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민주주의 연구해 세계적 학술상 받았죠"
김형주 기자
업데이트 : 2023.08.06 19:36닫기지면 A29
허아람 터프츠대학교 교수
민주주의 최우수 저서에 주는
전미정치학회 로버트달상 수상
韓 민주주의 발전 기여한
민족주의 순기능에 주목
금모으기 등 높은 시민의식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 이끌어
사진 확대"외환위기 당시 온 국민이 나라를 위해 금붙이를 내어놓으려 추운 겨울에 길게 줄지어 섰던 장면이 어린 시절의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를 연구하면서, 이 같은 강력한 민족주의(nationalism)가 시민의식(civic duty)의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한국의 민주주의를 연구해 정치학계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학술상을 받은 한인 학자가 있다. 연구 저서 'Narratives of Civic Duty: How National Stories Shape Democracy in Asia'로 지난 6월 전미정치학회(APSA)로부터 로버트 달 상(Robert A. Dahl Award) 수상자로 선정된 허아람 터프츠대학교 교수(39·사진)의 이야기다. 허 교수는 미국 최초 의 외교학 대학원인 터프츠대 플레처스쿨에서 김구 석좌 정치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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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달 상은 테뉴어(종신재직권)를 받지 않은 젊은 학자 중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가장 뛰어난 저서를 쓴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동아시아 지역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로 로버트 달 상을 수상한 학자는 허 교수가 처음이다. 한인 학자가 최우수 저서 선정으로 전미정치학회 시상식에 오른 것은 1974년 우드로 윌슨 재단 상(Woodrow Wilson Foundation Award)을 받은 이정식 교수 이후 49년 만이다.
'Narratives of Civic Duty'는 강력한 민족주의가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 온 현상을 분석한 책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학계의 기존 통념은 지나친 민족주의는 파시즘을 유발하고 민주주의를 해친다는 것이었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로버트 달 상 위원회는 허 교수의 연구에 대해 "풍성하고 창의적인 이론과 시민 인터뷰, 설문조사, 실험을 포함한 실증적 연구와 다양한 분석 방법으로 비교정치학 분야에 인상적이고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민족주의가 민주주의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이 나라가 나의 가치관을 대변하고 생존과 번영을 나와 함께한다'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민족서사(national narrative)를 가질 때 국민들이 납세, 병역, 정치 참여 등에서 책임감을 느끼는 시민의식이 고양되고 이것이 민주주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연구는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 역시 금 모으기 운동이나 충실한 병역 이행 문화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높은 시민의식에 힘입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학에 있는 허 교수가 학계의 주요 관심 분야가 아닌 한국의 민주주의를 연구하는 것은 모국인 한국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근무한 부친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따라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성장한 허 교수는 원래는 기자가 돼 한국에 대한 올바른 사실을 세계에 전달하고 싶었으나 진로를 바꿔 프린스턴대학교 정치학 박사 과정에 진학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영문학 학사 학위를 받은 뒤(우등 졸업) 행정학 석사 과정을 밟던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한국의 정치 현실을 알리고 싶다면 비교정치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지도교수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경제위기 등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태로울 때마다 공직에서 몸 바쳐 일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어렵게 얻어진 것인지 실감하며 자랐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게 연구를 통해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민족주의와 시민의식에 대한 두 번째 저서 'The Stories We Tell: Nation-Building in an Era of Migration'(가제)을 준비 중이다. 저서는 이민 시대를 맞은 한국이 이민자를 민주시민으로 포용하기 위해 어떤 민족서사를 가져야 할지를 다룬다. 허 교수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한국은 이민사회로 갈 수밖에 없다"며 "국가와 국민을 연결하는 민족서사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무너진 상황에서 이민자들이 한국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새로운 민족서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
https://www.foreignaffairs.com/reviews/narratives-civic-duty-how-national-stories-shape-democracy-asia
Narratives of Civic Duty: How National Stories Shape Democracy in Asia
Reviewed by Andrew J. Nathan
Classic democratic theory sees civic duty—an individual’s willingness to vote, pay taxes, serve in the military, and so on—as a defining feature of a healthy democratic culture, but scholars have not established what circumstances produce this attitude. Analyzing the South Korean experience, Hur suggests that Koreans contribute willingly to the state not because they are more Confucian or more moral than other people but because the twentieth-century struggles against Japanese colonialism, the North Korean invasion, and the postwar military dictatorship forged a belief that Koreans are a distinct race with their own state, which they had to fight for to create and protect. Civic duty is weaker in an ethnically divided society such as Taiwan, Hur’s comparison case, because citizens of the majority Taiwanese ethnicity still associate the state with the rule of the minority Chinese mainla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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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ratives of Civic Duty: How National Stories Shape Democracy in Asia
By Aram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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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s & Regions: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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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 허(Aram Hur) 교수의 저서 <시민 의무의 서사: 국가적 이야기는 어떻게 아시아의 민주주의를 형성하는가 (Narratives of Civic Duty: How National Stories Shape Democracy in Asia, 2022)>에 대한 요약과 평론입니다. 요청하신 대로 나를 향하지 않은 본문 내용은 <해라> 체를 사용하여 작성했습니다.
시민 의무의 서사: 국가적 이야기는 어떻게 아시아의 민주주의를 형성하는가
요약 (Summary)
1. 문제 제기: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며, 위기 상황에서 군 복무나 국가적 헌신을 감수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기존의 정치학은 제도적 인센티브, 민주적 가치에 대한 합리적 신념, 혹은 집단주의적인 유교 문화 등에서 그 답을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저자 아람 허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한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벌인 <금모으기 운동>과 같은 고비용의 희생적 시민 의무감이 단순히 문화적 특성이나 제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본다. 저자는 그 핵심 동력으로 <국가-국가 기구 연계(Nation-State Linkage)>에 대한 대중적 믿음, 즉 국가와 민주 정부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국가적 서사(National Stories)>에 주목한다.
2. 핵심 이론: 국가적 서사와 민주주의의 회복탄력성
서구 학계에서 민족주의(Nationalism)는 흔히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배타주의나 제노포비아(Xenophobia)를 낳는 위험한 요소로 취급받아 왔다. 하지만 저자는 민족주의가 반드시 민주주의와 대립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강력한 시민 의무감의 기초가 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이론을 제시한다.
시민들이 내가 속한 공동체(Nation)의 이익과 가치가 현재의 민주 정부(State)를 통해 가장 잘 실현된다고 믿을 때, 즉 <우리 민족의 서사>와 <민주적 기구>가 단단히 결합되어 있다고 느낄 때 시민 의무감은 극대화된다. 이러한 내재적 의무감은 민주주의가 후퇴하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방어하는 강력한 회복탄력성으로 작용한다.
3. 비교 연구: 한국과 대만
저자는 복잡한 혼합 연구 방법론(개인 서사 분석, 대규모 설문조사, 실험 연구 등)을 동원하여 동아시아의 대표적 민주 국가인 한국과 대만을 비교 분석한다.
대한민국 (단단한 연계와 강력한 의무감): 한국의 국가적 서사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군부 독재 정권에 맞선 민주화 운동을 거치며 형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민족의 생존과 발전>은 <민주적 국가의 확립>과 동일시되는 강력한 공생 관계를 맺었다. 그 결과 한국 시민들은 국가 위기 시에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투표나 군 복무, 재난 극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고도의 시민 의무감을 보여준다. 해외 거주 한인들이 군 복무를 위해 자발적으로 귀국하는 현상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만 (분열된 서사와 취약한 의무감): 반면 대만은 역사적으로 서사의 분열을 겪어왔다. 국공내전 이후 이주한 국민당(KMT) 정권의 정통성과 본토 대만인(본성인)의 정체성이 충돌해 왔기 때문이다. 대만인들에게 국가적 서사는 공유된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파편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대만은 민주적 제도 정착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따르는 시민 의무(예: 군 복무나 세금 납부)에 대한 심리적 기반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외풍에 쉽게 흔들리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4. 확장과 결론: 독일 사례와 글로벌 데이터
이 책은 아시아에만 머무르지 않고 동·서독 분단의 역사적 서사가 통일 이후에도 시민 의무감의 격차를 낳은 독일의 사례를 추적하며, 전 세계 27,000명 이상의 민주 시민 데이터를 통해 이론의 보편성을 검증한다. 결론적으로 민주주의를 지속시키는 힘은 추상적인 민주 가치 그 자체가 아니라,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국가적 소속감과 그에 얽힌 서사가 얼마나 민주 기구와 조화를 이루느냐에 달려 있음을 역설한다.
평론 (Critique)
1.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
아람 허의 <시민 의무의 서사>가 지닌 가장 큰 학술적 성과는 서구 중심적 정치학이 오랫동안 고수해 온 <민족주의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이분법적 도식을 깨부수었다는 점에 있다. 저자는 서구의 시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아시아의 역사적 맥락에서 민족주의가 어떻게 민주주의를 탄생시키고 수호하는 건설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었는지를 정교하게 증명해 낸다. 서사가 제 기능을 할 때 민족적 유대감은 배타적 광기로 흐르는 대신, 오히려 민주적 제도를 지키기 위해 개인의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고결한 시민성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점은 매우 탁월하다.
2. 문화 결정론의 한계 극복과 방법론적 치밀함
동아시아의 민주주의나 시민 행동을 분석할 때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이 바로 <유교적 집단주의 문화>라는 식의 모호한 문화 결정론이다. 이 책은 한국과 대만이라는 문화적으로 유사한 두 사회가 왜 시민 의무감의 양상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지 역사적 서사와 국가 기구의 결합이라는 정치적 변수로 명쾌하게 설명해 낸다. 심층 면접부터 정량적 설문조사, 인과 관계를 증명하는 실험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방법론을 교차 검증하여 이론적 설득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점은 이 책이 왜 미국정치학회(APSA)의 로버트 다할 어워드(Robert A. Dahl Award)를 수상했는지 여실히 증명한다.
3. 현대 민주주의 위기에 던지는 시의적절한 경고
이 책이 지닌 실천적 메시지는 현대 민주주의의 후퇴(Democratic Backsliding) 현상과 맞물려 강력한 시사점을 던진다. 민주적 제도가 아무리 잘 설계되어 있어도, 그 제도를 운영하고 수호할 시민들의 심리적 연대감과 서사가 파편화된다면 민주주의는 언제든 내부로부터 무너질 수 있음을 대만과 글로벌 사례를 통해 엄중히 경고한다.
4. 비판적 검토 및 한계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논쟁적인 지점이 존재한다. 첫째, 한국의 단단한 국가-국가 기구 연계가 낳은 강력한 시민 의무감이 지닌 어두운 단면에 대한 성찰이 다소 부족하다. 국가적 서사가 지나치게 강력할 경우, 소수자에 대한 배제나 전체주의적 동질성 요구로 이어져 도리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다양성을 훼손할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둘째, 급격한 세대 변화와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 속에서 기존의 역사적 서사가 과연 앞으로도 동일한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청년 세대일수록 민족적 서사보다는 개인의 공정성과 권리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총평
<시민 의무의 서사>는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제도가 아닌 시민의 마음과 그들이 공유하는 <이야기>의 힘에서 찾아낸 기념비적인 저작이다. 국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목도, 파편화된 개인주의도 아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어떤 공동체의 이야기를 함께 써 내려가야 하는지 깊은 성찰을 안겨주는 명저라 할 수 있다.
세진님, 요청하신 도서의 핵심을 압축하여 깊이 있는 분석이 되도록 작성해 보았습니다. 혹시 특정 챕터의 내용이나 이론적 배경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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