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 - 김석 장편소설
김석 (지은이)바른북스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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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해방 이후 혼란의 시간 속에서, 각기 다른 선택을 한 다섯 인물이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 이 소설은 1946년 경성에서 시작해 대구를 거쳐 1949년 제주에 이르기까지, 연결된 사건들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믿었고, 어떤 선택 앞에서 망설였으며, 누구는 끝내 살아남고 누구는 사라졌는지를 따라간다. 거대한 이념이나 역사적 평가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개인들의 선택과 결과, 그리고 남겨진 감정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가장 뜨거운 시간대를 복원하는 역사소설이다.
책속에서
“제주만의 어려움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섬이라는 점입니다.”
송태순은 가만히 경청했다.
“일본군이 남방의 여러 섬에서 옥쇄를 택한 건, 도망칠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주는
보수파가 세력을 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8·15처럼 보수파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언젠가 그 균형이 과격파에게로 넘어갈 겁니다.”
송태순이 조용히 물었다.
“자네 말대로라면, 과격파가 주도권을 잡는 순간… 옥쇄를 각오하고 일을 벌일 거란 얘기군.”
“제가 걱정하는 건 단순한 좌익의 옥쇄가 아닙니다.”
선우정의 눈빛이 흔들리지 않았다.
“과격파는 피를 원합니다. 그것도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수준을 넘어서는 잔혹한 방식으로.
대구, 경북에서 충청에서 제가 직접 겪었습니다. 그런 방식이, 섬인 제주에서 벌어진다면….”
그는 단호히 말했다.
“그들은 단순한 무장폭동만을 일으키지는 않을 겁니다. 섬 전체를, 주민 전체를 옥쇄시키려
할 것입니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김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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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생.
서울 중동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
해방 직후 한국 사회의 혼란을 탐구하던 과정에서, 제주 4.3을 둘러싼 대중적 인식이 특정 시기와 공간에 국한되어 머무르는 방식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이에 1945년부터 1949년까지의 신문 기사, 회고록, 비망록 등 방대한 사료를 수집·분석하며 사건과 인과관계, 시대상과 인물들을 추적해 왔다.
소설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은 이러한 조사와 사유의 결과물로, 역사적 사건을 이념이나 평가가 아닌 인물의 선택과 감정의 흐름을 중심으로 복원하는 ‘구조적 리얼리즘’을 집필의 원칙으로 삼았다. 접기
최근작 :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 … 총 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역사는 이미 끝났지만, 그날의 선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은
제주 4·3을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되돌려 세우는 드문 역사소설이다.
섬 안의 비극으로 고립되어 왔던 4·3을, 해방 직후 남한 전역을 관통한 격렬한 혁명 투쟁과 국가 형성의 소용돌이 속으로 다시 위치시키며, 한 시대를 밀어붙인 힘의 구조와 그 안에 던져진 개인들의 선택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이 소설은 묻는다.
누가 역사를 만들었는가, 그리고 누가 그 대가를 치렀는가.
■ ‘사건’이 아니라 ‘구조’를 그린다
기존의 제주 4·3 서사가 주로 피해와 참상의 재현에 머물렀다면,
이 작품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를 정면에서 응시한다.
대구에서 시작된 남로당의 조직적 혁명 노선,
섬으로 이식된 투쟁 방식,
그리고 이를 저지하려는 국가 권력의 형성과 충돌.
박헌영–남로당–김달삼으로 이어지는 혁명 계보와
해방 직후 국가가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식이 교차하면서,
제주 4·3은 더 이상 ‘고립된 비극’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가 겪은 체제 충돌의 최전선으로 복원된다.
■ 다섯 인물, 다섯 개의 선택
이 소설의 중심에는 다섯 명의 인물이 있다.
혁명의 야망을 품은 선동가,
끝까지 총을 내려놓지 못한 집행자,
허상의 실체를 꿰뚫고 이를 막으려 했던 행동가,
차가운 이성으로 싸운 실전적 투사,
그리고 모든 것을 목격하고도 살아남아야 했던 한 여성.
이들은 선과 악의 도식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각자는 자신이 옳다고 믿은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불러온 결과를 끝내 감당한다.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은
이념이 아니라 인간의 결단과 책임을 묻는 소설이다.
■ 하드보일드한 문체, 숨 막히는 현장감
이 작품은 ‘설명하는 소설’이 아니다.
총성이 울리고, 밤이 내려앉고, 추격과 은신이 이어지는 현장 속으로 독자를 밀어 넣는다.
하드보일드한 문체, 절제된 감정, 빠른 장면 전환은
역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장르적 쾌감을 만들어 낸다.
액션과 심리, 전략과 배신이 교차하는 서사는
한 편의 전쟁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 철저한 고증, 그러나 소설의 호흡으로
저자는 해방 직후부터 1949년까지의 신문 기사, 회고록, 비망록, 연구서들을 치밀하게 추적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자료의 나열이 아니라,
사료의 틈새에서 살아 숨 쉬는 순간을 길어 올리는 소설이다.
날씨, 지형, 동선, 말의 뉘앙스까지 복원된 사실성은
이야기의 설득력을 단단하게 받쳐 주면서도
독서를 방해하지 않는다.
■ 지금, 우리가 시대를 다시 읽어야 할 이유
이 소설은 어느 한쪽의 주장을 설파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익을 지키기 위해 결국 이념을 명분화하고 이용하는 인물들.
사적인 복수가 국가의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과정.
그리고 우리는 그 경계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은
한국 현대사의 가장 민감한 순간을 다루면서도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에게 유효한 질문을 남기는 작품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를,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강렬한 이야기와 인물을 선사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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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사회는 남북으로 갈리고, 좌우로 벌어져있다. 물론 그때의 좌와 현재의 좌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는 좌를 여전히 그 빛깔로 보고 있고, 좌는 좌대로 우와 대립하고 있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참으로 애통할 일이다.
쎄인트 2026-06-03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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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구년 유월, 어느 날의 일
《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 》 - 김석 장편소설 _김석 (지은이) / 바른북스(2026-04-03) 한국 현대사에서 1945년 8월 15일은 밝음 뒤 어두움이 뒤따른 날이다. 해방은 되었지만, 광복과 동시에 남북간 분단체계가 형성된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못해 뼈아픈 상황이다. 일제하 식민지 시대에서 민중은 객체가 되었다. 해방 공간에서도 한국인은 주인이 되지 못했다. 일제가 사라져간 그 공간을 새롭게 채울 임무가 우리 민족에게 주어졌지만, 일제의 통치가 너무 길었던 탓일까? 그저 혼... + 더보기
쎄인트 2026-06-04 공감(1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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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우리 집안은 이북에서 피난을 내려왔습니다.
그 어른들은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그 곳을 그리워하며 살다 돌아가셨습니다.
그분들이 행복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이 땅에 서로 섞일 수 없는 두 체제가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는 다른 것을 학습하느라, 장성한 후에는 생업에 몰두하느라, 우리의 현대사에는 많은 관심이 없었습니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정권, 또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 체제에서 성장하였고, 비슷한 성향의 시대에 사회에 편입되어 살다 보니 일제의 식민지를 마치고 육이오 전쟁을 겪기까지의 시기를 제대로 학습할 시간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때 무슨 일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궁금했고 그 결과와 영향이 알고 싶었습니다.
마침, 신탁통치 결정이 있던 때부터 육이오 전쟁이 일어나기 일 년 전까지 남한에서 좌익과 우익의 대립으로 일어난 일들을 소설 형식으로 기록한 "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김석이라는 분이고 바른북스라는 곳에서 출간하였습니다.
이 소설에는 사회주의 사상에 전도되어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사람들과 그 사상에 피해를 보아 사회주의자의 행동을 분쇄하려는 사람들의 대립과 전쟁이 있습니다.
이 대립은 폭력으로 시작되었고, 그것보다 더 큰 폭력으로 되돌려집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 대립은 상대가 박멸되어야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게 되고, 서로 점점 더 큰 피해를 보며 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 당시의 일들이 절대로 별개의 이유로 발생한 것도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흐른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소설에서 서울에서 일어났던 친탁과 반탁의 지지 세력들이 충돌하였고, 철도 파업을 시작으로 대구와 부근 지역의 폭동이 일어나 많은 살육이 있었으며, 결국 제주도로 그 피의 폭력이 이어지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남로당과 서북청년단의 젊은이들이 서로 죽이고 복수하며 아까운 삶을 마쳤고, 상대측의 가족이나 친지라는 이유로 애꿎은 목숨이 어이없고 매우 잔인한 방법으로 사라졌습니다.
사건의 주도자나 배후들은 별로 피해 없이 생존하지만, 참여자나 그 사건이 있던 곳에 살았던 사람들만 피해를 보는 어리석은 일들이 벌어진 것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신문의 기사와 같은 것을 주된 자료로 보고 집필했고, 남로당인 김달삼이나 이덕구 같은 인물의 행적을 추적하는 형태의 글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반대 관점에서 사건과 피해를 기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좌익이건 우익이건 상대를 말살하기 위해 모든 일을 했을 당시의 제주도에서 결코 어느 진영의 사람들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되고, 무엇보다도 어느 진영에 속하지 않은 대다수의 민중이 폭력과 학살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이러한, 비참하고 억울한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어느 체제가 더 나은지는 현재 상황이 어떤지를 생각하면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잘 판단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이 이 소설에서 읽었던 폭력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많은 사람이 그때와 같은 고통에 시달리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냥 멀리 있는 곳에서 일어난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마음 아파하며 그런 일들이 빨리 끝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있다면 힘을 나눌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바른북스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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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ah6 2026-05-16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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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1946년 경성에서 시작해 대구를 거쳐 1949년 제주에 이르기까지.
혼란의 시기에 좌익과 우익간의 대립과 갈등, 그리고 남로당이 일으킨 무장봉기를 토벌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다.
작가는 시간을 따라가며 인물들의 감정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또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세밀하게 보여 준다.
소설은 숨 가쁘게 전개되지만,
그 가운데서도 내 마음을 멈추게 했던 것은 좌익도 우익도 아닌, 결국 모두 같은 민족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들이었다.
그래도 같은 조선 사람에게···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p.182
총과 칼, 죽창과 쇠 파이프, 몽둥이까지.
함께했던 동지와 가족, 마을 주민들이 서로를 짓밟고 학살하는 참혹한 장면들에서 울분이 치밀어 오른다.
그 비극의 대가로 남겨진 것은 무엇이었을까?
김득구는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을 고르는 듯했다.
그리고 이윽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당분간만이라도···
네가 내 얘기를 들어줬으면 해."
효순은 사내의 그 '부탁'이라는 게 부담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언젠가는···."
"효순아, 너의 얘기도 들려줬으면 해."
p.503
소설 속 마지막까지 남겨진 인물 김득구와 고효순의 대화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김경일의 마음 트래킹』에서 '불안은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과정에서 누그러질 수 있고, 분노는 누군가 진실을 이해해 줄 때 비로소 잦아든다'라고 이야기한 대목이 떠오른다.
김석 작가는 제주 4.3 사건이 특정 시기와 공간에 국한되어 머무르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소설 속 이야기를 통해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주려 했음을 알 수 있다.
제주 4.3 사건은 같은 민족 간의 총부리를 겨눈 비극이지만 상기시켜야 하는 우리의 역사이다.
이 소설을 통해 다시 한번 그날을 기억하고 더 이상 반복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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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ekkane 2026-05-20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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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역사 속에서 교훈을 찾는 소설
대한민국 사람이면 1945년 8월 15일, 광복절을 기억한다. 35년이란 긴 시간 동안 일제의 식민 통지로 부터 해방되어 주권을 되찾은 날. 그리고 곧, 사상과 이념의 차이로 이어진 1950년 6월 25일 남북전쟁. 위 두 일자는 교과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기에 학교에서 심도깊게 다루며 교육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책의 제목에서 유추가 가능하듯 본 책의 그 사이 1949년 6월의 어느 날을 다룬다. 즉 우리에게는 익숙한 위 사건 사이 건국전의 대한민국의 시대상을 배경으로 한다. 해방 후 혼란 속의 대한민국, 교과서는 심도 깊게 다루지 않는 이 짧은 기간의 한반도의 상황을 주인공들의 활동 속에서 당시의 배경을 이해하는 소설이다.
구분을 소설로 하고 있지만, 역사책에 가까운 내용들이 많다. 실제로 작가는 당시의 기록물, 발간물, 그리고 각종 기록들을 바탕으로 현실 반영 배경상이 무척 많이 포함되어 이 책이 소설책인지 역사책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의 몰입도는 충분했다. 실존했던 지명들을 근간으로 진행되는 흐름과, 당시의 시대상을 많이 반영한다.
두터운 페이지 대비, 진행되는 내용은 지루하지 않았다. 책의 페이지를 보곤 지루할 책이라 예상할 수 있지만, 주인공들의 대화 구어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영화 같은 진행 흐름을 보이는 소설책이다. 그리고 각 페이지 별 여분의 공간 활자의 크기들이 여유로운 듯한 기분이 들어, 두터운 책의 외관으로 구독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는 평이다. 또한 각 페이지별 주인공들 사이 구어체 진행이 많아, 그라마 대본을 책을 보는 독자들의 상상 속에 그려나가는 재미가 있는 흐름은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된다.
익숙하지 않는 년도의 한국, 그리고 싶도 깊게 다루는 주인공들의 구어채 흐름과 배경들을 동해 구독자들의 역사에 교훈을 줄 것임은 분명하다. 동시에 옮바른 역사를 이해하며, 지나온 우리의 역사 속에서 스스로 교훈을 찾는 교과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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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genius7 2026-05-19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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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 (김석) 요약 및 평론
1. 작품 요약
김석의 소설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은 한국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서막인 1949년 6월의 어느 하루를 현미경처럼 미시적으로 포착한 작품이다. 이 시기는 해방 정국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6·25 전쟁이라는 거대한 파국을 불과 1년 앞둔 폭풍전야의 시간이다. 작가는 역사의 거대 담론을 직접적으로 서술하기보다, 서울의 한 평범한 골목길과 그곳을 스쳐 지나가는 인물들의 일상을 통해 시대의 공기와 징후를 밀도 높게 그려낸다.
이야기는 1949년 6월의 무더운 어느 날 아침, 전직 교사이자 현재는 소소한 번역 일로 생계를 잇는 지식인 <정우>의 시선을 따라 시작된다. 정우는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철저히 침묵을 지키며 생존을 도모하는 인물이다. 그의 주변에는 이념적 선동에 휩쓸린 청년들, 당장 하루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시장 상인들, 그리고 은밀하게 좌우익의 정보를 탐색하는 밀고자들이 뒤엉켜 살아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정우의 옛 제자인 <민수>가 밤중에 찾아와 정체불명의 보따리를 맡기면서 비롯된다. 민수는 당시 몰아치던 숙청과 검거 열풍 속에서 쫓기는 신세였다. 정우는 비겁해지고 싶은 자기방어 기제와 제자를 향한 연민 사이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는다.
소설의 정점은 그해 6월의 가장 상징적인 사건인 백범 김구의 암살 소식이 라디오와 호외를 통해 서울 시내에 퍼지는 순간이다. 격동의 중심추가 무너지자, 골목의 공기는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이 소식을 들은 민수는 절망하며 정우의 집을 떠나고, 정우는 제자가 두고 간 보따리를 열어본다. 그 안에는 거창한 이념 서적이 아닌, 평범한 이들이 꿈꾸었던 소박한 세상에 대한 일기와 시집이 들어 있을 뿐이었다. 소설은 폭우가 쏟아지는 창밖을 바라보며, 다가올 더 큰 비극을 예감하는 정우의 무력한 뒷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2. 작품 평론: 미시적 풍경화로 그려낸 거시적 비극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은 역사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평을 보여준다. 대개 1940년대 말의 한국을 다룬 소설들이 이념의 대립이나 권력층의 암투를 굵은 선으로 그려내기 마련이지만, 김석은 오히려 카메라를 가장 낮고 어두운 골목길로 들이댄다. 1,000 단어 남짓한 이 짧고 밀도 높은 서사 안에서 작가가 집중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불안의 질감>이다.
국가적 충성과 개인의 생존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이념이나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을 철저히 배제하고, 그 밑바닥에 깔린 인간의 본원적인 불안과 소외를 다루었다는 점이다. 주인공 정우는 애국주의자도, 혁명가도 아니다. 그는 그저 격랑의 역사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살아남고 싶어 하는 무력한 지식인일 뿐이다. 작가는 정우의 눈을 통해, 국가라는 거대한 괴물이 개인에게 강요하는 충성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고발한다. 백범의 서거라는 국가적 비극 앞에서도 시장통 사람들은 당장 내일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고, 청년들은 명분 없는 싸움에 소모된다. 이 소설에는 귀속될 곳을 찾지 못한 채 떠도는 <세계인> 혹은 <경계인>적 시선이 은연중에 깔려 있으며, 특정 체제에 대한 찬양이나 혐오 대신 인간 존엄의 상실에 대한 애통함이 주를 이룬다.
공간과 날씨의 상징성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49년 6월의 후텁지근한 더위와 습기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회적 압박감과 숨 막히는 감시 사회를 시각적·촉각적으로 재현한 장치다. 마지막 장면에 쏟아지는 폭우는 시대의 아픔을 씻어내는 정화의 비가 아니라, 1년 뒤에 닥쳐올 민족상잔의 비극을 암시하는 파국의 전조로 기능한다.
결론
김석의 <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이 평범한 개인의 일상과 내면을 어떻게 파괴하고 흔들어놓는가를 집요하게 추적한 수작이다. 특정 국가나 이념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고 인간 본연의 존엄성을 사유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한국 현대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공간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울림을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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