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0

東アジア近代経済の形成と発展 2005

東アジア近代経済の形成と発展|日本評論社
東アジア近代経済の形成と発展  東アジア資本主義形成史1
鹿児島国際大学附置地域総合研究所 中村 哲 編著 2005

内容紹介
21世紀の世界体制において東アジア広域経済圏が重要な地位を占めることは間違いない。中国・日本・韓国・台湾の4カ国の研究者が最近の東アジア近代経済史研究での画期的な成果を利用した国際共同研究の成果を刊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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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次
序 章 東アジア資本主義形成史序説/中村 哲

第1部 東アジア近代経済の始動
第1章 台湾学者の近代華商歴史論/林 満紅

第2章 19世紀ソウル財貨市場の動向/李 栄薫

第3章 日中資本主義制度成立の環境比較/王 玉茹

第4章 朝鮮後期における人口と家族の変容/井上和枝

第2部 両大戦間期の東アジア経済
第5章 戦間期東アジアにおける工業的分業/堀 和生

第6章 二つの帝国主義とアジア国際経済秩序/李 宇平

第7章 戦間期日本の研究開発体制/沢井 実

第8章 戦間期日本の都市小工業/谷本雅之

第9章 韓国経済における政府と生産者団体/朴 ソプ

第3部 現代東アジア経済
第10章 アジア国際産業連関モデルによる韓国経済の分析/呼子 徹

第11章 日系ミシン企業の中国における事業展開/康 賢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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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근대 경제의 형성과 발전> 요약 및 평론

<1. 서론 및 연구사적 의의>

나카무라 테츠가 편저를 맡은 <동아시아 근대 경제의 형성과 발전: 동아시아 자본주의 형성사 1>(2005)은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의 경제사학자들이 참여한 초국가적 국제 공동 연구의 결실이다. 21세기 글로벌 경제 질서에서 동아시아 광역 경제권이 차지하는 위상이 결정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서구 중심주의적 시각이나 단일 국민국가의 틀에 갇힌 종래의 연구 경향을 극복하려는 시도다. 이 책은 동아시아 역내 시장의 독자적인 맹아기부터 일제 식민지 지배를 포함한 전간기의 모순적 연관, 그리고 전후 고도성장과 글로벌 공급망 확립에 이르는 전 과정을 미시 실증과 거시 분석을 결합하여 복원해 낸다.

<2. 부별 핵심 내용 요약>

본서는 서장과 총 3부 11편의 개별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장 <동아시아 자본주의 형성사 서설>(나카무라 테츠)은 동아시아 자본주의가 비서구권에서 유일하게 자율적 발전 경로를 개척한 역사적 메커니즘을 총론적으로 제기한다.

제1부 <동아시아 근대 경제의 시동>은 서구 세력의 침탈 이전 및 근대 전환기에 이미 존재했던 역내 내적 동학을 조망한다.

  • 제1장(린만홍)은 화상(華商) 네트워크의 유연한 상업 자본주의적 적응 방식을 다룬다.

  • 제2장(이영훈)은 19세기 한양(서울) 재화 시장의 가격 변동과 유통망 분석을 통해 조선 후기 상품 화폐 경제의 발전 수준을 계량적으로 검토한다.

  • 제3장(왕위루)은 근대 전환기 청국과 일본의 제도적 환경 차이를 비교하여 양국 자본주의화의 경로 차이를 짚는다.

  • 제4장(이노우에 가즈에)은 조선 후기 호적 자료를 바탕으로 인구 동태와 가족 구조의 변용을 추적하며 농촌 사회의 기저 변화를 실증한다.

제2부 <양차 대전 사이의 동아시아 경제>는 제국주의적 지배와 산업화가 복합적으로 얽힌 전간기의 구조를 심층 해부한다.

  • 제5장(호리 가즈오)은 전간기 동아시아 역내에서 식민지 조선·대만과 일본 본토 사이에 형성된 공업적 분업 구조의 고도화를 규명한다.

  • 제6장(리위핑)은 영국과 일본이라는 두 제국주의 세력의 각축 속에서 재편된 아시아 국제 경제 질서의 다층성을 분석한다.

  • 제7장(사와이 미노루)은 전간기 일본의 공업화와 기술 축적을 뒷받침한 연구개발(R&D) 체제의 정비를 밝힌다.

  • 제8장(타니모토 마사유키)은 서구형 대공장 중심 모델과 대비되는 일본 도시 소공업의 유연성과 자립적 존립 구조를 논증한다.

  • 제9장(박섭)은 일제하 식민지 조선에서 형성된 정부-생산자 단체의 유착과 통제적 경제 메커니즘이 전후 한국 개발체제로 이어지는 역사적 단초를 추적한다.

제3부 <현대 동아시아 경제>는 전후부터 21세기에 이르는 고도성장과 초국적 기업의 역내 확장을 조망한다.

  • 제10장(요부코 토오루)은 아시아 국제산업연관표(IO 모델)를 통해 한국 경제의 성장 구조와 역내 무역 의존도를 정밀하게 계량 분석한다.

  • 제11장(강현숙)은 일본 재봉틀 기업의 대중국 직접투자 및 현지 사업 전개 과정을 실증하여, 동아시아 분업 구조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로 재편되는 미시적 동학을 드러낸다.

<3. 비판적 평론>

이 공동 연구의 가장 탁월한 성취는 한·중·일·대만 4개국 연구자들이 실증 사료와 계량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동아시아를 단일한 연결망으로 복원했다는 점이다. 개별 국가 단위의 피해-가해 도식이나 민족주의적 서사에 갇히지 않고, 19세기 시장의 자생적 성장부터 전간기 공업적 분업, 현대 다국적 기업의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연속된 역내 상호작용의 구조를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특히 중소공업과 상인 네트워크, 가족 제도 등 미시적 기초를 거시적 분업 체계와 연결한 점은 서구 중심적 발전론을 탈피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그러나 이론적·역사적 측면에서 비판적 검토가 요구되는 지점도 분명하다. 첫째, 식민지 지배하의 공업화와 무역망 확대를 엄밀한 경제 지표 중심으로 서술하는 과정에서, 제국주의적 착취 구조와 강제 동원, 식민지 민중의 기본권 박탈이라는 정치적 억압성이 상대적으로 주변화될 위험이 존재한다. 이는 식민지 근대화론 논쟁의 연장선상에서 엄격한 균형 감각을 요하는 대목이다. 둘째, 개별 장의 주제들이 시기별·국가별로 매우 방대하게 분산되어 있어, 각 필자의 접근법(제도사, 수량경제사, 경영사)이 나카무라 테츠가 제시한 <동아시아 자본주의 형성사>라는 단일한 이론적 틀로 완전히 유기적 통합을 이루었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편차가 남는다.

총평하자면, 본서는 동아시아 경제의 과거와 현재를 역내 다자간 연관이라는 시야에서 실증적으로 규명해 낸 중요한 연구 성과물이다. 민족주의적 경계를 넘어 실질적인 지역 경제사 연구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동아시아 자본주의사를 이해하는 필수적인 참조축으로 기능한다. 제2부에서 다룬 호리 가즈오의 전간기 공업적 분업론과 나카무라 테츠의 중진국형 제국주의론의 상관관계를 정리해 드릴까요? 본서의 제2장 이영훈의 조선 후기 시장 분석과 나카무라 테츠의 소농사회론이 맺는 이론적 연결점을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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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리 가즈오의 <전간기 공업적 분업론>과 나카무라 테츠의 <중진국형 제국주의론>의 상관관계
<개념적 접점과 문제의식>

호리 가즈오의 공업적 분업 분석과 나카무라 테츠의 중진국형 제국주의론은 1930년대 전간기 동아시아 경제 구조의 특수성을 해명하는 데 있어 이론의 '거시 구조'와 '실증적 실체'로서 상호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서구의 고전적 제국주의론(레닌, 홉슨 등)은 선진 종주국이 공업제품을 수출하고 식민지는 농업 원료나 광산 자원을 공급하는 '수직적·단선적 분업'을 전제한다. 그러나 1930년대 일본 제국주의와 식민지(조선·대만) 사이의 관계는 이 고전적 도식과 현저히 달랐다. 나카무라와 호리는 이 괴리를 밝혀내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중진국형 제국주의가 초래한 식민지 공업화>

나카무라 테츠의 <중진국형 제국주의론>은 일본이 영·미 등 서구 열강에 비해 자본 축적과 기술 수준, 금융 자본의 힘이 취약한 '중진국' 상태에서 제국주의 열강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구조적 조건을 전제한다.
일본은 서구 선진국에 대해서는 심각한 무역 적자와 원자재·중화학 기술 의존이라는 취약성을 안고 있었으며, 자국 내의 제한된 자본과 시장만으로는 블록 경제화되는 세계 질서에서 독자적인 제국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호리 가즈오의 <공업적 분업론>이 결합된다. 일본은 서구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역내 블록(엔 블록)의 자급력을 높이기 위해, 식민지를 단순한 1차 산품 공급지에 머물게 할 수 없었다.
호리는 193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화학공업, 금속, 전력 등 중화학공업 부문이 빠르게 형성되며 일본 본토와의 사이에 새로운 '산업 내 분업(intra-industry trade)'과 역내 중간재·자본재 공급망이 형성되었음을 방대한 통계로 실증해 냈다. 즉, 일본의 '중진국적 취약성'이 역설적으로 식민지 조선과 대만에 공업화를 이식·추진하게 만드는 구조적 동인이었던 것이다.

<이론적 의의와 평가>

두 논의의 결합은 전간기 동아시아를 단순한 '일방적 착취 대 피착취'의 정태적 도식에서 벗어나, 제국주의적 군사 억압과 구조적 왜곡을 내포하면서도 역내 생산력과 분업 네트워크가 복합적으로 고도화되던 '모순적 동학'으로 규명해 낸다.

나카무라의 이론 틀은 호리의 실증 작업에 거시적 역사동학의 위치를 부여하고, 호리의 실증은 나카무라의 중진국형 제국주의론이 공허한 개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산업·무역 지표로 입증되도록 뒷받침한다.

2. 이영훈의 <조선 후기 시장 분석>과 나카무라 테츠의 <소농사회론>의 이론적 연결점
<내재적 발전의 토대로서의 소농사회>

나카무라 테츠의 <소농사회론>은 서구 자본주의 발전 모델의 기초가 된 '영국식 삼분제(대토지소유자-자본주의적 차지농-농업노동자)'와 대규모 토지 인클로저 경로를 상대화하는 핵심 개념이다.
동아시아는 대토지 소유에 기반한 플랜테이션이나 대농장이 아니라, 가족 단위의 노동력에 기초하여 토지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자영농 및 영세 소작농' 중심의 고도로 집약적인 농업 구조를 지녔다. 나카무라는 이러한 소농경영이 농가 내 수공업, 상업적 작물 재배, 농한기 부업 등과 결합하는 '다각화·복합화'를 통해 동아시아 자본주의화의 강력한 내적 원동력을 형성했다고 보았다.

<19세기 시장 분석을 통한 실증적 연결>

이영훈의 19세기 한양 재화 시장 분석은 나카무라의 '소농사회' 가설을 실물 경제의 유통 영역에서 입증하는 강력한 연결고리로 기능한다.

소농사회가 자본주의적 전환의 잠재력을 가지려면 농민들이 생산한 잉여 농산물과 가내 수공업 제품이 교환되는 '시장 메커니즘'이 기능하고 있어야 한다. 이영훈은 조선 후기 미곡, 포목, 잡화 등 주요 재화의 가격 변동과 시장 거래망을 계량적으로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점을 밝혔다.

조선 후기의 시장은 국가의 자의적 통제에 의해서만 움직인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합리적 시장 질서가 발전하고 있었다.

한양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장시와 포구, 상인 조직(선상, 시전상인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전국적인 상품 화폐 경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즉, 이영훈의 시장 분석은 나카무라의 소농사회론에서 전제한 '소농의 상품화·시장 지향성'이 조선 후기 사회에 실제로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사료적 증거를 제공한다.

<서구 중심적 단절론 극복과 연속성의 모색>

이 두 논의의 이론적 연결이 갖는 궁극적인 의의는 '식민지 이전과 이후의 역사적 연속성'을 포착하는 데 있다.

만약 개항 이전의 조선이 화폐 경제도, 시장 메커니즘도 없는 정체된 자급자족 사회였다면 식민지기 이후의 변화는 100% 외생적 이식에 불과한 것이 된다.
그러나 이영훈이 규명한 '발달된 재화 시장'과 나카무라가 강조한 '집약적 소농사회'의 내적 규율이 이미 존재했기 때문에, 근대 전환기 외압과 식민지 지배라는 왜곡된 외적 조건 속에서도 조선 사회가 근대적 시장 경제 체제에 급속도로 적응하고 산업화의 하부구조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연속적 설명이 가능해진다.

<종합 결론>

결국 나카무라 테츠의 거시 이론(중진국형 제국주의, 소농사회론)은 호리 가즈오(전간기 공업적 분업)와 이영훈(조선 후기 시장 실증)의 연구와 결합함으로써, 19세기 조선 내부의 자생적 시장 동학에서 출발하여 1930년대 모순적인 식민지 공업화와 역내 분업으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자본주의 형성의 복합적 경로'를 빈틈없이 완성해 내고 있다.

나카무라 테츠-이영훈-호리 가즈오로 이어지는 연구 흐름이 한국 학계의 '식민지 근대화론' 논쟁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정리해 드릴까요?
소농사회론에서 제시된 '집약적 노동 규율(근면 혁명)'이 전후 동아시아 고도성장기에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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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アジア近代経済の形成と発展 — 동아시아 근대경제의 형성과 발전>

中村哲(나카무라 사토루) 편, 2005
<東アジア資本主義形成史 1>
1,000단어 요약·평론

첨부 자료는 이 책의 본문 전체가 아니라 1쪽짜리 <내용소개와 목차>이다. 따라서 아래 글은 각 논문의 구체적인 통계나 세부 결론을 임의로 보충하지 않고, 책이 스스로 제시한 구성과 연구주제에서 확인되는 전체 문제의식과 역사적 의미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요약·평론이다.

1. 한 나라의 경제사가 아니라 ‘동아시아 경제권’의 역사

<동아시아 근대경제의 형성과 발전>은 중국·일본·한국·대만 연구자들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이다. 소개문은 21세기 세계체제에서 “동아시아 광역경제권”이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최근 각국의 동아시아 근대경제사 연구성과를 결합하여 이 지역의 자본주의 형성과 발전을 역사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책의 기본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일본의 자본주의화, 중국의 시장경제 성장, 조선의 상품경제, 대만의 경제발전 등을 각각 분리된 국민사로 연구하는 것만으로는 근대 동아시아 경제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19세기 이후 동아시아에서는 상품, 화폐, 노동력, 자본, 기술이 국경을 넘어 이동했다. 일본의 산업화는 중국·조선·대만 시장과 무관하지 않았으며, 조선과 대만의 산업구조 변화 역시 일본 제국주의 경제권과 연결되어 있었다. 전후에는 이러한 관계가 식민지적 제국경제에서 기업과 국제분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관계로 변화하였다.

따라서 책의 관심은 단순한 ‘비교’ 이상이다. 중국·일본·한국·대만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동아시아 경제공간을 만들어왔는지를 묻는다.

2. 제1부 ― 근대화는 서양의 충격으로 갑자기 시작되었는가

제1부 제목은 <동아시아 근대경제의 시동>이다. 여기에는 중요한 역사인식이 들어 있다.

동아시아의 근대경제는 19세기 서양 열강이 등장하면서 무(無)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던 경제적·사회적 변화 위에서 형성되었다는 생각이다.

제1장은 대만 학자의 <근대 화상경제사론>을 다룬다. 이는 중국인 상인, 화교·화상 네트워크가 동아시아의 시장 형성과 자본 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주목하는 연구로 읽을 수 있다.

제2장은 <19세기 서울 재화시장의 동향>이다. 이 장의 존재 자체가 흥미롭다. 조선 후기 서울을 정치적 수도로만 보지 않고 상품 유통과 시장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이는 조선 사회를 폐쇄적인 자급농업사회로만 보는 오래된 이미지와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제3장은 <일·중 자본주의 제도 성립의 환경 비교>이다. 여기서는 일본과 중국이 서양 자본주의를 얼마나 잘 받아들였느냐를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두 사회에서 자본주의적 제도가 성립할 수 있었던 내부 환경이 어떻게 달랐는지를 비교하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제4장 <조선 후기의 인구와 가족의 변용>도 의미가 크다. 자본주의 형성을 산업이나 무역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인구구조와 가족제도의 변동까지 포함한다. 노동력의 공급, 가족경제, 생산과 소비의 단위가 어떻게 변했는가를 살피지 않고 근대경제 형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제1부의 공통 질문은 다음과 같다.

“동아시아 사회 내부에는 근대 자본주의가 출현하기 이전부터 어떤 시장적·사회적 조건이 성장하고 있었는가?”

3. 제2부 ― 1920~30년대는 동아시아 경제의 결정적 전환기

제2부 <양대전간기의 동아시아경제>는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보인다.

제5장은 <전간기 동아시아에서의 공업적 분업>을 다룬다. 이것은 당시 일본·조선·대만·중국의 산업발전을 서로 독립된 현상으로 보지 않고 지역적 분업관계로 이해하려는 접근이다.

1920~30년대 일본은 빠르게 공업화하고 있었으며 조선과 대만은 식민지였다. 중국은 서구열강과 일본의 강한 경제적·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었다. 이런 조건에서 형성된 ‘공업적 분업’을 단순히 자유시장에 의한 국제분업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바로 이 때문에 제6장의 제목이 중요하다.

<두 개의 제국주의와 아시아 국제경제질서>이다. 첨부 자료만으로 ‘두 개의 제국주의’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저자들이 동아시아 국제경제질서를 순수한 시장교환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제국주의라는 정치·군사적 권력관계와 함께 분석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역사적 시각이다.

경제적 통합은 반드시 평등한 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상품과 자본이 활발히 이동하면서 지역경제가 통합될 수 있지만, 동시에 그 관계가 식민지배나 군사적 강제 위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1930년대 동아시아를 ‘경제통합’이라고만 말하면 제국주의의 강제성을 놓치고, 반대로 ‘수탈’이라고만 말하면 실제로 이루어진 산업화와 경제구조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복합성을 연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4. 일본 자본주의 ― 대기업과 중소공업을 함께 보다

제7장과 제8장은 전간기 일본경제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분석한다.

제7장은 <전간기 일본의 연구개발체제>, 제8장은 <전간기 일본의 도시 소공업>이다.

이 두 장을 나란히 배치한 점이 특히 흥미롭다.

일본의 공업화를 흔히 미쓰비시·미쓰이 같은 재벌, 중공업, 국가주도의 군수산업 중심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의 구성은 한편에서 조직적인 연구개발체제를 보고, 다른 한편에서는 도시의 소규모 공업을 함께 살펴본다.

이는 일본 산업화가 한 가지 형태로 진행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근대적 대기업과 첨단기술 분야가 발전하면서 동시에 수많은 중소·영세 공업이 존재했고, 이들이 산업생산과 고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나카무라 사토루가 다른 저작에서 강조해온 ‘복선적 공업화’라는 관점과 연결해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서구식 근대 대공업이 전통산업을 완전히 대체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중소생산체제와 새로운 산업체제가 병존하며 일본 특유의 산업구조를 형성했다는 문제의식이다.

5. 한국경제 ― 시장과 국가의 관계

제9장은 <한국경제에서 정부와 생산자단체>이다.

이 장은 전후 한국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를 다룬다. 한국의 고도성장은 단순한 자유시장경제의 결과도 아니고 국가의 일방적 계획만으로 설명되는 것도 아니다.

이 장의 제목이 ‘정부’만이 아니라 ‘생산자단체’를 함께 제시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정부정책, 기업, 업종별 조직, 생산자단체가 어떤 관계를 형성했으며 그것이 한국의 산업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피려는 것이다.

이런 접근은 동아시아 자본주의의 중요한 특징을 보여준다. 시장은 국가와 완전히 분리된 독립영역이 아니라 국가가 제도를 만들고 산업을 조직하며 기업·단체와 협력하거나 갈등하면서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한국의 경험은 영국의 산업혁명을 기준으로 한 고전적 자유시장형 자본주의와 상당히 다른 역사적 유형을 보여준다.

6. 제3부 ― 제국의 경제권에서 기업의 생산네트워크로

제3부는 <현대 동아시아경제>를 다룬다.

제10장은 국제산업연관모델을 이용해 한국경제를 분석하고, 제11장은 일본계 미싱기업의 중국 사업전개를 연구한다.

이 두 장은 이 책의 긴 시간적 흐름을 완성한다.

19세기 서울시장과 화상 네트워크에서 출발하여 1920~30년대의 제국주의적 국제분업을 거쳐, 전후 한국의 산업화와 일본기업의 중국진출까지 연결된다.

특히 일본기업의 중국 사업전개는 현대 동아시아 경제관계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통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식민지 시대에는 국가와 군사력이 경제권을 만드는 핵심 수단이었다. 현대에는 기업의 해외투자, 생산기지 이동, 부품조달, 기술과 자본의 이동이 국경을 넘는 경제권을 형성한다.

물론 여기에서도 힘의 불균형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작동방식은 과거의 직접적인 식민지통치와는 다르다.

7. 평론 ―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일국사’를 넘어서면서도 각 나라의 차이를 없애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동아시아를 하나의 지역경제로 보아야 하지만 일본과 중국, 조선·한국, 대만의 역사가 동일하지는 않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국가별 연구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서로 비교하고 연결하는 것이다.

둘째, 이 책은 경제사를 다양한 층위에서 바라본다.

시장과 화폐만 다루지 않는다. 인구와 가족, 국가제도, 기술개발, 도시 소공업, 제국주의, 생산자단체, 기업의 해외진출까지 함께 연구한다. 이는 자본주의를 단순히 공장 수나 GDP 증가로만 이해하지 않는 접근이다.

셋째, 근대와 현대를 연결한다.

19세기 동아시아의 시장형성, 일본 제국주의 아래의 국제분업, 전후 한국의 산업화, 일본기업의 중국진출을 서로 완전히 끊어진 시대로 보지 않고 장기적인 지역경제 형성의 서로 다른 단계로 파악한다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다.

8. 그러나 남는 문제

첨부된 목차만 보더라도 몇 가지 한계 또는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첫째, ‘동아시아’라고 하지만 실제 연구의 중심은 중국·일본·한국·대만이다. 동남아시아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동아시아 경제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서로 다른 연구주제를 하나의 이론으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통합했는지가 문제이다. 서울의 재화시장, 일본 연구개발, 한국 생산자단체, 일본계 미싱기업의 중국진출은 모두 중요한 연구지만, 이것들이 어떤 공통된 ‘동아시아 자본주의 형성론’을 구성하는지는 실제 각 장과 서론을 읽어보아야 판단할 수 있다.

셋째, 식민지 경제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발전’과 ‘지배’를 동시에 보는 것이다. 산업화가 있었다고 해서 식민지배가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며, 식민지배가 폭력적이었다고 해서 당시 경제구조의 모든 변화를 단순히 ‘수탈’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도 없다. 이 두 측면을 어떻게 연결하는지가 동아시아 경제사의 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종합평가

<東アジア近代経済の形成と発展>의 핵심 질문은 결국 이것이다.

“근대 동아시아 경제는 각 국민국가가 따로 만들어낸 것인가, 아니면 서로 연결되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함께 형성된 것인가?”

책의 구성은 후자에 무게를 둔다.

19세기의 상품시장과 화상 네트워크, 일본·중국의 제도적 분기, 조선의 인구와 가족 변화, 전간기의 산업분업과 제국주의, 일본의 연구개발과 소공업, 한국의 국가-생산자 관계, 현대 일본기업의 중국진출은 모두 하나의 긴 역사과정 속에 배치되어 있다.

이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일본이 먼저 산업화하고 한국·대만·중국이 뒤따랐다’는 직선적인 근대화론보다 훨씬 복합적인 동아시아상을 제시한다.

특히 나카무라 사토루의 연구 흐름에서 보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近代東アジア史像の再構成>(2000)에서 제기했던 “유럽중심주의와 일국사를 넘어 동아시아 자본주의 자체를 비교사적으로 이해하자”는 문제의식을, 이 책에서는 중국·일본·한국·대만 연구자들의 구체적인 공동연구로 옮긴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진정한 의의는 개별 국가의 경제성장 원인을 찾는 데 있지 않다. 일본의 산업화, 조선과 대만의 식민지 경제, 중국의 시장발전, 전후 한국의 산업화가 서로 독립적인 역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근대 동아시아를 하나의 관계사적 경제공간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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