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2

알기쉽게 번역한 서유견문 | 유길준 2022

[전자책] 알기쉽게 번역한 서유견문 | 유길준 | 알라딘
[eBook] 알기쉽게 번역한 서유견문
유길준 (지은이),이한섭 (옮긴이)도서출판 박이정2022






《서유견문》은 조선말 선각자 유길준 선생이 1895년에 출판한 총 556면의 개화서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일본과 미국에 유학한 유길준 선생이 유학생활 중 보고 듣거나 습득한 내용을 바탕으로 개화된 서양 각국의 사정事情을 소개하는 한편 조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원문은 국한문 혼용체로 개화기 초기 문장이라서 한문 문장을 한글로 풀어놓은 듯한 형태로 되어 있다. 표기는 거의 한자로 되어 있고 한글은 조사 정도만 쓰였다. 문장 길이 또한 길어서 논리관계를 세워서 읽지 않으면 의미 파악이 어렵게 되어 있다.

그래서 그동안 《서유견문》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기존 책들은 번역투 문장이 많았고, 어려운 한자어를 많이 사용하여 읽기 어려웠고, 책의 일부만을 발췌하여 번역한 경우도 있어서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에 새롭게 (주)박이정출판사에서 출간한 《알기 쉽게 번역한 서유견문》은 일반인은 물론 청소년들도 충분히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쉬운 어휘, 쉬운 용어와 쉬운 문장으로 책을 번역하였다.


목차


이책을 내면서
일러두기
원저서문
비고

제1편
지구 개황
6대주의 구역

제2편
세계의 바다
세계의 강
세계의 호수
세계의 인종
세계의 물산

제3편
국가의 권리
국민의 교육

제4편
국민의 권리
인간 세계의 경쟁


제5편
정부의 시초
정부의 종류
정부가 국민에게 해야 할 일

제6편
정부의 본분
국민을 이롭게 하는 시책

제7편
징세법
납세의 의무

제8편
세금으로 하는 일들
정부에서 국채를 발행하는 까닭

제9편
교육제도
군대를 양성하는 제도
군대를 모집하는 방법
군사훈련
장교를 교육하는 일

제10편
화폐의 근본
법률의 공평하고 바른 도리
경찰제도

제11편
정당을 만드는 풍습
생계를 꾸리는 방법
건강을 돌보는 방법

제12편
애국하는 충성
아이 기르는 방법

제13편
서양 학문의 내력
서양 군사 제도의 내력
서양 종교의 내력
학문의 갈래

제14편
상인이 지켜야 할 일
개화의 등급

제15편
서양인의 결혼 풍습
서양인의 장례 풍습
서양인의 친구 사귀는 법
여자에 대한 예의

제16편
서양인의 의복 음식 주택 제도
농작물 재배와 목축
여가 생활

제17편
빈민 구제 기관

제18편
증기기관
와트의 약전略傳
서양의 근대문명 기기

제19편
서양 여러 나라 대도시의 모습
미국의 대도시
영국의 대도시

제20편
프랑스의 대도시
독일의 대도시
네덜란드의 대도시
포르투칼의 대도시
스페인의 대도시
벨기에의 대도시

《서유견문》 해설

유길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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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유길준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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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기 『대한문전』, 『서유견문』, 『구당시초』 등을 저술한 개화사상가. 정치인.
1870년(고종 7) 박규수(朴珪壽)의 문하에서 김옥균(金玉均)·박영효(朴泳孝)·서광범(徐光範)·김윤식(金允植) 등 개화 청년들과 실학 사상을 배우면서, 위원(魏源)의 『해국도지(海國圖志)』와 같은 서적을 통해 해외 문물을 습득하였다.

1881년 박규수의 권유로 어윤중(魚允中)의 수행원으로 조사시찰단(朝士視察團, 이칭별칭: 신사유람단)에 참가, 우리나라 최초의 일본 유학생이 되었다. 이 때 일본의 문명개화론자인 후쿠자와[福澤諭吉]가 경영하는 게... 더보기

최근작 : <대한문전>,<김옥균·유길준·주시경>,<알기쉽게 번역한 서유견문> … 총 13종 (모두보기)

이한섭 (옮긴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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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연구자로 1949년생. 전공은 근대일본어사, 어휘사, 한일어 어휘 관련사 등입니다.
1986년 일본국 오사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귀국 후 중앙대학교 일어일문학과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서 강의와 연구를 해왔습니다. 또 오사카대학 연구교수,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객원교수, 연변대학 외국인교수(중국) 등을 역임했습니다. 현재는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습니다.
재직 중 90여 편의 논문과 20여 권의 단행본(이 중 4권은 일본에서 출판) 및 역서를 펴냈습니다. 최근에 낸 책으로는 《용례 기반 일본어 유래 우리말 사... 더보기

최근작 : <낯선 말들의 시대 : 개화기 편>,<낯선 말들의 시대 : 일제시대 편>,<용례 기반 일본어 유래 우리말 사전 : 하> … 총 2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알기 쉽게 번역한 서유견문

《서유견문》은 조선말 선각자 유길준 선생이 1895년에 출판한 총 556면의 개화서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일본과 미국에 유학한 유길준 선생이 유학생활 중 보고 듣거나 습득한 내용을 바탕으로 개화된 서양 각국의 사정事情을 소개하는 한편 조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원문은 국한문 혼용체로 개화기 초기 문장이라서 한문 문장을 한글로 풀어놓은 듯한 형태로 되어 있다. 표기는 거의 한자로 되어 있고 한글은 조사 정도만 쓰였다. 문장 길이 또한 길어서 논리관계를 세워서 읽지 않으면 의미 파악이 어렵게 되어 있다. 그래서 그동안 《서유견문》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기존 책들은 번역투 문장이 많았고, 어려운 한자어를 많이 사용하여 읽기 어려웠고, 책의 일부만을 발췌하여 번역한 경우도 있어서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에 새롭게 (주)박이정출판사에서 출간한 《알기 쉽게 번역한 서유견문》은 일반인은 물론 청소년들도 충분히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쉬운 어휘, 쉬운 용어와 쉬운 문장으로 책을 번역하였다.

이 책의 특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1. 번역문이 모두 한글로 되어 있어 누구나 읽기 쉽습니다 .
2. 쉬운 어휘, 용어와 쉬운 문장으로 번역하여 청소년들도 충분히 쉽게 읽을 수 있어서 다음 세대의 지식 수양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3. 어려운 용어나 필요한 부분에 주를 달아놓았으므로 내용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
4. 《서유견문》의 내용 중 일본인의 저작을 번역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를 달아 출처를 표시하였으므로 《서유견문》 연구자에게도 귀중한 자료가 됩니다 .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한번이라도 정독을 한 사람은 거의 없는 책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알게 된 <서유견문>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서유견문>의 제목만 우리에게 익숙할 뿐, 정작 <서유견문>을 정독한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국한문 혼용으로 쓰여 있기에, 읽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하나의 어려움이지만, 우리에게는 <서유견문>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시험에 아주 잘 나오기에 수업시간에 혹은 교과서에서 배운 아주 짧은 소개가 읽지도 않았지만, 읽었다고 착각하게 만들지 않았나 한다. <서유견문>은 조선말기 유길준이란 대외사절단 소속의 한 청년이 구미 세계에 너무 감동한 나머지 미국에 남아 한국 최초의 유학생이 되고, 그가 배운 세계사의 다양한 분야를 기록으로 남긴 작품이다. 또한 <서유견문>은 호쿠자와 유키치의 <서양사정>이란 책을 많이 참고하였다는 하였다.

서양의 여러 문물을 소개한 우리나라 최초의 책
1895년 간행된 유길준 선생의 <서유견문>은 서양을 소개한 도서이다. 그 시대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개괄적인 지식에서 시작하여 일본과 중국 외의 다른 나라들과 교류하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서양의 제도, 문물을 소개한 도서이다. 유길준 선생은 서문에 “그들(외국) 나라들과 수교하면서 그들을 알지 못하면 안 될 것이므로 그들의 여러 사실을 기록하고 그들의 풍속을 노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였다.”라 이 <서유견문>을 출간하는 의의를 피력하였다.
또한 “어떤 나라에 대하여 알려고 하면 그 나라 글을 알지 못하고서는 불가능하며, 그 글을 알려면 그 나라 말을 배우지 않고는 안 될 것이다. 외국에 대한 이해는 여러 해 동안 배운 뒤에야 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짧은 기간에 그 성과를 낼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보빙사 수행원으로 갔던 미국에 남아 계속 공부를 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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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견문> 요약 및 평론

1. 요약

<서유견문>은 1895년 유길준이 집필 및 출간한 한국 최초의 서양 견문록이자 근대화 구상서이다. 1883년 보빙사의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서구 문물을 직접 체험한 유길준은 개화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조선 사회에 제시하고자 하였다. 책은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양 각국의 지리, 역사, 제도, 문화뿐만 아니라 개화의 개념과 국가의 권리, 국민의 의무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저자는 개화를 단순한 서양 기술의 수용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가 도덕적·지적·물질적으로 발전하는 전반적인 과정으로 정의한다. 이를 <미개>, <반개화>, <개화>의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며, 조급한 서구화나 전통의 무조건적 배척을 경계한다. 진정한 개화는 자국의 실정에 맞추어 주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정치와 사회 제도 면에서 서구의 근대 국가 체제를 소개한다. 국가의 주권과 국민의 기본권, 법치주의, 그리고 삼권분립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국가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함을 명시한다. 국가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주권 평등의 원칙을 강조하며, 강대국의 침략에 맞서 자주독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실을 기르고 국제법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상공업의 발전과 통상의 중요성을 논한다. 부국강병을 이루기 위해서는 농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제도를 정비하고 기술을 도입하여 산업을 진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교육과 과학기술의 발전이 국가 흥망의 열쇠임을 밝히며,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제도의 개혁을 제안한다.

2. 평론

<서유견문>은 조선 말기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근대 국가로의 전환을 도모한 선구적 노작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단순한 여행기나 서구 문물의 소개에 그치지 않고, 서구 근대 사상을 주체적으로 수용하여 조선의 개화론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 있다.

유길준이 제시한 <실상에 맞는 개화>는 당시 과격한 급진개화파나 보수적인 위정척사파 모두와 차별화되는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무조건적인 서구화가 아닌 자국의 전통과 현실을 고려한 단계적 개화를 주장한 점은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한계 또한 명확히 존재한다. 서구 문명을 인류 발전의 보편적 기준으로 설정한 문명단계론은 제국주의 강대국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악용될 수 있는 여지를 내포하고 있었다. 서구 중심적 세계관을 수용함으로써 발생한 이러한 한계는 당시 개화파 지식인들이 공유했던 시대적 제약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서유견문>은 근대 이행기 조선 지식인이 도모한 사상적 모색의 결정체이다. 자주독립과 근대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구 제도를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 발전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했던 유길준의 노력은, 한국 근대 사상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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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견문> | 유길준
― 1,000단어 요약·평론

<1. 책의 성격과 시대적 배경>

유길준의 <서유견문>은 흔히 한국 최초의 서양 견문록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여행기라기보다 조선이 근대국가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한 국가개혁론이다. 유길준은 1881년 조사시찰단의 일원으로 일본에 건너가 후쿠자와 유키치의 게이오의숙에서 공부했고, 1883년 보빙사 수행원으로 미국을 방문한 뒤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에서 수학했다. 귀국 후 갑신정변 관련 혐의로 장기간 연금된 상태에서 집필을 계속하여 1889년경 원고를 완성했고, 1895년 일본 교순사에서 국한문 혼용체로 출판했다. 책은 모두 20편, 556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이 쓰인 1880년대의 조선은 청나라의 간섭, 일본의 팽창, 러시아의 남하, 서구 열강의 진출 사이에서 국가 존립 자체가 흔들리던 시기였다. 유길준에게 서양은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서양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이해하고, 그 제도와 지식을 조선의 조건에 맞게 수용해야 한다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였다. 따라서 <서유견문>은 “서양은 이렇다”라는 소개를 넘어 “조선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는 근대화 방략서라고 할 수 있다.

<2. 세계에 대한 새로운 지리적 인식>

제1편과 제2편은 지구와 육대주, 세계의 여러 나라, 산·바다·강·호수·인종·물산을 설명한다.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초보적인 지리 교과서처럼 보이지만, 당시 조선 지식인에게는 세계관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전통적인 중화적 세계관에서 조선은 중국 문명을 중심으로 세계를 이해했다. 그러나 유길준의 세계는 여러 국가가 각자의 영토와 주권을 가지고 경쟁하는 국제사회였다.

나라를 문명과 야만이라는 단순한 구분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국토·인구·자원·제도·교육·산업을 갖춘 정치적 단위로 파악하려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세계지리의 소개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조선이 더 이상 고립된 문명권에 머물 수 없다는 선언이었다. 국가가 외부 세계의 구조를 모르고서는 독립을 지킬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책의 출발점에 놓여 있다.

<3. 국가의 권리와 국민의 권리>

제3편과 제4편에서 유길준은 나라의 권리, 국민교육, 국민의 권리, 인간사회의 경쟁을 설명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와 국민을 별개의 권리 주체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국가는 다른 나라의 침략과 간섭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고, 국민도 생명·재산·자유를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유길준이 말하는 국민의 권리는 오늘날의 민주적 기본권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 그는 국가의 자주와 국민의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국가 질서와 국민의 의무를 매우 강조한다. 국민은 교육을 받고 법을 지키며 세금을 내고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권리는 개인이 무제한으로 행사하는 자유가 아니라 문명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할 때 보장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점에서 그의 사상은 자유주의와 국가주의가 결합된 형태를 보인다. 국민을 군주의 신민으로만 보지 않고 권리의 주체로 인정한 것은 혁신적이었지만, 국민의 정치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교육받은 관료와 지식인이 국민을 계몽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관료적 성격이 강했다.

<4. 정부와 정치제도>

제5편부터 제10편까지는 정부의 기원과 형태, 정부의 직무, 조세, 국가재정, 국채, 교육, 군대, 화폐, 법률, 경찰제도를 다룬다. 유길준은 전제군주제·입헌군주제·공화제 등 여러 정부 형태를 소개하면서 특정 제도를 무조건 모방하기보다는 각 나라의 역사와 풍속에 맞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조선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것은 급진적인 공화정이 아니라 군주제를 유지하면서 법률과 제도로 군주의 권력을 규율하는 입헌적 국가였다. 국왕 혼자서 정치를 결정하는 전제정치도, 준비되지 않은 민중이 직접 권력을 행사하는 급진적 민주주의도 경계했다. 국가개혁은 유능한 관료, 공정한 법률, 합리적인 행정, 교육받은 국민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정부의 역할도 전통왕조보다 훨씬 넓다. 정부는 단순히 세금을 거두고 치안을 유지하는 기관이 아니라 교육제도를 마련하고, 군대를 양성하며, 산업과 교통을 발전시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세금은 군주의 사적 재물이 아니라 공공사업을 위한 재원이며, 세금의 사용은 일정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야 한다. 이는 왕실재정과 국가재정이 명확히 분리되지 않았던 조선의 현실에 대한 비판이었다.

<5. 경제·산업·사회제도>

책의 중반부에서 유길준은 생업, 상업, 기업, 화폐, 신용, 노동, 빈곤, 병원, 구휼제도 등을 설명한다. 그는 서양의 부강함이 기계나 무기의 우수성만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국민의 노동, 상업의 발달, 신용제도, 재산권 보호, 전문적 직업윤리에서 나온다고 보았다.

특히 노동을 천시하던 신분제적 관념을 비판하고, 사람이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생계를 꾸리는 것을 문명사회의 기본으로 제시한다. 상업과 기술도 농업보다 낮은 일이 아니라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중요한 활동으로 평가한다. 이는 양반의 학문과 관직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조선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었다.

동시에 유길준은 지나친 빈부격차와 사회적 방임을 긍정하지 않았다. 병원·학교·구빈시설 같은 공공제도가 필요하며, 정부와 사회가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 고아를 돌보아야 한다고 보았다. 서양 문명을 개인의 경쟁만으로 이해하지 않고 공공복지와 사회적 책임을 포함하는 체제로 파악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6. 풍속과 일상생활의 관찰>

후반부에는 서양인의 의복, 음식, 주거, 결혼, 장례, 사교, 여행, 도시생활, 박물관, 도서관, 신문, 우편, 철도, 증기선 등이 소개된다. 이 부분에서 비로소 견문록의 성격이 두드러진다. 유길준은 서양인의 생활을 무조건 찬양하지 않고, 그 제도와 풍속이 왜 생겨났으며 어떤 효과를 내는지를 설명한다.

그가 인상 깊게 본 것은 화려한 건축물보다 생활을 조직하는 공공질서였다. 도로가 정비되어 있고, 우편이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며, 도서관과 박물관이 지식을 공유하고, 신문이 국내외 정보를 전달한다. 서양의 힘은 몇몇 영웅이나 군주의 능력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정해진 규칙을 지키고 공공제도를 운영하는 데서 나온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서양의 모든 풍속이 조선에 적합하다고 보지는 않았다. 조선의 윤리와 풍속 가운데 보존할 것은 보존하고, 불합리한 제도는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그의 대표적 개념인 ‘개화의 등급’과 ‘실상개화’가 등장한다.

<7. 개화의 의미>

유길준은 개화를 단순히 서양식 옷을 입거나 기계를 수입하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 개화는 인간의 지식과 도덕, 국가제도와 산업이 함께 발전하는 과정이다. 그는 개화를 제대로 실천하는 ‘개화한 자’, 겉모습만 흉내 내는 ‘개화의 병신’, 개화를 무조건 배척하는 ‘개화의 원수’를 구별했다.

그가 비판한 것은 두 극단이었다. 하나는 외국의 물건과 풍속이면 무엇이든 우월하다고 믿는 맹목적 서구화이고, 다른 하나는 전통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새로운 지식과 제도를 거부하는 수구주의였다. 참된 개화는 외국의 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조선의 현실과 필요에 맞게 선택하여 적용하는 ‘실상개화’여야 했다. 우리역사넷은 이 개화론이 점진적이고 질서 중심적인 개혁론이자 이후 한국 보수주의의 한 기원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8. 책의 의의>

<서유견문>의 가장 큰 의의는 조선의 개혁과제를 정치·경제·법률·교육·군사·복지·생활문화에 걸쳐 종합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있다. 이전에도 서양 문물을 소개하거나 개혁안을 제시한 글은 있었지만, 이처럼 근대국가의 전체 구조를 체계적으로 설명한 저술은 드물었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 최초의 체계적인 근대화서 또는 국정개혁서로 평가된다.

문체에서도 의미가 크다. 유길준은 한문만으로 쓰지 않고 한자와 한글을 섞은 국한문 혼용체를 사용했다. 이는 새로운 지식을 보다 넓은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계몽적 선택이었다. 비록 실제로는 한자가 많고 문장이 어려워 대중이 쉽게 읽기 어려웠지만, 지식의 언어가 한문에서 근대적 국문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9. 한계와 비판>

첫째, <서유견문>은 서구 근대를 지나치게 보편적인 문명의 기준으로 제시한다. 유길준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어떻게 식민지를 지배하고 착취했는지 충분히 분석하지 못했다. 그가 경험한 서양의 공공제도와 시민적 질서는 높이 평가했지만, 바로 그 국가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폭력적인 팽창을 계속하고 있었다는 모순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다루었다.

둘째, 책에는 당시 서구 지리학과 인종론의 한계가 반영되어 있다. 세계의 인종과 문명을 발전 단계에 따라 배열하는 설명은 19세기 서구의 문명론과 사회진화론의 영향을 받았다. 비서구 사회가 서구와 같은 길을 따라가야 발전할 수 있다는 단선적 인식도 발견된다.

셋째, 유길준의 개혁론은 국민의 권리를 말하면서도 국민을 정치의 실질적 주체로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 개혁의 주체는 주로 군주, 관료, 개화 지식인이다. 민중은 교육과 계몽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나타난다. 이는 급격한 정치적 혼란을 피하려는 현실주의였지만, 위로부터의 근대화와 강한 국가주의로 이어질 위험을 포함한다.

넷째, 전통에 대한 태도도 선택적이다. 그는 서양 제도를 조선의 풍속에 맞추어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어떤 전통을 보존하고 어떤 전통을 폐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권한은 결국 개화 엘리트에게 주어졌다. ‘질서 있는 개화’라는 논리는 민중의 자발적 요구나 급진적 사회변혁을 억제하는 보수적 논리로 사용될 수 있었다.

<10. 종합평론>

<서유견문>은 서양을 찬양한 책이라기보다 서양의 충격 앞에서 조선의 생존 방법을 찾으려 한 책이다. 유길준은 서양의 군사력보다 그 힘을 만들어 낸 제도, 교육, 법률, 공공윤리, 노동질서를 보았다. 근대화란 대포와 철도를 수입하는 일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관계, 정부재정, 교육, 산업, 생활습관까지 바꾸는 총체적 과정이라고 이해했다. 이 통찰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그러나 그의 사상에는 근대의 양면성이 함께 들어 있다. 국민의 권리와 법치주의를 소개하면서도 강한 국가와 계몽 엘리트를 중시했고, 자주독립을 추구하면서도 서구 문명론의 위계적 시각을 받아들였다. 서양을 비판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서구 근대 자체가 식민주의와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까지 충분히 파고들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서유견문>을 단순한 친서양 개화론으로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유길준이 직면한 문제는 “서양을 좋아할 것인가 싫어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미 서구 중심으로 재편된 세계에서 조선이 어떻게 독립국가로 살아남을 것인가”였다. 그는 쇄국과 맹목적 모방 사이에서 선택적 수용과 자주적 개혁이라는 제3의 길을 찾으려 했다.

<서유견문>은 결국 성공한 근대화의 기록이 아니라 실패할지 모르는 나라를 구하기 위한 설계도였다. 그 설계에는 시대적 편견과 엘리트주의가 들어 있지만, 국가의 독립은 국민의 교육, 법치, 공공성, 경제적 자립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은 선명하다. 이 책의 가치는 서양을 얼마나 정확히 묘사했는가보다, 조선의 지식인이 세계의 변화를 이해하고 자기 사회의 전면적 개혁을 처음으로 체계화했다는 데 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서유견문>은 서양 여행기가 아니라 세계체제의 격변 속에서 조선이 자주적 근대국가로 살아남기 위해 작성한 종합적인 국가개혁 제안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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