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6

한국고대사의 이론과 쟁점 - 노태돈 2009

한국고대사의 이론과 쟁점 - 교보문고


한국고대사의 이론과 쟁점
노태돈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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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장 고대사회 성격론? 설정을 둘러싼 제 논의
1. 20세기 전반기에 제기된 여러 논의
2. 20세기 후반기의 여러 설
1) 삼국초기설
2) 고려 후기조선 초기설
3) 통일기 신라설과 신라 말 고려 초기설

제2장 고대국가 구조론
1. 초기 고대국가의 국가구조와 정치운영: 부체제론을 중심으로
1) 고대국가의 구조에 관한 그간의 논의
2) 삼국 초기의 국가구조
3) 읍락민과 ()
4) 관등제와 제의
5) 맺음말: 부체제의 개념

2. 삼국시대의 부와 부체제: 부체제론 비판에 대한 재검토
1) 삼국 초기 부의 성격
2) 부체제하의 왕의 위상
3) 부의 행정단위화와 부명 관칭의 의미
4) 부체제론과 연맹체론
5) 맺음말

3. 울진봉평신라비와 신라의 관등제
1) 봉평비에 보이는 인명과 관등
2) 관등의 표기방식

제3장 삼국의 주민구성과 삼국시대인의 천하관
1. 문헌상으로 본 백제의 주민구성
1) 4세기 말 5세기 초의 주민구성
2) 한과 예 및 백제 왕실의 종족적 기원과 상호관계
3) 백제인의 형성

2. 삼국시대인의 천하관
1) 신성왕() 관념과 천손국의식
2) 인접국과의 관계에 대한 인식
3) 동아시아와 삼국인의 천하
4) 맺음말

제4장 삼국 간의 항쟁과 통일전쟁
1. 고구려의 한성지역 병탄과 그 지배 양태
1) 475년 고구려의 한성 공략전의 국제적 배경
2) 한성지역에 대한 고구려의 지배 양상

2. 연개소문론
1) 연개소문의 생애
2) 자주와 단합의 상징인가, 억압과 분열의 원흉인가?

3. 대당전쟁기(669676) 신라의 대외관계와 군사활동
1) 670년 오골성 전투
2) 왜와의 관계 개선
3) 대당전쟁의 추이

제5장 통일기 신라와 발해의 역사상
1. 나대()의 문객()
1) 문객의 존재
2) 문객의 신분 및 귀족과의 관계
3) 문객의 연원
4) 문객의 변전()
5) 장보고 집단

2. 발해국의 주민구성에 대한 연구 현황과 과제: 고려별종과 발해족을 둘러싼 논의를 중심으로
1) 고려별종의 실체
2) 예맥말갈론
3) 발해족은 존재했나?


작가정보저자(글)

노태돈
서울대학교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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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돈 저, 《한국고대사의 이론과 쟁점》 서평
프로필
원한의 거리
2015. 5. 2. 
  
2009.01.05

 

1.

아직까지 생존하고 있는 학자들 중에서도 특히 한국고대사의 이론과 그에 관한 담론에 있어 많은 영향을 끼친 학자들은 적지 않은 편입니다. 백제사 연구의 기틀을 다진 노중국 선생이나 금석문 자료와 촌락문서 등을 통해 신라사회사의 재구성을 꾀한 주보돈 선생, 가야사의 태조라 불리는 김태식 선생, 발해사 연구의 개척가인 송기호 선생, 『삼국사기』 초기기사 긍정론으로 유명한 이종욱 선생, 귀족평의체제론을 제시한 김영하 선생 등 많은 학자들이 있지만, 비교적 최근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학자를 꼽으라면 노태돈 선생을 빼놓기 힘들다는 사실은 누구든지 부정하기 힘들 터입니다. 

 

노태돈 선생의 연구 성과 중에서도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75년의 석사논문 발표 당시에 고대국가의 구조와 발전단계에 관련된 이론에 있어 이른바 "부체제론"을 제시하여 학계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후에 울진봉편신라비를 비롯한 새로운 금석문이 발굴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고, 오늘날 학계에서도 고대국가의 발전과정을 설명하면서 가장 널리 수용되고 있는 이론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고대사학계에서의 이론이 대개 그렇듯이 지속적인 비판과 검토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만) 




이 책은 2009년에 노태돈 선생이 제시한 고대국가의 구조와 사회의 구성에 관한 이론과 쟁점에 다룬 논문을 모아서 펴낸 것으로,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러 논문을 모아 놓은 것이라 통일성은 없는 편이며, 그 가운데 1~2장은 시대구분론과 국가구조론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있어 이론적인 분위기가 강하고, 나머지 3~5장은 한국고대사 연구자들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몇몇 문제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2.

1장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논쟁이 되고 있는 한국사의 고대·중세의 분기점에 대하여 논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그간 제시되었던 다양한 이론을 제시하고 그 전개의 과정과 양상에 대하여 논하고 있는데, 마지막에 있어서는 한국사를 단순히 고대-중세-근대로 나누어 파악하는 이른바 삼분법이 앞으로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에 대하여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밝히고 있습니다. 



아마 이 책을 처음 읽게 되는 분들에게는 처음부터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인데 비유컨데 등산을 시작하자마자 90도로 솟아오른 각박한 암벽을 기어오르는 느낌이 들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대 사회와 중세 사회의 구분에 관련된 다양한 이론과 그에 관련된 문제점이 나열되고 있는데, 정독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우므로 해당 장의 결론 부분을 먼저 읽고나서 앞부분을 천천히 읽어야 이해가 빠른 파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장에서는 고대국가의 구조론에 대하여 논하고 있는데, 그 중심점은 역시 노태돈 선생의 주요 이론인 부체제론이 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초기의 고대국가는 각자 다른 위상을 지닌 자치체의 일종인 부(部)가 연합한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고대국가의 왕은 국가를 이루고 있는 여러 부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집단의 장(長)으로써, 근본적으로는 부 전체의 대표하는 장으로 볼 수 있으며, 더 크게 보면 피복속민인 집단 예민·하위 동맹국·종속국(후국)을 포함한 국가 전체의 장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삼국의 왕은 초기에는 이와 같이 여러 자치체적인 성격을 지닌 부의 대표자에 지나지 않았으나, 점차 중앙집권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각 부(部)는 자치력을 잃고 왕권에 귀속되어 국가의 행정단위로 변모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선생은 『삼국지』 동이전의 고구려조에 보이는 5부(部)의 통치구조와 「울진봉평신라비」 등의 금석문에 보이는 신라 사회의 변화과정 등을 주요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에 발췌한 글이 조금 있어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 한국 고대국가의 구조론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이 되고 있어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읽은 바 있었는데, 또한 다른 학자들이 제기한 부체제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에 대해서도 나름의 반박을 가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3.

3장에서는 삼국시대의 주민구성의 문제와 천하관에 대하여 논하고 있는데, 주민구성에 대하여서는 주로 백제의 주민구성을 중심으로 논지를 전개해나가고 있습니다. 즉 시대에 따라 백제의 주민구성이 어떻게 나누어지고 있으며 그 것이 어떤 과정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백제인"으로 거듭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논하고 있고, 마지막에는 중국인들이 고구려와 백제와 신라를 통틀어 삼한(三韓)이라 일컫는 면을 통해 삼국 말기에 영역과 인구의 변동을 통한 삼국 주민들간의 융합과 진전이 이루어져 후에 통일 신라 시기의 "삼한 의식"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으로 마무리를 맺고 있습니다. 

한편 삼국시대의 천하관에 대해서는 「광개토왕릉비」나 「모두루묘지명」 등에 드러난 고구려인 특유의 신성왕 관념과 천손의식을 중심으로 논하며 운을 떼고 있습니다. 이후 중국의 천하관이 동아시아 각국으로 유입되면서 고대국가들이 인접국을 상대로 하는 화이적 관념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중원고구려비」에서 고구려가 신라를 가르켜 "東夷"라 칭한다거나 혹은 백제가 영산강 유역의 침미다례를 가르켜 "南蠻"으로 부르고 있다는 점 등이 그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대 국가들은 동아시아 세계를 천하(天下)로 규정하고, 이를 병렬적으로 나누어 자국 중심의 천하관을 정립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후에 수·당과 같이 중원에 강력한 통일제국이 등장하여 이와 같은 병렬적 천하관을 부정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일원적 천하관을 강요하게 되면서 일대 충돌이 일어났고, 결국 삼국 간의 투쟁에서 최후의 생존자가 된 신라는 중국 중심의 천하관을 인정하되 그 안에서 나름의 실리를 챙기고 자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나름의 새로운 천하관을 정립하게 되었다는 것이 해당 파트의 결론이 되고 있습니다.

 4장에서는 삼국 간의 항쟁기를 큰 주제로 잡고 있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는 고구려의 한성지역 병탄과 그 지배 양상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대체로 고구려가 어째서 백제의 한성을 공략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 지배 양상은 어떻게 되었는가에 대하여 사료와 고고학적 근거를 위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삼국시대 말의 인물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고구려의 권신이었던 연개소문에 대하여 다루면서 연개소문의 생애에 대하여 논하고 또한 그의 치적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볼 때에 연개소문이 대당강경책을 추구하여 당의 침략을 막아낸 점에 있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집권 과정에서 기존의 정치 체계와 권력 구조를 붕괴시키고 급작스럽게 변화시키는 바람에 그 사후에 내부분열을 초래했고, 신라에 대한 지나친 강경책으로 결국 핀치에 몰린 신라가 필연적으로 당과 손을 잡게 되면서 더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듯 합니다. 즉 군사적으로 볼 때에 연개소문은 업적이 있는 인물이었으나 정치가로써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입니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신라가 당에 맞서 싸우는 와중에 보여주었던 대외정책과 군사활동에 대하여 논하고 있는데 내부적으로도 친당세력이 잔존하고 있었고 국력에 있어서도 명백한 열세에 있었던 신라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해당 파트는 아무래도 이론적인 측면이 적고, 사료를 위주로 한 스토리텔링적 요소가 강하여 읽기가 비교적 쉬운 파트였는데, 후에 노태돈 선생이 펴낸 <삼국통일전쟁사>의 내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통일신라와 발해의 사회구조에 대한 논문이 실려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신라의 이른바 문객(門客)에 대하여 다루고 있는데, 신라 중고기에 형성된 귀족의 문객집단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겪으면서 삼국통일전쟁기에는 족적 규제를 뛰어넘어 능력있는 인재를 등용하는 등 골품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하였다가 후대로 갈수록 귀족의 사병으로 변모하였고, 그 예로써 장보고와 그를 따랐던 일련의 집단을 들며 그에 관련된 논지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신라의 문객과 사병에 관한 문제는 이전에 이기백 선생의 『신라정치사회사연구』에서도 어느 정도 다룬바 있었지만, 그 시기가 신라 하대에 한정된 느낌이 없잖아 있었는데, 여기서는 보다 자세한 논급을 하고 있어 읽으면서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로는 발해의 주민구성에 관하여 논하고 있는데, 대체로 연구현황를 살펴보고 앞으로 발해사 연구에 놓은 과제를 언급하며 마무리를 맺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발해사에 관련된 논쟁이라면 단연 다민족국가였던 발해에서도 고구려계와 말갈계 중 어느 쪽이 사회의 중심축을 이루었느냐하는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에 관련된 다양한 견해를 다루고 이에 대해 추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4.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이전에 이성시 선생의 <만들어진 고대>를 읽고 느낀 바와 비슷했습니다. 일단, 논문을 모아서 펴낸 책이다보니 초심자가 읽기에는 상당히 어렵고 지루한 책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그나마 뒤의 3~5장은 그럭저럭 읽을만한 편이지만, 온갖 다양한 견해에 대한 소개와 이에 대한 고찰 등이 주를 이루고 있는 1~2장은 이론서적인 느낌이 워낙 강해서 결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은 아닙니다. 워낙 많은 담론이 제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사전지식이 없으면 읽기 힘든 책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이 책을 읽은지 오래되었으나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서평을 올리게 된 것도 솔직히 터놓고 말해서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했다고 하기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만큼 읽고 나서 느끼고 얻은 바가 상당히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이론 부분은 워낙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시대구분론은 재쳐두더라도 고대국가의 구조론에 관한 다양한 견해와 오늘날 주류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부체제론에 대하여 다시 한번 돌아볼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흡족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 외의 내용은 사실 어떤 큰 통일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평소에 간과하기 쉬우면서도 당시의 역사적 전개나 사회사의 재구성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생각할 여지가 있는 흥미로운 문제를 두루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에 실린 부체제론에 관한 논쟁을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삼국시대의 주민구성과 천하관을 다룬 부분, 그리고 신라의 문객에 관한 부분이 유독 눈길을 끌었습니다. 

 위에서 밝힌 것 처럼 책 자체는 여러 논문을 엮어 펴낸 것인만큼 내용에 큰 통일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내용도 어려운 편입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개설서로써 읽을만한 책은 아니고 어느정도의 각오와 사전준비가 필요한 책입니다. 다양한 범위의 문제를 살펴보고 또 이에 대한 여러 견해를 소개하며 논평한다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충실한 편이기 때문에 한국고대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고자 하는 분들이나 이 분야를 작정하고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권할 만한 책입니다. 그러나 어렵고 난해한 논문을 소화할 자신이 없는 분들이라면 차라리 다른 개설서를 권하고 싶습니다. 노태돈 선생이 작년 2014년 즈음에 정년퇴임을 하면서 한국 고대사를 통괄적으로 다룬 개설서인 <한국고대사>를 펴낸 바 있는데 입문용 개설서를 원하신다면 이 책을 더 권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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