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한국학·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나 - 전후 일본 한국어문학의 집단전기
| 동아시아 한국학 연구총서 35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엮은이),정종현,윤미란,문현수,칼리나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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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학의 형성은 한국과 한국인뿐만이 아니라 중국, 일본, 중앙아시아, 유럽, 미국 등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학 연구가 이뤄졌다. 이 책은 그중 한국문학과 한국어학 분야의 일본 학자 20명의 학술적 에세이를 모았다. 연구자 개개인이 한국/조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학문적 정체성을 형성해 간 세부적 과정 및 겪었던 다양한 사건들, 그리고 각자의 학문 세계와 연구의 특성들에 대해 자유롭게 적어내려갔다. 전후 일본의 한국어문학 계보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목차
간행사
서문
조선문학 연구에 뜻을 품고 50년 오무라 마스오(大村益夫)
나는 왜 『춘향전』에 매료되었는가 ‘한국(조선)인’과의 만남을 회상하며 니시오카 겐지(西岡健治)
한국문학과 나의 만남 세리카와 데쓰요(芹川哲世)
한국어 연구와 나 유타니 유키토시(油谷幸利)
나는 왜 한국연구자가 되었나 오카야마 젠이치로(岡山善一郞)
나는 이렇게 한국문학 연구자가 되었다 하타노 세쓰코(波田野節子)
한국어문학과 나의 반세기 시라카와 유타카(白川豊)
한국어와의 만남, 그리고 연구 오고시 나오키(生越 直樹)
나는 왜, 어떻게 해서 한국 연구자가 되었는가 노자키 미쓰히코(野崎充彦)
나는 왜 한국학 연구자가 되었는가 기시다 후미타카(岸田文隆)
연구와 번역의 사이에서 요시카와 나기(吉川 凪)
한국어 학자로 걸어온 길 요시모토 하지메(吉本 一)
라디오 소년이 한국문학 연구자가 되기까지 구마키 쓰토무(熊木勉)
나의 이력서 한국학 연구자가 될 때까지 와타나베 나오키(渡辺直紀)
나는 왜 한국학 연구자가 되었나 야마다 교꼬(山田恭子)
88올림픽 TV 중계를 봤을 때의 놀라움 오오타케 키요미(大竹聖美)
나는 왜, 어떻게 한국학 연구자가 되었는가 가와사키 케이고(河崎啓剛)
‘지금, 이 순간’을 위한 한국어와 한국문학 다카하시 아즈사(高橋梓)
한국어에 살다 쓰지노 유키(辻野裕紀)
암호를 풀어 나가듯이 나의 한국학 여정 아이카와 타쿠야(相川拓也)
특별대담
나는 왜 한국문학 연구자가 되려고 하나
학문의 추억 후지모토 유키오 선생을 둘러싸고
좌담회 기록
나에게 있어서 한국·조선의 문학과 문화 하타노 세쓰코와 시라카와 유타카의 좌담회
후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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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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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동아시아 상생과 소통의 한국학’을 의제로 삼아 인문한국(HK)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상생과 소통을 꾀하는 동아시아한국학이란, 우선 동아시아 각 지역과 국가의 연구자들이 자국의 고유한 환경 속에서 축적해 온 ‘한국학(들)’을 각기 독자적인 한국학으로 재인식하게 하고, 다음으로 그렇게 재인식된 복수의 한국학(들)이 서로 생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구성해내는 한국학이다. 우리는 바로 이를 ‘동아시아한국학’이라는 고유명사로 명명하고 있다.
최근작 : <가교>,<프랑스인을 위한 한국문화통사>,<나는 왜 한국학·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나> … 총 45종 (모두보기)
정종현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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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식민지 후반기 한국문학에 나타난 동양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에서 박사후 연수를 한 후,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HK연구교수와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HK교수를 거쳐 현재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동양론과 식민지 조선문학』(창비, 2011), 『제국대학의 조센징』(휴머니스트, 2019), 『특별한 형제들』(휴머니스트, 2021), 『검열의 제국』(공저, 2016, 푸른역사), 『대한민국 독서사』(공저, 서해문집, 2018) 등이 있고, 역서로는 『제국대학』(공역, 아마노 이쿠오 저, 산처럼, 2017)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카프를 넘어서>,<또 하나의 카프>,<해금을 넘어서 복원과 공존으로> … 총 26종 (모두보기)
윤미란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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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하대 강사. 저역서로 『민주적 공공성』(공역), 『박치우전집-사상과 현실』(공편), 『일제 강점기 일본 한국학의 형성과 양상』(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사상과 현실> … 총 5종 (모두보기)
문현수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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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서울 출생.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전임연구원.
논문: 주본 『화엄경』 점토석독구결의 해독 연구(2017), 석독구결에 쓰인 구결자의 특성(2020), 제브 핸델의 저서 『Sinography』(2019)와 한국의 차자 표기(2024)
최근작 : <『합부금광명경』 권3 석독구결의 해독과 번역> … 총 4종 (모두보기)
칼리나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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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웡키족(鄂溫克族), 1983년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후룬베이얼 시 어웡키족 자치기(中國内蒙古呼倫貝爾市鄂溫克族自治旗)에서 태어났다. 러시아 부랴트 국립 대학교(Buryat State University)에서 외국어학과를 졸업하고(2007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에서 국어학을 전공하여, 문학석사(2011년) 및 문학박사(2019년)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중국사회과학원(中國社會科學院) 민족문학연구소 박사후 연구원이다.
논문으로는
<현대 한국어 한자어 ‘別’의 의미와 용법>(2011년), <어웡키어의 시제와 상>(2015년), <한자어 ‘間’의 의미와 용법>(2018년), <솔론 어웡키어의 명사 인칭법>(2019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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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어와 어웡키어의 격과 인칭> … 총 2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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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해국문견록>,<『오뇌의 무도』 연구>,<망명과 지성>등 총 1,735종
대표분야 : 역사 21위 (브랜드 지수 99,908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나는 왜 한국학·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나』는 한국학연구소가 ‘동아시아한국학의 심화와 확산을 위한 해외한국학의 집단전기학’을 주제로 2019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연구소 사업에 선정되었다. 한반도에서의 한국학 연구뿐만 아니라, 일본과 서구 그리고 중국과 동유럽 등 과거 사회주의권에서 이루어진 해외한국학을 조망하고 소통시킴으로써, 새로운 한국학의 수립을 모색하는 것이 인하대 한국학연구소가 수행한 인문사회연구소 사업의 주제이자 목표였다.
일본은 패전 이전은 물론이거니와 전후에도 조선학 / 한국학 지식을 생산해 온 중요한 주체 중의 하나였다. 따라서 일본의 한국학 주체들의 자서전을 모으는 기획이야말로 연구소의 새로운 사업에도 부응하는 것이었다. 곧바로 전후 일본에서 한국학의 다양한 세부 전공을 연구해 온 신 / 구 세대들의 학문적 자서전을 모아 출판하는 작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이 책은 한국문학과 한국어학 분야 일본 학자들의 자서전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전후 1세대로부터 최근 박사학위를 받은 신진학자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고전문학, 현대문학, 아동문학과 한국어학 연구자 20명의 학술적 자서전을 모았다. 각 글들은 연구자 개개인이 한국 / 조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학문적 정체성을 형성해 간 세부적 과정 및 겪었던 다양한 사건들, 그리고 각자의 학문 세계와 연구의 특성들에 대해서 자유롭게 서술한 에세이로 구성되었다. 에세이인만큼 수록된 모든 글들이 생생하고도 개성적인 문체로 자신의 생애를 되돌아보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각 연구자의 개별 에세이를 저자 생년 순으로 수록하고 책의 말미에는 일본의 한국어문학 연구자들이 참여한 의미 있는 세 편의 좌담을 실었다.
첫 번째 좌담은 오무라 마스오 선생과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의 대담의 기록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오무라 마스오 선생은 2022년 용재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한국을 방문했는데, 이때 과거 연구년을 보냈던 인하대학교를 방문하여 옛 제자들을 만나고, ‘나는 왜 한국문학연구자가 되려고 하나’라는 주제로 최원식 명예교수와 대담의 자리를 가졌다. 불후의 업적을 남긴 선생이 오히려 여전히 한국문학 연구자가 ‘되려고’ 한다고 하신 겸손의 말씀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다음 좌담 기록은 ‘일본현존조선본연구’ 등 일본 서지학과 국어학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은 후지모토 유키오 선생의 학문 세계를 후학들이 함께 정리한 대담의 기록이다. 은사원상과 일본학사원상을 수상한 후지모토 선생의 학문적 업적의 상세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마지막은 ‘나에게 있어서 한국·조선의 문학과 문화’라는 주제로 정년을 맞은 하타노 세쓰코, 시라카와 유타카 교수가 나눈 좌담 및 후배 연구자들의 질문과 코멘트가 수록된 좌담의 기록이다. 이상의 좌담들은 개별적인 에세이를 넘어서 그 연구가 이루어진 시대적인 맥락과 다양한 연구자들의 인연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전후 일본 한국어문학의 계보를 파악하는 데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 기대한다. 더불어 이 책이 일본의 한국문학, 한국어학 연구가 축적해 온 경험과 특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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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오무라 마스오 大村益夫 | 전 와세다대학 명예교수.
니시오카 겐지 西岡健治 | 후쿠오카현립대학 명예교수.
세리카와 데쓰요 芹川正樹 | 니쇼가쿠샤대학 명예교수.
유타니 유키토시 油谷幸利 | 도시샤대학 명예교수.
오카야마 젠이치로 岡山善一郞 | 덴리대학 명예교수.
하타노 세쓰코 波田野節子 | 니가타현립대학 명예교수.
시라카와 유타카 白川豊 | 규슈산업대학 명예교수.
오고시 나오키 生越直樹 | 도쿄대학 명예교수.
노자키 미쓰히코 野崎充彦 | 오사카시립대학 교수.
기시다 후미타카 岸田文隆 | 오사카대학 교수.
요시카와 나기 吉川凪 | 번역가.
요시모토 하지메 吉本一 | 도카이대학 교수.
구마키 쓰토무 熊木勉 | 덴리대학 교수.
와타나베 나오키 渡辺直紀 | 무사시대학 교수.
야마다 교꼬 山田恭子 | 긴키대학 교수.
오오타케 키요미 大竹聖美 | 도쿄쥰신대학 교수.
가와사키 케이고 河崎啓剛 | 도쿄대학 교수.
다카하시 아즈사 高橋梓 | 니가타현립대학 교수.
쓰지노 유키 辻野裕紀 | 규슈대학 교수.
아이카와 다쿠야 相川拓也 | 도쿄대학 조교(助教).
최원식 崔元植 | 인하대학 명예교수.
후지모토 유키오 藤本幸夫 | 도야마대학 명예교수.
<나는 왜 한국학·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나> 요약 및 평론
1. 도서 개요
<나는 왜 한국학·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나>는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가 기획하고 정종현 외 여러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엮은 학술·자전적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한국 및 글로벌 학계에서 한국학(Korean Studies)과 조선학을 전공하게 된 1세대 및 후속 세대 연구자들의 개인적 계기, 학문적 여정, 그리고 각자가 직면했던 시대적·지적 번민을 담아내고 있다. 단순한 학술 성과의 나열을 넘어, "외국 혹은 경계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한국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과 "한국학 연구가 갖는 세계사적 의미"를 개별 연구자의 지적 자서전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2. 핵심 요약
이 책은 다양한 국가와 학문적 배경을 지닌 연구자들의 고백을 통해 한국학 연구의 발생 과정과 확장성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학문적 출발점과 계기의 다양성: 각 연구자가 한국학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지극히 다양하다. 냉전기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우연히 한국을 접한 외국인 학자부터, 재외동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기 위해 조선학을 택한 연구자, 그리고 근대화 과정 속에서 자국의 역사적 궤적을 성찰하고자 한국 근대문학과 역사를 파고든 이들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조선학'에서 '한국학'으로의 지평 확대: 일제강점기 위당 정인보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전통적인 조선학의 맥락을 되짚는 동시에, 해방 이후 냉전 체제와 탈냉전기를 거치며 세계 속의 '한국학'으로 확장되어 가는 지적 변용 과정을 고찰한다. 특히 식민지적 근대성, 분단 체제, 고도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한국 현대사의 특수성이 어떻게 보편적인 학문적 질문으로 전환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경계인의 시각과 타자화의 극복: 책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한국을 내부자의 시선에만 갇혀 바라보지 않는다. 외부자의 눈 혹은 경계인의 시각을 통해 한국 사회의 단선적 민족주의나 일국사적(一國史的) 관점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이들은 한국학이 단순히 '한국만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동아시아사 및 세계사적 맥락 속에서 비교·연대될 수 있는 교차로임을 강조한다.
3. 학술적 평가 및 평론
<나는 왜 한국학·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나>는 한국학의 학문적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성찰적 기여를 한다.
첫째, 일국사적 민족주의를 넘어선 탈경계적 학문 체계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국 내에서의 한국학 연구가 종종 자국 중심주의나 민족적 자부심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소비되었던 경향이 있다면, 이 책은 탈국가적·동아시아적 시각에서 한국학을 재구성한다. 연구자 개인의 내러티브를 통해 한국이라는 공간이 지닌 분단, 이주, 근대성, 대외 관계의 복합성이 어떻게 글로벌 지식 생산의 주요한 장(場)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둘째, 지식사회학적 가치가 돋보인다. 학문적 이론이나 연구 결과물 자체에만 집중하는 일반적인 학술서와 달리, "왜 그 연구를 시작했는가"라는 연구 주체의 동기와 맥락을 드러냄으로써 지식이 생산되는 인문학적 토양을 가시화한다. 이는 후학들에게 연구자로서의 태도와 주체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셋째, 조선학의 역사적 연속성에 대한 재조명이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문화적 주체성을 지키기 위해 발흥했던 조선학의 정신이 현대의 글로벌 한국학 속에서 어떻게 변용되고 계승되었는지를 추적함으로써, 한국학의 지적 계보를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한국학이라는 분야가 단순한 지역 연구(Area Studies)를 넘어, 인간과 사회, 그리고 역사와 정체성을 탐구하는 보편적 인문학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기록이다.
『나는 왜 한국학·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나』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엮음, 정종현 외
― 1,000단어 요약·평론
『나는 왜 한국학·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나』는 일본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연구해 온 학자들의 생애를 한데 모은 학술적 자서전이자 집단전기다. 부제는 <전후 일본 한국어문학의 집단전기>이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1세대 연구자부터 최근 박사학위를 취득한 신진 연구자까지 일본인 한국어학·한국문학 연구자 20명의 글과 세 편의 좌담을 수록한다. 고전문학, 현대문학, 아동문학, 한국어학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한국과 조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학문적 정체성이 형성된 과정, 한국 사회와의 만남, 연구 과정에서 겪은 사건들을 자신의 목소리로 회고한다.
이 책이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은 제목 그대로다.
<일본인은 왜 한국학 또는 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는가?>
그 질문은 겉보기보다 복잡하다. 영국인이 프랑스문학을 연구하거나 미국인이 독일철학을 연구하는 것과 일본인이 한국을 연구하는 일은 동일하지 않다.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지배했고, 조선어와 조선문학을 조사·분류하며 통치의 대상으로 삼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전후 일본인이 한국을 연구한다는 행위에는 순수한 지적 호기심뿐 아니라 식민지 지식의 유산, 전쟁 책임, 냉전과 한일관계, 재일조선인 문제, 남북 분단이라는 역사적 조건이 따라붙는다.
책에 등장하는 연구자들이 처음부터 분명한 학문적 사명감을 품고 한국학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출발점은 우연에 가깝다. 대학에서 우연히 조선어 강의를 들었거나, 한국 문학작품을 읽고 충격을 받았거나, 재일조선인 친구나 교사를 만났거나, 텔레비전에서 한국을 보았거나, 여행과 유학을 통해 한국 사회와 접촉한 것이 계기가 된다. 한 연구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텔레비전 중계를 보았을 때의 놀라움을 한국 연구의 중요한 계기로 회고한다.
그러나 우연한 만남이 학문적 경력으로 발전하려면 개인적 호기심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학의 강좌, 지도교수, 장학금, 유학제도, 연구회, 출판과 번역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 책은 개인의 선택을 기록하지만, 그 선택을 가능하게 한 전후 일본 한국학의 제도적 역사를 동시에 보여준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말하는 ‘집단전기’란 여러 사람의 이력서를 모은다는 뜻이 아니다. 각자의 인생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사건들을 통해 한 학문 분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추적한다는 뜻이다.
전후 초기의 일본 한국학은 식민지기의 조선학과 단절되면서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식민지시대에 축적된 사전, 문법서, 문헌자료와 연구방법을 이용하면서도, 그것이 생산된 지배의 맥락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했다. 이 문제 때문에 어떤 연구자들은 ‘한국학’보다 ‘조선학’이라는 명칭을 선호하기도 했다. ‘한국학’이 대한민국 중심의 국가학문처럼 들린다면, ‘조선학’은 식민지 이전의 역사와 문화를 포괄하고 북한과 재일조선인까지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조선학’이라는 말 자체가 식민지시대 일본의 학술 용어를 연상시킨다는 문제도 있다. 제목이 두 명칭을 나란히 사용한 것은 이 해결되지 않은 긴장을 보여준다.
책에서 반복되는 또 하나의 주제는 언어 습득이다. 한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연구 자료를 읽기 위한 기술을 얻는 일이 아니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문법적으로 가깝고 한자어도 많이 공유하지만, 그 유사성은 오히려 차이를 보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일본 연구자들은 한국어의 높임법, 감정 표현, 역사적 어휘, 남북한 언어의 차이를 배우면서 자신이 당연하게 여기던 일본어와 일본문화를 새롭게 인식한다. 타자의 언어를 공부하는 일이 자기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
문학 연구자들에게 한국문학은 오랫동안 일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주변문학이었다. 번역 작품이 적었고, 출판시장도 작았으며, 대학 내 연구직도 제한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연구자들은 작품을 번역하고 작가를 소개하며 자료를 수집했다. 그들의 작업 덕분에 김소월, 이상, 박태원, 황순원, 한국의 고전소설과 아동문학 등이 일본 독자에게 전달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단순한 해설자가 아니라 번역자, 중개자, 편집자, 때로는 문화외교자의 역할까지 맡는다.
그러나 ‘가교’라는 표현만으로 이들의 역할을 미화해서는 안 된다. 가교는 두 사회를 연결하지만, 무엇을 선택하여 전달할지는 가교를 놓는 사람이 결정한다. 일본의 연구자가 한국문학을 일본어로 번역하고 해석하는 과정에는 선택과 누락, 오독과 재구성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한국의 저항문학이 일본 독자에게는 보편적 인간 고뇌의 문학으로 순화될 수도 있고, 식민지 경험이 일본 사회의 책임 문제와 분리된 채 소개될 수도 있다. 반대로 한국 내부의 민족주의적 정전에서 소외된 작품이 일본 연구자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발견되기도 한다.
이 책의 중요한 장점은 연구자를 초연한 지식 생산자로 그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연구자가 무엇을 연구하는지는 시대와 정치, 인간관계와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 한일 국교정상화, 민주화운동, 1988년 서울올림픽, 한국의 경제성장과 대중문화 확산, 북한 방문과 재일조선인 사회와의 접촉 같은 사건들이 연구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학문은 도서관 안에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충격과 만남에서 태어난다.
특히 세대별 차이가 중요하다. 전후 제1세대에게 한국 연구는 일본 사회의 식민지 망각에 저항하는 행위였을 수 있다. 이들은 한국에 대한 무지와 차별이 당연시되던 환경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중간 세대는 민주화 이후의 한국, 확대되는 교류와 유학의 시대를 경험했다. 젊은 세대에게 한국은 더 이상 가깝지만 알려지지 않은 나라만은 아니다. 한류, 인터넷, 관광과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회다. 연구 동기도 식민지 책임이나 한일관계에만 한정되지 않고 젠더, 아동문학, 대중문화, 번역학, 디지털 인문학 등으로 확대된다.
이 변화는 한국학의 성공을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위기를 드러낸다. 한국 문화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해서 전문적인 한국학 연구 기반이 자동으로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대중적 관심은 유행에 따라 변하며, 대학의 어문학과와 지역학 프로그램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기 쉽다. 한국어 학습자는 늘어도 장기간 문헌을 읽고 역사적 맥락을 연구할 학자는 줄어들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연구자들의 생애는 개인적 열정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지속시킬 제도와 후속 세대 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책의 가장 큰 공헌은 학문사를 사람의 얼굴을 통해 서술한다는 데 있다. 보통 학문사는 주요 저서, 이론, 대학과 학회의 설립을 중심으로 기록된다. 그러나 실제 학문은 교수 한 사람의 권유, 우연히 발견한 소설 한 권, 첫 한국 여행의 당혹감, 번역 과정의 실패, 취업의 불안정 같은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책은 그런 사소해 보이는 사건들을 역사적 자료로 복원한다.
다만 한계도 있다. 자서전은 기억에 의존한다. 연구자는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의 우연들을 하나의 일관된 서사로 재구성하기 쉽다. 젊은 시절에는 생계나 취업 가능성 때문에 전공을 선택했더라도, 나중에는 운명적인 학문적 소명처럼 기억할 수 있다. 실패한 연구, 한국인 연구자와의 갈등, 학계 내부의 경쟁과 권력관계는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이 책의 글들을 객관적인 학문사 기록이라기보다 연구자들이 자신과 자신의 학문을 어떻게 기억하고 의미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로 읽어야 한다.
또한 일본인 연구자 중심의 집단전기라면, 이들이 연구한 대상인 한국인과 재일조선인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일본 한국학은 일본 연구자들만의 노력으로 형성되지 않았다. 한국의 교수, 작가, 번역가, 유학생, 재일조선인 지식인과 이름 없이 자료 수집을 도운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향후에는 일본인 연구자의 자서전과 그들의 한국인 협력자 및 비판자의 증언을 함께 읽을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매우 귀중하다. 한국학을 한국을 찬양하거나 소개하는 학문으로 보지 않고, 일본인이 자기 나라의 역사와 식민주의를 돌아보게 하는 자기비판의 학문으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좋은 한국학 연구는 한국에 관한 지식을 많이 쌓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일본이 한국을 어떻게 보아 왔는지, 그 시선 속에 어떤 권력과 편견이 있었는지, 연구자인 자신은 그 관계에서 어디에 서 있는지를 묻는 작업이어야 한다.
결국 이 책의 제목에 대한 답은 하나가 아니다. 어떤 이는 언어의 매력 때문에, 어떤 이는 문학작품의 감동 때문에, 어떤 이는 식민지 책임을 고민하다가, 어떤 이는 사람과의 만남이나 우연한 여행 때문에 한국학 연구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 다양한 사연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타자를 연구하다가 자기 자신과 자기 사회를 새롭게 발견했다는 점이다.>
그 점에서 『나는 왜 한국학·조선학 연구자가 되었나』는 일본 한국학 연구자들의 회고록에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한 사람이 다른 나라와 언어를 평생 연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학문적 지식이 역사적 책임과 인간적 만남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동시에 한국학이 국가 홍보나 문화 소비를 넘어, 동아시아의 식민지 기억과 분단, 상호 편견을 성찰하는 비판적 학문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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