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9

조국 없는 디아스포라: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by Sonia Ryang | Goodreads

Diaspora without Homeland: Being Korean in Japan by Sonia Ryang | Goodre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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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spora without Homeland: Being Korean in Japan


Sonia Ryang, John Lie (Editor)

4.17
30 ratings3 reviews

More than one-half million people of Korean descent reside in Japan today―the largest ethnic minority in a country often assumed to be homogeneous. This timely, interdisciplinary volume blends original empirical research with the vibrant field of diaspora studies to understand the complicated history, identity, and status of the Korean minority in Japan. An international group of scholars explores commonalities and contradictions in the Korean diasporic experience, touching on such issues as citizenship and belonging, the personal and the political, and homeland and hostland.

GenresJapanNonfictionHistory



236 pages, Paperback

First published January 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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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a Ryang19 books10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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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ners
583 reviews65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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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 2011
a solid, thought-provoking collection of essays. sonia ryang raises the important question of zainichi studies in academia: what happens when you consider them as a diaspora rather than as an ethnic minority? what, indeed, is the difference between the two? this question goes mostly unanswered, but instead of making me frustrated the lack of answers got me intrigued instead. (ok, maybe also a little frustrated.) context is key, and there is a lot of implicit comparison (and one explicit one) with korean diasporic movements to the U.S. and other places. also some consideration of fissures (gendered, generational, political, etc.) within the zainichi community itself.

is it useful to use the term diaspora over ethnic minority? this book didn't quite convince me either way, but it at least opens up a larger field for comparative work. in a way, i feel like the topic is best addressed through a forum or a conference, rather than as a static book, since the questions are so open and the answers so contingent on context. oh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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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stel
67 reviews118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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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1, 2019
A decent overview with some strong chapters that bring out various Zainichi voices. Sonia Ryang's, Chikako Kashiwazaki's, and Youngmi Lim's chapters are worth reading for they bring out Zainichi voices to put every struggle into con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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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
15 reviews9 fol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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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19, 2011
interesting topic, but too dry and redundant, and occasionally has factual err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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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아 량(Sonia Ryang)과 존 리(John Lie) 공편의 저서 <조국 없는 디아스포라: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Diaspora Without Homeland: Being Korean in Japan, 2009)에 대한 요약 및 평론입니다.

<조국 없는 디아스포라: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요약 및 평론

1. 서론 및 책의 개요

소니아 량(Sonia Ryang)과 존 리(John Lie)가 공동 편집한 <조국 없는 디아스포라: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Diaspora Without Homeland: Being Korean in Japan)은 일본 사회 내 최대 소수자 집단인 재일조선인의 다층적 정체성과 역사적 경계를 다각도로 조명한 논문집이다. 인류학, 사회학, 역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한 이 책은 전통적인 '디아스포라' 담론이 전제하던 '고향(Homeland)으로의 귀환'이나 '단일한 민족적 유대' 개념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저자들은 재일조선인을 단순히 조국을 잃고 탄압받는 희생자로만 규정하지 않는다. 대신 남·북한 어느 국가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채, 거주국인 일본에서도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복잡하고 이중적인 경계 위의 실존을 추적한다.

2. 핵심 요약

<'조국' 개념의 해체와 디아스포라의 재정의>

편집자인 소니아 량은 서문에서 기존의 고전적 디아스포라 모델(유대인 모델 등)이 단일한 출신지 및 조국에 대한 강렬한 향수와 귀환의 열망을 전제로 삼았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재일조선인에게 '조국'은 결코 하나로 단일화될 수 없는 공간이다. 분단된 한반도(남한과 북한), 그리고 이들이 실제로 나고 자란 거주지인 일본 사이에서 '조국'은 가상의 공간이거나 정교하게 구성된 이데올로기적 환상에 가깝다. 이 책은 물리적·정서적 고향을 상실하거나 분실한 채 살아가는 '조국 없는 디아스포라'의 독특한 조건에 주목한다.

<역사적 맥락과 제도적 배제>

책에 수록된 연구들(마크 카프리오, 테사 모리스-수주키 등)은 전후 일본과 미군정의 정책이 어떻게 재일조선인의 지위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는지 추적한다.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발효 이후 일본 정부는 재일조선인의 일본 국적을 박탈하여 일방적인 외국인으로 재규정했다. 또한 1950년대부터 전개된 재북 한인 북송 사업(귀환 사업)의 비극적 역사를 다루며, '조국으로의 귀환'이라는 디아스포라적 열망이 어떻게 냉전 구조와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이용되었는지를 냉철하게 폭로한다. 북송된 이들이 도달한 곳은 기쁨의 안식처가 아니라 또 다른 이방인으로서의 고립이었다.

<생활 세계와 세대별 정체성의 변용>

책은 재일조선인 사회 내부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다채롭게 포착한다. 조총련 계열 학교의 여학생들이 경험하는 성별화되고 민족화된 정체성 문제, 귀화(일본 국적 취득)를 둘러싼 세대 간의 갈등, 그리고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 새로 건너온 '뉴커머(Newcomers)'와 기존 '올드커머(Oldcomers)' 간의 복잡한 관계 등이 다루어진다. 2세대, 3세대로 내려갈수록 민족주의적 충성심은 희미해지며, 일본 사회 내에서의 실용적 삶과 개인적 정체성이 우선시되는 변화 과정을 명확히 보여준다.

3. 평론 (Critique)

<탈국가주의적 디아스포라 연구의 새로운 지평>

본 저서의 가장 뛰어난 학술적 공헌은 '디아스포라'라는 개념을 근대 국민국가의 굴레로부터 해방시켰다는 점에 있다.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재일조선인을 남한 혹은 북한이라는 특정 국가의 외연으로 포섭하려 하거나, 일본 사회의 단일민족주의에 대항하는 민족주의적 주체로만 다루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거주국(일본)과 출신국(한국/북한) 모두로부터 배제되거나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의 상태를 '조국 없음'이라는 실존적 조건으로 정면 포착함으로써, 디아스포라 연구에 매력적이고 혁신적인 틀을 제공한다.

<복수(Plural)의 목소리를 통한 민족 단일성 해체>

소니아 량과 존 리는 단일한 학술적 결론을 강요하지 않고, 각 장을 집필한 학자들의 다채로운 시각을 그대로 살려두었다. 남북한 이념 대립, 젠더, 세대, 신규 이주자와 기존 이주자 간의 균열 등 재일 사회 내부의 복잡성을 가감 없이 드러냄으로써, '재일조선인'이라는 범주가 단일한 집단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역동적 현장임을 입증했다.

<한계 및 논쟁점>

첫째, '조국 없음'이나 정체성의 해체를 강조하는 접근이, 여전히 법적·제도적 차별 속에서 정치적 권리와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재일조선인들의 현실적 운동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민족적 연대나 집단적 정체성을 해체적인 것으로만 바라볼 경우, 차별에 맞서는 소수자의 정치적 결속력을 탈정치화할 위험이 있다.

둘째, 수록된 논문들의 주제와 방법론이 매우 다채롭다 보니,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명확한 대안적 정체성 모델을 제시하기보다는 일종의 현상 진단에 머물렀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탈국가적 정체성이 과연 어떠한 정치적 시민권이나 연대의 형태 결실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모색은 과제로 남아 있다.

4. 결론

<조국 없는 디아스포라: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근대 국민국가가 강요하는 배타적 소속감과 민족주의의 허구를 폭로하는 뛰어난 논문집이다. 이 책은 재일조선인의 역사가 단순히 과거의 식민지 유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계 위에서 살아가는 현대 디아스포라의 실존을 가장 첨예하게 보여주는 거울임을 입증한다.

국적과 혈통, 영토에 얽매인 근대적 정체성을 넘어, 경계 위에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정의해 나가는 세계인들에게 이 책은 민족주의라는 경직된 틀을 깨뜨리는 깊이 있는 통찰을 선사한다.

===

소니아 량·존 리 엮음, 『고향 없는 디아스포라: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Sonia Ryang and John Lie, eds., Diaspora without Homeland: Being Korean in Japan

  1. 책의 성격과 중심 질문

『고향 없는 디아스포라』는 소니아 량과 존 리가 엮고, 역사학·사회학·인류학·정치학 연구자들이 참여한 재일조선인 연구 논문집이다. 2009년 캘리포니아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되었으며, 서론과 여덟 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필진은 소니아 량, 존 리, 마크 카프리오, 위자, 테사 모리스-스즈키, 영미 림, 구라이시 이치로, 가시와자키 지카코, 에린 애런 정이다. 이 책은 재일조선인을 일본의 ‘외국인 소수자’로만 다루어온 기존 연구를 넘어, 식민주의·전쟁·분단·냉전이 만들어낸 디아스포라로 해석한다.

책 제목의 <고향 없는 디아스포라>는 역설적이다. 디아스포라는 일반적으로 상실한 고향을 기억하고 언젠가 돌아가기를 바라는 집단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재일조선인에게 돌아갈 고향은 명확하지 않았다. 식민지 조선은 사라졌고, 해방된 한반도는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되었다. 일본에서 태어난 세대에게 한국이나 북한은 민족적 조국일 수는 있어도 실제로 살아본 고향은 아니었다. 반면 일본은 생활의 터전이지만 자신들을 완전한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재일조선인은 단순히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고향 자체가 역사와 정치에 의해 분열되고 상실된 사람들>이다.

  1. 디아스포라 개념의 재검토

소니아 량은 서론에서 고전적 디아스포라 모델과 현대 문화연구의 디아스포라 개념을 비교한다. 고전적 모델은 유대인 디아스포라처럼 박해와 추방, 고향 상실, 귀환의 열망, 공동체 문화의 보존을 강조한다. 반면 현대 문화연구는 혼종성, 이동성, 경계적 정체성과 여러 장소에 동시에 속하는 삶을 강조한다.

재일조선인은 두 모델 가운데 어느 하나에도 완전히 들어맞지 않는다. 1세대에게는 식민지 조선과 귀환의 기억이 강했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후속 세대에게 한반도는 직접 경험한 고향이 아니었다. 이들의 정체성은 남한·북한·일본 가운데 어느 하나에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했다. 소니아 량은 한국계 해외 인구의 분포 자체가 식민주의,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과 냉전이 남긴 지도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바로 이 불안정성을 재일조선인의 결함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과 국적, 민족과 고향이 자연스럽게 일치한다고 믿는 국민국가 체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로 본다.

  1. 식민지 이주와 미군정의 책임

마크 카프리오와 위자의 첫 장은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와 1945년 이후 한국과 일본을 점령한 미국의 정책을 함께 분석한다. 재일조선인 공동체는 단순한 경제이민의 결과가 아니었다. 일본의 식민지 통치가 조선의 농촌 경제와 생활 기반을 변화시켰고, 조선인은 노동과 생존을 위해 일본으로 이동했다. 전쟁이 확대되면서 모집, 관 알선, 징용과 강제동원도 더해졌다.

그러나 1945년 일본이 패전하자 조선인은 곧바로 해방된 국민으로 대우받지 못했다. 미군정과 일본 정부는 이들을 식민지 피해자이자 해방된 인민으로 보기보다 치안·빈곤·귀환의 문제로 다루었다. 미국의 전후 정책 보고서는 조선인을 일본에 동화되지 않은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한 집단으로 묘사했고, 일본에 남은 사람들을 어떻게 귀환시키거나 관리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다.

이 장의 중요한 공헌은 전후 일본의 민족질서가 일본 정부만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미국 점령당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내세웠지만 재일조선인의 국적과 시민권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지 않았다. 일본의 식민지배가 만든 인구를 일본 밖으로 밀어내는 데 사실상 협력한 것이다.

  1. 해방 뒤 외국인이 된 사람들

식민지 시대의 조선인은 차별받았지만 법적으로는 일본 제국의 신민이었다. 그러나 전후 일본은 제국의 영토를 포기하면서 식민지 출신 주민의 일본 국적도 박탈했다. 이들은 일본에 계속 거주하면서도 외국인등록 대상이 되었고, 참정권과 공직 취임, 사회보장과 취업에서 제약을 받았다.

이 변화는 단순한 국적 정리가 아니었다. 일본은 식민지배 시기에는 조선인에게 일본인이 되라고 강요하다가, 패전 뒤에는 그들이 일본인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제국이 만든 사람들을 전후 국민국가가 떠맡지 않은 것이다.

소니아 량은 1952년 무렵 남한과 북한 어느 쪽도 일본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재일조선인이 사실상 무국적자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외국인등록증에 적힌 ‘조선’과 ‘한국’은 개인의 민족적·정치적 위치를 표시했지만, 안정된 시민적 소속을 보장하지 않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책 제목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고향 없는 디아스포라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사람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국가는 존재하지만 어느 국가도 자신을 온전히 책임지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1. 북한 귀환사업과 ‘자발적 귀환’의 신화

테사 모리스-스즈키의 장은 1959년부터 진행된 재일조선인 북한 귀환사업을 분석한다. 약 9만 명이 넘는 재일조선인과 일본인 배우자가 북한으로 이주했으며, 이들은 북한을 ‘지상의 낙원’이자 민족적 조국으로 상상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조총련과 북한의 선전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공개된 국제적십자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일본적십자사는 1950년대 중반부터 대규모 북한 귀환을 추진했다. 일본의 일부 관리와 정치인은 빈곤하고 좌익 성향이 강한 재일조선인을 일본 사회의 부담이자 치안 문제로 보았다. 강제추방 대신 국제적십자사를 내세운 ‘자발적 귀환’ 형식을 취하면 인도주의적 사업처럼 보일 수 있었다.

물론 이주자들이 아무 의사도 없이 끌려간 것은 아니다. 일본의 차별과 빈곤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조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그 선택은 북한에 관한 왜곡된 정보, 일본 사회의 배제, 냉전정치가 만든 제한된 선택이었다.

이 장의 핵심은 자발성과 강제를 흑백으로 나눌 수 없다는 데 있다. 사람들은 스스로 배에 올랐지만, 그 결정을 가능하게 한 조건은 자유롭지 않았다. ‘귀환’이라고 불렸지만 북한은 많은 재일조선인이 태어나거나 살아본 적 없는 장소였다. 그것은 실제 고향으로의 귀환이라기보다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고향으로의 이주였다.

  1. 보이기 때문에 위험하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고립된다

소니아 량의 장은 재일조선인의 <가시성과 취약성>을 다룬다. 재일조선인은 외모와 언어만으로는 일본인과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본식 통명을 사용하고 일본 학교를 다니면 자신의 배경을 감춘 채 생활할 수 있다.

그러나 한일관계나 북일관계가 악화되면 이들은 갑자기 과도하게 보이는 존재가 된다. 특히 2002년 북한이 일본인 납치를 인정한 뒤 조총련계 학교 학생과 재일조선인은 북한정권의 행동에 대한 집단적 책임을 떠안았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폭언과 공격을 받았고, 조선학교와 조총련 시설이 정치적 적대의 대상이 되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북한의 정책 결정과 아무 관계가 없는 청소년도 ‘북한 사람’으로 간주되었다. 디아스포라는 모국과 거주국 사이의 갈등이 발생하면 중립적인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조선학교 내부도 이상적인 공간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량은 학교의 경직된 위계와 성차별,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방식을 비판한다. 여학생 교복과 교육비 문제를 개선하려던 어머니들의 요구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거부되고, 정작 학교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한국어 능력조차 제공하지 못하는 모순이 나타난다. 학부모들은 일본 학교의 차별과 조선학교의 경직성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다.

이 분석은 중요하다. 일본의 차별을 비판한다고 해서 조총련과 민족교육 내부의 문제를 침묵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억압받는 공동체도 내부적으로 권위주의와 성차별을 재생산할 수 있다.

  1. 귀화한 한국계 일본인이라는 ‘보이지 않는 디아스포라’

영미 림은 일본으로 귀화한 한국계 사람들을 연구한다. 전통적인 민족주의 관점에서 귀화는 동화 또는 민족적 배신으로 해석되었다. 귀화한 사람은 더 이상 재일조선인이 아닌 것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적 변화가 혈통의 기억과 차별 경험까지 제거하지는 않는다. 일본 이름을 사용하고 일본 국적을 취득해도 결혼, 가족관계나 출신 조사 과정에서 한국계라는 사실이 드러날 수 있다. 이들은 법적으로 일본인이지만 일본 사회에서 ‘순수한 일본인’이 아닌 것으로 간주되며, 동시에 기존 재일조선인 공동체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

영미 림은 이를 <보이지 않는 디아스포라>라고 부른다. 집단조직이나 민족정치에 참여하지 않고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계보를 둘러싼 차별과 불안은 개인의 삶에 남는다. 일본에서 귀화한 한국계 시민은 일본 국민공동체 안과 밖에 동시에 놓인다.

이 장은 디아스포라를 강한 조국애와 공동체 활동으로만 정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민족적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지 않는 사람도 사회가 그의 출신을 문제 삼는 순간 다시 디아스포라적 위치로 돌아간다.

  1. 영화가 재일조선인을 재현하는 방식

구라이시 이치로는 영화 <박치기! Pacchigi!>와 <고 Go>를 통해 일본 대중문화가 재일조선인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분석한다.

이 영화들은 과거처럼 재일조선인을 단순한 범죄자나 위험한 외국인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일본 청년과 재일조선인 청년의 우정과 연애, 갈등을 통해 차별 문제를 대중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젊은 일본 관객이 식민지배와 조선학교,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대중영화는 갈등을 개인적 사랑과 우정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일본인과 조선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적제도와 교육 차별, 식민지 책임 같은 구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재일조선인은 일본 주인공의 성장과 도덕적 각성을 돕는 존재로 소비될 위험이 있다. 영화가 재일조선인을 인간적으로 보여주면서도, 그들의 고통을 일본 사회가 자신을 더 관용적인 사회라고 느끼게 하는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 ‘외국인’이라는 범주의 양면성

가시와자키 지카코는 재일조선인을 외국인으로 규정하는 범주가 가진 기회와 제약을 분석한다.

‘외국인’은 차별적인 범주였다. 일본에서 태어나 평생 살아온 사람도 국민공동체 밖에 있는 임시 거주자로 취급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진보적인 교사와 시민운동도 재일조선인의 민족교육과 문화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이라는 범주를 사용했다.

조선인을 일본인과 똑같이 취급하면 동화가 강요될 수 있었다. 외국인으로 인정해야 독자적인 언어교육과 문화적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1970년대 이후 ‘정주외국인’이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이는 단순한 관광객이나 단기 체류자와 달리, 일본 사회에 영구적으로 생활 기반을 둔 외국인에게 특별한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 해결책도 한계를 가진다. 재일조선인을 계속 외국인으로 규정하면, 일본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이라는 주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외국인으로서의 문화적 권리와 일본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시민권 사이에는 해결되지 않은 긴장이 남는다.

  1. 미국 한인과 재일조선인의 정치 비교

에린 애런 정은 일본의 재일조선인과 미국의 한인 이민자들을 비교한다. 미국의 한인은 귀화하여 참정권을 얻고 선거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반면 재일조선인은 장기간 거주해도 한국 국적을 유지하는 한 전국 및 지방선거에서 투표할 수 없다.

그러나 저자는 시민권 취득 여부만으로 정치참여를 판단하지 않는다. 재일조선인은 공식적인 참정권이 없었지만 노동운동, 교육투쟁, 인권운동과 일본 정당·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정치에 참여했다. 해방 직후 재일본조선인연맹은 귀환 지원과 권리보호, 민족교육을 추진하면서 일본공산당과도 협력했다.

이 장은 시민권이 위에서 부여되는 법적 지위인 동시에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통해 확대되는 정치적 관계임을 보여준다. 재일조선인은 시민권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수동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제도 밖에서 다른 형태의 정치적 주체성을 만들었다.

  1. ‘포스트 재일’ 세대의 등장

마지막 장에서 존 리는 재일조선인 공동체가 종말에 가까워지고 있는지를 묻는다. 전후 초기 세대는 자신을 조선인 또는 한국인으로 인식하고 언젠가 한반도로 돌아갈 가능성을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는 많은 이들이 통명을 사용하고 일본 사회 속에서 살아갔다.

1980년대 이후 2세와 3세는 언어와 문화 면에서 대부분 일본인이 되었다. 일본인과의 결혼과 귀화가 증가했고, 조총련과 민단의 영향력은 약해졌다. 흥미롭게도 동화와 귀화가 진행되는 동시에 ‘재일’이라는 독자적인 정체성도 강하게 주장되었다. 한국이나 북한의 국민이 아니라 일본 사회에서 형성된 한국계 존재라는 의식이 등장한 것이다.

존 리는 그러나 이 정체성도 영원히 유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일본 국적을 취득한 후손, 혼합가정의 자녀, 한국계라는 사실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이 증가하면 전통적인 재일 공동체의 경계는 흐려진다.

그렇다고 이것을 민족적 소멸의 비극으로만 볼 수는 없다. 재일조선인 정체성이 강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일본 사회의 차별과 배제였다. 차별이 줄고 자유로운 소속 선택이 가능해져 공동체 경계가 약해진다면, 그것은 해방의 한 형태일 수도 있다.

  1. 책의 가장 중요한 통찰

이 책이 보여주는 핵심은 <고향·국적·민족·문화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재일조선인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어를 사용하지만 일본 국적이 아닐 수 있다. 한국 국적을 가졌지만 한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을 수 있다. ‘조선’적을 유지하지만 북한 국민은 아닐 수 있다. 일본으로 귀화했지만 한국계라는 이유로 차별받을 수 있다.

국민국가는 한 사람에게 하나의 국적, 하나의 민족, 하나의 고향을 요구한다. 그러나 재일조선인의 삶은 이러한 단일 소속의 원리로 설명되지 않는다.

책 제목의 ‘고향 없음’은 정체성이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국가가 서로 경쟁하며 재일조선인을 자신의 국민 또는 외국인으로 규정했지만, 정작 그들의 실제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장소는 없었다는 뜻이다.

  1. 책의 강점

이 책의 첫 번째 장점은 재일조선인을 단일한 집단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조총련계와 민단계, 한국 국적자와 조선적 보유자, 귀화자, 민족학교 학생, 일본 학교 학생과 혼합가정 출신자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둘째, 일본 국가의 차별만을 비판하지 않고 남북한 정부와 재일조선인 조직의 권력도 함께 분석한다. 피해자 공동체를 이상화하지 않으며, 조총련 내부의 권위주의와 성차별까지 다룬다.

셋째, 역사와 제도, 개인적 경험과 문화적 재현을 연결한다. 국적법과 귀환사업 같은 거대한 정치문제뿐 아니라 이름, 학교, 영화, 결혼과 가족의 문제를 통해 디아스포라의 일상을 보여준다.

넷째, 재일조선인을 일본과 한반도 사이의 예외적 문제로 한정하지 않는다. 시민권, 이주, 혼종성, 귀화와 디아스포라의 미래라는 세계적인 문제로 확장한다. 출판사도 이 책을 시민권과 소속, 개인과 정치, 고향과 거주국의 긴장을 다룬 학제적 연구로 소개한다.

  1. 한계와 비판

이 책에는 몇 가지 한계도 있다.

먼저 제목은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가기>이지만, 여성과 노동계급의 경험은 충분히 중심화되지 않는다. 소니아 량이 조선학교 어머니들과 여학생 문제를 다루지만, 가족 내 돌봄과 생계노동, 재일여성의 결혼과 성차별은 더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둘째, 귀화와 혼인, 문화적 동화가 증가하면서 재일 정체성이 약화되는 과정을 다소 불가피한 흐름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체성의 약화가 반드시 차별의 소멸을 뜻하지는 않는다. 개인이 한국계 배경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도, 사회가 혈통을 이유로 그를 타자화할 수 있다.

셋째, 디아스포라의 유동성과 혼종성을 강조하다 보면 일본 식민주의의 책임이 상대화될 위험이 있다. 재일조선인의 정체성이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사실과, 그 공동체가 식민지배에서 비롯되었다는 역사적 책임은 함께 강조되어야 한다.

넷째, 책은 2009년에 출간되었으므로 이후 일본에서 확산된 혐한 시위와 온라인 혐오, 헤이트스피치 규제, 조선학교 무상교육 배제 논쟁, 한류와 새로운 한국계 이주민의 증가를 다루지 못한다. 오늘날에는 식민지기부터 거주한 ‘올드커머’ 재일조선인과 1980년대 이후 이주한 ‘뉴커머’ 한국인의 관계도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었다.

  1. 종합 평가

『고향 없는 디아스포라』는 재일조선인을 일본에 남은 한국인으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이들은 일본 제국주의가 이동시킨 사람들이며, 전후 일본의 국적제도가 외국인으로 만든 사람들이다. 동시에 한반도의 분단과 냉전이 남한 지지자와 북한 지지자로 나누었고, 일본 사회에서의 장기 정착이 다시 독자적인 ‘재일’ 정체성을 만들어냈다.

이 책은 또한 고향을 낭만화하지 않는다. 고향은 언제나 안전하고 따뜻한 원점이 아니다. 북한은 귀환자들에게 억압적인 현실이 되었고, 남한도 오랫동안 재일조선인을 의심하거나 주변화했다. 조국은 재일조선인을 보호하기도 했지만 정치적 자원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일본 역시 단순한 거주국이 아니다. 차별과 배제의 장소이면서 재일 2세와 3세가 태어나고 사랑하며 일상을 살아온 유일한 현실적 고향이다. 이 모순 때문에 재일조선인의 질문은 “한국인인가 일본인인가”라는 양자택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묻는 것은 다음과 같다.

<고향이 한 장소가 아니고, 어느 국가도 자신을 온전히 대표하지 못한다면 인간은 어디에 속할 수 있는가?>

『고향 없는 디아스포라』의 답은 새로운 고향을 하나 더 선택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소속이 국적과 혈통, 언어와 영토 가운데 하나로만 결정되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일조선인은 고향이 없는 불완전한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존재는 국민국가가 인간의 복합적인 삶을 얼마나 불완전하게 분류하는지를 드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재일조선인 연구를 넘어, 동아시아가 식민주의와 분단을 어떻게 기억하고 서로 다른 소속을 가진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중요한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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