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신화에 나타난 신라인의 전승
노성환 (지은이)민속원2014-02-15

목차
서문
제1장 일본으로 건너간 신라왕자
제2장 신라왕자 히보코의 이주와 정착
제3장 일본에서 신이 된 신라왕자
제4장 일본에 건너간 신라의 여신
제5장 연오랑과 세오녀의 일본 정착지
제6장 교토를 건설한 신라계 이주인
제7장 시모노세키의 지역전승에 나타난 신라상
제8장 신라에서 건너간 일본의 곡모신
제9장 오키에서 불린 신라의 민요
제10장 후쿠이현의 신라계 신사와 전승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노성환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림 신청
울산대 일본어 일본학과 명예교수. 통도사 차문화대학원 교수.
일본오사카대학 대학원졸업(문학박사), 미국 메릴랜드대학 방문교수, 중국 절강공상대학 객원 교수, 일본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외국인연구원 역임, 주된 연구분야는 신화, 역사, 민속을 통한 한일비교문화론이다.
<일본신화에 나타난 신라인의 전승> 요약 및 평론
1. 도입 및 연구 목적
일본의 고대 문헌인 <고지키(고사기)>와 <니혼쇼키(일본서기)>, 그리고 각 지역의 풍토기(후도키)에 기록된 신화는 일본 천황가의 지배 정당성을 입증하고 고대 일본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근간이다. 그러나 이 신화들의 텍스트를 해체하고 그 이면을 추적해 보면, 고대 한반도, 특히 <신라(新羅)>와 관련된 유이민들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노성환 교수의 <일본신화에 나타난 신라인의 전승>은 일본의 국가 신화 속에 투영된 신라계 도래인들의 역할과 그들이 남긴 문화적 전승을 문헌학적·민속학적 관점에서 정밀하게 추적한 연구서다. 저자는 일본 고유의 것으로 여겨져 온 신화적 서사들이 실상은 신라를 비롯한 한반도와의 끊임없는 교류와 갈등, 그리고 이주 속에서 형성된 복합적 결과물임을 밝히고자 한다.
2. 내용 요약
본 도서는 일본 고대 신화의 핵심 장면에 등장하는 신라 연고성의 인물과 서사들을 구체적인 고증을 통해 복원해 낸다.
스사노오 신화와 신라 소시모리 전승: 일본 신화에서 가장 역동적인 신인 스사노오 노 미코토가 하늘에서 추방된 후, 신라의 <소시모리(曾尸茂梨)>에 잠시 머물렀다가 바다를 건너 이즈모(출운) 지역으로 들어갔다는 기록을 집중 분석한다. 저자는 소시모리의 지리적 위치에 대한 제설을 검토하고, 이 서사가 고대 신라의 제철 기술이나 특정 집단의 이주 경로를 은유하고 있음을 서술한다.
아메노히보코(천일창) 전승과 신라계 집단의 정착: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신라의 왕자 아메노히보코의 동도(東渡) 신화를 상세히 다룬다. 그가 가져온 일곱 혹은 여덟 가지의 신보(태양 신앙과 제철에 관련된 유물들)가 일본 각지에서 어떻게 신격화되었는지 살핀다. 특히 타지마 지역을 중심으로 신라계 이주민들이 정착하며 이룩한 토목 공사와 농경지 개간의 흔적이 신화적 치적으로 변모한 과정을 증명한다.
이즈모 신화와 신라의 지리적 연계성: 일본 열도의 서부 해안인 이즈모 지역의 신화는 아마테라스 중심의 야마토 왕권 신화와 뚜렷이 구별되는 독자성을 지닌다. 책은 이즈모 해안에서 이루어진 <국토 끌어당기기(구니비키)> 신화 등에서 신라의 영토를 끌어왔다는 서사를 분석하며, 고대 이즈모 집단이 야마토(기나이 지방)보다 신라와 훨씬 긴밀한 해상 교통망과 문화적 유대를 맺고 있었음을 밝힌다.
신화의 변용과 신라관의 변화: 고대에는 신성하고 선진적인 문물의 공급처로 묘사되던 신라 전승이, 야마토 왕권이 중앙집권화를 완성하고 백제계 유이민들과 결탁하는 7세기 전후를 기점으로 어떻게 부정적이거나 정벌의 대상으로 왜곡(진구황후의 삼한정벌 신화 등)되었는지 책의 후반부를 통해 정밀하게 추적한다.
3. 평론 및 역사적 의의
이 책이 지닌 가장 뛰어난 학술적 성과는 일본의 국가 신화를 <박제된 텍스트>가 아닌 고대 동아시아 인구 이동의 <동태적 기록>으로 읽어냈다는 점이다. 저자는 문헌의 자구 해석에만 매몰되지 않고, 고대 해류의 흐름, 제철 유적의 분포, 그리고 현재까지 일본 현지에 남아 있는 신라계 신사들의 제례 양식을 결합하여 신화의 역사적 실체를 입체적으로 복원해 냈다.
역사 평론적 시각에서 본 서평은 다음과 같은 도서의 가치를 주목한다. 첫째, 이즈모 중심의 신화 해석을 통해 야마토 일원주의적 일본 역사관을 반박하는 강력한 실증을 제시했다. 일본 신화 내부의 다원성을 신라 전승을 통해 증명함으로써, 고대 일본 열도가 하나의 권력이 아닌 다양한 이주 집단들의 모자이크 구조였음을 보여준다. 둘째, 선진 기술의 이주사로서 신화를 재해석했다. 신라 왕자가 가져온 보물이나 스사노오의 수목 식재 전승 등을 단순한 마술적 도구가 아닌, 고대 일본의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증대시킨 신라의 제철, 토목, 조선 기술의 유입으로 치환하여 역사적 합리성을 부여했다. 셋째, 한일 관계사의 기저에 흐르는 <기억의 정치학>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정치적 관계의 변화에 따라 신라라는 존재가 신화 속에서 어떻게 격상되고 또 격하되었는지 분석한 대목은, 역사 서술이 지닌 권력 지향적 속성을 성찰하게 만든다.
다만, 일부 신화적 상징(예: 소시모리의 어원이나 신보의 성격)을 신라와 결부 짓는 과정에서 다소 과감한 추론이나 민속학적 유추가 사용되어, 엄격한 문헌고증학적 관점에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고대사 연구의 한계상 문헌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이러한 학제적 접근과 대담한 가설 설정은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데 필수적인 동력이 된다.
4. 결론
<일본신화에 나타난 신라인의 전승>은 텍스트라는 감옥에 갇혀 있던 고대 신라 이주민들의 활력 넘치는 삶을 일본의 심장부인 신화의 영역에서 구출해 낸 노작이다. 신화 속에 흔적으로만 남은 신라인들의 이야기는, 국경이라는 근대적 장벽이 생기기 전 동해를 무대로 활발하게 소통했던 고대인들의 개방성을 대변한다. 이 책은 한일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역사적 깊이가 단순히 갈등의 연대기를 넘어, 서로의 정체성 형성 과정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상호 침투의 역사임을 깊이 있게 보여준다.
세진님, 노성환 교수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일본 속 한반도 전승 연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일본신화에 나타난 신라인의 전승> 서평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앞서 읽으신 도서들이 근세의 포로나 신사 전반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가장 근원적인 <일본 신화의 형성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신라의 흔적을 추적하는 거시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요약과 평론에서 특히 흥미로우셨던 부분이나, 더 깊이 논의해 보고 싶으신 신화적 서사(예: 스사노오의 신라 소시모리 전승 등)가 있으시다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