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나 시인 소개
배경 및 이력: 서울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했으며
, 과거 한국에서 뉴스 아나운서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 수학 올림피아드 국가대표 후보에 오를 만큼 이공계적 재능을 지니기도 했습니다 . 일본 정착 계기: 2011년 일본으로 이주했으며
, 히로시마 이쓰쿠시마 신사에서 느낀 깊은 인상과 오랜 시간에 대한 경외감이 일본행을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단가와의 만남: NHK 단가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본격적인 시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에 등장하는 만요슈 시에 매료되어 단가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
✍️ 작품 활동 및 문학적 특징
주요 작품: 데뷔 시집인 <아직 멀었습니다> (원제: <마다마다 데스>)가 2020년 현대단가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 이후 가족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와 에세이집 <가족의 노래> (원제: <가지oku의 우타>)를 발표했습니다 . 주요 성과: 외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일본의 유서 깊은 단가 관련 상을 수상했으며
,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으로 가도카와 단가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 문학의 본질: 단가를 '뺄셈의 문학'으로 정의하며
, 복잡하고 엉킨 감정을 31음의 짧은 정형시에 담아내어 자신을 마주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도구로 삼고 있습니다 .
현재는 도쿄의 정보경영프로페셔널대학교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으며, 화장품 브랜드 사업을 운영하는 동시에
강한나 ― 일본 단가(短歌)로 자기 목소리를 찾은 한국인 시인
강한나(姜ハンナ)는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어로 단가(短歌)를 쓰는 시인이자 대학 교수, 사업가이다. 일본의 1,500년 전통 시형인 단가를 모국어가 아닌 일본어로 창작하면서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은 독특한 작가이다. 특히 외국인 단가 시인으로서 일본의 주요 단가상을 받은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단순히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시인”을 넘어 한국과 일본의 언어·감성·문화 사이를 연결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강한나는 서울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했다. 한국에서는 뉴스 앵커로 일했으며, 2011년 일본으로 이주했다. 일본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히로시마의 이쓰쿠시마 신사를 방문한 경험이었다. 그는 오랜 시간 한 장소의 역사와 전통을 정성스럽게 지켜가는 일본인의 태도에서 한국의 빠른 경쟁사회와는 다른 시간 감각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빨리 성과를 내기보다 오랫동안 한 가지를 쌓아가는 삶의 방식이 자신에게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일본 정착으로 이어졌다.
그가 단가에 본격적으로 매료된 것은 2013년 신카이 마코토(新海誠)의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言の葉の庭)을 보면서였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일본 최고(最古)의 가집 <만요슈>(万葉集)의 한 노래가 결정적이었다. 불과 31음으로 사랑과 불안, 외로움 같은 복잡한 감정을 직접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풍부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일본어가 아직 능숙하지 않았음에도 곧바로 <만요슈>를 구입했다. 여기서 “언젠가는 나도 단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생겨났다.
이후 NHK의 단가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출연하면서 시인으로서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한국어의 전통 시조와 일본 단가는 언어의 리듬부터 상당히 달랐다. 강한나는 일본인에게 자연스러운 7·5조의 리듬을 자신의 몸에 익히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또한 현대 한국시가 감정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면, 단가는 감정을 그대로 말하기보다는 이미지와 여백을 통해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처음에는 낯설었다. 그는 이를 “내 안의 말을 길게 늘여 천천히 바라보는 것”과 같은 경험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바로 이 ‘외국인으로서의 거리’가 강한나 작품의 특징이 되었다. 그는 일본인 시인들의 표현을 단순히 모방하기보다, 일본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서 경험하는 문화적 충격, 한일관계의 미묘한 감정,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을 단가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몸이 좋지 않은 어느 날 일본어의 “각국(各国, kakkoku)”과 “한국(韓国, kankoku)”이라는 말을 구별해 듣지 못하는 순간을 노래한 작품은 언어적 혼란을 이방인의 정체성 경험으로 바꾸어 놓는다. 또 “일본과 한국 중 어느 쪽을 좋아하느냐”고 묻는 사람에게 “나는 당신을 좋아한다”고 답하는 단가는 국가적 정체성의 질문을 인간관계의 차원으로 전환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가도카와 단가상(角川短歌賞) 최종 후보에 오르는 성과로 이어졌다. 첫 단가집 <아직 멀었습니다>(まだまだです, Mada mada desu)는 2020년 현대단가사 신인상(現代短歌社賞)을 받았다.
강한나가 단가를 이해하는 핵심 개념은 “빼기의 문학”이다. 복잡하게 얽힌 감정을 하나씩 분해하고, 31음이라는 좁은 형식 안에서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묻는다. 그는 감정을 계속 덜어내고 나면 의외로 단순한 핵심이 남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단가 쓰기는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고 정리하는 일종의 일기이자 마음을 씻어내는 작업과도 같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단가는 복잡한 세계에서 본질만 남기는 문학이다.
최근의 관심은 특히 ‘가족’으로 향하고 있다. 단가·에세이집 <가족의 노래>(家族のうた, Kajoku no uta)에서 그는 일본인 남편과 함께 살아가는 현재의 가족, 한국에 있는 어머니에 대한 변함없는 감정, 그리고 태어난 사람뿐 아니라 태어나지 못한 사람까지 가족으로 생각하는 넓은 생명 감각을 노래한다. 일본어의 ‘가족’은 kazoku라고 읽지만 책 제목에서는 한국어 발음에 가까운 kajoku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즉 일본어로 쓰면서도 자신의 한국적 언어 감각을 작품 속에 일부러 남긴 것이다.
현재 강한나는 일본의 정보경영혁신전문직대학(情報経営イノベーション専門職大学) 교수로 일하는 한편 기업을 운영하고 화장품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중요한 정체성을 단가 시인에게 두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인이 아닌 사람들로부터 단가를 가르쳐 달라는 요청도 받고 있으며, 자신이 처음 일본어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던 시절에 단가에서 받은 도움을 다른 외국인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강한나의 의미는 단순히 “한국인이 일본 전통문학에서 성공했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통해 자기 감정을 다시 발견한다는 점이다. 한국인으로서 일본어 단가의 7·5조에 들어가면서 그는 일본 문화를 배우지만, 동시에 그 형식 속에 한국인으로서의 기억과 가족, 어머니, 한일 사이의 긴장을 넣는다. 따라서 강한나의 단가는 일본문학에 동화된 결과라기보다, 두 언어와 두 문화 사이의 어긋남 자체를 시적 자원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그가 일본어로 ‘어머니’를 쓰면서 오히려 국적과 언어를 넘어선 감정을 발견했다고 말하는 대목이다. 언어는 서로 다르지만 ‘어머니’라는 존재 앞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에는 보편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강한나는 한일문화 교류라는 거창한 구호보다, 한 사람의 일상적 감정과 언어 경험을 통해 두 사회 사이를 잇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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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강한나의 경우가 상당히 흥미롭다고 봅니다. 원하시면 다음에는 이어서 <강한나의 대표 단가 5편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작품별로 해설>하거나, <강한나의 단가와 한국의 시조는 무엇이 다른가>를 비교해드릴 수 있습니다.
강한나의 단가 5편과 한국 시조 비교
강한나의 작품을 읽어보면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는 일본 단가의 형식을 능숙하게 습득했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경험은 매우 ‘한국인 디아스포라적’입니다. 일본어를 배우는 어려움, 한일관계, 두 나라 사이에서의 정체성, 멀리 떨어진 어머니와 가족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그래서 그의 단가는 일본 전통시의 단순한 모방이라기보다, 일본의 형식 안에 한국인의 경험을 넣어 새로운 목소리를 만들어낸 경우로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실제로 강한나는 자신의 초기 단가가 문화충격, 한일관계, 한국에 있는 어머니 등을 소재로 했다고 설명합니다.
먼저 다섯 작품을 보겠습니다. 첨부하신 Nippon.com 기사에는 강한나의 작품이 네 편만 인용되어 있으므로, 다섯 번째 작품은 2017년 제63회 가도카와 단가상 차석작인 50수 연작 <부풀어 오른 풍선을 안고>(膨らんだ風船抱いて)에서 한 수를 추가했습니다. 이 연작이 실제로 가도카와 단가상 차석작이었다는 것은 가도카와의 기록에서도 확인됩니다.
1. ‘각국’과 ‘한국’을 구별하지 못하는 날
몸이 좋지 않은 날에는
아무리 들어도
‘각국(かっこく)’과
‘한국(かんこく)’의 소리를
구별할 수가 없다.
원문 음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Kakkoku to / Kankoku no oto ga / dōshite mo / kikiwakerarenu / chōshi no warui hi
강한나의 초기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본어에서 ‘각국(各国)’은 kakkoku, ‘한국(韓国)’은 Kankoku인데 외국인의 귀에는 둘이 매우 비슷하게 들립니다.
겉으로 보면 일본어 학습자의 작은 실수에 관한 유머입니다. 그러나 ‘한국’이라는 말조차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는 데서 더 깊은 의미가 생깁니다. 한국인은 분명한데 일본어 속에서는 자신의 나라 이름마저 낯선 소리가 됩니다.
따라서 이 노래에는 세 층이 겹칩니다. 일본어 학습자의 언어적 혼란, 외국 생활에서 생기는 정체성의 흔들림, 그리고 ‘한국인인 내가 일본어로 한국을 듣는다’는 역설입니다.
강한나의 좋은 단가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커다란 ‘정체성’을 말하지 않고 아주 작은 청각적 경험 하나만 제시합니다. 바로 이것이 그가 말하는 ‘빼기의 문학’과 연결됩니다.
2. “일본과 한국 중 어느 쪽을 좋아합니까?”
일본과 한국
어느 쪽이 더 좋으냐고
물어오는 당신에게
나는 대답한다.
“나는 당신이 좋아요.”
Nihon to / Kankoku dotchi ga / suki desu ka / kikikuru anata ga / suki da to kotaeru
아마 강한나의 작품세계를 가장 간결하게 보여주는 한 수일 것입니다.
질문은 국가를 선택하라고 요구합니다.
<한국인가, 일본인가?>
그런데 시인은 그 구도 자체에서 빠져나옵니다.
<당신이 좋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국과 일본은 모두 좋다”라고 대답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런 대답이었다면 흔한 한일우호의 메시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대신 국가 대 국가의 질문을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바꾸어 버립니다.
강한나 자신도 나중에 이 작품을 설명하면서 한국인·일본인이라는 범주보다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작품은 동아시아의 화해라는 관점에서도 흥미롭습니다. 국가 간 역사문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대립이 인간관계 전체를 규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가 형식도 효과적입니다. 첫 세 구에서 질문이 만들어지고 마지막 7·7에서 뜻이 뒤집힙니다. 이 점은 뒤에서 살펴볼 시조의 ‘종장 전환’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3. 태어나지 못한 사람까지 가족이다
살아간 사람
지금 살아 있는 사람
앞으로 태어날 사람
그리고 태어나지 못한 사람까지
모두 가족이다.
Ikita hito / ikiteiru hito / umareru hito / umarenakatta / hito sae kazoku
최근의 <가족의 노래>(家族のうた)에 수록된 작품입니다.
앞의 두 작품이 ‘한국과 일본 사이의 나’를 다루었다면 여기서는 관심이 더 근원적인 곳으로 이동합니다.
살았던 사람 → 살아 있는 사람 → 태어날 사람 → 태어나지 못한 사람.
시간이 과거에서 현재와 미래로 확장되다가 마지막에는 존재하지 못한 생명까지 포함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존재를 한 단어로 묶습니다.
<가족>
강한나는 원래 수학올림피아드 한국 대표팀에 선발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수학적 사고에 친숙했는데, 자신의 단가 창작을 복잡한 것을 하나씩 제거하여 핵심을 남기는 ‘빼기의 문학’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작품은 그 사고법을 잘 보여줍니다. 수식어가 거의 없습니다. ‘사람’을 네 번 변화시키고 마지막에 ‘가족’ 하나를 놓습니다.
동시에 상당히 철학적인 작품입니다. 가족을 혈연이나 현재 살아 있는 구성원의 집합이 아니라, 기억과 가능성과 상실까지 포함한 공동체로 넓힙니다.
4. 메이지신궁의 노목과 어머니
지켜야 할 것이
하나둘 늘어나는 여름 그늘
뒤돌아보니
메이지신궁의 늙은 나무와
나의 어머니.
Mamoru koto / fueru natsuhikage / furimukeba / Meiji Jingū no / rōboku to haha
이 작품 역시 <가족의 노래>에 들어 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이 앞의 세 편보다 훨씬 성숙한 단가라고 생각합니다.
메이지신궁의 노목과 한국에 있는 어머니가 한 장면 속에 놓입니다.
노목은 오래되었고 보호해야 합니다. 어머니 역시 나이가 들어가며 지켜드려야 할 존재가 됩니다. 시인이 ‘뒤돌아보는’ 순간 두 존재가 하나의 이미지로 포개집니다.
여기서 일본과 한국이라는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 가운데 하나인 메이지신궁과 한국의 어머니가 한 편의 단가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초기의 강한나가
<한국인가 일본인가?>
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이제는 그런 질문 자체가 중요하지 않아진 셈입니다. 그의 삶 안에서 일본의 풍경과 한국의 가족은 이미 같은 기억의 공간에 들어와 있습니다.
강한나가 “어머니는 언어에서 보편적 상수와 같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일본어로 한국의 어머니를 노래하지만 다른 문화권의 사람도 그 감정을 알아본다는 것입니다.
5. 한일 사이의 거리가 10센티미터 더 멀어진다
2017년 연작에서 제가 특히 골라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거리가
10센티미터
또다시 멀어지는
뉴스를
바라본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韓国と日本の距離が10センチ
さらに隔たるニュース眺める
이 작품은 2017년 가도카와 단가상 차석을 받은 연작 <부풀어 오른 풍선을 안고>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시 작품군에는 도쿄 생활, 향수, 어머니의 병실, 한일관계 등이 함께 등장합니다.
여기서 ‘10센티미터’가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한국과 일본의 실제 지리적 거리가 변할 리 없습니다. 뉴스 하나를 볼 때마다 심리적·정치적 거리가 조금씩 더 멀어지는 느낌을 10센티미터라는 일상의 물리적 단위로 바꾸었습니다.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라고 말하면 정치적 진술입니다.
하지만
<두 나라 사이가 10센티미터 더 멀어졌다>
라고 하면 시가 됩니다.
강한나의 특색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거대한 역사와 정치의 문제를 자신의 일상적 감각으로 축소합니다. 그의 첫 가집에는 “읽고 난 <이문화 이해> 속에서도 찾을 수 없는 한일의 거리” 같은 작품도 있고, 일본어 속에 한국어 단어를 집어넣은 작품도 있습니다. 즉 ‘두 나라 사이에 사는 생활자’라는 위치가 그의 단가의 중요한 원천입니다.
그렇다면 강한나의 단가와 한국 시조는 어떻게 다른가
두 형식은 모두 짧은 정형시이지만 구조적인 사고방식은 상당히 다릅니다.
| 일본 단가(短歌) | 한국 시조(時調) | |
|---|---|---|
| 기본 구조 | 5·7·5·7·7 | 초장·중장·종장 3장 |
| 전체 길이 | 31음 | 약 45음절 |
| 리듬 | 일본어의 5·7 모라 | 3·4음절 중심의 음보 |
| 내부 구조 | 5·7·5 + 7·7의 흐름이 중요 | 각 장이 네 음보 정도로 조직됨 |
| 시상 전개 | 이미지·감정의 축적과 여운 | 제시 → 전개 → 전환·결말 |
| 결정적 지점 | 마지막 7·7이 감정을 심화하는 경우가 많음 | 종장 첫머리에서 전환이 자주 일어남 |
| 표현 효과 | 순간·이미지·정서의 압축 | 논리적·극적 전환과 종결 |
전통적인 평시조는 대체로 세 줄, 각 줄 네 개의 리듬 단위로 이루어지며, 초장에서 주제를 열고 중장에서 전개한 뒤 종장에서 방향을 전환하여 맺습니다. 특히 종장 첫 음보의 전환이 시조의 특징적인 장치입니다.
반면 단가는 기본적으로 5·7·5·7·7의 31음 형식입니다. 강한나 자신은 한국어의 리듬과 일본어의 7·5 리듬이 상당히 달라 처음에는 “내 안의 말을 늘이고 천천히 만드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자신에게 현대 한국시가 비교적 직접적인 표현에 익숙한 반면 단가는 감정을 직접 말하지 않는 방식이 낯설었다고 회고합니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역설이 있습니다.
강한나의 단가는 일본식인데, 때로는 시조적인 ‘전환’이 매우 강합니다.
가장 좋은 예가 두 번째 작품입니다.
일본과 한국 어느 쪽을 좋아합니까?
→ 당신을 좋아합니다.
이것을 시조식으로 재구성해도 거의 그대로 성립합니다.
일본이 좋으냐 한국이 좋으냐 사람들이 묻는데
두 나라 사이에서 어느 하나 택하라 하네
나는야 그대에게 말하리, 두 나라 아닌 그대가 좋다고
초장: 문제 제시
중장: 갈등의 전개
종장: 예상 밖의 방향 전환
이라는 전형적인 시조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네 번째 <메이지신궁의 노목과 어머니>는 훨씬 단가적입니다. 논리적으로 ‘반전’시키기보다 이미지가 이미지와 겹쳐집니다.
여름 그늘 → 뒤돌아봄 → 오래된 나무 → 어머니.
설명보다 여운이 남습니다.
그래서 강한나에게 단가가 특별했던 이유
결국 저는 강한나의 문학적 위치를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가장 흥미롭다고 봅니다.
그는 한국인이 일본 단가를 잘 쓰게 된 사람이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한국어의 사고와 감정을 가지고 일본어의 5·7·5·7·7 속으로 들어간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그 형식이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불편함 때문에 자신의 말을 줄이고, 감정을 직접 설명하지 않고, 한 장면이나 한 단어만 남기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는 이를 ‘빼기의 문학’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빼기’가 흥미롭게도 한일관계를 다루는 방식에도 나타납니다.
<한국 대 일본>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계속 덜어내면,
‘각국’과 ‘한국’을 잘못 듣는 한 사람,
“어느 나라가 좋으냐”고 묻는 한 사람,
뉴스를 보면서 두 나라가 10센티미터 더 멀어졌다고 느끼는 한 사람,
메이지신궁에서 한국의 어머니를 떠올리는 한 사람이 남습니다.
그래서 강한나의 단가에서 제가 가장 주목하고 싶은 것은 ‘한일 화해’를 직접 주장한다는 사실보다는, 국가 관계를 개인의 구체적인 생활 경험으로 다시 내려놓는 방식입니다. 그의 단가는 거대한 <한국과 일본>을 작은 <나와 당신>의 관계로 바꾸는 문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점 때문에 강한나를 단순히 ‘일본에서 성공한 한국인 가인(歌人)’으로 읽기보다는, 재일·이주 문학 또는 한일 경계문학의 관점에서 읽어보면 훨씬 흥미롭습니다. 특히 재일조선인 문학과 비교하면 강한나가 훨씬 다른 세대와 방식으로 ‘두 언어 사이에서 산다’는 것이 선명해집니다.
네. 현재 확인되는 강한나(カン・ハンナ)의 단행본은 적어도 세 권입니다. 첨부하신 Nippon.com 기사에서도 첫 단가집과 <コンテンツ・ボーダーレス>를 저서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 <まだまだです> (마다마다데스, <아직 멀었습니다>)
2019년 12월 11일, KADOKAWA/角川文化振興財団 출판, 212쪽. 강한나의 첫 단가집(第一歌集)입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한국인으로서 느끼는 언어의 차이, 한일 사이의 거리, 외국생활, 가족과 어머니 등을 단가로 노래합니다. 2016·2017·2018년 가도카와 단가상에서 연속으로 주목받았던 작품세계가 이 책으로 집약되었고, 이 가집으로 2020년 제21회 현대단가신인상(現代短歌新人賞)을 받았습니다.
앞서 우리가 살펴본 “각국(各国)과 한국(韓国)의 발음을 구별하지 못하는 날”, “일본과 한국 중 어느 쪽이 좋으냐고 묻는 당신이 좋다고 대답한다” 같은 작품이 바로 이 첫 가집에 실려 있습니다.
- <コンテンツ・ボーダーレス――世界の潮流からヒントを得る新しいコンテンツ戦略>
(<콘텐츠 보더리스 ― 세계의 흐름에서 힌트를 얻는 새로운 콘텐츠 전략>)
2022년, クロスメディア・パブリッシング 출판, 약 288쪽입니다. 이것은 단가집이 아니라 문화·미디어에 관한 저서입니다. BTS, <사랑의 불시착>,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콘텐츠가 어떻게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는지를 분석하고,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콘텐츠 전략을 논합니다. 강한나가 시인인 동시에 국제사회문화 연구자로 활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 <カジョクのうた――韓国から来て、日本で暮らす私が見つけた家族の形>
(<카조쿠의 노래 ― 한국에서 와 일본에서 사는 내가 발견한 가족의 모습>)
2026년 3월 25일 출간된 가장 최근 책입니다. 角川文化振興財団, 128쪽입니다. 단가만 모은 순수 가집이라기보다 단가와 에세이가 결합된 책입니다. 한국의 가족, 일본에서 새로 이루어진 가족, 어머니의 병간호, 결혼, 시어머니, 아이를 갖는 문제 등을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다룹니다.
특히 제목을 보시면 재미있는 장치가 있습니다. 일본어에서 家族은 보통 ‘かぞく(kazoku)’라고 읽는데, 책 제목은 가타카나로 <カジョク(카조쿠)>라고 표기하여 한국어 ‘가족(gajok)’의 소리를 의식적으로 겹쳐 놓았습니다. 첨부 기사에서도 이 책의 제목이 한국어 발음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합니다.
강한나를 ‘시인’으로 알고 싶으시다면 세 권 중에서는 단연 첫째 <まだまだです>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이야기해 온 <한일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언어와 정체성>이라는 관점에서는 <まだまだです> → <カジョクのうた> 순으로 읽으면 아주 흥미롭습니다. 초기에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나’가 강하게 나타나고, 최근에는 그 관심이 ‘가족·어머니·결혼·생명’으로 넓어지는 변화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원하시면 다음에는 <まだまだです>에 실린 주요 단가 10편을 찾아서 한국어 번역과 함께 작품세계 전체를 약 1,000단어로 평론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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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FKang Han-na - A South Korean Poet Finds Her Voice in Japan’s Tanka.pdf<IMAGE FOR PAGE: 1 / 6> ...
- KADOKAWAオフィシャルサイト「歌集 まだまだです」カン・ハンナ [句集・歌集] - KADOKAWA2019년 12월 11일
- Kadokawa Zaidan歌集 まだまだです | 書籍詳細 | 公益財団法人 角川文化振興財団
- Google Playコンテンツ・ボーダーレス by カン・ハンナ - Books on Google Play2022년 7월 1일
- Horiproカン ハンナ(カン ハンナ) | ホリプロオフィシャルサイト
- KADOKAWAオフィシャルサイト「カジョクのうた ―韓国から来て、日本で暮らす私が見つけた家族の形―」カン・ハンナ [エッセイ] - KADOKAWA2026년 3월 25일
- 版元ドットコムカジョクのうた ―韓国から来て、日本で暮らす私が見つけた家族の形― カン・ハンナ(著) - 角川文化振興財団 | 版元ドットコム
- 〖ゲスト〗 はるあん 16歳のとき、YouTubeチャンネルを開設。「美味しい動画」と題して、これまでに1000本を超える動画を投稿。料理やお菓子、パンのレシピなど、誰でも簡単に楽しく美味しく作れるレシピを提案しており、同世代の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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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ン・ハンナ
About the author
国際社会文化学者、タレント、歌人、株式会社Beauty Thinker CEO。
淑明女子大学(経営・統計学)を卒業し、現在、横浜国立大学大学院都市イノベーション学府 博士後期課程在学中(国際社会文化学・メディア学)。
韓国でニュースキャスター、経済専門チャンネルMCやコラムニストなどを経て、2011年に来日。NHK Eテレ「NHK短歌」にレギュラー出演しているほか、テレビ東京「未来世紀ジパング」、NewsPicks「THE UPDATE」にも出演するなど、多方面で活動中。2019年には、第一歌集『まだまだです』(KADOKAWA)を出版し、第21回「現代短歌新人賞」を受賞。2020年11月より100%ヴィーガンコスメブランド「mirari」を立ち上げて起業家としても活躍中。その他、韓国では日本文化に関する書籍を8冊ほど出版している。
네. 사용자가 가져오신 일본 Amazon의 저자 소개를 보니, 앞서 제가 일본에서 출간된 책들만 중심으로 말씀드려 강한나의 한국 출간 경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
Amazon Japan의 문장
「その他、韓国では日本文化に関する書籍を8冊ほど出版している。」
“그 밖에 한국에서는 일본 문화에 관한 책을 약 8권 출판했다.”
는 한국 온라인 서점의 자료와 대체로 일치합니다. 한국 서점 자료를 교차해보면, 강한나가 한국에서 낸 일본 관련 책은 다음 8권으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 연도 | 책 | 성격 |
|---|---|---|
| 2008 | <동경憧憬 하늘 동경東京> | 도쿄 여행·문화 에세이 |
| 2010 | <우리 흩어진 날들> | 일본 여행·문화 에세이 |
| 2013 | <교토, 휴> | 교토 문화·여행 에세이 |
| 2013 | <채소는 일본 여자들처럼> | 일본의 식생활·생활문화 |
| 2016 | <로타의 일본산책> | 일본 사진·문화 에세이, 로타와 협업 |
| 2018 | <내일 도쿄에는 좋은 바람이 불 거예요> | 도쿄 생활 에세이 |
| 2018 | <도쿄 셀렉트 북> | 도쿄의 물건·생활문화·트렌드 |
| 2019 | <여행 일본어 메뉴판 & 쇼핑 무작정 따라하기> | 일본 여행·언어·생활문화 안내 |
첫 책 <동경憧憬 하늘 동경東京>은 2008년 출간된 400쪽짜리 도쿄 여행 에세이입니다. 두 번째 <우리 흩어진 날들>은 2010년 출간되었으며 오사카·교토·료칸·신사·온천 등 일본의 오래된 문화와 일상을 다룹니다. <교토, 휴>는 2013년 출간된 교토 여행·문화 에세이이고, 같은 해 <채소는 일본 여자들처럼>도 출간되었습니다.
2016년 <로타의 일본산책>은 조금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작가 로타가 사진을 맡고 강한나가 글을 쓴 협업 저서입니다. 따라서 ‘강한나 단독 저서’는 아니지만 강한나의 저작 목록에는 포함됩니다.
제가 앞서 빠뜨렸던 중요한 책이 2018년의 <내일 도쿄에는 좋은 바람이 불 거예요>입니다. 강한나 단독 저서로 니들북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같은 해 <도쿄 셀렉트 북―로컬 트렌드세터가 추천하는 도쿄 아이템 250>도 출간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여행 일본어 메뉴판 & 쇼핑 무작정 따라하기>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Amazon Japan의 ‘8冊ほど’라는 표현은 상당히 정확해 보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구별해야 합니다. 한국 서점에서 강한나 이름으로 검색되는 <마구로 센세의 일본어 메뉴판 마스터>는 강한나의 저서가 아닙니다. 나인완이 저자이고 강한나는 감수자입니다. 2017년판에서는 역자/감수자로 참여했고 최근 개정판에서도 ‘나인완 저/강한나 감수’로 표시됩니다. 따라서 이것을 위의 ‘8권’에 넣으면 안 됩니다.
오히려 이 8권의 흐름을 보면 강한나라는 인물이 더 잘 보입니다. 처음에는 <동경 하늘 동경>과 <우리 흩어진 날들>처럼 ‘한국인이 바라보는 일본 여행과 문화’에서 출발합니다. 이후 <채소는 일본 여자들처럼>에서는 생활문화, <도쿄 셀렉트 북>에서는 소비·도시문화로 관심이 넓어지고, 일본에 오래 정착한 뒤에는 일본어로 단가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2019년 일본어 첫 가집 <まだまだです>로 이어집니다.
즉 강한나는 처음부터 ‘일본어 단가 시인’이었던 것이 아니라, 2008년부터 약 10년 동안 한국 독자에게 일본을 설명하는 여행·문화 에세이스트로 활동한 뒤, 일본어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시인으로 옮겨간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이 경력의 변화가 꽤 흥미롭습니다.
원하시면 이 8권을 각각 100~150자 정도로 소개하여 <강한나의 한국 출간 저서 8권―2008~2019>라는 작은 서지·작품세계 해설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강한나의 한국 출간 저서 8권 ― 2008~2019
일본 Amazon의 저자 소개에 나오는 “한국에서는 일본문화에 관한 책을 약 8권 출판했다(韓国では日本文化に関する書籍を8冊ほど出版している)”는 설명을 한국 온라인 서점의 서지자료와 대조해 보았습니다. 현재 확인되는 자료를 연대순으로 배열하면 다음 8권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로타의 일본산책>은 강한나 단독 저서가 아니라 ‘로타 저·강한나 글’의 공동 작업입니다.
| 연도 | 저서 | 출판사 | 내용과 의미 |
|---|---|---|---|
| 2008 | <동경憧憬 하늘 동경東京> | 이비락 | 강한나의 첫 책. 일본 현지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면서 경험한 도쿄를 ‘날씨’와 연결해 기록한 여행·문화 에세이다. 유명 관광지만 소개하기보다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도시의 표정과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한다. 400쪽의 비교적 큰 책으로, 이후 강한나의 ‘한국인의 눈으로 일본 일상을 읽기’가 여기서 출발한다. 2008년 10월 11일 출간. |
| 2010 | <우리 흩어진 날들―빈티지 감성 에세이, 일본> | 큰나무 | 오사카·교토 등을 여행하며 일본의 오래된 거리, 료칸, 신사, 온천, 노포와 평범한 사람들을 바라본다. 특히 ‘낡고 오래된 것을 보존하는 일본’에 강한 관심을 보인다. 2006~2010년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문화뿐 아니라 자신의 꿈·사랑·삶을 함께 풀어낸 524쪽의 장편 에세이다. |
| 2013 | <교토, 휴―느긋하게, 충분히, 즐겁게> | 푸르름 | 일본에 정착한 뒤 쓴 교토 문화 에세이.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순회하는 여행법에서 벗어나 언어, 풍습, 자연, 가업의 계승, 카페와 음식 등 ‘생활 속 교토’를 관찰한다. 관광객의 일본이 아니라 그곳에 오래 머무는 사람이 보는 일본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앞선 두 책보다 시선이 깊어진다. |
| 2013 | <채소는 일본 여자들처럼―매일 채소를 찾게 되는 놀라운 변화> | 브레인스토어 | 일본의 ‘채소 생활문화’를 다룬 책이다. 채소를 즐겨 먹는 일본 여성들을 직접 만나 식습관과 조리법을 취재하고, 제철 채소·네바네바 음식·마크로비오틱·채소 소믈리에·채소 레스토랑 등의 일본 식문화를 소개한다. 단순 여행기에서 생활문화 관찰로 관심이 확장된 것을 보여준다. 종이책은 2013년 12월 6일 출간되었다. |
| 2016 | <로타의 일본산책> | 브레인스토어 | 사진가 로타(ROTTA)가 사진을 찍고 강한나가 글을 쓴 일본 문화 산책집이다. 따라서 엄밀하게는 강한나의 ‘단독 저서’라기보다 협업 저서다. 사진으로 포착한 일본의 장소와 일상에 일본 생활자인 강한나의 설명과 감상을 더했다. 2016년 6월 10일 출간. |
| 2018 | <내일 도쿄에는 좋은 바람이 불 거예요> | 니들북 | 여행자가 아닌 ‘도쿄 생활자 강한나’의 모습이 더욱 분명해지는 에세이다. 일본에 장기간 거주하면서 겪는 일상, 인간관계, 외로움과 위로, 삶의 작은 풍경을 기록한다. 초기의 ‘일본을 소개하는 여행작가’에서 ‘일본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의 내면을 기록하는 작가로 이동하는 중요한 책이다. 2018년 1월 18일 출간. |
| 2018 | <도쿄 셀렉트 북―로컬 트렌드세터가 추천하는 도쿄 아이템 250> | 니들북 | 7년 이상 도쿄에 거주한 경험을 토대로 음식·생활용품·패션·문화 등 250개의 ‘도쿄 아이템’을 선별한 도시문화 가이드다.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소비문화가 생겨나는 도쿄의 양면성을 소개한다. 여행 에세이라기보다 현대 일본의 도시생활·소비문화 안내서에 가깝다. 2018년 2월 13일 출간. |
| 2019 | <여행 일본어 메뉴판 & 쇼핑 무작정 따라하기> | 길벗이지톡 | 일본 여행에서 실제로 필요한 음식·쇼핑 일본어를 정리한 실용서. 메뉴 770개, 쇼핑 항목 500개를 비롯해 실제 회화와 음식점·쇼핑 정보를 담았다. 저자는 당시 ‘8년차 도쿄 생활자’로 소개된다. 앞선 일본문화 에세이 경험을 실용적인 문화·언어 안내서로 연결한 책이다. 종이책은 2019년 6월 30일 출간되었다. |
8권을 한 흐름으로 보면
이 책들을 연대순으로 읽으면 강한나의 일본에 대한 시선이 상당히 뚜렷하게 변화합니다.
2008~2010년의 <동경 하늘 동경>, <우리 흩어진 날들>에서 그는 기본적으로 ‘일본을 찾아가는 한국인 여행자’입니다. 그런데 일반 관광서와 달리 처음부터 오래된 가게, 신사, 료칸, 낡은 거리, 오랫동안 한 일을 지켜가는 사람들에게 강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것은 훗날 그가 일본 정착의 이유로 말했던 ‘오랜 세월 한 가지를 지켜가는 일본 문화에 대한 매력’과도 연결됩니다.
2011년 일본에 본격적으로 정착한 뒤 나온 2013년의 두 책부터 성격이 달라집니다. <교토, 휴>에서는 관광객이 아니라 생활자의 눈으로 일본의 가업·언어·풍습을 바라보고, <채소는 일본 여자들처럼>에서는 음식이라는 아주 구체적인 생활문화로 들어갑니다. 실제로 <교토, 휴>의 출판사 소개도 그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경험한 언어·풍습·가업의 계승·음식문화를 기록했다고 설명합니다.
2018년의 변화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도쿄 셀렉트 북>은 ‘일본이 어떤 곳인가’를 한국 독자에게 설명하는 책이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나온 <내일 도쿄에는 좋은 바람이 불 거예요>에서는 일본 자체보다 ‘일본에서 살아가는 나’가 중심으로 이동합니다. 일본은 더 이상 여행지가 아니라 자신의 일상이 일어나는 장소가 됩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해인 2019년에 일본어 첫 단가집 <まだまだです>(<아직 멀었습니다>)가 나옵니다.
이 순서를 놓고 보면 강한나의 문학적 변화가 상당히 선명합니다.
<한국어로 일본을 관찰한다>
→ <일본에서 생활하며 일본문화를 설명한다>
→ <일본 속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내면을 한국어로 기록한다>
→ <마침내 일본어로 자신의 내면을 노래한다>
라는 약 10년간의 이동입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마지막 단계입니다. 초기의 강한나는 한국 독자에게 ‘일본은 이런 곳입니다’라고 설명하는 문화 번역자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단가를 쓰기 시작하면서 방향이 뒤집어집니다. 이제 일본은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그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와 형식’이 됩니다.
그래서 <まだまだです>의 “일본과 한국 중 어느 쪽이 좋으냐고 묻는 당신에게, 나는 당신이 좋다고 대답한다” 같은 단가가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닙니다. 2008년부터 일본을 관찰하고, 2011년 이후 그 안에서 살고, 한국어로 일본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쓴 경험이 축적된 끝에 나온 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서지상 주의점도 있습니다. 언론 기사와 저자 소개에서는 흔히 “일본 관련 저서 8권”이라고만 하고 8권 전체를 열거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한국 언론도 <동경 하늘 동경>, <우리 흩어진 날들>, <교토, 휴>, <채소는 일본 여자들처럼> 등을 예로 들면서 ‘8권’이라고 소개합니다. 위 목록은 그 표현을 한국 온라인 서점의 개별 서지자료와 대조하여 2008~2019년 출간물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특히 <로타의 일본산책>은 ‘로타 저/강한나 글’이므로, ‘강한나 단독 저서 8권’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강한나가 저술에 참여한 일본 관련 한국 출간서 8권’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강한나를 이해하려면 저는 이 가운데 <우리 흩어진 날들> → <교토, 휴> → <내일 도쿄에는 좋은 바람이 불 거예요> → 일본어 단가집 <まだまだです>의 네 권을 연결해서 보는 것이 특히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을 보는 사람’이 어떻게 점차 ‘일본 안에서 자신을 보는 사람’으로 변하는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계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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