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9

재일조선인 문학: 한인들의 일본어 문학 by John Lie 2018

Zainichi Literature: Japanese Writings by Ethnic Koreans by John Lie | Goodreads



Zainichi Literature: Japanese Writings by Ethnic Koreans


John Lie (Editor)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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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collection of translated works highlights a selection of writings in translation by Zainichi (diasporic Koreans in Japan). The introduction provides an historical overview of Zainichi diasporic identity; the concluding appendix considers the figure of Kin Kakuei and the flourishing Zainichi literature in the 1960s. Authors whose works are translated and appear in this volume Kim Saryang, Kim Talsu, Yang Sogil, Lee Jungja, Won Soo-il, Oka Masafumi, and Yu Miri.




216 pages, Paperback

Published December 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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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Lie56 books2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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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Lie is C. K. Cho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Sociology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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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Kazovskyfan23
15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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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8, 2023
So far I have only read Won Soo-il’s ‘Lee-kun’s Blues,’ but as I’m not sure when I will return to the collection, I wanted to keep track of my prog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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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리(John Lie) 교수의 2018년 저서 <재일조선인 문학: 한인들의 일본어 문학> (Zainichi Literature: Japanese Writings by Ethnic Koreans)에 대한 요약 및 평론입니다.

<재일조선인 문학: 한인들의 일본어 문학> 요약 및 평론

1. 서론 및 책의 개요

사회학자 존 리(John Lie)의 2018년 저서 <재일조선인 문학: 한인들의 일본어 문학>(Zainichi Literature: Japanese Writings by Ethnic Koreans)은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에 정주한 한인들과 그 후손들이 일본어로 써 내려간 문학적 유산을 다각도로 조명한 종합 연구서다. 저자는 재일조선인 문학을 단순한 '마이너리티 문학'이나 '한국 문학의 방계'로 치부하지 않고, 일본 근현대 문학사의 주요한 일원이자 탈식민지 디아스포라의 실존을 입증하는 독자적인 문학 전통으로 위치시킨다.

이 책은 김사량, 리회성, 김석범부터 유미리, 현월, 양석일, 그리고 최근의 신세대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재일조선인 작가들의 작품과 삶을 분석하여 이들이 언어, 민족, 국가라는 경계 사이에서 수행해 온 지적·예술적 투쟁을 포착해 낸다.

2. 핵심 요약

<제국어라는 매개체와 실존적 안타카>

재일조선인 작가들의 가장 큰 역설은 자신들을 압제했던 제국주의의 언어인 '일본어'로 글을 써야 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들이 일본어를 채택한 과정을 단순한 동화나 타협이 아닌, 생존과 증언을 위한 필연적 선택으로 분석한다. 모국어를 빼앗기거나 잃어버린 상황에서 일본어는 이들에게 자신의 아픔과 존재를 증언할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였다. 작가들은 제국어를 내부로부터 비틀고 재구성함으로써, 일본어 내부에서 일본 사회의 모순과 배타성을 폭로하는 강력한 정치적·예술적 무기를 창출했다.

<세대적 변용과 주제의 전환>

저자는 재일조선인 문학의 흐름을 세대별 변용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1. 1세대 및 전후 초기 작가 (김사량, 김달수 등): 식민지 지배의 직접적 기억과 조국 분단, 이념적 대립(남·북) 속에서 정체성의 혼란과 고국에 대한 향수를 주된 모티브로 삼았다. 이들에게 문학은 민족적 자의식을 지키는 투쟁이었다.

  2. 2세대 작가 (리회성, 김석범 등): 1970~80년대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의 중심에 진입했다. 이들은 4·3 사건이나 재일조선인 사회 내부의 이념 갈등, 일본 사회의 구조적 차별을 심도 있게 다루며 정체성의 정치학을 본격화했다.

  3. 3세대 및 현대 작가 (유미리, 현월, 양석일 등): 1990년대 이후의 작가들은 거창한 민족주의적 담론이나 정치적 이념에서 벗어났다. 대신 개인의 파편화된 삶, 가족의 해체, 젠더 문제, 하층민의 일상 등 다변화되고 내밀한 실존적 주제에 집중했다.

<디아스포라 정체성의 가변성과 해체>

존 리는 문학작품 분석을 통해 '재일'이라는 정체성이 고정된 혈통이나 단일한 민족적 집단성에 매여 있지 않음을 밝혀낸다. 초기의 강력했던 민족주의적 열망은 세대를 거치며 점차 가변적이고 복합적인 디아스포라 정체성으로 변화했다. 저자는 현대 재일조선인 문학이 고국으로의 귀환이나 단일한 민족 공동체로의 수렴을 지향하기보다, 경계인(In-between)으로서의 삶 자체를 수용하고 표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음을 보여준다.

3. 평론 (Critique)

<문학을 통한 사회학적·역사적 통찰의 확장>

본 저서의 가장 큰 학술적 공헌은 문학 텍스트를 사회학적 데이터와 연결하여 재일조선인의 정신사를 촘촘하게 복원해 낸 데 있다. 존 리는 문학평론의 미학적 분석에만 몰두하지 않고, 작가들이 처했던 시대적·제도적 맥락(국적 문제, 사회적 차별, 조총련과 민단의 대립)을 정교하게 엮어낸다. 이를 통해 재일조선인 문학이 단순한 허구의 세계가 아니라, 탈식민지 상황을 살아낸 인간들의 생생한 역사적 기록임을 증명한다.

<탈민족주의적 시각의 일관된 적용>

저자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탈민족주의적 궤적을 문학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유지한다. 재일조선인 문학을 한국 문학의 단순한 외연 확장으로 보거나 일본 사회의 일방적 피해자 서사로만 한정 짓는 시각을 배제한다. 작가 개개인의 독자적인 예술적 주체성과 내적 균열을 조명함으로써, 이들을 단일한 민족적 굴레에서 해방시켜 개별적 작가로서의 위상을 정립해 준다.

<한계 및 논쟁점>

첫째,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포괄적으로 다루다 보니, 개별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텍스트 정독(Close reading)이나 문학적 양식 및 문체에 대한 미학적 분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사회학적·역사적 맥락화에 무게가 실리면서 문학 자체의 예술적 성취에 대한 평가가 다소 일화적(Anecdotal)으로 흐른 경향이 있다.

둘째, 3세대 이후 문학에서 나타나는 '민족적 색채의 약화'를 디아스포라 정체성의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으로 해석하는 저자의 시각은, 여전히 재일조선인 사회에 남아 있는 정치적·제도적 차별의 현실과 그에 저항하는 문학적 흐름을 다소 탈정치화한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4. 결론

존 리의 <재일조선인 문학: 한인들의 일본어 문학>은 언어와 국가, 민족의 경계에 서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어온 디아스포라 작가들에 대한 깊은 헌사다. 저자는 제국어로 쓰인 이들의 문학이 일본 문학을 풍요롭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근대 국민국가의 단일성 신화를 균열내는 중요한 문화적 유산임을 입증한다.

이 책은 문학이라는 창을 통해 포스트콜로니얼 정체성의 역동성을 입증한 연구서이며, 한 국가나 민족의 틀에 갇히지 않고 경계 위에서 다층적 정체성을 살아가는 현대 디아스포라의 실존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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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엮음, 『재일문학: 재일조선인의 일본어 글쓰기』
John Lie, ed., Zainichi Literature: Japanese Writings by Ethnic Koreans

  1. 책의 성격과 문제의식

『재일문학』은 존 리가 직접 쓴 단독 저서가 아니라, 재일조선인 작가들의 일본어 작품을 영어로 번역하여 소개한 선집이다. 2018년 12월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의 <초국적 한국 Transnational Korea> 총서 제3권으로 출간되었다. 서문과 해설은 존 리가 썼고, 문학 연구자와 번역자들이 일곱 작가의 수필, 소설, 시를 번역했다. 출판사 판본은 216쪽이며 김사량, 김달수, 양석일, 이정자, 원수일, 오카 마사후미, 유미리의 작품을 수록한다.

이 책의 출발점은 하나의 역설이다. 재일조선인 작가들은 일본 근현대문학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들의 작품은 일본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안에서도 재일조선인 작품은 일본어로 쓰였음에도 종종 일본문학이 아니라 외국문학으로 분류된다. 존 리는 재일문학이 일본문학과 한국문학 사이에서 모두 주변화되었다고 지적한다. 일본문학은 작가의 민족적 배경을 이유로 이들을 외부인으로 취급하고, 한국문학은 일본어로 쓰였다는 이유로 충분히 포용하지 못했다. 재일문학은 국민문학의 서가 사이로 떨어진 문학인 셈이다.

따라서 이 책의 목적은 단순히 소수민족 작가들의 작품을 영어권에 소개하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어떤 언어로 쓴 문학이 누구의 문학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일본어로 쓰인 조선인의 작품은 일본문학인가, 한국문학인가, 아니면 독자적인 재일문학인가. 존 리는 이 질문에 하나의 분명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바로 그 분류의 불가능성과 불편함이 재일문학의 핵심이라고 본다.

  1. 재일문학의 역사적 형성

재일문학은 일본 식민주의가 낳은 문학이다. 조선인이 일본어로 글을 쓰게 된 것은 단순한 언어 선택의 결과가 아니었다. 식민지 교육은 일본어를 출세와 지식, 문학적 성공의 언어로 만들었고 조선어를 주변화했다. 조선인 작가는 일본어를 통해 일본 문단에 진입할 수 있었지만, 바로 그 언어 때문에 자신의 가족과 공동체로부터 멀어질 수도 있었다.

전후에는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일본 제국의 신민이었던 조선인들은 일본의 패전 이후 외국인이 되었다.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고 재일조선인 사회도 민단과 조총련으로 갈라졌다. 일본에서 태어난 세대는 조선이나 한국을 조국으로 배웠지만, 실제 생활은 일본어와 일본 사회 안에서 이루어졌다.

재일문학은 이러한 어긋남에서 탄생했다. 작가들은 일본어로 일본 사회의 차별을 고발하면서도, 조선 민족주의와 공동체 내부의 억압도 비판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일본인도 조선인도 아닌 상태, 또는 양쪽 모두이면서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상태를 살아간다.

존 리는 1972년 이회성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을 재일문학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본다. 이회성의 수상은 일본 문단에서 재일조선인 문학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였고, 김사량과 김달수 같은 선구적 작가들도 다시 읽히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단의 인정이 재일조선인의 사회적 평등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일본문학은 재일작가의 작품을 수용하면서도 그들을 여전히 특수한 민족적 타자로 다루었다.

  1. 김사량: 식민지 언어가 만든 거리

첫 장에는 김사량의 수필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와 <조선인과 반도인>이 실려 있다. 김사량은 일제강점기 일본 문단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조선인 일본어 작가다.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는 식민지 교육을 받고 도쿄의 문단에 진입한 아들이 어머니에게 보내는 글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편지를 받은 어머니가 일본어를 읽을 수 없으므로 딸에게 번역을 부탁해야 한다는 대목이다. 아들은 일본어를 통해 지식인이자 작가가 되었지만, 그 성공의 언어가 어머니와 아들 사이를 갈라놓는다. 식민주의는 단순히 조선인에게 일본어를 가르친 것이 아니라 가족 내부에 언어적 위계를 만들었다.

<조선인과 반도인>은 식민지 당국과 일본인이 조선인을 어떻게 명명했는지를 다룬다. “조선인”이라는 말과 “반도인”이라는 말 가운데 어느 표현이 더 적절한가라는 질문은 겉보기에는 호칭의 문제지만, 실제로는 누가 피식민자를 규정할 권리를 갖는가라는 정치적 문제다.

식민 권력은 폭력적 현실을 완곡한 언어로 감췄다. “반도인”이라는 표현은 조선의 역사적·민족적 이름을 지우고, 조선인을 일본 제국의 한 지역 주민으로 축소한다. 김사량의 글은 이름이 단순한 표지가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을 결정하는 권력임을 보여준다.

  1. 김달수의 <쓰레기>: 밑바닥에서 본 제국

김달수의 <쓰레기 Trash>는 일본에서 고물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조선인 식민지 주민을 그린 짧은 작품이다. 작가 자신이 고물상 일을 했던 경험에 기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은 비참한 삶을 단순히 눈물겹게 묘사하지 않고 유머와 풍자를 사용한다.

여기서 쓰레기는 단지 주인공이 수집하는 물건이 아니다. 일본 사회가 조선인을 어떻게 취급하는지를 상징한다. 제국은 조선인의 노동을 필요로 하지만 조선인을 동등한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도시의 폐품을 분류하고 재활용하는 조선인 노동자는 일본 경제에 기여하면서도 사회적으로는 폐기물과 비슷한 위치에 놓인다.

그러나 김달수는 주인공을 수동적인 희생자로만 그리지 않는다. 그는 일본 사회의 틈새에서 살아남고, 위선적인 질서를 관찰하며, 때로는 그것을 조롱한다. 재일문학의 중요한 특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차별을 폭로하면서도 인물들을 불쌍한 피해자로 고정하지 않고, 그들의 생존력과 욕망, 모순을 함께 보여준다.

  1. 양석일의 <신주쿠에서>: 공동체 내부의 폭력

양석일의 <신주쿠에서 In Shinjuku>는 전후 일본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재일조선인의 삶을 다룬다. 양석일의 작품세계에서 재일조선인 공동체는 따뜻한 민족적 피난처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그 안에는 빈곤, 범죄, 남성 폭력, 가부장제, 정치적 분열이 존재한다.

이 작품은 재일조선인을 일본 사회의 피해자로만 보는 민족주의적 서사를 깨뜨린다. 식민주의와 차별은 분명 현실이지만, 피해 경험이 공동체 내부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억압받은 사람이 다른 약자를 억압할 수도 있고, 민족적 연대가 개인의 자유를 억누를 수도 있다.

양석일에게 신주쿠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일본의 중심이면서 동시에 이주민과 빈민, 노동자와 범죄자가 뒤섞이는 주변부다. 주인공들은 일본 사회 안에 살지만 그 사회의 정상적인 시민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민족공동체로 돌아가 평화를 얻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여러 세계의 경계에서 살아간다.

  1. 이정자의 『나그네타령: 영원한 여행자』

이정자의 단카 시집에서 선별한 작품들은 재일조선인의 방랑과 소속의 문제를 서정적으로 표현한다. 단카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통 시형이다. 조선계 작가가 일본어와 일본 전통 형식으로 자신의 소외를 노래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역설이다.

이정자의 시적 화자는 한국과 일본 가운데 어느 한쪽을 쉽게 선택하지 못한다. 일본은 차별의 사회지만 자신이 살아온 구체적인 공간이다. 한국은 민족적 고향이지만 실제 경험에서는 낯설 수 있다. 고향을 그리워하면서도 그 고향이 어디인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시들은 재일의 존재를 끝없는 비극으로만 묘사하지 않는다. 두 나라 사이의 틈은 고통의 공간이면서 새로운 감각과 언어가 생겨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평자는 이정자의 시가 한국과 일본이라는 이분법 속의 고통뿐 아니라 그 모순을 넘어서는 순간의 기쁨도 표현한다고 평가한다.

이정자의 작품은 재일문학이 반드시 강한 정치적 선언이나 차별 고발이어야 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바람, 몸, 기억, 사랑 같은 작은 감각을 통해서도 디아스포라의 삶은 표현될 수 있다.

  1. 원수일의 <이군의 블루스>

원수일의 <이군의 블루스 Lee-kun’s Blues>는 이름과 세대, 공동체의 문제를 다룬다. “이군”이라는 호칭에는 일본어와 한국어, 친밀함과 거리감이 동시에 들어 있다. 재일조선인의 이름은 언제나 정치적이다. 한국식 본명, 일본식 통명, 일본어 발음과 한국어 발음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는가는 단순한 개인 취향이 아니다.

일본식 이름을 쓰면 차별을 피할 수 있지만 자기 뿌리를 숨긴다는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본명을 사용하면 민족적 자긍심을 드러낼 수 있지만 학교와 직장에서 배제될 위험이 있다. 이름은 개인이 누구인가를 보여주기보다 사회가 그 사람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이 작품의 “블루스”는 한 개인의 우울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것은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할 수 없는 세대의 정서다. 앞선 세대가 조국 귀환과 민족해방을 꿈꾸었다면, 새로운 세대에게 일본은 떠나야 할 임시 거주지가 아니라 자신이 살아갈 현실이다. 그러나 일본 사회는 그들을 여전히 외국인으로 본다.

  1. 오카 마사후미의 『나는 열두 살』

오카 마사후미의 시는 이 선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 가운데 하나다. 그는 재일조선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어린 나이에 자신의 정체성과 가족관계, 사회적 시선에 깊이 괴로워했다. 그가 십대에 남긴 시들은 사후 『나는 열두 살』이라는 책으로 묶였다.

그의 시에서 민족적 혼종성은 이론적인 문제가 아니라 몸과 감정의 문제다. 아이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도 전에 어른들이 만든 민족 범주와 차별을 떠안는다. “한국인인가 일본인인가”라는 질문은 어른에게는 정치적 토론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자신의 존재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

오카의 시는 재일문학의 민족주의적 해석을 근본적으로 흔든다. 그는 자신의 조선계 정체성을 긍정하기만 하면 해방되는 인물이 아니다. 그렇다고 일본인으로 동화되는 것도 해결책이 아니다. 민족정체성 자체가 그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 된다. 평론가는 이 작품들을 민족적 제약에서 벗어난 주체를 찾으려는 절박한 몸부림으로 읽는다.

이 작품은 재일문학을 집단의 영웅적 저항사로 읽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민족공동체를 지켜야 한다는 요구도 한 개인에게는 또 다른 억압이 될 수 있다.

  1. 유미리의 <가족의 표본>

유미리의 <가족의 표본 Specimens of Families>은 재일문학의 관심이 민족과 국가에서 가족과 개인의 상처로 이동하는 변화를 보여준다. 유미리는 일본 문단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재일조선인 작가지만, 그의 작품은 항상 직접적으로 식민주의나 민족차별을 다루지는 않는다.

<가족의 표본>은 가족을 사랑과 보호의 자연스러운 공동체로 보지 않는다. 가족은 해체되고 뒤틀리며, 구성원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다. 제목의 “표본”은 가족이 하나의 정상적인 형태를 가진다는 생각을 비튼다. 가족마다 서로 다른 실패와 고통이 있고, 재일조선인의 가족 역시 단순히 민족문화를 전승하는 공간이 아니다.

유미리의 문학은 “재일작가는 반드시 재일 문제를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작가의 혈통이 조선계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모든 작품을 민족문학으로 분류한다면, 그것 역시 작가를 하나의 정체성에 가두는 행위가 된다.

그러나 개인과 가족을 다룬다고 해서 역사와 민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의 불안정과 세대 간 단절의 배후에는 이주와 식민주의, 빈곤과 차별의 역사가 남아 있다. 유미리의 작품은 재일의 역사가 노골적인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상처 입은 관계와 불안한 일상의 형태로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 책의 핵심 통찰: 일본어는 누구의 언어인가

이 선집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일본어다. 재일조선인 작가들은 일본어로 글을 쓴다. 일본어는 식민 지배자가 강요한 언어이지만, 많은 재일 2세와 3세에게는 실제 모어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본어를 사용하는 것이 반드시 일본에 대한 동화나 민족적 배신을 의미하지 않는다. 피식민자는 지배자의 언어를 빌려 지배를 비판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언어를 자신의 삶과 기억을 표현하는 새로운 언어로 바꿀 수도 있다.

그러나 식민 언어를 완전히 자유롭게 소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사량이 일본어로 쓴 편지를 어머니가 읽지 못하듯, 일본어의 습득은 가족과 고향으로부터의 단절을 수반할 수 있다. 일본어로 성공한 재일작가는 일본 문단에서 인정받더라도 “진정한 일본 작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재일문학은 일본어가 일본 민족만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언어는 민족국가의 영토처럼 독점될 수 없다. 일본어는 제국이 퍼뜨린 언어였으며, 이제는 식민지 출신자와 그 후손들이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언어가 되었다.

  1. 책의 강점

이 책의 가장 큰 공헌은 영어권 독자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재일조선인 작품을 직접 읽게 한다는 점이다. 존 리의 이전 저서 『재일조선인』이 재일 정체성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했다면, 이 책은 그 정체성이 실제 삶과 언어 속에서 어떻게 경험되었는지를 문학을 통해 보여준다.

둘째, 식민지기부터 1990년대까지 여러 세대와 장르를 함께 제시한다. 수필, 단편소설, 단카, 자유시를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재일문학이 하나의 고정된 문체나 정치적 입장으로 환원될 수 없음을 드러낸다. 이 책에 수록된 일곱 장은 식민지기부터 1990년대까지 재일의 삶이 가진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보여준다.

셋째, 재일조선인을 민족적 피해자나 저항 영웅으로 이상화하지 않는다. 작품들은 일본의 차별뿐 아니라 공동체 내부의 가부장제, 가족폭력, 정치적 분열, 세대갈등과 개인적 절망도 다룬다.

넷째, 번역 자체가 하나의 탈국가적 실천이다. 일본어로 쓰인 조선인의 작품을 영어로 옮김으로써 일본문학과 한국문학이라는 두 국민문학의 경계를 넘어선다.

  1. 책의 한계

가장 분명한 한계는 선집의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일곱 작가만으로 방대한 재일문학의 역사와 다양성을 충분히 대표할 수 없다. 이회성, 김시종, 김학영, 이양지, 가네시로 가즈키 등 중요한 작가들이 본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존 리의 부록은 1960년대 재일문학을 대표하는 김학영을 논하지만 그의 작품 자체는 수록하지 않는다.

여성 작가와 여성의 경험도 더 폭넓게 포함할 수 있었다. 이정자와 유미리가 수록되었지만, 재일여성의 노동, 결혼, 성차별, 민족공동체 내부의 가부장제를 보여주는 작품은 충분하지 않다.

또한 번역 선집이므로 각 작품의 일부만 제공하거나 특정 작품을 선별할 수밖에 없다. 독자는 재일문학 전체의 흐름보다 강렬한 몇 장면을 중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작품별 해설과 역사적 배경이 더 자세했다면 일반 독자에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일문학”이라는 범주 자체도 문제적이다. 일본어로 쓰는 조선계 작가를 모두 재일문학 작가로 부르면, 작가의 개별성과 보편적 주제가 민족적 배경 아래 종속될 위험이 있다. 그러나 범주를 없애면 재일조선인이 경험한 식민주의와 차별의 역사가 다시 보이지 않게 될 수 있다. 이 긴장을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이 책의 한계이면서 동시에 핵심 문제다.

  1. 『다민족 일본』 및 『재일조선인』과의 관계

존 리의 세 책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다민족 일본』은 일본이 단일민족국가라는 신화를 해체한다. 『재일조선인』은 재일조선인 공동체와 정체성 역시 고정된 민족적 실체가 아니라 식민주의, 차별, 분단과 조직정치 속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재일문학』은 앞선 두 책의 사회학적 주장을 개별 인간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다민족 일본』의 질문이 “누가 일본인인가”라면, 『재일조선인』의 질문은 “재일이라는 정체성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다. 『재일문학』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복잡한 존재는 어떤 언어로 자신을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세 책을 함께 읽으면 존 리의 중심 사상이 분명해진다. 일본인, 조선인, 재일조선인이라는 범주는 자연적이고 영원한 실체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허구에 불과한 것도 아니다. 그 범주들은 국적제도, 학교, 이름, 언어, 차별과 기억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실제적인 힘을 행사한다.

  1. 종합 평가

『재일문학』은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문학으로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재일조선인의 문학을 통해 국민문학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재일문학은 일본문학의 주변부가 아니다. 그것은 일본 근대문학의 내부에서 일본 제국주의와 민족주의의 한계를 드러내온 문학이다. 동시에 그것은 한국문학의 외부도 아니다. 한국어로 쓰이지 않았지만 식민지 조선과 분단, 디아스포라의 기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보여주는 재일의 삶은 두 문화 사이에 서 있는 낭만적인 혼종성만이 아니다. 그것은 차별, 가난, 언어적 단절, 이름의 불안, 가족의 해체와 세대갈등으로 이루어진 구체적인 현실이다. 그러나 바로 그 경계적 위치에서 기존 국민문학이 표현하지 못한 새로운 목소리가 나온다.

재일문학의 가장 중요한 성취는 일본과 한국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양쪽의 국민주의가 만든 경계를 드러내고, 그 경계 사이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복잡성을 끝까지 지키는 데 있다.

이 책은 결국 다음과 같은 질문을 남긴다.

<일본어로 쓰인 조선인의 작품을 일본문학도 한국문학도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의 문학 개념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재일문학이 어느 나라의 문학인지 결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왜 문학을 반드시 하나의 민족과 국가에 소속시켜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존 리가 엮은 이 선집의 가치는 바로 이 질문을 작품 자체의 목소리로 들려준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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