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세미나 - 체제 이행기의 사유와 성찰
김규항 (지은이)김영사202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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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기업가 정신, 노동자의 상상력과 자율성, 혁신과 공정의 강조 그리고 인공지능의 등장과 같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인류는 생산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처럼 보인다. 다른 한편에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 침체, 노동 불안정성, 생태기후 위기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현상만으로 자본주의를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작동방식을 살필 때다.
《예수전》 《B급 좌파》의 비판적 지식인 김규항이 신작 《자본주의 세미나》로 돌아왔다. 특유의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자본주의의 생성, 발전, 쇠퇴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오늘날 역사 속의 한 생산양식으로서 자본주의가 늙고 노쇠했음을 드러낸다. 노쇠한 체제 위기와 새로운 질서 탄생 사이, 이행기를 살아가는 오늘날에 대한 사유와 성찰을 담았다.
목차
들어가며
01. 생산과 노동
02. 상품이란 무엇인가
03. 가치법칙
04. 노동가치론의 진실
05. 화폐의 비밀
06. 물신 세계
07. 평등을 삼킨 공정
08. M–C–M′
09. 이윤율 늘리기
10. 자본가의 영혼
11. 임금 이야기
12. 경기순환과 공황
13.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14. 독점과 20세기 자본주의
15. 케인스주의와 신자유주의
16. 인플레이션
17. 포섭에서 잉여로
18. 노쇠한 자본주의
그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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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7 자본주의를 파악하는 일이 주는 첫 번째 효용은 오히려 사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사회체제는 그에 속한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일정한 경향성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자본주의 체제는 거스를 수 없이 강력합니다. 내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며 어디까지가 정말 내 것인지 혼란스러웠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겁니다. 자본주의를 파악하는 일은 나를 파악하는 일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_ ‘들어가며’ 중에서 접기
_ ‘6장 물신 세계’ 중에서 접기
_ ‘7장 평등을 삼킨 공정’ 중에서 접기
_ ‘11장 임금 이야기’ 중에서 접기
_ ‘13장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중에서
-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건 끝없이 이어지는 상품 교환 행위이기도 합니다. - 베터라이프
- 자본주의 이전 사회에선 노동 배분의 공동체 질서가 있었고, 개별 노동은 직접적으로 사회적 노동이었습니다. - 베터라이프
- 주류 경제학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역사 속의 여러 경제체제 중 하나로 보는 게 아니라, 인류 최후의 경제체제로 전제합니다. - 베터라이프
-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데는 타인에 대한 지배 욕구가 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베터라이프
- 상품 가치가 인간의 사회적 관계임을 보지 못하고 상품체의 속성이라 보는 일은 자본주의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착시도 아닌, 오히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일입니다. - 베터라이프
- 비인간화, 소외, 배금주의, 물질만능주의 따위 이른바 자본주의적 병리 현상이라 일컫는 것들은 대체로 상품 물신성 현상을 이르죠. - 베터라이프
-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 사악하고 나쁜 상태로 이해되곤 합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에 반대한다는 건 정상적 자본주의의 회복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신자유주의야말로 자본주의 본연의 상태, 억지 요소들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상품 물신성이 만개한 순정 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베터라이프
- 능력주의의 기만은 자본주의적 정의, 즉 공정의 어떤 막장을 보여줍니다. 자본주의의 사상적 틀로서 자유주의는 시장 경쟁이야말로 자본주의가 평등한 사회라는 근거라 말합니다. - 베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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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규항 (지은이)

사회문화 비평가이자 교육운동가. 사람들이 정치나 경제 고민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작은 일상에 골몰하는 세계를 소망한다. 시스템의 본질에 대한 천착, 간결한 문체와 통찰력 있는 문장의 글을 써왔다. 근래에는 저술에 집중하면서 현대예술 분야 사람들과의 협업도 시도한다. 2003년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를 창간, 발행인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예수전》 《B급 좌파》 《혁명노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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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큰글자책] 혁명노트>,<[큰글자책]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자본주의 세미나> … 총 29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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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유토피아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의 사회는 있다”
자본주의의 생성, 발전, 쇠퇴 그리고 다음 세계에 대한 사유와 성찰
《예수전》 《B급 좌파》 비판적 지식인 김규항의 시민을 위한 ‘자본’ 읽기
기업가 정신, 노동자의 상상력과 자율성, 혁신과 공정의 강조 그리고 인공지능의 등장과 같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자본주의 체제하 인류는 생산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처럼 보인다. 다른 한편에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 침체, 노동 불안정성, 생태기후 위기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현상만으로 자본주의를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작동방식을 살필 때다. 《예수전》 《B급 좌파》의 비판적 지식인 김규항이 신작 《자본주의 세미나》로 돌아왔다. 특유의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자본주의의 생성, 발전, 쇠퇴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오늘날 역사 속의 한 생산양식으로서 자본주의가 늙고 노쇠했음을 드러낸다. 노쇠한 체제 위기와 새로운 질서 탄생 사이, 이행기를 살아가는 오늘날에 대한 사유와 성찰을 담았다.
특히, 이 책은 기존 마르크스주의와 전혀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 저자는 ‘노동자 계급은 하나’라고 보지 않는다.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해 생활하는 사람들 사이의 빈부 격차가 갈수록 심각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실제로 비정규직 노동자는 재벌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보다 대기업 정규직과 자신을 비교할 때 더 구체적인 자괴감을 느낀다. 생활 수준의 격차는 입시 경쟁을 통해 세습화하여 신분화한다. 19세기 자본주의를 자본주의의 기본 형태로 본다면 이 상황은 자본주의의 속성 변화다. 그러나 저자는 반대로 이 상황은 모든 노동을 상품 가치로 환원하는 자본주의의 속성이며, 대다수 노동자가 비슷한 처지이던 19세기엔 미처 불거지지 않았고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본격화한 거라 본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체제를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한 내용을 되도록 쉽고 간결하게 담은 것입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현상만으로도 자본주의를 충분히 비판할 수 있다는 건 함정일 수 있습니다. 비판에 앞서 그런 현상들이 만들어지는 원인과 메커니즘을 알아야 합니다. (…)
이 책은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적 견해와는 일정한 차이를 갖습니다. 노동자 계급 내의 계층 격차를 중요하게 봅니다. 자본주의 초기에 이 문제는 그리 불거지지 않았지만 이젠 계급 격차를 무색하게 할 정도입니다. 흔히 이런 변화는 자본주의의 속성 변화라 여겨지지만, 이 책은 자본주의의 본디 속성이 본격화한 거라 봅니다.”(‘들어가며’ 중에서)
저자는 산업혁명기 자본주의가 힘이 넘치는 축적운동으로 인간을 해쳤다면, 현대 자본주의는 노쇠한 상태로 억지로 축적운동을 벌이느라 인간과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본주의의 무계획적 생산 방식을 버리고 인간의 필요를 위한 계획적 생산 체제에 대해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행기의 사유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이 책은 거스를 수 없이 강력한 자본주의 체제를 살아온 우리가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겨온 생각과 행동을 의심하고 질문을 던져보도록 돕는 가장 근본적이고도 최신의 자본론이다. 유토피아는 없지만 최소한의 사회는 있다.
“새로운 사회는 현재의 사회 안에서 자라납니다. 우리가 노쇠한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바꿔 말하면 새로운 사회가 생겨나는 시기에 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행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행기가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일정을 갖게 될지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이행기의 성격을 고려할 때, 그 주역은 선구자나 지도자와 함께하는 군중이 아니라 스스로 사유하는 개인들일 거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18장 노쇠한 자본주의’ 중에서)
당신을 위한 자본주의는 없다
상품과 화폐의 탄생에서 경기순환과 현대 자본주의까지
새로운 사회를 사유하는 인간을 위한 자본주의 세미나
주류 경제학은 수요-공급을 기반으로 한 시장 현상과 그 인과관계, GDP, 금리, 물가상승률 등 시스템의 표면과 현상에 매달리느라 자본주의가 자본의 이윤 축적에 목적을 두고 물질적 재생산을 이루는 메커니즘을 해명하지 못한다. 이 책은 상품과 노동가치론, 물신 세계와 신자유주의, 평등을 삼킨 공정, 공황과 인플레이션, 청년 실업 문제와 잉여노동, ESG 경영과 탈성장의 진실까지 자본주의라는 독특한 물신 세계를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한 내용을 쉽고 간결하게 담고 있다.
·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 삶을 사고파는가
‘시장 원리’ ‘보이지 않는 손’과 함께 경제학이 제시하는 수요-공급 곡선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상태의 균형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예를 들면, 왜 라면 가격은 800원, 자동차 가격은 3,000만 원에서 오르락내리락할까?). 자본주의에서 화폐는 수많은 상품의 가치를 가격표로 매겨 개별 상품이 전체 상품 세계의 일원이 되도록 한다. 인간이 부여한 기능과 사회적 속성이 상품 속성인 것처럼 전도되는 상품 물신성은 화폐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저자는 “상품 물신성에 빠지는 일은 자본주의 사회의 어떤 병증에 빠지는 일이 아니라 상품생산 사회에서 살아가는 일 그 자체”이며 “착시도 착각도 아닌, 오히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일”이기에 성숙한 의식만으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자본주의의 고유한 동력이자 지배 원리는 자본 운동이다. 자본은 유통 과정에서 그 가치를 증식시켜 그 일부가 다시 유통에 들어가는 순환을 반복하며 축적한다. 자본가는 노동자가 노동을 통해 생산한 가치에서 노동력의 가치(임금)를 뺀 잉여가치에서 이윤을 획득한다. 이 ‘착취’는 노동자의 정당한 몫을 빼앗거나 상품 교환의 법칙을 어긴 부등가 교환이 아니다. 등가교환의 원칙에 따른 지극히 정상적인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이다. 자본가는 노동(노동력의 사용)이 아니라 노동력(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구매했기에 어떻게 사용하든 판매자인 노동자와는 무관하다. 저자는 “등가교환의 원칙을 준수하니, 자본주의 체제엔 문제가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래서 체제의 문제”라고 말한다. “‘착취 없는 사회’는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사회체제를 의미하게 된다.”
· 자본주의는 어떻게 체제 위기를 감추는가
자본주의 위기는 두 가지 차원으로 나타난다. ‘회복기-호황-공황-불황’의 경기순환은 10여 년 주기로 발생한다. 주류 경제학은 공황이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지만, 비약적으로 증대하는 생산능력을 사회의 소비능력이 감당하지 못해 과잉생산, 과잉자본 현상은 필연적이다. 공황은 과잉생산과 과잉자본을 청산해 다시 자본 축적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
경기순환과 공황이 반복될수록 자본주의는 더 높은 생산력을 갖는다. 생산력이 발전하면 생산수단 비중이 커지고 노동력의 비중은 작아진다. 오늘날 ‘노동의 종말’ ‘고용 없는 성장’ ‘4차 산업혁명’은 이러한 현상을 표현한 말이다. 잉여가치의 원천은 노동력에서 나오기에 노동력의 비중이 줄어들면 이윤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체제 위기가 심화된다.
케인스주의와 신자유주의라는 현대 자본주의의 형태 변화는 깊어지는 이윤율 저하 경향에 자본주의가 대응하는 방식이다. 흔히 케인스주의는 유효 수요 창출을 위한 국가 개입을, 신자유주의는 자유방임 시장을 추구한다고 알고 있지만, “국가가 공황에서 독점자본 구제를 비롯하여 경제에 개입하는 건 케인스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동일”하다. “2008년 미국발 공황은 신자유주의의 파산 선고였지만 신자유주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자본주의는 복지를 해체하고 비정규 불안정 노동을 확산하며 노쇠한 상태로 굴러가고 있다.
최근 생태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ESG 경영이나 탈성장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를 극복하려는 노력이라기보다 체제 위기를 감추려는 구호에 가깝다. 저자는 “자본주의에서 ‘성장’은 다름 아닌 자본 축적운동의 지속”으로 “자본 축적운동은 자본주의의 선택 요소가 아니라 자본주의 그 자체”이며 “탈성장 자본주의란 마치 ‘탈신앙 종교’처럼 성립 불가능한 모순”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자본주의 체제에서 ESG가 말하는 지속 가능성은 인간과 자연이 아니라 축적운동의 지속 가능성”이다. 접기
평점분포
8.6
사유와 성찰이란 부제를 달았지만 맑스의 자본과 맑스 이후 세계자본주의체제의 전개사를 청소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풀어쓴 강의스타일의 입문교양서다. 신문 칼럼처럼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으나 깊이까지 충족하진 못했다. 비전공자의 얇은 문고판 소책자 치곤 책값도 많이 과하다.
42zone 2023-11-19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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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양극화, 인간 소외, 후퇴하는 민주주의... 막연한 불안과 냉소를 넘어 ‘무엇이 문제인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스스로 사유하는 개인‘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저자가 내 건 희망. 이 책을 통해 사유의 힘을 길러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Yoohan Hyejin 2023-06-19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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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자본주의 세미나
저자인 김규항 씨는 1962년생으로1980년대 초 한신대 재학 시절, 나름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후 1998년부터 영화 주간지 '씨네 21'에 유토피아 디스토피아라는 칼럼을 쓰면서 본격적인 집필 활동에 나서게 되는데요. 2000년에는 홍세화, 진중권 등과 함께 사회문화 비평지 '아웃사이더'를 만들고 편집주간을 맡습니다. 그는 한국의 진보주의 운동에서 드물게도 실천적인 사회 정치 이론가로 적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글쓰기는 군더더기 없는 명료한 논증을 통해 규명된 비판적 주장들로 큰 설득력을 얻고 있고, 예전에 인터뷰에서 접한 그의 솔직한 태도도 인상 깊어 지금도 간혹 그의 이미지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더욱이 저에게는 1999년 경에 시작된 의약 분업 사태와 관련된 그의 글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의 이 책은 한신대 김성구 명예교수가 마르크스 자본주의와 관련해 감수를 맡았고, 2023년 5월 글의 초판 발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작고한 지그문트 바우만은 자본주의를 추종하는 현재의 경제학과 관련해, 인류가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것이 채 몇 세기가 되지 않는데 지금까지 인류는 자본주의를 거의 불멸의 체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가 있습니다. 과거 봉건시대에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농노들도 영주에 반해 들고 일어날 권리가 있었던 역사에서 우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미명하에 이상하게도 인간이 체제에 순응하고 종속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저자의 이 책은 우리가 숭배(?)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태생적 본질을 독자들과 시민들에게 면밀히 알리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여기에서 논증되는 주제들은 대부분 현실적이고 이론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6장에서 거듭 강조하는 대로, "우리가 자본주의적 병리 현상에 저항하고 비판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으로서 당연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자본주의를 숭배하는 경제학자라는 수식은 어쩌면 많은 경제학자들이 비판적 이성 없이 그저 경제학에 순화된 상태로 그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의 비판대로 지금 경제학의 본질은 그저 일어난 일에 대한 통계적 분석과 결과물에 대한 일차적인 입장 정도 뿐입니다. "무슨 이유로 그러한 일이 발생되었는가"는 경제학자들의 관심 범위가 아니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더욱이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제학 자체를 진리로 받아들이며 학문의 비판적 영역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이러한 점은 이미 질베르 리스트가 강하게 비판한 바가 있습니다..그런 연유로 학계의 분위기는 일차적으로 기존의 자본주의와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학을 실질적으로 비판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었고 이렇듯 체제 전반이 어떠한 비판도 용납하지 않는 유일신 종교와도 같은 상황을 유지해 왔는데요. 이를 달리 말하자면 핵 발전소와 관련한 현재의 원자 공학과 산업의 카르텔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하에 가격으로 매겨진 가치와 그에 따른 상품의 생산과 판매를 통해 '부의 축적'이라는 메커니즘이 지금까지 자본주의의 중요한 토대일 겁니다. 특히나 저자의 언급대로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쉴 새 없이 상품의 교환을 경험하게 될 텐데요. 하물며 여성의 성 상품화를 통해 그것이 문화적인 행태일지라도 인간의 상품화까지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거의 단적으로 말해, 인간 대부분이 이 체제에 종속된 상황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런 수많은 상품들을 판매하여 부를 축적한 자본가들 역시, 자신들조차 체제를 굴러가게 하는 하나의 톱니바퀴임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물론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예전 포드주의 시대와 같이, 자본가와 노동자 계층의 분리가 명확하지 않은 다소 복잡한 형태로 계급 분화가 되었고, 상품이 거의 물신으로 숭배되는 이 시대에서 자본주의가 인간을 계급적으로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기존의 믿음이 회의적으로 현실에 안착된 상황이라 판단됩니다. 이처럼 모두가 어떤 상품의 생산 과정에 깊이 관여하면서도 판매와 이익 회수에 있어 어떠한 권리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 이 체제의 진정한 본질이 아닌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런 상품과 관련해, 떼려야 뗄 수 없는 '노동력 제공 시장'에 대해, 이 글 7장인 '평등을 삼킨 공정'에서 저자는 자본주의가 초래한 그런 사회적 여파에 대해 아주 상세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평등은 자유와 함께, 민주주의에 있어 중요한 가치입니다. 불행하게도 과거 냉전 시기에 있어 첨예한 대립의 역사 때문에 평등 자체를 색깔론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이 현실일 텐데요. 이 장에서 저자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 정부의 공정과 상식이라는 대체적인 주장의 본질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상품 교환의 원칙과 룰을 벗어난 모든 것" 즉, 최소한의 인간 다운 삶을 보장하는 사회 부조와 사회적 제도에 대한 불신과 공격,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이익은 스스로가 찾으라는 소위 제한된 공정의 개념은 사실상 평등을 집어 삼켰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개인의 이익 추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능력과 능력주의에 있어 이 공정이라는 개념은 무엇보다 중요한 단어이며, 법을 내세우며 공정을 강조하는 사회일수록 평등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은 이처럼 설득력이 높다고 생각힙니다. "공정은 그렇게 평등을 삼킨다. 사람들은 불공정한 상황에 분노하고 항의하지만, 그럴수록 평등은 더 멀어진다."
한국 사회 만큼 능력주의가 철저하게 이식된 사회는 전세계에 드물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능력주의는 전반적으로 신자유주의와 아주 깊이 연관되어 있고 달리 말해, 능력주의와 신자유주의는 거의 한 몸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꽤 중립적으로 여겨졌던 경제학자 홍기빈 씨조차도 일전의 인터뷰에서 신자유주의가 무조건 나쁜 것 만은 아니라고 그런 취지로 발언한 장면을 본 기억이 납니다. 저자는 앞선 그와는 다르게 신자유주의에 대해 아주 명확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데요. 우리 나라의 수많은 자본가 계급은 엄밀히 따지자면, 신자유주의 하에서 자신들의 능력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1950년대 전후 적지 않은 유산을 바탕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계급으로 일전에 장 피에르 뒤피가 언급한 바와 같이, 자본가 계급이 윤리적으로 혹은 도덕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그런 부류의 사람들도 아니거니와 그저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고 좀 더 많은 부를 쌓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우리가 이것을 좀 더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사회적 이행에 필수불가결한 사회 체제와 어떤 동일한 인식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클로드 르포르가 바로 이 점에서 시민들의 분별력을 원했던 것이고, 이는 한편으로 우리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건설적이고 비판적인 의견을 낼 수 없는 본질적인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많은 신자유주의자들이 신자유주의가 전세계에 규제 없이 이행하게 된다면 시장이 좀 더 인간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가 지난 2008년의 대붕괴로 만천하에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데이빗 코츠는 앞선 신자유주의자들의 반복적인 구호가 사실상 이를 통해 붕괴된 것으로 봤는데요. 명목으로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자유로운 경쟁 혹은 시장의 관대함 등을 역설하지만, 일찍이 슘페터가 언급한 독점 자본주의로의 이행이 그저 허튼 소리가 아님을 이 글을 통해서도 알 수가 있습니다. 선진국들의 기업들이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우세를 거두고 있다는 점과 이들의 이익을 위해 제3세계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저임금 노동력에 따른 이익 창출의 체계가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의미에서 신자유주의자들이 그토록 긍정한 '개인의 탐욕, 사적 이익의 추구'라는 관념들이 명백한 법의 지배 하에서도 시장이 논외로 여겨질만큼 마치 무소불휘의 권력을 갖게 된 것은 정치와 경제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들은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 기여하지 않는 정치와 마찬가지로 자유 시장이 사람들을 위해 모든 것을 가져다 줄 것처럼 말하는 허황된 미사여구처럼 여겨지기 때문인데요. 인간의 욕망이 어느 정도 제한을 받아야만 하는 인식의 범주가 분명 존재하고, 오로지 경제학을 이런 인식의 논외로 취급하는 것은 그만큼 이성의 측면에서 위험하다 볼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일전에 대니 로드릭은 자본주의(아마 신자유주의에 대한 것이겠지만)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바가 있습니다. 로드릭은 소위 주류 경제학에서 사실상 소외된 학자라 그 '주류'들이 전혀 원하지 않는 의견을 피력한 것인데요. 우리는 스스로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존엄을 갖는 인간이지만, 그러한 인간의 삶을 위해 필요한 자원과 지원에 있어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현실에서는 이러한 생각들이 철저하게 거부 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반 노동자들이 언제까지 기업의 이익 창출에 맞지 않는 희생을 감내하면서 스스로의 노동력을 팔아가며 삶을 영위해야 할지는 거의 불확실합니다. 아예 적나라하게 자본주의가 과연 민주주의의가 요구하는 가치들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지금도 극도의 회의를 느끼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본질을 이미 여실히 알고 있으면서도 눈앞의 이익을 위해 눈을 감고 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매번 저는 이러한 글을 읽을 때마다 과연 "인간 다운 삶은 무엇인가. 존엄한 인간의 삶은 그저 이상으로 끝나게 될 것인가"에 대해 매번 고민하게 되는데요. 제가 즐겨 인용하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백대로 우리가 서로 손을 붙잡고 무덤으로 들어가지 않기 만을 오직 바랄 뿐입니다.
- 개인적으로 이 글 6장의 결론이라 볼 수 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자의 분석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요. 우리가 흔히 신자유주의를 자본주의의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 혹은 나쁜 상태로 이해하는데, 실상은 신자유주의야 말로 자본주의 본연의 상태, 즉 억지 요소들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상품 물신성이 만개한 순정 자본주의, 자체라고 말한 부분이었습니다.
-저자가 따로 언급한 소위 '제 세상을 맞은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을 이 자리에 따로 기록해 두고 싶습니다.
자본주의는 자유시장에 의해 자연스럽게 규율된다.
국가 개입을 배제하고 규제를 완화하라.
국공유기업을 사유화(민영화)하라.
노동조합은 자유경쟁을 막는 독점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건 끝없이 이어지는 상품 교환 행위이기도 합니다.
자본주의 이전 사회에선 노동 배분의 공동체 질서가 있었고, 개별 노동은 직접적으로 사회적 노동이었습니다.
주류 경제학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역사 속의 여러 경제체제 중 하나로 보는 게 아니라, 인류 최후의 경제체제로 전제합니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데는 타인에 대한 지배 욕구가 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품 가치가 인간의 사회적 관계임을 보지 못하고 상품체의 속성이라 보는 일은 자본주의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착시도 아닌, 오히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일입니다.
비인간화, 소외, 배금주의, 물질만능주의 따위 이른바 자본주의적 병리 현상이라 일컫는 것들은 대체로 상품 물신성 현상을 이르죠.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 사악하고 나쁜 상태로 이해되곤 합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에 반대한다는 건 정상적 자본주의의 회복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신자유주의야말로 자본주의 본연의 상태, 억지 요소들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상품 물신성이 만개한 순정 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능력주의의 기만은 자본주의적 정의, 즉 공정의 어떤 막장을 보여줍니다. 자본주의의 사상적 틀로서 자유주의는 시장 경쟁이야말로 자본주의가 평등한 사회라는 근거라 말합니다.
선진국 자본주의는 자유경쟁 시대를 끝내고 독점자본주의 상태에 접어듭니다. 독점화한 산업자본과 독점화한 은행자본이 융합하여 거대 금융자본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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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23-05-27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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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세미나‘를 읽다.^^
『자본주의 세미나』를 읽다.^^
나는 청소년기에 종교에 심취했던 사람이다. 그 단체에서 기관지도 만들며 활동하다 30대 중반경 고향에 돌아왔다. 돈벌이라고 할 만한 일은 한 적도 없다. 오히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땅도 팔아먹고 완전 패가망신했다.
이런 상태로 난 고향에 돌아왔다. 어머니는 노인의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쇠약해 질대로 쇠약해져 식물인간처럼 누워 지내며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였다.
문득 ‘어떻게 살아야하나’. ‘이 세상은 무엇이며, 나는 어떻게 생존해야하나’ 라는 절박한 질문이 떠올랐다.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 뿐이었다.’ 어머니를 잘 모셔야 한다는 책임감도 컸다.
나는 자본주의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르크스의 『자본』을 꼼꼼히 읽어나갔다. 아울러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자동차부품회사, 프레스 공장, 의류도매물류회사, 신문배달, 우유배달, 심지어는 1톤 화물차로 고물상도 해 보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했고, 돈도 모았다.
맑스경제학을 공부하며 한때 좌파정치에도 관심을 가져봤다. 하지만 여러모로 나의 실정과 잘 맞지 않았다. 몸이 약해 ‘노동력을 상실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위기감 속에 나는 열심히 일하며, 『자본』 공부에 집중했다. 마르크스의 『자본』, 그리고 『자본』을 해설한 많은 책을 읽으며, 내가 살고있는 사회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울러 경제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감이 잡혔다. 무엇보다도 『자본』을 공부하며 내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여유로와졌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 『자본주의 세미나』는 마르크스의 『자본』을 풀이한 최고의 책이다. 저자 김규항은 간결하고 명쾌하게 『자본』에 입각하여 자본주의를 풀이해 주고 있다. 아울러 현재 전개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변화상을 단순 명쾌하고 간결한 문체로 설명해 주고 있다. 많은 『자본』 번역서와 해설서를 읽어보았다. 하지만 이처럼 명쾌하게 『자본』을 풀이해 주면서도, 현대자본주의의 세계상을 명료하게 밝혀준 책을 나는 여지껏 본 적이 없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거나 삶이 힘들고 고단한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자본주의 세미나』는 경제적 자유, 나아가서는 자유인으로 사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경제적·철학적으로 사유하다 보면, 어느덧 그대는 자유인의 길에 들어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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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o2416 2023-05-25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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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해방감
나는 삶에서 내리는 선택 앞에 ‘사상’, ‘양심’ 같은 것이 타인에 비해 중요도가 높은 편임을 알고 있다.
마흔을 바라보며 가랑비에 옷젖듯 켜켜히 쌓여온 ‘가치관’, ‘세계관’같은 것이 타인과 내 삶을 진단하는 잣대로 작동하고 있고
세상과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람직한 상태와 실제 사이의 괴리 때문에 괴로움을 자주 느끼는 편이다.
‘B급좌파’로 알려진 김규항 선생은 ‘녹색평론’ 김종철 선생과 더불어 나에게 인지적 측면에서 적잖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때때로 그가 써내는 문장 특유의 묵직함과 샤프함에 무비판적으로 경도되곤 했지만, 그의 글은 확실히. 남들따라 대세따라 사고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습속에서 벗어나게끔 도움을 준다.
김규항 선생의 글은 대부분 현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물신숭배와 인간소외에 대한 개념적 현상적 비판과 통찰이었고, 광고회사를 다니던 사회초년생 때 그의 글을 만나고부터 줄곧 ‘돈벌고 소비하는 인간’, ‘타인과 관계하는 존재’로서 나 자신에 대한 불편함을 마주해야만 했다.
그리고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주의는 악한 것이다’, ‘대기업은 독점자본주의의 선봉자다’, ‘의식있는 시민으로서 선거 땐 진보정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식의 납작하게 굳어진 내 세계관으론 대기업 제품을 구매하거나, 팀원들에게 일에 대한 주인의식을 강조하며 야근하는 팀장으로서의 나의 모습을 설명할 수 없었다. 그저 지나친 자기검열과 내 삶의 방식을 의심하고 우울해 하거나, 정치를 개탄하는 수준에 머물 뿐이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며 앞뒤로 제동이 걸린 나와 같은 사람들을 의식했던 걸까.
그가 이번에는 마르크스 ‘자본론’을 해설한 ‘자본주의 세미나’를 펴냈다. 이 책은 그 어려운 ‘자본론’을 정제하고 다듬어 경제학과 친하지 않은 이들도 자본주의 작동 원리의 정수를 맛보게 한다.
‘가치’, ‘노동과 노동력’, ‘착취’, ‘상품, 화폐, 자본’, ‘평등’ 등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용어에 깃든 오류를 짚어내고 ‘인플레이션’, ‘호황, 공황, 불황’ 등 거시적 경제흐름의 매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내 생각과 행동, 욕망과 번민을 돌아보며 어디까지가 정말 내 것인지 혼란스러웠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겁니다. 자본주의는 우리 마음과 삶에 거스르기 어려운 경향성을 만들어 냅니다. 자본주의를 아는 일은 나를 아는 일과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마르크스가 19세기 사회를 비판한 관점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마주한 위기를 진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하며, 논리적이고 담백한 화법으로 오늘날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를 설명한다.
책의 말미에 그는 노쇠한 자본주의를 살아가며 새로운 사회로 이행하는 시기의 주역은 선구자나 군중이 아니라 ‘사유하는 최초의 개인’들이라 말한다.
이 책을 읽은 이들이 익숙하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질문하고, 모호한 불안이 객관적 원리로 설명되고, 매일 마주하게 될 딜레마를 뚫고 나갈 자신만의 원칙과 해답을 찾길 바란다.
그리고 그 해답이 내 곁의 동료와 가족을 대하는 나의 태도와 일상을 설명할 수 있을 때, 느끼지 못했던 해방감이 들거라 확신한다.
나도 이미 작지만 선명한 해방감을 맛보고 있으니까.
이 책을 읽고 적은 메모를 몇 문장 옮겨둔다
- 경제구조는 사회성원의 의식과 행동에 일정힌 경향성을 만들어낸다. 인생의 다양한 가치들은 상품가치로 표현되고 재구성된다.
- 평등은 윤리적 당위 차원을 넘어 현실에 있다. 바로 우리기 살아가는 사회는 사회적 분업을 통해 재생산을 유지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노동은 서로 의존하고 돕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 평등이 사회적 분업에 근거한 인간의 정의라면 공정은 상품교환원칙에 근거한 물신의 정의다.
- 노동생산물이 가치로서 서로를 비교하며 상품세계의 일원으로서 관계를 맺으려면 즉 상품이 되려면 화폐라는 일반적 등가물로 표현되어야 한다.
- 비인간화, 배금주의, 물질만능주의 등 자본주의적 병리현상이라 일컫는 상품물신성에 빠지는 일은 어떤 병증이 아니라 상품생산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체이다. 예의 병리현상에 대응하는 정신적노력(공유와 협동. 우애와 환대)은 의미있지만 물신성의 원인은 보지 못하고 중신층 인텔리들의 지적 유희에 머문다. 이런 구호는 사람들이 구호와 함께하지 않는 원인이 그들의 의지라는 전제에 머문다. 구호와 반대로 살수 밖에 없도록 강제하는 외부적 원인이 있다면 그런 구호는 소용없고 부당하다.
- 상품가치의 실체는 추상적 노동(시간)이다. 화폐는 다른 사람 노동의 청구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타인에 대한 지배욕구 오래 살고 싶어하는 욕구다.
- 신자유주의의 세계화는 상품물신성의 전지구적 확산과 심화를 가져왔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사악상 상태라고 표현되지만 실은 자본주의 본연의 상태, 순정 자본주의라고 볼 수 있다.
- 착취는 자본주의 하에서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일이다 ‘착취없는 사회’는 자본주의 아닌 다른 사회체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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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han Hyejin 2023-07-02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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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사유하는 인간과 유토피아
아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지만 ‘정답’을 찾을 수는 없다. 사람 사는 일에 정해진 길이 있다면 누가 인생을 어렵다고 하겠는가. 통시적 관점에서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지금, 여기가 보인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도 마찬가지다. 절대왕정을 거쳐 신분제가 철폐되고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주의 세상을 만든 과정에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진한 피냄새가 배어 있다. 원시 공산제와 고대 노예제를 거쳐 중세 봉건제를 지나 자본주의에 이르는 길에도 숱한 이들의 땀과 한숨이 스며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사는 오늘의 ‘현실’은 어떤가.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개인의 작은 노력들이 모여 역사를 추동하는 힘이 된다. 함께 모여 이야기하고 어깨 겯고 걸어온 길들 위에 꽃이 피었다. 돌아보면 보이는 것들이 힘겨운 현실과 험난한 길을 걸을 때는 보이지 않는 법이다. 김규항이 걸어 온 길, 그가 힘주어 이야기하는 자리에도 꽃이 피었을까. 오랜만에 읽는 김규항의 문장마다 힘과 결기가 느껴진다. 여전히 흔들리며 걷는 사람들 발자국마다 자본주의라는 보이지 않는 괴물의 그림자가 스친다. 고정 불변하는 체제는 없다. 자본주의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디를 향해 어떻게 걸어야 하는 것일까. ‘체제 이행기’의 사유와 성찰이라는 부제가 이 책의 성격을 말해준다. 아나톨 칼레츠키가 자본주의 4.0 시대를 선언한지 10여년이 흘렀다. 신자유주의의 광풍이 지나간 자리에 서서 반성하는 수많은 경제학자들과 정치인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충돌하며 대한민국 사회에도 빛과 그림자를 만든다. 자유 시장경제 체제와 복지사회의 꿈이라는 상충하는 우리들의 꿈은 어떻게 화해할 수 있을까. 누구를 위한 자유이며 누구를 위한 복지일까.
마르크스의 『자본론Das Kapital』(1867)이 출간된지 150년이 훌쩍 지났다. 인류 역사에서 모든 체제, 즉 인간이 만든 사회 제도와 시스템은 시대정신을 반영하며 끊임없이 생성, 변형, 소멸의 과정을 거쳤다.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한대로 만물이 유전하듯panta rhei,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람도 세상도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생존과 적응에 매몰된 다수와 달리 조금 다른 시선으로 미래를 고민하거나 현실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학문적 관점에서든, 사익 추구를 위해서든, 인류애와 호기심 차원이든 ‘현상’을 넘어 ‘본질’에 집중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변화의 흐름를 읽어내려는 노력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주 조끔씩 바꿔왔다. 반복적 일상에 균열을 발견하는 일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의무가 삶의 태도가 아닐까.
매일 숨쉬는 공기처럼 우리는 자본주의를 호흡한다. 욕망을 들이마시고 한숨을 내뱉는다. 주식, 코인, 부동산, 취업, 노후 준비에서 환율, 경상수지, GDP까지 실물경제에 대한 관심이 곧 현대인의 삶이다. 권력은 시장에 넘어간지 오래고 자본이 정치를 지배하는 걸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러니 오늘의 일상과 내일의 행복을 좌우하는 자본주의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18개의 주제로 펼쳐지는 세미나는 200쪽이 안 되는 이 책의 분량과 무관하게 깊고 넓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물론 케인스와 신자유주의의 명암을 찬찬히 살핀다. 우리가 간과한 것은 무엇일까. 1997년, 2008년은 모두 기억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생활의 변화를 넘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본주의는 여전히 안녕한가.
갈고 닦고 조이며 자본주의를 고쳐쓴지 오래다. 김규항의 세미나는 새로운 경제 체제를 도입하거나 혁명적 변화를 통해 자본주의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려는 의도가 없다. 문제의 본질을 살피지 못하고 현상에 급급하며 체제 자체의 모순을 간과하는 태도를 성찰한다. 신축아파트에 물이 새고 벽에 금이 가는 건 시공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설계 자체의 결함이 은폐됐을 수도 있다. 또한 건축 이론과 공법이 모든 지형과 기후에 적용될 수는 없다. 자본주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국의 역사와 문화에 따라, 시대정신을 좇으며 새로운 얼굴로 탈바꿈해온 자본주의는 우리의 미래를 든든하게 지켜줄 수 있을까. 구조적 모순과 근본적인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대개 그러하듯 이 세미나에 참여한 독자들 개인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각 장마다 권민호의 그림이 환기 장치로 활용된다. 마지막 장에 소개된 그림과 제목이 인상적이다.

Karl Marx+Quo Vadis, 29.7×42cm, 2013
새로운 사회는 현재의 사회 안에서 자라납니다. 우리가 노쇠한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바꿔 말하면 새로운 사회가 생겨나는 시기에 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행기’를 살고 있습니다. 이행기가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일정을 갖게 될지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이행기의 성격을 고려할 때, 그 주역은 선구자나 지도자와 함께하는 군중이 아니라 스스로 사유하는 인간과 자연의 물질대사로서 노동을 사유하는 최초의 개인들 말입니다. 유토피아는 없지만, 최소한의 사회는 있습니다. -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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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ptic 2023-07-10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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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세미나
나는 이 책을 통해 작가님을 처음 알았는데 #비판적지식인 으로 불리며 #고래가그랬어 의 발행인이셨다.
🔖"자본주의 사회에는 노동 배분의 공동체 질서가 없습니다. 모든 생산자는 저마다 자신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올 거라 기대하는 것을 생산할 뿐이죠.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은 철저히 사적으로 수행됩니다."
자본주의 역사부터 오늘날의 자본주의로 이어오는 상황을 다양한 경제학자들(케인즈, 마르크스 등)의 이론에 대한 모순이나 변화를 설명하고, 양차 대전 후의 경제 상황, '인클로저'에서 '러다이트'로 넘어오는 과정 등을 간결한 문체로 담았다.
특히 '사회보장제도'가 19세기 말 독일 비스마르크하에서 만들어졌고, 고조되어가는 노동자의 변혁 투쟁으로부터 자본가를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과학 기술이나 ESG도 자본 축적의 연장선이라고 기술한 부분에서는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대학에서 배웠던 경제학 원론을 축약해서 읽은 느낌도 들고, 자본주의가 바탕인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 '노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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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yj0702 2023-07-03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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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세미나> 요약 및 평론
1. 도서 요약: 자본의 내면화에 대한 통찰
김규항의 <자본주의 세미나>는 현대 자본주의가 단순히 경제 체제를 넘어 인간의 영혼과 일상을 어떻게 잠식했는지 추적하는 사회 비평서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외부의 억압 기제를 넘어, 개인의 내면에 <자발적 복종>의 논리로 자리 잡았음을 지적한다.
가.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와 소외
책의 전반부는 마르크스의 경제학 비판을 토대로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짚는다. 자본주의는 무한 증식을 목적으로 하며, 이 과정에서 인간의 노동은 상품화되고 노동자는 자신이 생산한 결과물로부터 소외된다. 저자는 이를 <기계의 부품화>로 규정하며, 현대인이 느끼는 만성적인 불안과 허무의 근원이 바로 이 소외에 있음을 설파한다.
나. 자기 착취와 성과 사회
저자는 현대 자본주의가 과거의 강압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자기 계발>과 <성과>라는 이름으로 개인을 통제한다고 분석한다.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지만, 이는 결국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자기 착취>에 불과하다. <자유로운 개인>이라는 환상 속에서 사람들은 스스로 자본의 논리를 내면화하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삶을 소진한다.
다. 교육과 종교, 체제의 보조금
김규항은 교육과 종교가 체제 유지의 도구로 전락했음을 비판한다. 교육은 비판적 사고를 기르기보다 자본이 필요로 하는 <숙련된 노동자>를 양성하는 공정이 되었고, 종교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대신 현 체제에 순응하게 만드는 <심리적 진통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 해방을 향한 제언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거창한 혁명이 아니라 <삶의 주권 회복>이다. 자본이 규정한 욕망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짜 욕망을 대면하고 타인과 연대하는 것만이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감옥에서 탈출하는 길임을 강조한다.
2. 비평: 뼈아픈 직설, 그러나 남겨진 과제
가. 비판의 날카로움과 보편성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복잡한 경제학적 담론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어 독자의 폐부를 찌르는 직설에 있다. 저자는 진보와 보수라는 기성 정치적 프레임을 넘어, 우리 모두가 자본주의라는 종교의 신자임을 폭로한다. 특히 <좌파의 자본주의화>를 꼬집는 대목은 한국 사회의 지적 허영과 실천적 무능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나. 실천적 대안의 모호함
비판의 강도에 비해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다소 관념적이고 윤리적인 차원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자본의 논리를 거부하라는 주장은 정당하지만, 이미 자본주의 시스템에 깊숙이 편입된 개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제적 토대 위에서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인 경로는 부족해 보인다. 이는 <자각> 이후의 <방법론>에 대한 갈증을 남긴다.
다. 시대적 정합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이라는 시점에서 이 책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AI와 플랫폼 자본주의가 인간의 노동을 더욱 미세하게 분절하고 통제하는 시대에,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자본의 속도가 아닌, 인간의 속도로 걸을 것을 권유하며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3. 결론
김규항의 <자본주의 세미나>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일상을 낯설게 보게 만드는 거울과 같다. 이 책은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시스템을 지탱하는 우리 안의 <욕망>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한다. 체제의 전복보다 무서운 것은 체제에 길들여진 영혼의 상실임을 경고하는 이 책은, 오늘날 길을 잃은 현대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신적 각성제라 할 수 있다.
이 요약과 비평이 세미나 준비나 학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혹시 특정 챕터에 대해 더 깊이 있는 분석이나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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