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31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 이준식 2014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10 | 이준식 | 알라딘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 식민지 조선의 삶과 근대 |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10
이준식 (지은이),역사문제연구소 (기획)역사비평사201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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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10권. 폭풍처럼 들이닥친 근대 자본주의는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시대의 문화와 삶을 들여다보며 식민지를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저자 이준식은 식민지 근대에 대해 '근대'에 방점을 찍어 인식하는 일련의 흐름을 경계하면서 '식민지'에 방점을 찍어 조선의 일그러진 근대의 모습을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살 길을 찾아 연해주로 건너갔다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카레이스키들, '이등공민' 담론에 농락당한 만주의 조선인들, 일본으로 건너가 '조센징'에 대한 민족차별에 시달린 동포들의 시련을 가감 없이 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권침탈 이후 독립운동에 투신하고자 가산을 정리해 이국땅으로 향한 망명객들과, 전시체제 아래서 노동력으로 총알받이로, 심지어 '성노예'로 착취당하고 죽음으로 내몰린 이들의 가슴 아픈 역사를 직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목차


책머리에_식민지 근대의 양면성

01 일제 식민지 지배와 식민지 근대
식민지 근대의 기본 성격
식민지 조선과 차별의 구조화

02 농촌사회의 변화와 농민의 생활상
농민층 양극화와 농민의 생활난
자본주의 상품경제의 침투와 농촌사회의 변화
사회관계의 변화

03 식민지 공업화·도시화의 빛과 그림자
식민지 공업화와 조선인 자본가·노동자의 존재양상
식민지 도시화와 도시 주민의 삶
스페셜 테마 : 서울 남산에 신사가 들어서다

04 해외 이주민의 타향살이
러시아 연해주 이주민의 카레이스키화
망국민에서 만주국인으로 바뀐 만주 이주민
식민지 종주국 일본으로 건너간 ‘조센징’
전시체제하에서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

05 새로운 사상과 계층의 출현
근대로의 다양한 사상적 모색
스페셜 테마 : 사회주의운동을 막기 위해 치안유지법이 제정되다
새로운 계층의 출현

06 교육과 언론매체의 굴곡
우민화 교육에서 황민화 교육까지
근대 언론매체의 등장과 변화
스페셜 테마 : 식민성과 근대성의 혼종 매체, 라디오 방송의 시작

07 식민지 대중문화의 형성과 전환
영화의 유행과 선전도구화
창가에서 친일가요로
스페셜 테마 : 전시동원체제하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

08 글을 맺으며_일제 식민지 지배의 유산
접기


책속에서

-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자 가운데는 민족이나 계급에 대한 고민만 접었다면 남들보다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을 엘리트가 많았다. 무엇이 그들을 죽음까지 무릅쓰고 민족운동에 헌신하게 했을까? 그들이 바란 것은 결국 인간해방이었다. 그들 가운데 대다수는 일제의 모진 탄압 아래서도 민족해방과 계급해방의 신념을 잃지 않았다. 언제 경찰에 체포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도 그들을 지탱해준 것은 민족이나 계급에 따른 차별·억압·착취를 없앤 사회,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사회에 대한 희망이었다. (167쪽)

- 1930년대 초 근우회가 해산된 이후 신여성은 더 이상 민족운동이나 여성운동의 주체가 되지 못했다. 신여성의 자리는 ‘모던 걸’이 대신했다. 모던 걸은 소비자본주의의 주체였다. 신여성에서 모던 걸로의 변화는 계몽적 지식인으로서의 여성이 백화점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 소비, 그리고 영화로 상징되는 대중문화에 집착하는 여성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모던 걸에 자리를 내준 신여성은 전시동원체제 아래에서 친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84쪽) 접기 - kelly110

저자 및 역자소개
이준식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림 신청

연세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제강점기 민족운동사를 전공했다. 연세대학교 연구교수, 친일재산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독립기념관 관장 등을 지냈다. 주요 논저로 『농촌 사회 변동과 농민 운동』(1993, 민영사), 『조선공산당 성립과 활동』(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2009), 『일제 강점기 사회와 문화』(역사비평사, 2014), 『민족의 독립과 통합에 바친 삶 김규식』(역사공간, 2014), 『조선총독부의 일본어 보급 정책과 조선어 규제 정책』(동북아역사재단, 2023), 『일제하 사회주의 운동사』(공저, 한길사, 1991), 『지식 변동의 사회사』(공저, 문학과 지성사, 2003), 『일제 파시즘 지배 정책과 민중 생활』(공저, 혜안, 2004), 『일제하 지식인의 파시즘 체제 인식과 대응』(공저, 혜안, 2005), 『일제 식민지 시기 통치 체제의 형성』(공저, 혜안, 2006), 『남과 북을 만든 라이벌』(공저, 역사비평사, 2008), 『한국 근현대 인문학의 제도화』(공저, 혜안, 2014), 『한국 근대사 2: 식민지 근대와 민족 해방 운동』(공저, 푸른역사, 2016), 『분단 시대 앎의 체제』(공저, 혜안, 2016), 『한글의 사회문화사』(공저, 혜안, 2022)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스무 살의 독서 노트>,<일제강점기 한글 운동과 조선어학회 사건>,<조선총독부의 일본어 보급 정책과 조선어 규제 정책> … 총 24종 (모두보기)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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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알림 신청

우리 역사의 여러 문제들을 공동 연구하고 그 성과를 일반에 보급함으로써 역사 발전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1986년 설립된 순수 민간 연구단체이다. 대한민국 역사 부문 최고의 싱크탱크로 여러 차례 선정된 바 있다.

최근작 : <역사비평 155호>,<역사비평 154호>,<역사비평 153호> … 총 173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대학생은 물론이고 일반시민을 상대로 근대사 강의를 하다 보면 생각 밖으로 사람들이 일제강점기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한다. 일제 식민지 지배의 본질과 실상이 어떠했으며 일제강점기에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를 잘 모르다 보니, 심지어 일제강점기가 21세기 한국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식민지’에 초점을 맞추어 ‘식민지 근대’를 이해하자는 주장을 하고 싶었다. 근대로의 이행 과정에서 농촌과 도시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고 새로운 사상과 계층이 등장하고 새로운 매체와 문화 현상이 나타났지만 그것이 식민지라는 조건 때문에 어떻게 비틀어졌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일제강점기의 비틀어진 역사가 이후 한국 사회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작은 실마리라도 제시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책머리에」 중에서

폭풍처럼 들이닥친 근대 자본주의는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시대의 문화와 삶을 들여다보며
식민지를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신고산이 우르르 화물차 떠나는 소리에 구고산 큰애기 단봇짐만 싸누나”
근대화의 환상과 기만을 깨고 ‘식민지’ 근대의 비틀린 모습을 직시하라
위 가사는 유명한 <신고산 타령>의 일부다. 일제강점기, 전통도시 고산을 빗겨 철도역이 들어선 ‘신고산’은 식민지 근대와 자본주의 도입의 한 상징이다. 그러나 근대 자본주의를 한반도 전역에 퍼뜨린 “우르르 화물차 떠나는 소리”는 조선의 백성에게 그저 “단봇짐” 싸서 고향에서 쫓겨나 도시의 변방에 토막을 치고 더 처절한 빈곤과 싸워야 한다는 고난의 신호일 뿐이었다. 철도가 놓이고 공장이 들어서는 급속한 자본주의화를 ‘근대화’와 ‘경제성장’으로 봐야 한다는 이들이 있다. 정체된 조선 사회를 일제가 ‘근대화’시켜주었기 때문에 이후의 경제발전이 가능했다는 뉴라이트적 인식의 표현이다. 그러나 근대사회란 무엇보다 모든 개인의 자유와 권리, 더 많은 사람의 평등을 최대한 보장하는 사회를 뜻한다. 일제강점기 동안 이 땅에서는 일본제국의 존립, 식민지 지배권력의 유지가 개인의 자유와 권리, 우리 민족의 생존보다 우선되었다. 일제가 만든 각종 법과 제도는 그 근대적 외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식민지 민중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도구였다. 이 책의 저자 이준식은 식민지 근대에 대해 ‘근대’에 방점을 찍어 인식하는 일련의 흐름을 경계하면서 ‘식민지’에 방점을 찍어 조선의 일그러진 근대의 모습을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타향살이 몇 해던가… 부평초 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
식민 정책에 떠밀려 조국을 떠난 동포들. 그리고 전쟁범죄에의 강제동원
땅을 잃고 농촌을 떠나 도시로 온 빈민들도 그러했지만, 누구보다 ‘타향살이’의 설움을 절감한 것은 해외 유민들이었다. 이 책은 살 길을 찾아 연해주로 건너갔다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카레이스키들, ‘이등공민’ 담론에 농락당한 만주의 조선인들, 일본으로 건너가 ‘조센징’에 대한 민족차별에 시달린 동포들의 시련을 가감 없이 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권침탈 이후 독립운동에 투신하고자 가산을 정리해 이국땅으로 향한 망명객들과, 전시체제 아래서 노동력으로 총알받이로, 심지어 ‘성노예’로 착취당하고 죽음으로 내몰린 이들의 가슴 아픈 역사를 직시할 것을 요구한다. ‘식민지 근대’는 대다수 민중을 뿌리 뽑힌 “부평초” 신세로 전락시키고 만 야만의 역사에 다름 아니었다.

“맑스보이, 맑스걸”은 사라지고 “모단보이, 모단걸”만 남아
새로운 사상과 계층의 출현, 식민지의 문화.사상 탄압
3.1운동을 계기로 1919년 상하이에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인민의 평등과 자유를 보장하는 주권재민의 근대국가였다. 대한제국이 강제병합된 지 10년도 안 된 시점에서 이미 근대적 민주공화제에 대한 지향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다. 민주공화주의와 함께 1920년대에는 사회주의가 새롭게 등장한 ‘청년’ 계층을 중심으로 시대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치안유지법 등을 앞세운 일제의 엄혹한 탄압으로 인해 사회주의운동은 곧 지하 비밀결사로 숨어들었고, 소비자본주의의 물결 속에서 도시 중산층 이상을 중심으로 ‘모단 보이’ ‘모단 걸’이 유행을 선도하게 되었다. ‘어린이’와 함께 근대적 주체로 새롭게 ‘발견’된 ‘여성’ 역시, 근우회 해체 이후 사회변혁적 전망을 상실한 채 소비의 주체로서, 혹은 충량한 제국신민을 길러내는 ‘군국의 어머니’상으로 왜곡되어갔다.

‘한때’ 민족신문이던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어떻게 친일매체가 되었나
일제의 언론탄압.문화통제정책과 신문.잡지의 굴곡
강제병합 이전, 우리 사회를 근대화하기 위한 자생적 노력의 일환으로 여러 신문.잡지가 발간되고 근대교육을 표방한 학교가 세워졌다. 그러나 1910년대 일제의 무단통치 아래서 언론과 교육은 크게 위축되었고, 1920년대에 들어서야 민족언론과 민족교육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1930년대 이후 일제의 탄압에 무릎 꿇은 각종 언론은 급격히 친일화되었고 교육도 입신출세의 장으로 전락하고 만다. 특히 이 책에서는 <시대일보>와 함께 한때 ‘3개의 정부’라 불릴 정도로 민족 정론을 이끌던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이 언론탄압과 재정위기에 굴복하면서 친일화되는 과정이 차분히 그려지고 있다. 시사잡지를 비롯한 다양한 전문잡지들의 명멸을 섬세하게 짚어보는 대목도 일독을 권할 만하다.

<아리랑>에서 <병정님>까지,공감의 매체에서 선동의 매체로
식민지 대중문화의 발현과 왜곡
1910년 서울에 처음 등장한 영화 상설관이 다른 도시로 확산되면서, 1920년대 이후 본격적인 ‘영화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1926년에 나온 <사의 찬미>가 널리 불리면서 대중가요도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각광을 받았다. 비록 도시 지식층과 청소년층에게 국한된 문화현상으로서 농촌과의 온도차는 컸지만, 영화와 대중가요는 하나의 ‘산업’으로서 점차 규모를 키워 나갔다. 그러나 ‘자본주의 상품’으로서의 영화, 대중가요는 곧 ‘식민제국’의 ‘전시동원’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침략전쟁에 조선인을 동원하고자 했던 일본은 당대 최고의 스타들에게 ‘천황을 위해 죽기를 원한다’는 내용의 군국주의 친일가요를 부르게 하는 한편, 이동 영사단을 조직해 농촌 구석구석까지 전쟁 선동 영화를 보급하고자 혈안이 되었다. 1926년 공개된 나운규의 <아리랑> 같은 뛰어난 작품성과 리얼리즘을 구현한 영화도 있었지만, 일제의 침략전쟁이 극에 달할수록 노골적으로 죽음을 선동하고 일제를 찬양하는 영화와 가요가 쏟아져나왔다. 특히 일제강점기 영화사는 저자 이준식의 전공분야이기도 하다. 큰 맥락에서 일제시대 전반의 영화산업이 어떻게 탄생하고 왜곡되어갔는지 역사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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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버텼을까...
호~~잇! 2023-02-17 공감 (0) 댓글 (0)



이준식 교수의 열정이 담겨있는 책
우기 2014-12-09 공감 (0) 댓글 (0)

마이리뷰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실감나는 당시의 상황 - 이준식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06107393


요즘 들어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더 관심이 생겼다.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책 내용이 좋아 구입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를 사정 없이 지배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자세히 읽으니 당시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과 일본인간에 불평등한 잣대로 임금을 주고, 높은 이자를 물려 기른 농작물을 몽땅 갖다 바치고도 빚이 늘어 초근목피로 생활하다 못해 야반도주하던 우리 조상들. 그것도 모자라 처음에는 우민화 정책으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게 하다가 식민지 교육을 위해 보통학교를 설립하고, 전쟁이 일어나자 자녀들을 징용, 징병, 위안부로 데려갔던 사실들을 사과하기는커녕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떼니 현재를 사는 우리도 울화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이 일본 구주탄광에 강제징용으로 갔던 어린 징용자가 굶주림에 못 이겨 부모와 고향을 그리며 탄광 벽에 적은 낙서(136쪽)인데 사진을 보는 순간 눈물이 맺혔다. 내 아이가 만약 그렇게 끌려가 굶주림 속에 고생하고 있다는 상상만 해도 견디기 힘들었다.

그 와중에도 혼자 살겠다고 일제에 붙어 앞잡이 노릇을 하며 호의호식하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방 이후 오히려 잘 살고 있는 걸 보면 일본만 나쁘다고 할 것도 없다. 힘없는 사람들은 이래도, 저래도, 어렵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와중에 전쟁까지 났으니 당시를 살았던 조상들은 우리 역사 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으리라. 그분들이 바로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니겠는가? 그렇게 오래지 않은 과거에 있었던 끔찍한 일들을 잊지 말아야겠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들도 많음을 알게 되었다. 간도 대학살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일을 우리도 중국인들에게 한 적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일본만 욕할 게 아니라 우리가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들을 차별한 것도 반성할 일이다. 대신 다시는 과거와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일본이 역사를 왜곡한다고 알고 있지만 어쩌면 우리도 정확히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개인이나 국가가 역사를 정확히 인식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자 가운데는 민족이나 계급에 대한 고민만 접었다면 남들보다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을 엘리트가 많았다. 무엇이 그들을 죽음까지 무릅쓰고 민족운동에 헌신하게 했을까? 그들이 바란 것은 결국 인간해방이었다. 그들 가운데 대다수는 일제의 모진 탄압 아래서도 민족해방과 계급해방의 신념을 잃지 않았다. 언제 경찰에 체포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도 그들을 지탱해준 것은 민족이나 계급에 따른 차별·억압·착취를 없앤 사회,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사회에 대한 희망이었다. (167쪽)

- 1930년대 초 근우회가 해산된 이후 신여성은 더 이상 민족운동이나 여성운동의 주체가 되지 못했다. 신여성의 자리는 ‘모던 걸’이 대신했다. 모던 걸은 소비자본주의의 주체였다. 신여성에서 모던 걸로의 변화는 계몽적 지식인으로서의 여성이 백화점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 소비, 그리고 영화로 상징되는 대중문화에 집착하는 여성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모던 걸에 자리를 내준 신여성은 전시동원체제 아래에서 친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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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ly110 2015-07-01 공감(1) 댓글(0)



20세기 한국사 시리즈를 일단락지으며

2007년 처음 발간되기 시작했던 역사비평사 ‘20세기 한국사’ 시리즈가 식민지기에 관한 최근 두 권의 책으로 7년여에 걸친 총 10권의 매듭을 지었다. 한양대 사학과 박찬승 교수가 쓴 ‘한국독립운동사’와 연세대 이준식 교수가 쓴 이 책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가 그것이다. 시리즈 전체 10권은 각각 근대사 세 권(대한제국, 독립운동사, 사회문화사)과 현대사 세 권(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북한 현대사 두 권, 주제사 두 권(경제사, 한일관계사)으로 채워졌다. 적어놓고 보니 ‘20세기 한국사’란 기획에 걸맞게 주제별·시대별 구성이 매우 적절하다.

시리즈의 매듭을 지었다고 해서 일까, 한국 근현대사에 애정과 애착을 갖고 있는 독자로서 괜스레 기분이 이상하다. 나는 10여 년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교과과정에 국사와 별개로 근현대사가 선택과목으로 막 도입되던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근대사, 특히 현대사를 제대로 배웠던 기억은 별로 없다. 수능 출제 여부로 가르치고 배울 중요성을 가늠하던 입시현장에서 근현대사는 결국 국사의 일부, 꼬리에 불과할 뿐이었다.

근현대사를 제대로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은 대학/사회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련 강의를 찾아듣는 경우가 아니라면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근현대사에 대한 학계의 연구 성과를 사회적·대중적으로 공유/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게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근현대사가 교육 차원을 넘어 점차 정치적/사회적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는 요즈음의 현실에 더 절실하고 긴요한, 고민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다.

이런 안타까운/아쉬운/절박한 상황에서 ‘20세기 한국사’ 시리즈는 학계의 현 연구수준과 시각, 고민을 대중의 눈높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일례로 이승만은 1948년 정부 수립 후 초대 대통령으로서 1960년까지 12년 간 장기 집권했고 그런 만큼 좋든 싫든 한국현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막상 이승만/이승만‘정권’에 대한 좋은 참고서/개설서를 찾고자 하면 이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게 사실이다. 바꿔 말하면 ‘20세기 한국사’ 시리즈는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주제들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교과서 역할을 해왔고, 이제 10권을 마무리함으로써 개략적이나마 말 그대로 ‘20세기 한국사’를 포괄하는 기획을 자부할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괜히 기분이 이상한, 그리고 시리즈 머리말마다 적혀 있어 이제는 친숙해진 기획의 후원자 김남흥 선생께 감사한 마음이 드는 이유이다.

마지막 권은 식민지기 사회문화사를 다루고 있다. 총리 후보자였던 모 씨가 과거의 식민지배 미화 발언으로 낙마했던 일이 상징하듯 소위 말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은 더 이상 일본 우익 내지 한국 일부 인사들의 소수의견에 그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일제강점기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란 문제의식에서 사회/문화를 통해 ‘식민지’근대의 실체를 들여다보려 했다. 한국인들이 겪은 ‘근대’가 식민지라는 조건에서 어떻게 비틀린 ‘근대’였으며, 그것이 이후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책에 담긴 저자의 문제제기와 논지는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한 학계의 한 답변이자 최근의 역사논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나름대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각과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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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fjj 2014-07-2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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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식민지' 조선의 삶과 근대> 요약 및 평론

1. 도서 핵심 요약

이준식의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2014)는 일제강점기 조선 민중의 삶에 스며든 근대적 변화와 그 뒤에 숨겨진 식민 지배의 폭력성을 다각도로 조명한 역사서다. 저자는 뉴라이트 계열이나 일부 경제사학자들이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허구를 비판하며, 당시 일어난 근대적 이행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책은 크게 일제의 지배 정책, 농촌 및 도시의 사회적 변화, 대중문화의 성립과 왜곡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일제가 이식한 근대적 제도와 인프라는 철저히 침략과 수탈의 도구였다. 철도, 도로, 항만 등 물류망 확충과 식민지 토지조사사업은 조선의 생산력을 발전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식민지 수탈과 대륙 침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정지 작업이었다. "신고산이 우르르 화물차 떠나는 소리에"로 시작하는 <신고산 타령>처럼, 철도의 개통은 전통적 정주 공동체를 해체하고 수탈된 물자가 빠져나가는 통로로 작용했다.

둘째, 농촌과 도시 민중의 삶은 기형적으로 왜곡되었다. 일제의 농업 수탈 정책으로 자영농은 소작농으로 전락했고, 농촌에서 생계 수단을 잃은 민중은 토막민이라는 극빈층으로 전락하며 도시로 몰려들었다. 일제가 홍보하던 '근대적 도시'의 화려함 뒤편에는 수많은 민중의 궁핍과 노동 착취가 자리 잡고 있었다.

셋째, 대중문화의 형성과 왜곡 과정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축음기, 라디오, 영화, 잡지 등 대중매체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문화 소비층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일제는 검열 제도를 강화하여 대중문화가 지닌 비판적 성격을 통제하고, 중일전쟁 이후에는 문화 예술을 황국신민화와 전쟁 동원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영화와 가요는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황국신민의 의무를 강요하는 선전 도구로 변질되었다.

결국 저자는 일제강점기 '근대'라는 화려한 표상 뒤에 숨겨진 본질은 '식민지적 침탈'이었음을 명확히 밝히며, 식민 지배가 민중의 삶에 남긴 일그러진 흉터를 차분하게 증언한다.

2. 평론: 근대라는 환상과 식민지의 비극성

이준식의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는 '식민지 근대성' 논쟁이 과열된 학계 및 사회적 맥락 속에서 매우 균형 잡히면서도 단호한 역사적 시각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본 책이 지닌 가장 큰 학술적·대중적 가치는 '근대'라는 개념을 '식민지'라는 주어로 재배치했다는 점에 있다. 1990년대 이후 학계 일각에서는 일제강점기 동안 일어난 산업화, 도시화, 대중문화의 성장을 주목하며 식민 지배가 근대화의 발판이 되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제기했다. 이에 반해 저자는 외형적인 근대화의 요소들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요소들이 식민지라는 파시즘적 지배 구조 속에서 어떻게 distortion(왜곡)되었는가를 명확하게 포착해 낸다. 근대적 기술과 제도가 도입되었으나, 그것은 피지배층의 권리 신장이나 주체적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고 수탈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봉사했을 뿐이다.

특히 문화와 일상사의 영역을 통한 역사 서술이 돋보인다. 정치사나 경제사 중심의 딱딱한 서술에서 벗어나 영화, 가요, 신문, 잡지, 도시 공간 등 민중이 실제로 경험한 일상적 매체를 분석의 중심에 놓았다. 이를 통해 식민지 지배 권력이 대중의 감성과 일상을 어떻게 통제하고 동원하려 했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영화사 전공자인 저자의 전문성이 발휘된 대중문화 서술 부분은 식민지 민중이 느낀 근대화의 신비감과 식민지적 피탈의 비극성이 어떻게 교차했는지를 세밀하게 입증한다.

다만, 대중적 교양서라는 특성상 각 주제에 대한 이론적·학술적 깊이가 다소 아쉬울 수 있다. 개별 문화 현상이나 사회적 사건들에 관한 구체적인 개별 분석보다는 전체적인 역사적 흐름을 매끄럽게 정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이미 일제강점기 사회문화사에 깊은 지식을 가진 전문 연구자에게는 새로움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식민 지배의 잔재와 역사 왜곡 시도가 지속되는 현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 일제가 가져다준 '문명의 외피' 속에 숨겨진 '식민지적 폭력'의 실체를 명확히 직시하게 만들며, 역사학이 대중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뛰어난 사회문화사 입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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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하신 책의 핵심 내용을 사회사·문화사 중심으로 정리하고, 식민지근대화론과의 논쟁적 의미까지 평가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식민지 조선의 삶과 근대> 요약 평론

이준식의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는 정치사나 독립운동사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 일제강점기를 살아간 보통 사람들의 생활과 사회 변화를 통해 식민지 지배의 본질을 설명한 책이다. 2014년 역사비평사에서 출간되었으며, 역사문제연구소가 기획한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시리즈의 열 번째 책이다. 책은 농촌, 도시, 공업화, 이주, 교육, 언론, 영화, 대중가요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면서 식민지 조선에서 진행된 근대화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묻는다.

  1. 식민지 근대의 양면성

이 책의 출발점은 ‘식민지 근대’라는 개념이다. 일제강점기에 철도, 도로, 공장, 학교, 신문, 라디오, 영화관과 같은 근대적 시설과 제도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다. 자본주의적 상품경제가 확대되고 도시 인구가 증가했으며 새로운 직업과 생활양식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준식은 이러한 변화만을 근거로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했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근대사회란 단순히 철도와 공장이 존재하는 사회가 아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확대되고 사회 구성원들이 법적으로 평등해지는 과정까지 포함해야 한다. 그런데 식민지 조선에서 근대적 제도는 조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보다 일본제국의 지배와 수탈을 효율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법률과 행정제도는 근대적 외형을 갖추었지만,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의 민족적 차별은 구조화되었다. 따라서 식민지 조선의 근대는 발전과 억압, 변화와 차별이 결합된 ‘일그러진 근대’였다. 저자는 식민지 근대에서 ‘근대’보다 ‘식민지’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 농촌의 변화와 농민의 몰락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다수는 농민이었다. 그러나 토지조사사업과 상품경제의 확대 속에서 토지는 점차 지주와 자본가에게 집중되었다. 많은 농민이 자기 땅을 잃고 소작농으로 전락했으며, 소작료와 각종 부채에 시달렸다. 농업 생산량이 증가한 시기도 있었지만 그 성과가 농민의 생활 향상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일본으로의 쌀 반출이 늘어나면서 조선 농민의 식량 사정은 오히려 악화되기도 했다.

자본주의 상품경제가 농촌에 침투하면서 전통적인 공동체 관계도 변했다. 돈과 시장이 생활의 중심으로 들어왔고, 지주와 소작농 사이의 계급적 대립이 심화되었다. 농민들은 생존을 위해 화전민이 되거나 도시 빈민으로 이동했고, 만주·연해주·일본 등 해외로 이주하기도 했다.

이 책의 서두에 등장하는 ‘신고산 타령’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한다. 철도와 화물차는 근대화의 상징이지만, 고향을 떠나야 했던 농민에게 그 소리는 단봇짐을 싸야 한다는 몰락의 신호였다. 근대적 교통망은 사람과 상품을 연결했지만, 동시에 식량과 자원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고 농민을 고향에서 밀어내는 장치이기도 했다.

  1. 공업화와 도시화의 빛과 그림자

1930년대 이후 조선의 공업화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특히 일본의 만주 침략과 중일전쟁 이후 조선은 일본제국의 군수공업 기지로 재편되었다. 북부 지역에는 중화학공업 시설이 들어섰고 도시 인구와 노동자 수도 증가했다. 일부 조선인 자본가와 기술자, 사무직 노동자도 출현했다.

그러나 공업화의 목적은 조선인의 자립적 경제발전이 아니라 일본제국의 전쟁 수행이었다. 주요 자본과 기술, 경영권은 일본인에게 집중되었고 조선인 노동자는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였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일본인과 조선인의 임금과 승진 기회는 달랐다.

도시 역시 화려한 중심부와 빈곤한 주변부로 나뉘었다. 경성에는 백화점, 극장, 카페, 전차와 같은 근대적 소비문화가 등장했지만, 도시로 밀려온 가난한 농민들은 하천변이나 산비탈에 움막과 토막을 짓고 살았다. 식민지 도시의 근대성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민족과 계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배분되었다.

남산에 세워진 조선신궁도 이러한 공간 지배를 보여준다. 남산은 조선 왕조와 한양의 역사적 기억을 품은 장소였지만, 일제는 그곳에 국가신도의 상징을 세워 식민지 수도의 경관을 일본제국의 질서에 맞게 재편했다. 도시계획과 건축은 중립적인 기술이 아니라 지배권력의 가치와 위계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정치 행위였다.

  1. 해외 이주와 강제동원

책은 식민지 조선인의 이주를 개인의 선택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농촌의 빈곤, 토지 상실, 민족차별, 정치적 탄압이 사람들을 국경 밖으로 밀어냈다. 연해주로 간 조선인들은 소련 시민인 ‘카레이스키’가 되었으나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당했다. 만주의 조선인들은 만주국 건설 과정에서 ‘오족협화’라는 선전을 접했지만 실제로는 일본인보다 낮은 지위의 주민으로 취급되었다.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들도 공장, 광산,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조센징’이라는 멸칭과 차별을 견뎌야 했다. 전시체제가 강화된 뒤에는 노동자, 군인, 군속,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된 사람들도 급증했다. 이들의 이동은 자유로운 노동이동이 아니라 제국의 필요에 의해 강요되거나 유도된 이동이었다.

이주는 식민지 사회의 주변적 현상이 아니라 핵심적인 결과였다. 국내의 토지정책과 산업정책, 일본의 대륙 침략과 전쟁 동원이 연결되면서 수많은 조선인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오늘날 재일조선인, 고려인, 중국 조선족의 역사도 이 식민지기 이주와 분리해 이해하기 어렵다.

  1. 새로운 사상과 계층의 출현

식민지 조선에서는 자유주의, 민족주의, 사회주의, 아나키즘, 농촌계몽론 등 다양한 사상이 등장했다. 신교육을 받은 학생, 지식인, 언론인, 교사, 노동자와 신여성 같은 새로운 사회집단도 출현했다. 이들은 민족의 해방, 개인의 자유, 여성의 권리, 노동자의 해방과 같은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과 운동은 총독부의 감시와 탄압을 받았다. 특히 1925년 제정된 치안유지법은 사회주의운동뿐 아니라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부정하는 독립운동 전반을 억압하는 데 사용되었다. 근대적 교육과 인쇄매체가 새로운 사상의 확산을 가능하게 했지만, 근대적 경찰과 검열제도 또한 사상을 통제하는 데 활용되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도 마찬가지로 양면적이었다. 교육받은 여성과 직업여성이 증가하고 자유연애와 여성해방론이 논의되었지만, 실제 여성 대다수는 가부장제와 식민지적 빈곤의 이중 부담 속에서 살았다. ‘신여성’이라는 이미지가 대중문화에서 소비되는 동안 농촌 여성과 공장 여성 노동자의 삶은 여전히 고단했다.

  1. 교육과 언론의 굴곡

총독부는 학교를 확대했지만 조선인에게 충분한 교육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일본인과 조선인은 서로 다른 교육과정과 학교 체계 속에서 차별받았다. 조선인에게는 고등교육보다 초보적 실업교육과 순종적 신민을 만드는 교육이 강조되었다.

1930년대 후반 이후 황민화정책이 강화되면서 학교는 일본제국에 충성하는 ‘황국신민’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변했다. 조선어 교육이 축소되고 일본어 사용이 강요되었으며, 신사참배와 황국신민서사 암송이 일상화되었다. 창씨개명 역시 조선인의 이름과 가족제도를 일본식으로 바꾸어 민족적 정체성을 약화시키려는 정책이었다.

신문, 잡지, 출판문화의 발달은 새로운 공론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언론은 항상 검열과 발행정지의 위협을 받았다. 신문사는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대중적 기사와 오락물을 늘렸지만, 총독부와 타협해야 생존할 수 있었다. 언론은 저항과 계몽의 공간인 동시에 상업성과 식민권력의 통제가 교차하는 모순된 공간이었다.

라디오는 식민성과 근대성이 뒤섞인 대표적 매체였다. 사람들은 집에서 뉴스와 음악, 드라마를 들으며 새로운 시간감각과 대중문화를 경험했다. 그러나 방송은 총독부가 제국의 정책과 전쟁 선전을 전달하는 강력한 수단이기도 했다.

  1. 식민지 대중문화

이준식의 전공과 관심이 특히 잘 드러나는 부분은 영화와 대중문화에 대한 서술이다. 영화는 식민지 조선인에게 새로운 오락과 감각을 제공했다. 나운규의 <아리랑>과 같은 작품은 식민지 현실의 고통과 민족적 정서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검열 때문에 직접적인 저항을 말할 수 없었지만, 관객은 영화 속 비극과 좌절을 자신의 현실과 연결해 받아들였다.

그러나 전시체제 아래에서 영화는 선전도구로 바뀌었다. 영화 제작과 배급이 통제되고, 조선인의 일본제국에 대한 충성과 전쟁 참여를 미화하는 작품이 만들어졌다. 대중가요도 초기에는 도시인의 사랑, 이별, 타향살이와 같은 감정을 노래했지만 점차 군국가요와 친일가요로 전환되었다.

문화인은 검열과 생존, 저항과 타협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다. 일부는 침묵하거나 소극적으로 협력했고, 일부는 적극적인 친일 선전에 참여했다. 이 책은 문화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권력과 욕망, 저항과 협력이 교차하는 정치적 공간임을 보여준다.

  1. 식민지 지배의 유산

해방은 일본의 지배를 끝냈지만 식민지 사회가 남긴 구조와 문화가 즉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관료제, 경찰제도, 법률, 교육방식, 기업구조뿐 아니라 권위주의적 생활습관과 국가 중심적 사고도 해방 이후 한국사회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 친일세력 청산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식민지 시기의 인적 연속성도 남았다.

그러나 모든 근대적 제도를 식민지 유산으로만 보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조선인은 수동적으로 일본이 만든 제도를 받아들이기만 한 존재가 아니었다. 학교와 언론, 노동조합, 문화공간을 이용해 자기 삶을 개선하고 민족운동과 사회운동을 발전시키기도 했다. 식민지 근대는 지배자가 일방적으로 만든 결과가 아니라 지배와 저항, 강요와 수용, 차별과 적응이 충돌한 역사적 과정이었다.

  1. 평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제강점기를 ‘수탈이냐 근대화냐’라는 단순한 양자택일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사람들의 삶을 통해 설명한다는 점이다. 철도, 공장, 학교, 영화관이 생겼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어떤 권력관계 속에서 만들어졌고 누구에게 이익과 고통을 주었는지를 묻는다.

이 관점은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한 중요한 비판이 된다. 식민지근대화론은 일제강점기에 인구, 생산량, 철도망, 공업시설이 증가했다는 통계를 제시한다. 이러한 수치는 역사적 사실의 일부다. 그러나 시설과 생산의 증가만으로 식민지 지배를 발전으로 평가하면 민족차별, 정치적 권리의 박탈, 토지 상실, 강제동원과 전쟁 피해가 부차적인 문제로 밀려난다.

근대화를 경제성장의 동의어로 간주하는 것도 문제다. 근대란 자본주의 산업화뿐 아니라 시민권, 평등, 정치적 자유, 인간의 존엄을 포함한다. 식민지 조선인은 일본제국의 신민이었지만 일본인과 동등한 시민이 아니었다. 자신들의 정부를 구성하거나 지배정책을 결정할 권리가 없었다. 따라서 식민지기의 경제적 변화는 ‘근대화가 있었는가’보다 ‘누가 결정하고, 누가 이익을 얻으며, 누가 비용을 부담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평가해야 한다.

다만 이 책은 식민지 지배의 억압성과 수탈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조선인 사회 내부의 능동성과 다양성을 다소 압축한다. 조선인 자본가, 중간계층, 소비자, 문화인, 여성과 청년은 식민지 질서의 피해자이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고 때로는 그 질서에 참여했다. 지역, 계급, 성별에 따라 식민지 경험도 달랐다. 지주와 소작농, 도시 중산층과 토막민, 남성과 여성은 같은 식민지를 서로 다르게 경험했다. 이러한 차이를 더욱 세밀하게 다루었다면 식민지 사회의 복합성이 더 분명해졌을 것이다.

또한 해방 이후의 권위주의와 사회문제를 모두 식민지 유산으로 설명하는 데도 주의가 필요하다. 해방 이후의 분단, 냉전, 한국전쟁, 미국의 영향, 이승만 정부와 군사정권의 선택 또한 독자적인 역사적 책임을 가진다. 식민지 유산은 해방 이후 역사를 규정한 유일한 원인이 아니라 여러 조건 가운데 하나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은 청소년과 일반 시민을 위한 개설서로서 매우 유용하다. 정치지도자와 사건을 중심으로 한 역사가 놓치기 쉬운 농민, 노동자, 도시빈민, 이주민, 여성, 학생과 문화인의 삶을 하나의 큰 구조 속에 배치한다. 또한 문화사를 정치사와 분리하지 않고, 영화와 노래, 라디오와 신문이 식민지 지배와 일상의 감정을 어떻게 연결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1. 종합 평가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가 전달하는 핵심은 일제강점기에 근대적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변화가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게 일어났지만, 그 방향과 목적이 식민지 권력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철도는 이동의 편의를 주었지만 수탈과 군사 이동의 통로였고, 공장은 일자리를 만들었지만 전쟁경제에 복무했으며, 학교는 지식을 보급했지만 황국신민을 양성했고, 영화와 라디오는 새로운 문화를 열었지만 선전과 동원의 도구가 되었다.

그러므로 일제강점기의 근대를 이해하려면 발전과 수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발전처럼 보이는 변화가 식민지적 불평등과 어떻게 결합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식민지 근대의 본질은 근대적 시설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조선인이 그 근대의 주인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를 단지 민족적 수난의 역사로만 보지도 않고, 근대화의 출발점으로 미화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조선인들이 제국의 지배 아래서 생존하고 이동하고 일하고 배우고 즐기며, 때로는 저항하고 때로는 타협했던 복합적인 생활세계였다. 이준식은 바로 그 생활세계 속에서 식민지 지배의 폭력과 근대의 모순을 함께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 책은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했는가’라는 질문을 ‘그 근대는 누구의 권력으로 만들어졌고 누구의 삶을 희생시켰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놓는 사회문화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책은 박찬승의 <한국독립운동사>가 다루는 정치적·조직적 저항의 역사와 함께 읽을 때, 일제강점기 전체상이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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