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8

[이미경] "모든 성폭력은 권력형 성폭력…미투는 인권문제" | 세계일보

Kyunghe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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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 인터뷰 (2018.3.17 세계일보)
여성해방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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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 전, 시골에 살 때였다. 할아버지가 물을 떠오라 해서 물을 가져갔더니 할아버지 친구가 옆에 있었다. 할아버지 친구는 꿈을 물었다. 그는 판사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 친구는 “여자가 무슨 판사냐, 판사 부인이나 되라”고 했다. 어린 마음에도 뭔가 부당하다고 느꼈다. ‘이건 아닌데.’
학창 시절, 늘 남자가 반장이었고 여자는 부반장에 그쳤다. 가정 수업 때에는 “강간은 절대 이뤄질 수 없다” “예전에 일본 장수가 (조선 여자의) 손목을 잡으면 손목을 끊었다”고 교육받았다.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삶에서 체감해온 차별, 부당함의 근원을 알고 싶었다. 여성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그곳에서 가부장제 등의 ‘언어’를 접했다. 자신이 그 동안 부당하게 생각했던 게 설명될 수 있고 그 원인과 배경, 구조도 알게 됐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의 이야기다. 이 소장은 1991년 동료들과 함께 국내 첫 성폭력 상담소를 만들고 27년 동안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나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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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시 사람] "모든 성폭력은 권력형 성폭력…미투는 인권문제"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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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시 사람] "모든 성폭력은 권력형 성폭력…미투는 인권문제"
입력 : 2018-03-17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인터뷰
  • /“판사 말고 판사부인 되라” 말에 문제의식 
  • / 차별 근원 알고 싶어 여성학 전공 
  • / 1991년 국내 첫 성폭력상담소 개소 
  • / 미투는 ‘인권 침해 당했다’는 문제제기 
  • / ‘공작설’ 김어준 피해자에 사과해야 
  • / 피해자 우는 모습 집중하는 언론도 반성을
  •  / 잘못도 가해자 몫, 수치심도 가해자 몫 
  • / 적극적 합의 없는 성적 접촉은 성폭력 
  • /타인 의사 마음대로 해석하지 않아야


초등학교 입학 전, 시골에 살 때였다. 할아버지가 물을 떠오라 해서 물을 가져갔더니 할아버지 친구가 옆에 있었다. 할아버지 친구는 꿈을 물었다. 그는 판사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 친구는 “여자가 무슨 판사냐, 판사 부인이나 되라”고 했다. 어린 마음에도 뭔가 부당하다고 느꼈다. ‘이건 아닌데.’

학창 시절, 늘 남자가 반장이었고 여자는 부반장에 그쳤다. 가정 수업 때에는 “강간은 절대 이뤄질 수 없다” “예전에 일본 장수가 (조선 여자의) 손목을 잡으면 손목을 끊었다”고 교육받았다.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삶에서 체감해온 차별, 부당함의 근원을 알고 싶었다. 여성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그곳에서 가부장제 등의 ‘언어’를 접했다. 자신이 그 동안 부당하게 생각했던 게 설명될 수 있고 그 원인과 배경, 구조도 알게 됐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의 이야기다. 이 소장은 1991년 동료들과 함께 국내 첫 성폭력 상담소를 만들고 27년 동안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나 왔다.

특히 21년 전 자신을 강간한 이웃집 아저씨를 살해한 사건(1991)과 12년간 의붓딸을 성폭행한 아버지를 남자친구와 함께 살해한 사건(1992) 등을 겪으며 그 의미를 체감했다.

사회를 바꾸고 있는 미투(Me too) 열풍으로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소장을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햇볕이 따뜻했다. 다음은 이 소장과의 일문일답.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건은 충격적이다.

“전국 성폭력상담소들과 함께 지원하고 있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피해자를 방송에서 보거나 직접 만나보니 그가 얼마나 진심을 갖고 말에 얼마나 진심이 묻어나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성폭력 피해는 분명하다고 믿는다.”



―정봉주 전 의원과 프레시안은 치열한 진실 공방 중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관계를 자세히 모르지만, 피해자가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얘기하고 있고 증거 제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진보 쪽에 계신 분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성 문제를 등한시한 점이다. 그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사회가 어떻게 나아갈 지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져야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정치권 미투에 앞서 고은 시인, 김기덕 감독, 이윤택 연출가 등 문화계에서 먼저 미투가 쏟아졌는데.




“연극이나 영화, 문학 등 장르별로 특성이 있다. 각각의 종사자들이 작업하는 환경 모두 다르지만, 공통적인 게 있다. 그건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고은 시인이 했던 행동들은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한 사람만 얘기했다면 말하는 사람이 잘못됐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비슷한 피해 사례들이 매일 상담소에 상담전화로 혹은 직접 찾아와 눈으로 귀로 접하고 있는 일이다.”


―문화계 성폭력의 원인은 무엇인가.

“최고의 위치라고 하는 것이 주는 권력이 있다. 그들의 눈 밖에 벗어나면 자신이 꿈꾸던 예술 세계에서 길이 막힌다. (이윤택 연출가를 가르키는 듯) 실제 안마를 하지 않으면 배역이 주어지지 않고 다른 극단의 심사위원으로 와 말을 안좋게 하는 등 영향력이 있었다. 극단 내의 문제가 아니라 이 분야에서 활동할 때 평판으로 앞길을 막을 수 있다. 굉장한 위협이다. 인생을 걸고 길을 택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이런 권력으로 성적으로 침해하는 건 인생 전체에 대한 엄청난 침해다.”

―배우 조민기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 또다른 충격을 줬다.

“안타깝다. 조민기씨의 성폭력을 말한 학생들은 그가 자살하기를 바라면서 이야기하지 않았다. 누구도 그런 결말에 대해서는 가슴 아파한다. 문제는 그들이 받았던 피해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더한 주변의 따가운 시선까지 견뎌야 한다.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죄책감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이 변곡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런 질문은 사실 미투 운동을 그만두게 하려는 의도가 섞인 프레임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저버릴 수 없다. 그럼에도 상담소에는 피해 상담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다양한 곳에서 말하기가 계속되고 있다.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피해자들이 앞으로 겪을 일을 생각해보라. 가해자의 극단적인 선택은 안타깝지만 어떻게 보면 이후에는 그런 상황이 되지 않도록 가야한다. 자기 잘못을 사죄하고 응당한 처벌받을 일이 있다면 응당한 처벌을 받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


―미투 열풍 속에서 김어준씨는 ‘공작설’을, 조기숙씨는 ‘사이비 미투론’을 각각 제기했는데.

“김어준씨는 미투를 선언한 많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발언은 미투에 참여한 이들을 굉장히 폄훼한 것이다. 그들이 누군가의 조종에 의해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드러냈다고 보는 것 자체가 진실을 외면하는 거다. 그렇게 밖에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조기숙씨 발언은 그가 미투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드러냈다고 본다. 그는 ‘권력형 성폭력’만 미투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모든 성폭력은 권력형 성폭력이다. 조금 더 힘을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에게 성적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게 성폭력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 한정하는 건 매우 제한적인 미투 해석이다. 피해자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개인 문제뿐만 아니라 더 이상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는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를 담은 말하기다. 두 사람은 이 부분을 이해하고 깨달아야 한다.”

―한국의 미투가 세계의 미투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들불처럼 일어난 게 한국 미투의 특성인 것 같다. 언론에는 특정 사람들의 미투만 보여지고 있지만, 수많은 미투 참여자가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상담소도 대책위를 하면서 굉장히 큰 마음의 짐이 있다. 소위 보통 사람들의 말하기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 가야 하는지, 극히 일부 유명한 사람들의 사례만 보여지는 건 또다른 누군가를 제외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반성해야 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을지, 그들의 요구를 어떻게 풀어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일각에선 미투 운동이 너무 고발 위주로 과격하게 흐르고 있다고 볼멘소리도 내는데.

“‘왜 피해자들이 자기 얼굴을 드러내놓고 말해야 하는가’ ‘왜 우리 사회가 그들을 몰아붙였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 누가 자기가 입은 피해를 공식적으로 드러내놓고 말하고 싶겠는가. 우리 사회가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을 되돌아봐야 한다. 그들의 심정을 우리 사회가 헤아려야 한다. 특히 TV에 출연한 피해자들을 보면 ‘어디서 저런 용기가 나왔을까’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우리가 잘 살려야 하겠구나’ 하는 경외심까지 느껴진다. 한번의 해프닝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그들의 고통과 분노를 넘어서야 한다. 우리 사회가 그들이 온몸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곳곳에서 미투 이야기를 하고 자기를 돌아보고 하는 것이 미투 운동의 희망이다.”

―‘2차 가해 또는 2차 피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어떤 유형이 있고 어떻게 고쳐야 하나.

“물리적 또는 언어적인 성폭력을 1차 피해라고 하고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이나 인권 감수성 부족으로 인해 피해자를 비난하고 의심하는 언행을 하는 게 2차 피해다. 2차 피해 유형은 다양하다. 형사사법절차에서 보면 자신이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모를 정도로 모멸적인 순간이 많다. 왜 도망치지 않았느냐거나 혹시 (성폭력을) 유발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는 태도는 피해자의 말을 의심하는 문제점이 있다. 직장 내에서 피해자에 되레 불이익 조치를 하고 은근하게 괴롭힘을 주거나 왕따를 시켜 결국 피해자가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게 하는 사례도 2차 피해다. 요즘음 인터넷 상에서 SNS나 댓글 등을 통해 비난과 의심을 마구 쏟아내고 거짓을 날조하고 마치 사실인 양 유포해 피해자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는 것도 2차 피해다.”



―언론도 반성해야할 점이 많은데.

“언론도 피해자의 우는 얼굴만 찍거나 제목을 선정적으로 달고 카더라 통신을 빗대 은근하게 기사화한다. 언론이 과거 큰 역할을 해왔는데, 왜 선정적 보도에 매달리는지 모르겠다. 피해자에게 터뜨리는 플래시도 굉장히 불편하다. 피해자가 용기있게 여기까지 걸어온 당당한 모습을 찍어달라. 피해자가 울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 달라. 심지어 상담소에서 우는 연기를 요구하는 취재진도 있었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미투 운동의 본질이 무엇인가.

“인권 존중이다. 남녀 성 대결이 절대 아니다. 힘을 가진 사람이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에게 성적 언동을 통해 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고 자존감을 땅에 떨어뜨리는 행동은 없어져야 한다.
‘저 사람이 좋아서 했다’는 식으로 의사소통 왜곡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진정 상대편으로부터 적극적인 합의를 받고 성적 행위를 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1991년 4월. 이 소장은 동료와 선후배 등 57명과 함께 각자 10만원씩을 내 서울 서초동에 7.5평 오피스텔을 마련, 한국성폭력상담소를 열었다. 상담소는 후원을 바탕으로 2000년대초 현재의 서울 마포구 성산중학교 옆으로 옮겼다.

―상담소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

“대학 졸업 후 강의를 하며 동료들과 의기투합했다. 한국에 성폭력 상담소가 없는데 우리가 만들어보자고, 여성학이 실천학문인데 우리가 실천해보자고 다짐했다. 8개월을 준비하고 개소했다. 그때가 1991년 4월이다.”

이 소장 등은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 등에 공동대책위를 꾸려 대응하면서 사회 및 제도 변화 가능성과 피해자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 소장 등은 2017년까지 27년 동안 총 8만1866회 성폭력 상담을 실시했다. 상담소에서는 전화가 오면 상담을 통해 심리적 지원을 하고 원할 경우 의료적 지원이나 법률 지원도 펼친다. 조사연구나 교육, 홍보 활동도 하고 정부 정책 모니터링도 하며 국제 연대활동도 적극적이다.


27년간 8만여건의 성폭력 상담을 해왔다고 했는데, 최근 변화나 특징이 있다면.

“꾸준히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 27년간 일해온 경험을 보면 피해자 권리의식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자신의 잘못이라는 자책과 주변에서도 말하지 말라고 하는 권유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고 하는 의식들이 보인다. 잘못도 가해자의 몫이고 수치심도 가해자의 몫이라고 하는 전반적인 사회적 흐름이 올라오고 있다. 굉장히 큰 변화이고 희망이다.”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할 점은 무엇인가.

“남성뿐만 아니라 남녀 모두 피해자를 의심하고 비난하지 말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타인을 존중하고 타인의 의사를 마음대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데이트 성폭력은 오해에 의한 성폭력이 많다. 노(No)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해 예스(Yes)는 아니다. 여성들은 맥락을 중요시한다. 여성들은 싫다고 말했을 때 상대방이 얼마나 무안해 할지도 고려한다.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고 해 그것을 동의했다고 보지 말라. 그것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권의식이다. 성폭력은 조두순 등 ‘괴물’들이 저지르는 게 아니다. 대부분은 피해자들이 아는 사람, 좋아하고 존경하고 항상 수시로 만나는 사람들에 의해 피해를 받는다. 성폭력 예방은 괴한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게 아니다. 상대방과 적극적으로 합의하지 않으면 성관계나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을 철칙처럼 갖고 있어야 한다. 또 시민으로서 지하철 성추행을 보고 눈감아선 안된다. 가해자들이 또다시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행동하는 시민이 돼달라. 행동하는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다면.

“여성학을 공부했던 것이 첫 번째이고, 한국성폭력상담소를 시작한 게 두번째이다
. 활동가로서 인간 이미경으로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여성주의자, 페미니스트가 된 것이 제 삶에 굉장히 큰 의미가 있었다.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린 것도 포함되겠다.”

김용출·하정호 기자 kimgija@segye.com
영상=서재민 기자


◇이미경 소장 프로필
△이화여자대 대학원 여성학 박사(2012) 
△이화여자대 아시아여성학센터 연구위원 역임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및 소장(2002~2009, 현재) 
△<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2016) 
<성폭력에 맞서다(사례·담론·전망)>(2009) 등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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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에 맞서다 - 사례·담론·전망 
권김현영,이미경,허은주,김민혜정,장다혜,최선영 (지은이),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한울(한울아카데미)2016-02-01







Sales Point :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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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반성폭력 현장 활동가가 기술한 사례와 문제의식, 연구자가 제시하는 담론이 만나 성폭력에 맞서는 새로운 전망을 담은 책이다. 2008년 봄, 한국성폭력상담소 주최로 전국의 반성폭력 운동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심화교육 강의 중에서 교육생이 던진 질문과 강사의 답변을 본문에 함께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는 성폭력 상황에 처한 피해 여성을 위로하고, 민형사상 후속 조치를 알려주는 등 사태를 ‘수습하는’ 데 그친 기존 상담의 틀에서 벗어나, 성폭력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상담활동상을 그려내 활동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목차


제1부 반성폭력 운동 현장을 말한다
제1강 무엇이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가
제2강 몸으로 읽는 여성의 폭력 피해 경험: 변화에 대한 탐색
제3강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 반격과 넘어서기의 구상과 실제

제2부 반성폭력 운동 담론을 말한다
제4강 성폭력 법담론: 합리적 법해석과 입법적 해결을 위하여
제5강 여성주의 시민권의 정치와 반성폭력 운동
제6강 여성주의 인식론과 반성폭력 운동: 정체성의 정치를 넘어



저자 및 역자소개
권김현영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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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게 본업이다. 사회비평서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폭력의 시대를 넘는 페미니즘의 응답》과 문화비평서 《여자들의 사회》를 썼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언니네 방》의 편저자이자 다수의 논픽션 분야의 공저가 있다. 농담을 좋아한다. 스탠드업 코미디 〈스탠드업 그라운드업 2〉에 배우로 출연했고, 〈페스티벌 킥〉에서 사회를 보며 랩을 했다. 2020 양성평등문화상 개인 부문을 수상했다.

최근작 :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씨씨>,<고양이를 부탁해 : 20주년 아카이브>,<[큰글씨책] 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 … 총 50종 (모두보기)

이미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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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창립 멤버이며 현재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공저), 『성폭력에 맞서다: 사례, 담론, 전망』(공저), 『페미니즘 레시피』(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미투가 있다/잇다>,<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 (양장)> … 총 7종 (모두보기)

허은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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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최근작 : <성폭력에 맞서다> … 총 3종 (모두보기)

김민혜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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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최근작 : <성폭력에 맞서다> … 총 3종 (모두보기)

장다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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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법학을 연구 중이며 젠더기반 폭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저서로는 《미투가 있다/잇다》(공저), 《성폭력에 맞서다》(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재생산권리 2>,<불처벌>,<미투가 있다/잇다> … 총 7종 (모두보기)

최선영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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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강사

최근작 : <성폭력에 맞서다> … 총 3종 (모두보기)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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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전문 연구소로 2013년 설립되어 성폭력 연구 및 반성폭력 운동의 이론과 성폭력 관련 법,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20년 이상 활동한 결과로 얻은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성폭력 문제를 둘러싼 통념을 해체하고 새로운 문제의식을 발굴해내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작 : <거침 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성폭력 뒤집기>,<보통의 경험> … 총 13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성폭력 피해를 입은 건 당신 탓이 아니야.
그러나 상황 자체를 발생시키지 않을 힘은 당신에게 있어.”
- 성폭력 상담 활동가와 여성학자가 일군 성폭력 해방 프로젝트 -

한밤에 뒤에서 따라오는 발소리에 발걸음을 서두르는 여성들의 일상적 고통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엄존하는 성폭력 위협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반(反)성폭력 운동 활동가는 상담과 예방 교육에, 여성주의 학자는 현상을 분석하고 이론을 개발하는 데 매진해왔다.
2008년 봄, 한국성폭력상담소 주최로 전국의 반성폭력 운동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심화교육 강의가 있었다. 이는 성폭력 상황에 처한 피해 여성을 위로하고, 민형사상 후속 조치를 알려주는 등 사태를 ‘수습하는’ 데 그친 기존 상담의 틀에서 벗어나, 성폭력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상담활동상을 그려내 활동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 강의에서 교육생이 던진 질문과 강사의 답변을 본문에 함께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현장 활동가가 기술한 사례와 문제의식, 연구자가 제시하는 담론이 함께 만나 새롭게 그려본 전망을 담은 것이다.

1994년에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된 이후에야 성폭력 관련 정책이 도입되었을 정도로, 1990년대 초만 해도 성폭력이라는 개념조차 생경했다. 그 뒤 여성주의 활동단체, 특히 성폭력 및 가정폭력 사안에 대응하는 단체가 결성되어 활동하면서 척박했던 여성운동 토양이 조금씩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매순간 삶을 위협받는 여성에게 ‘안전’을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은 여전하다. 지난 18년간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성폭력 피해를 상담한 횟수는 6만 2,000여 건이다. 1991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최초로 한국 사회의 성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2.2퍼센트 신고율’을 언급했다. 강간 피해자 중 2.2퍼센트만 신고한다는 것인데, 세월이 흘렀음을 감안하더라도 성폭력 위협에 시달리거나 실제 피해를 입은 여성의 수를 헤아리기는 어렵다. 피해는 엄청난데, 이를 감당할 활동가와 단체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해법은 ‘사후 조치’가 아니라 피해 상황의 ‘사전 차단’에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론에 머물지 않고 이러한 질곡을 벗어날 대안을 명쾌하게 제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책은 2부 6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들이 상담 현장에서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여성의 성폭력 피해 사례를 소개하고, 피해 상황 자체를 성립하지 않게 할 새로운 상담상을 제안한다. 제1강은 반성폭력 운동사에 전기(轉機)가 된 사건과 뒷이야기, 상담소 활동상을 소개 및 성찰하며 현장 경험의 이론화와 실천이 함께 공존할 필요성을 주장한다. 제2강은 현재 성폭력 상담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작 피해를 입은 여성에게는 다가가지 못하는 ‘가부장제 타파’ 같은 거대담론의 무력함을 극복하고, 상황이 터졌을 때 가해자, 경찰, 법원을 상대로 취해야 할 ‘응급처치요령’을 알려주는 데 그치는 상담의 한계를 넘어 ‘몸’과 그 안의 ‘욕망’을 읽어내는 방법을 통해 상황을 전복할 가능성을 모색한다. 제2강의 실습 가이드 격인 제3강은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을 소개한다. 필자는 호신무기를 사용하려면 이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하듯, 여성도 자신의 몸을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타자화된 시선에 길들여지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교육받은 결과 ‘수동적인 몸’을 갖게 된 여성의 감춰진 힘을 이끌어내는 법을 익힌다.
제2부는 주로 여성학자들이 법, 시민권, 인식론 차원에서 바라보는 성폭력 문제를 다루며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할 담론을 제시한다. 제4강은 형법 제297조 강간죄 조항을 다룬다. 강간죄가 ‘살인, 방화’와 함께 강력범죄로 분류되기에 범행 대상을 폭넓게 해석하지 못하는 법제적 한계를 기술하고, 피해자가 싫다고 했더라도 ‘피해자가 항거하기 곤란한 정도’만을 성폭력 상황으로 간주하는 법관의 인식을 비판한다. 제5강은 먼저 시민권 개념과 역사를 살핀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부터 2008년 한국의 촛불시위에 이르기까지 시민 및 시민권의 변천사와 현주소를 살핀다. 시민권을 쟁취하려는 여성의 투쟁, 즉 여성운동 역사를 서술하면서 여성 참정권 운동, 시민에서 여성으로의 전환, 차이와 보편성 등에 관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제6강은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 <추격자>, <사라진 여성들> 같은 영화를 통해 여성주의 인식론, 그중에서도 합리성의 문제를 탐구한다. 이를 통해 정체성 운동의 한계를 극복하고 법의 제약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성폭력 문제와 연관된다는 점에 착안한 ‘연대의 정치’를 제안한다.



성폭력에 맞서다- 피해자 몸 되지 않기

<예전에 간단하게 작성한 내용인데 더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 다시 올린다.>

성폭력 가해자의 의도가 실패했을 때의 상황을 떠올려봅시다.

버스에서 누가 내 엉덩이에 자기 페니스를 문지르고 있습니다. 그 남자는 '나보다 어린 여자니까 내가 엉덩이 좀 만져도 가만히 있겠지'라는 메시지를 몸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그 남자는 이제까지 자기가 버스에서 만지고 추행했던 여자들이 별 반응 없이 부끄러워하면서 가만히 있거나 황급히 버스에서 먼저 내리는 것을 봤기 때문에, 자기 경험칙에 근거해 액션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자기가 엉덩이를 은근히 비비고 있는 이 여자는 다른 여자들처럼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욕을 할 수도 있고, 신발로 상대의 발등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뒤꿈치로 상대의 정강이를 때릴 수도 있고, 페니스를 꽉 잡아버리거나 사람들에게 "여기 이 사람이 자기 꼬추를 내 엉덩이에 비비고 있어요."라고 알리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이 여성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그 남자의 메시지에 '사람 잘못 골랐거든?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몸이 아니야'라고 대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행동이 마음을 먹는 것만으로 실행에 옮겨질까요? '감히 나를 건드려?'라는 생각은 있으나, 남자 페니스를 움켜쥐고 고통을 느끼게 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때려본 적도, 욕해본 적도 없다면 그 상황에서 상대에게 욕을 하거나 발등을 찍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해본 적이 있고, 페니스에 대한 공포감보다는 나의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더 익숙한 사람은 이런 행동을 반사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공격은 보통 '여성적'이라고 여겨지는 몸의 모양새, 행동과 반대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자에게는 여자다운 규범이 요구되고 가해자에게는 남자다운 규범이 요구되는 톱니바퀴가 어긋나면 톱니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성추행을 하려고 했던 상대의 의지는 실패하게 됩니다. 가해 의도를 갖고 나를 공격하는 상대에게, 그 상대가 예상하지 못했던 행동과 말을 함으로써 여성들은 성폭력상담소에 찾아오지 않고도 이런 상황을 종료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지하철 성추행 같은 사건들을 상담할 때 어떻게 현실화될 수 있을까요? 어떤 메시지를 어떤 내용으로 여성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는 모든 상담원들이 생각하는 과제입니다. 모든 여성에게 "그때 왜 이렇게 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상대의 행위를 비난하는 것처럼 들릴 위험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음에 똑같이 누군가가 나를 성추행하려고 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상담하러 찾아온 여성에게 (중략)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 훈련을 함께할 수 있는게 더 중요합니다. 체육관에서 몸을 사용해서 훈련할 수도 있고, 머릿속으로 모의 상황을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내가 공격당했을 때 몸이 어떻게 반응하나? 이제까지 어떤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왔나? 그때 상대의 반응은 어땠나?' 같은 질문을 해보면서, 지금까지 내 몸이 상대가 기대하고 예상하는 반응만 보였다면, 이제 상대가 예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반응하는 겁니다.



"어머, 왜 이러세요"라고 눈물 흘리는 것이 아니라, 대차게 소리를 질러보는 연습, 욕을 해보는 연습을 같이 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해자가 의도한 의사소통이 실패하는 일이 많이 생겨날수록, 여성들에게 자행되는 성폭력 피해는 줄어들고 많은 여성들이 자기만의 자랑스러운 무용담을 갖게 될 겁니다. "그때 나 만만하게 본 자식들이 있었는데 이렇게 했더니 뼈도 못 추렸지"라거나 "전에는 몰랐는데 나 전생에 싸움닭이었나봐. 너무 잘 싸워"라는 식의, 자기 몸과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그로 인한 자신감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70~71p

사단법인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성폭력 사례와 담론, 전망에 대한 책을 냈다. 이 책은 피해자-가해자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다루지 않는다. 피해 후 대응이 아닌 피해를 당하지 않는 법, 여성의 몸과 구조화된 성별 질서에 대해 얘기한다. 성폭력은 어떤 '미친 사람'이 성욕 때문에 저지른 '우발적인' 범죄가 아니라 성별 역할이 정해진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피해자를 위로하고 조심하라는 수동적이고 틀에 박힌 이야기 대신 어쩌면 이 책의 질문은 도발적일 수도 있다. 성폭력을 당한 사람에게 당신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건 뭐냐고, 왜 성폭력이 죽고 싶고 함부로 살고 싶을 정도로 절망적인지 생각해볼 것을 요구하니 말이다. 다시 그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할건지, 사회적으로 세련됐다는 몸으로 사는건 진짜 내가 원해서있는지를 묻는 책. 섹슈얼리티 강의2만큼 실질적이고 전복적이며 '재미있다

예전에 알던 사람은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택시를 타는 나보고 겁대가리 없다는 말을 했다. 자신이 사귀던 여자가 밤에 택시를 탔다가 성폭행을 당해서 그냥 막 살았다며. 여자가 어디든 다닐 수 있는 자유를 말하며 꼭 성폭행 당한다고 막 사는거 아니라며 그 사람의 입을 막았지만 내심 불안했다. 혹시,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싶어 걱정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의 발화는 순전히 감히 여자가 늦은 시간까지 술먹고 택시 타는게 용납되지 않아서일 확률이 더 높다. 나 괜히 쫄았다.

심하게 구타를 당한 사람에게 왜 그런 상황에 그런 대처밖에 못했냐고, 그게 그렇게 고통스러운 이유가 뭐냐고 묻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질문은 없을 것이다. 개인에 따라 '페니스'의 의미는 다를 것이며 성폭력의 정도가 아니라 각자가 갖고 있는 생각에 따라 의미와 고통은 천차만별일테니 말이다. 그렇지만 고통에 몰두하는 순간, 고통을 빌미로 성폭력을 할 수 있는 각본이 짜여진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건 개인적인 경험도 한몫한다. 지하철에서 손이 아닌 페니스를 엉덩이에 비비는 새끼, 지나가다 덜렁거리는 손을 툭 치고 앞으로 가면서 뒤를 돌아 슬쩍 날 확인하던 새끼. 헤어지자니까 자기가 분이 풀릴 때까지 맞고서 헤어지자던 놈. 그때 정말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페니스를 확 낚아채서 부랄을 찔러서 내가 수치스러운만큼 숨이 턱 막히게 하지 못했다. 내릴 곳도 아닌 곳에 밀려나듯 내려서 눈이 찢어진 성추행범을 째려볼 수 밖에 없었다. 지나가던 새끼를 쫓아가 멱살을 잡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째려볼 수 밖에. 혹시나 가던 길을 되돌아 나한테 해코지를 하면 어쩌나 살짝 불안해하면서. 나를 때리겠다며 끌고간 새끼한테는 그 흔한 욕 한번 못하고 엉엉 울면서 살려달라고 빌었다. 그런 상황보다 그렇게 무기력하고 나약한 내가 정말 싫었다.

만약 다시 그런 상황이 된다면 나는 다른 몸이 돼서 그 녀석들을 혼내줄 수 있을까. 부랄을 치고 정강이를 걷어치고 고함을 지르고 욕을 하고 지랄발광을 떨면서 그 새끼들을 혼내줄 수 있을까. 주위 사람들한테만 화내지 말고 낯설고 어이없는 상황에서도 화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저항하고 분노하지 못하는 몸, 실체가 없는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뱃속 깉은 곳에서 우렁찬 소리를 뽑아내거나 방귀를 뀌면 가능할까. 성폭력의 70% 이상이 아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난걸 보면 어느 정도 현실적인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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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6-05-01 공감(9)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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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가 있다/잇다 - 끝나지 않는 변화의 연대 

이미경,장다혜,정대현,김선희,김보화,김수아,추지현 (지은이)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기획)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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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쪽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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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대중들이 성폭력과 관련하여 마주하게 되는 문제점이나 과제들을 법에서부터 문화와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하고 있는 연구서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에서 열렸던 미투운동 월례 포럼과 <여성학논집>에서 논의되었던 내용들을 토대로 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활동가에서부터 페미니스트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젊은 교수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필자들이 함께 논의하고 집필함으로써 현장 활동가와 학계 연구진 사이의 협력과 연대를 보여주고 있다.

한 사회의 성폭력 문제는 그 사회의 문화 및 제도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성폭력에 관해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최근의 사회 양상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법, 정책, 문화, 철학, 미디어, 여성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의 복합적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의 성과 성폭력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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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운동의 의미와 과제_ 이미경
1. ‘강간죄’ 개정을 위한 운동의 역사적 배경과 맥락
2. <‘강간죄’ 개정을 위한 연대회의> 활동의 내용
3. ‘강간죄’ 구성요건의 개정에 대한 국회와 정부의 대응
4.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운동의 쟁점
5. 남은 과제와 법개정운동의 방향


형법상 성폭력법체계의 개선방향 : 성적 자기결정권 의미구성을 중심으로_ 장다혜
1. 형법상 보호법익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구성
2. 현행 형법상 성폭력법체계의 특징과 한계
3. 성적 자기결정권에 부합하는 성폭력법체계 개선방향

피해자다움을 왜곡한 안희정 1심 무죄 판결의 부당성_ 정대현
1. 안희정 1심 판결과 전형적 “다움”
2. 피해자다움의 특이성
3. 재판부의 피해자다움의 기술과 그 해석학
4. 재판부 피해자다움 해석학의 성격: 자연법적 체계
5. 피해자다움의 피해자 중심적 해석학: 인간법적 체계
6. 재판부가 피해자다움을 왜곡한 까닭

성범죄재판에서 ‘피해자다움’이란 있는가? :
좁은 의미의 피해자다움의 논리에 대한 비판적 논의_ 김선희

1. 좁은 의미의 피해자다움 개념: 최성호의 모델 비판
2. 피해자의 행위를 이해하는 시뮬레이션 모델
3. 피해자의 행위 주체성을 위한 법적 수행

부추겨지는 성폭력 역고소와 가해자 연대_ 김보화
1. 연구방법과 과정
2. 부추겨지는 성폭력 역고소들
3. 대항은 가능한가?
4. 누구의 말하기를 더 신뢰할 것인가?

남성 중심 온라인 공간의 미투운동에 관한 담론 분석_ 김수아
1. 성폭력 피해자의 ‘피해자다움’ 통념과 무고 담론
2. 온라인 공간의 특성과 커뮤니티 담론
3. 청년 세대와 남성성 담론
4. ‘미투운동’의 정의: ‘권력’ 문제인 성폭력
5. 남성-약자의 생활 세계 : 피해자 남성과 권력자 소수 남성
6. 답은, 펜스 룰 : 남성 약자의 자구책
7. 어떻게 남성성 모델을 재구성할 수 있을까?

#미투 잇기: 젠더 폭력과 페미니스트 실천‘들’_ 추지현
1. 신자유주의 질서와 접합되는 디지털 페미니즘?
2. 연구 과정
3. ‘변화’의 구상과 전략: 상이한 현실 진단과 변화 가능성의 경험
4. ‘위해’ 가능성에 대한 인식: 폭력 두려움과 불안정한 미래 전망
5. ‘소통’의 조건인 ‘논리’와 사회적 관계망
6. 젠더 부정의의 확증을 넘어 미래를 구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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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 한겨레 신문 2021년 1월 15일 성과 문화 새책



저자 및 역자소개
이미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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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창립 멤버이며 현재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공저), 『성폭력에 맞서다: 사례, 담론, 전망』(공저), 『페미니즘 레시피』(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미투가 있다/잇다>,<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 (양장)> … 총 7종 (모두보기)

장다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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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법학을 연구 중이며 젠더기반 폭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저서로는 《미투가 있다/잇다》(공저), 《성폭력에 맞서다》(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재생산권리 2>,<불처벌>,<미투가 있다/잇다> … 총 7종 (모두보기)

정대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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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언어철학, 심리철학, 형이상학 등을 가르쳤다. 철학연구회 ≪철학연구≫, 한국인지과학회 ≪인지과학≫, 한국분석철학회 ≪철학적분석≫의 편집위원장직을 역임했다. 저서로 『솔 크립키』, 『한국현대철학, 그 주제적 지형도』, 『이것을 저렇게도: 다원주의적 실재론』, 『심성내용의 신체성: 심리언어의 문맥적 외재주의』, 『맞음의 철학: 진리와 의미를 위하여』, 『필연성의 문맥적 이해』, 『한국어와 철학적 분석』 등이 있다.

최근작 : <[큰글자책] 로봇종 인간, 자연종 인간>,<로봇종 인간, 자연종 인간>,<솔 크립키> … 총 27종 (모두보기)

김선희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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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철학박사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초빙교수 역임
《철학상담: 나의 가치를 찾아가는 대화》, 《철학상담 방법론: 철학적 사고실험과 자기치유》,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

최근작 : <내 생의 가장 아름다운 완성>,<인공지능, 마음을 묻다>,<미투가 있다/잇다> … 총 24종 (모두보기)

김보화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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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연구활동가. 남성 중심적인 사법 질서와 담론 속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경험이 타자화되는 과정, 성폭력 가해자가 행위를 정당화하고 스스로를 피해자화하는 논리, 성폭력 사건 해결의 의미와 조건 등을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활동 중 가해자는 납득할 수 없는 감형과 무죄를 얻어내는 반면 피해자는 역고소를 당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같은 현상에 문제의식을 갖고 성폭력은 어떻게 시장화되었고 성범죄 전담법인은 어떤 방식으로 가해자의 감형 사유를 만드는지, 가해자는 어떻게 법시장의 합리적 소비자가 되... 더보기

최근작 : <시장으로 간 성폭력>,<미투가 있다/잇다>,<누가 여성을 죽이는가> … 총 10종 (모두보기)

김수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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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 연구원으로 미디어와 젠더, 디지털 문화 등의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책으로는 《안전하게 로그아웃》, 《게임콘텐츠와 젠더 재현》, 《한류: 문화자본과 문화내셔널리즘의 형성》(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한류 탐색>,<대중문화와 문화산업> … 총 33종 (모두보기)

추지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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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회학과 부교수. 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연구위원. 2022년부터 현재까지 경찰청 성평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페미니즘 관점에서 국가, 법, 몸, 안전 영역에서 작동하는 테크놀로지를 분석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공저), 《능력주의와 페미니즘》(공저), 《미투가 있다/잇다》(공저), 《절멸과 갱생 사이》(공저),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공저), 《누가 여성을 죽이는가》(공저) 등을 썼고, 《범죄학과 사회이론》(공역)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작 : <페미니스트, 경찰을 만나다>,<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능력주의와 페미니즘> … 총 8종 (모두보기)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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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지구화 시대의 현장 여성주의> … 총 7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 삶의 다양한 젠더 이슈를 통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미투운동의 의미를 되짚어보다.

이 책은 대중들이 성폭력과 관련하여 마주하게 되는 문제점이나 과제들을 법에서부터 문화와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하고 있는 연구서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에서 열렸던 미투운동 월례 포럼과 『여성학논집』에서 논의되었던 내용들을 토대로 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활동가에서부터 페미니스트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젊은 교수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필자들이 함께 논의하고 집필함으로써 현장 활동가와 학계 연구진 사이의 협력과 연대를 보여주고 있다.

한 사회의 성폭력 문제는 그 사회의 문화 및 제도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성폭력에 관해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최근의 사회 양상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법, 정책, 문화, 철학, 미디어, 여성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의 복합적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의 성과 성폭력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반성폭력운동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미투운동은 그러한 반성폭력운동의 연장이면서 좀 더 변화하고 발전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미투운동과 이전의 반성폭력운동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대중적인 지지의 확산이다. 그러나 많은 소송 사례들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대중적인 지지가 반성폭력운동에 어떠한 실질적 성과를 가져올지, 그러한 지지가 법체계의 변화로 제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투운동에 대한 반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 책은 매우 시의적절한 관찰을 보여주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필자들은 반세기 동안 축적된 여성학 연구 방법으로 성폭력 문제에 접근하고 있으며, 객관성으로 포장된 남성중심적 시각에 도전하기 위해, 그리고 성폭력을 범죄화하는 데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여성들의 경험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인다. 이 책의 절반이 성폭력을 범죄화하는 요건을 둘러싼 법적인 문제들에 집중하고 있다면, 나머지 절반은 성폭력의 문제가 각 사회의 성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국 사회의 성문화와 남성성이 구성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학계와 운동 현장뿐만 아니라, 법정과 교실, 온라인 공간까지 넘나드는 이 책의 논의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성폭력 문제와 반성폭력운동을 광범위하고도 체계적으로 다룸으로써 우리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책 내용

이 책은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운동의 의미와 과제>에서는 성폭력이 범죄가 되는 것이 폭행과 협박 여부가 아니라 동의 여부와 관련된 문제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또한 미투운동을 계기로 성폭력이 사회 전반의 문제임을 다시금 인식하면서 이제는 정말로 이 범죄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법에 반영할 때가 되었음을 주장한다. 특히 이러한 법의 개정이 사회 전반의 성에 대한 인식 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형법상 성폭력법체계의 개선방향: 성적 자기결정권 의미구성을 중심으로>에서는 실제로 성폭력의 판단기준으로 동의 여부가 도입되기 위해서 필요한 근거와 현실적인 요건들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국가가 보호해야 할 개인의 권리로서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를 살펴보는 동시에, 실질적인 참고가 될 수 있도록 독일의 유형력 모델에서 동의 모델로의 이행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중심으로 성범죄를 인식하게 하는 전환이 쉽지 않은 만큼, 그러한 인식의 전환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개념 정의에서부터 실질적 제안까지 설득력 있게 엮어내고 있다.

<피해자다움을 왜곡한 안희정 1심 무죄 판결의 부당성>에서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희정 씨에 대해서 재판부가 ‘피해자다움의 부재’를 논변으로 삼은 것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재판부의 판결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을 시도하는 동시에 그 해석의 오류를 비판한다. 자연법적 체계와 인간법적 체계를 구분해 살펴보면서, 상대주의적이고 개방적이며 공동체적인 인간법적 언어가 약자의 관점이나 소수의 의견에 열려 있음을 설명하고, 법관이 양심적 자율성을 가지고 약자의 편에 서서 판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성범죄재판에서 ‘피해자다움’이란 있는가?: 좁은 의미의 피해자다움의 논리에 대한 비판적 논의>에서는 피해자다움이 좁은 의미의 정의에서도 여전히 피해자의 전형을 요구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성범죄 법정에서 피해자다움의 개념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해자의 전형에서 벗어나는 예외적인 상황들은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에 피해자다움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한 후 법적 판결을 왜곡시키는 피해자다움의 모델 대신 피해자의 행위를 이해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제안한다.

<부추겨지는 성폭력 역고소와 가해자 연대>에서는 변호사 시장에서 성폭력 소송 사례가 늘면서 생기는 기획적이고 보복적인 역고소가 어떻게 가해자 연대를 조성하면서 성폭력 피해자들의 입을 효과적으로 막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 대항하기 위해서 변호사협회 차원의 규제와 더불어 성폭력 역고소 수사과정에도 적극적 조치를 도입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이에 더해 가해자들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대항으로서 피해자 연대를 강조하며 구조적 폭력에 저항할 수 있는 언어들을 계속 생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남성 중심 온라인 공간의 미투운동에 관한 담론 분석>에서는 남성 중심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청년 남성들의 연대를 다루고 있다. 남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 담론에 대한 분석을 통해 남성-약자 정체성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의 ‘자구책’으로 펜스 룰이 등장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온라인 공간의 역할을 살펴보고 페미니즘 교육이 한국 남성성의 구성에 개입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미투 잇기: 젠더 폭력과 페미니스트 실천‘들’>에서는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20~30대 여성들의 페미니스트 액티비즘 양상을 분석한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을 기점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서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여성들이 젠더 관계의 모순과 불의에 대한 인식은 공유하면서도 활동의 방식들은 조금씩 달랐으며, 폭력 피해의 두려움 때문에 페미니스트임을 밝히기를 꺼리기도 했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젠더 관련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지지를 받으며 이들이 변화하고 있음을 살펴본다. 또한 대학의 여성학 강의가 페미니즘 지식이 전달되는 장이기보다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으로서 학생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젠더 교육의 진정한 과제를 생각해본다. 접기




이책은 우리나라 법의 모순적이고 허술한부분들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가부장제 타파하자!
33382723s 2022-07-31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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