 뜻해요. 앞서 제가 말한 ‘마음에서 태어난 성’을 떠올린다면, 정욕(情欲)과 정욕(情慾)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성욕을 ‘두 개의 뜻이 포개진’ 정욕으로 이해하고 싶어요.
여기에 일본의 작가 아사이 료(朝井リョウ)는 성욕에 자신이 생각하는 ‘세 번째 정욕’의 뜻을 얹었습니다. 그가 제시한 ‘세 번째 정욕’은 ‘바른 욕망’을 뜻하는 정욕(正慾)입니다. ‘정욕(正欲)’은 2021년에 나온 작가의 소설 제목이기도 합니다.

* 막스 베버, 전성우 옮김 《직업으로서의 학문》 (나남출판, 2017년)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는 유능한 교수라면 이렇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능한 교수는 학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불리한 사실(inconvenient facts)’을 인정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불리한 사실’은 학생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견해와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불리한 사실’은 편안한 지식에 의존하는 우리에게 도전하는 지식입니다.
아사이 료의 소설 《정욕: 바른 욕망》은 독자들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주류에 반하는 소수의 의견과 가치관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차원에서 ‘다양성’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다양성’은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를 보호하는 방패와 같은 단어입니다. 그러나 소설은 우리가 쉽게 생각하고, 때로는 착각하기 쉬운 ‘다양성’의 한계를 보여주기 위해 ‘불리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다양성, 이 단어 속에는 축복과 비슷한 이미지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과 다른 존재를 인정하자.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더라도 당당하게 가슴을 펴자. 나답다는 데 당당해지자. 타고난 속성을 다른 이가 판단하는 건 틀렸다.
가슴이 상쾌해질 정도로 축복이 반짝이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결국, 소수자 가운데서도 주류에게만 해당하는 말이자 말하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안의 ‘자신과 다른 것’에만 해당하는 말입니다.
상상을 초월한 나머지 이해하기 힘든, 직시할 수 없을 만큼 혐오스러운 거리를 두고 싶어지는 것에는 단단히 뚜껑을 닫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들이죠.
(8~9쪽)
소설에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 ‘이상 성욕’을 가진 인물들이 나옵니다. 수도꼭지를 틀자마자 힘차게 뿜어나오는 물에 성욕을 느끼는 남자는 수도꼭지만 떼어내 훔칩니다. 소설 주인공은 이성과의 성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해 불만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성관계 도중 이성의 눈동자에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면 쾌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소설 속 인물들의 정욕(성욕)과 성적 취향이 상당히 낯설고 이해하기 힘들어도, 그들을 차별하지 않기 위해 ‘다양성’이라는 단어를 가져옵니다. 하지만 다양성은 우리에게 불쾌감을 주고, 도덕과 상식에 완전히 벗어난 정욕을 위한 방패가 되어주질 못합니다. 소설은 ‘다양성’을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에 그치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성’이라는 단어를 편안하게 쓰는 독자들을 향해 ‘불리한 사실’을 계속 던지고 있습니다. 결국 ‘다양성’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정욕은 자신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다수가 지극히 ‘정상적인’ 상식(또는 도덕)에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것입니다. 소수(비주류)가 다수(주류)의 기준에 맞춰야 하고, 끝내 다수에 동화되는 사회. 이런 사회에 ‘다양성’은 살아 있지 않습니다.

5월 마지막 날, 5월의 마지막 금요일.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세속) 모임 날은 아사이 료의 생일이었습니다. 모임 후기 글을 쓰기 시작한 주말에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어요.





《정욕: 바른 욕망》을 추천한 향기 님은 네 개의 발제문을 만들었습니다. 향기 님은 독립 출판물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직접 팸플릿 형태의 인쇄물을 만들 수 있어요. 이번 모임에 참석한 <세속> 독자들을 위해 발제문이 있는 팸플릿을 만들었습니다. 발제문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 향기 님이 발췌한 작가의 인터뷰 내용도 있습니다.
팸플릿을 유심히 잘 보면,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흰 종이로 만들어진 것과 노란색 종이로 만들어진 것이 있는데요, 노란색 종이는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라고 합니다.
<세속> 독자들은 《정욕: 바른 욕망》을 읽는 내내 생각이 많아졌다고 했어요. 소설의 주제가 성욕이라서 성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밝히기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바른 정욕’에 부합하는 성욕을 떠올리는 것도 쉽지 않고요. 그리고 작가가 지적한 ‘다양성’의 한계를 보완해 줄 만한 단어가 잘 떠올리지 않았을 거예요. 성과 성욕에 대해 심오하면서도 묵직한 문제들을 툭 던져놓기만 하고 이야기를 써 내려간 작가의 글쓰기가 불친절하다고 느낀 <세속> 독자들도 있었어요. 그래도 소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독자들이 있었습니다. 이금재 님은 마음에 든 소설의 문장 두 개를 언급하면서 작가의 표현력이 좋았다고 했어요.
소설 뒤표지에 보면 이런 문구가 적혀 있어요.

마지막 장에 도달하는 순간, 찾아오는 혼란을 감당할 수 있는가?
그간의 가치관을 격렬하게 뒤흔드는 충격의 걸작!
김성현 님은 이 소설에 본인의 감정과 가치관을 크게 뒤흔들만한 커다란 반전이나 충격적인 반전이 나오지 않아서 마무리가 허전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정욕인 소아성애를 ‘바른 정욕’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 [개정판] 존 스튜어트 밀, 김만권 옮김 《자유론》 (책세상, 2025년)
* [구판_절판] 존 스튜어트 밀, 서병훈 옮김 《자유론》 (책세상, 2005년)
향기 님의 첫 번째 발제는 우리에게 과연 ‘타인의 욕망을 판단하는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이었어요. 성현 님은 ‘타인의 욕망을 판단하는 자격’을 비판적으로 봤습니다. 누구나 이러한 자격을 가지게 된다면 타인의 욕망 또는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행위에 지나치게 간섭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타인의 삶에 개입하고 간섭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개인의 개별성은 소외되고 억압받습니다. 성현 님은 타인에게 (육체적 · 정신적 · 경제적)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개인의 정욕을 자유롭게 발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성현 님의 견해는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이 강조한 ‘자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 [개정판_절판] 제러미 벤담, 신건수 옮김 《파놉티콘》 (책세상, 2019년)
* [구판_절판] 제러미 벤담, 신건수 옮김 《파놉티콘》 (책세상, 2007년)
저도 ‘타인의 욕망을 판단하는 자격’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욕망을 지나치게 간섭하면서 판단하는 일상이 익숙해지면 타인을 ‘감시’하게 됩니다. 타인의 욕망을 판단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욕망 또한 누군가가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요. 이렇듯 서로서로 감시하면서 자연스럽게 타인의 욕망을 규제하고 검열하는 사회는 개인을 못살게 구는 거대한 감옥과 같아요. 이 감옥은 영국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이 수많은 죄수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구상한 ‘파놉티콘(panopticon)’입니다. 벤담이 살아있을 때, 파놉티콘은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카페 스몰토크 <푸코 읽기> 모임(2023년) 두 번째 책, 모임 미참석]
* [개정 2판] 미셸 푸코, 오생근 옮김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 (나남출판, 2020년)
그렇지만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감시와 처벌》에서 파놉티콘 특유의 통제 방식이 사회에 정착되는 순간, ‘감옥화된 사회’가 탄생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감옥화된 사회’의 권력자는 힘들이지 않고, 개인을 통제합니다. 왜냐하면 피지배자인 대중, 즉 우리가 서로를 감시하고, 감시당하고 있기 때문이죠. 파놉티콘 사회는 개인이 서로서로 감시하는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향기 님은 ‘바른 욕망’의 기준이 상당히 모호하고,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렵다고 했어요. 이와 관련된 세 번째 발제는 ‘바른 욕망’의 기준이 개인에서 시작되었는지, 아니면 사회가 만든 것인지 알아보는 질문이었어요. 이우리 님은 타인의 욕망에 대한 사적인 판단이 다수의 기득권층을 위한 법으로 만들어지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벤담은 ‘최대 다수의 행복’을 최고로 여기는 공리주의자입니다. 이우리 님은 벤담식 공리주의에 따르는 입법자들을 비판했습니다. ‘정상’과 ‘도덕적 올바름’에 조금이라도 벗어나기를 두려워하는 대중은 다수를 위한 법에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에 세뇌당한 대중은 ‘다수를 위한 올바름’에 맞춰가면서 살아갑니다. 그들은 사회가 인정하는 ‘정상’에 속하고 싶어 해요.

[서재를 탐하다 & 읽다익다 <우주지감-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
2020년 2월의 책(83번째 책)
추천자: 최해성
모임 날짜: 2020년 2월 27일(코로나 유행으로 취소)]
* 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 (창비, 2024년)
소설에는 ‘올바름’에 벗어난 타인의 정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저 ‘이상해’, ‘우스워(비웃음)’, ‘미쳤다’라고 쉽게 내뱉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이런 발언을 한 사람들은 자신이 느낀 것을 표현했을 뿐인데, 무엇이 문제냐고 할 것입니다. 조약돌 님은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선량한 차별주의자’라고 했습니다. 일본의 임상 심리학자가 쓴 소설의 해설 속 문장을 빌리자면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조금의 의심도 없이 자기들이 바르게 살아가고 있고, 언제나 사회는 옳다고 굳게 믿고(《정욕: 바른 욕망》 해설, 444쪽)’ 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성과 성적 지향을 가까이 다가가서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저는 성과 성적 지향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확하다고 알려진 성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성 지식에 호기심을 느끼고, 선뜻 다가갈 수 있습니다.

[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 기획 ‘페미 스쿨(2019년 7월 1일~10월 28일)’
세미나 지정 도서]
* 오드리 로드, 주해연 · 박미선 함께 옮김 《시스터 아웃사이더》 (후마니타스, 2018년)
미국의 흑인 퀴어 페미니스트이자 시인인 오드르 로드(Audre Lorde)는 『시는 사치가 아니라』라는 글에서 ‘우리 삶을 성찰하는 일’에 친숙해지면, 우리를 침묵하게 만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시스터 아웃사이더》, 39쪽). 저는 성을 눈에 띄지 않게 숨기려는 침묵을 깨서, 성의 다양한 얼굴을 바라보려면 우리 삶에 가까이 있는 성을 성찰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한 ‘성을 성찰하는 일’은 성교육과 성 공부입니다. 성교육과 성 공부는 어린이와 청소년만 해야 하는 일이 아닙니다. ‘인간’이라면 죽을 때까지 해야 합니다.

* [절판] 빌헬름 라이히, 윤수종 옮김 《오르가즘의 기능: 도덕적 엄숙주의에 대한 오르가즘적 처방》 (그린비, 2005년)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는 ‘성’을 은폐하고, 성 담론을 침묵하게 만드는 사회는 개인의 성욕과 성적 지향을 억압한다고 했습니다. 라이히는 성을 불결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인습에 사로잡힌 사람을 ‘소인배(a little man)’로 비유합니다. 소인배들은 지금도 여전히 자신이 ‘바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자신과 다른 타인을 괴롭히고, 차별하고 있습니다. 라이히는 변화를 거부하는 소인배들이 많아지면 민주주의가 절대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 보호받는 인민대중이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삶을 습득하고, 계속 점점 더 나은 삶의 형식들로 전진할 모든 가능성을 갖게 되는 힘들고 긴 과정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민주주의는 노인들이 즐겨 회상하는 영광스럽고 전투적인 과거와 같은 종결된 발전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들, 새로운 발견들, 그리고 새로운 삶 형식들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씨름하는 과정이다.
(빌헬름 라이히, 《오르가즘의 기능》 중에서, 30쪽)
처음에 제가 언급한 ‘마음에서 태어난 성’이 살아 있으려면 ‘성’을 종이에 적힌 글자로만 남아선 안 됩니다. 여전히 낯설고 두렵지만, 우리는 입으로 ‘성’을 말해야 합니다. 우리 삶에 아주 가까이에 있는 ‘성’을 우리의 입말, 우리의 대화 속에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우리의 말은 성을 숨(psyche) 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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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5-06-02 공감 (2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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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4월의 책은?
이번 달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모임 일정이 한 주 앞당겨졌습니다. 금요일인 내일이 바로 모임 날인데요. 원래대로라면 모임 날은 다음 주 금요일입니다. 그런데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3월의 세계문학 도서 《책상은 책상이다》를 추천한 조약돌 님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날짜가 변경되었어요.
《책상은 책상이다》가 아주 얇은 책이라서 금방 다 읽었지만, 문제는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4월의 세계문학 도서를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정말 책 한 권 고르기가 정말 어렵군요.
그래서 저는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독자님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어요. 다음 달 책은 투표로 해서 결정하자고요. 우리뿐만 아니라 모임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도 참여하는 투표로요.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독자님들 각자가 책 한 권을 고릅니다. 투표 이벤트를 준비하는 저를 제외한 독자들은 다른 분의 추천 도서를 모릅니다. 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저는 독자분들의 추천 도서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투표 창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저의 알라딘 블로그와 저의 인스타그램 계정
2. 오프라인 모임 앱 ‘소모임’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모임에 가입된 분들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3. 제가 참석하는 서울 독서 모임 <달의 궁전>과 <수레바퀴와 불꽃> 카톡 단톡방 투표
이 세 가지 투표 창구의 투표수를 합산해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책이 <읽어서 세계문학 속으로> 4월의 세계문학 도서로 선정됩니다.
총 여섯 권의 후보 도서를 소개하겠습니다.
[후보 도서 1]

토머스 드 퀸시
김석희 옮김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시공사, 2010년)
[후보 도서 2]

아사이 료
민경욱 옮김
《정욕: 바른 욕망》
(리드비, 2024년)
[후보 도서 3]

오에 겐자부로
서은혜 옮김
《개인적인 체험》
(을유문화사, 2009년)
[후보 도서 4]

아서 C. 클라크
김승욱 옮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황금가지, 2017년)
[후보 도서 5]

실라 헤티
구원 옮김
《마더후드》
(코호북스, 2024년)
[후보 도서 6]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박세연 옮김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
(어크로스, 2024년)
알라딘 블로그에는 투표 기능이 없어요. 그래서 댓글(비공개 댓글 포함)로 한 권 또는 두 권 이상의 책 제목을 남기면 됩니다. 여섯 권 모두 고르셔도 됩니다.
댓글 투표 기한은 3월 21일 금요일 자정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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